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3.6.23. 쓱쓱싹싹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나흘에 걸쳐 내리 책숲손님을 맞이합니다. 이동안 말꽃엮기(사전편집·교정)는 하나도 할 수 없고, 집안에 쌓은 책을 치울 수 없습니다. 그러나 여태 미룬 책숲은 쓱쓱싹싹 치우고 추스릅니다.


  새삼스럽지만, 벌여놓고서 안 치우거나 안 추스른 살림이 참 많습니다. 다만, 차근차근 하면 됩니다. 서두를 마음은 접고서 하나씩 느슨히 할 노릇입니다. 한자말로는 ‘청소’일 테지만, 어릴 적부터 으레 듣고 쓰던 쉬운 우리말로는 ‘쓱’이나 ‘쓱쓱’이나 ‘싹싹’이나 ‘쓱쓱싹싹’입니다. 설마 싶어 국립국어원 낱말책을 살피니 ‘쓱쓱싹싹’은 올림말로 없습니다. 사람들이 아주아주 옛날부터 으레 쓰는 수수한 살림말이지만, 말꽃지기(국어학자) 눈에 여태 안 걸렸다고 여길 만합니다.


  며칠 동안 쓱쓱싹싹 하고 보니 등허리가 결리지만, 살짝 누우면 얼마든지 곧게 펼 만합니다. 오늘은 빨래를 두 벌 했고, 집일도 추슬렀고, 아직 글일이나 말꽃일은 한참 미루었으나, 느슨히 이따가 하자고 생각합니다.


  다가오는 7월부터 고흥에서 어린이·푸름이·어른하고 ‘노래꽃수다(시창작 + 시골살림 누리기)’를 열다섯걸음으로 폅니다. 고흥살이 열세 해에 걸쳐 고흥에서 고흥 이웃하고 ‘이야기꽃(강의)’을 제대로 펴기로는 이제 두 판째입니다. 시골 어린이·푸름이·어른은 “이 시골에서 뭔 노래꽃수다(시창작 수업)냐 여길는지 모르나, 오히려 시골이기에 더더욱 노래꽃수다를 펴면서, 이 시골빛을 저마다 스스로 노래로 얹는 눈빛과 손빛을 가꿀 일”이라고 봅니다.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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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3.6.18. 밤빛 별빛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인천하고 서울에서 이야기꽃을 펴고서 고흥으로 돌아왔습니다. 시외버스에서 글을 쓰려고 무릎셈틀을 챙겨서 자리에 앉았지만, 한나절(네 시간)을 고스란히 꿈마실로 보냈습니다. 남은 30분을 책읽기로 보내다가 하루쓰기(일기)를 조금 하고서 내렸어요.


  이제 인천에서도 서울에서도 밤하늘 별빛을 누리지 못 합니다. 날마다 밤별을 바라보지 않는 터전일 적에는 별이 어떠한 숨결로 우리 삶에 이바지하는가를 잊을 수밖에 없습니다. 하루 내내 쇳소리(자동차 소음)에 길드는 판이니, 첫여름에서 한여름으로 달리는 이즈음 바람맛이 어떻게 바뀌면서, 개구리랑 풀벌레랑 새가 어떻게 달리 노래하는가를 들려주더라도, ‘얘기를 듣는 귀를 넘어, 마음에 이야기씨앗이 깃들기는 어렵겠구나’ 하고 느낍니다.


  흔하고 너른 낱말 하나에 흐르는 온누리(우주)를 헤아리지 않을 적에는, 말밑(어원)을 아무리 파거나 익힌들 우리 삶으로 녹이기는 만만하지 않습니다. 더구나 오늘날 서울아이(도시아이)는 ‘별’을 볼 겨를이 없고, 맨눈으로 별빛을 만나지 못 하는 잿집살이(아파트생활)인 터라, 더더욱 ‘별 이야기’가 뜬구름을 잡는 소리일밖에 없습니다.


  진작부터 알기는 했지만, 숲(자연)을 잊고 잃은 이웃님한테 숲말·삶말·살림말·사랑말을 들려주는 글이나 말은 그저 부질없을 만하겠다고 뼛속 깊이 느꼈습니다. 하루 가운데 1분조차 풀노래나 새노래를 들을 틈이 없는데, 개구리를 손바닥에 얹고서 눈을 마주칠 겨를이 없는데, 나비를 손등에 앉히고서 빙그레 웃음짓는 짬이 없는데, 구름이 구르는 빛결을 읽을 새가 없는데, ‘말이 왜 말이고, 말이 어떻게 마음을 바꾸는가’를 다루는 이야기는 ‘오히려 오늘날 삶하고 동떨어진 소리’로 여기기 쉽겠구나 싶어요.


  꽃그릇에 심는 ‘이쁜꽃’이 아니라, 시골이고 서울이고 틈새를 찾아 씨앗이 깃들어 자그마니 오르는 ‘들꽃·길꽃’하고 상냥하게 어울리는 하루를 보내는 이웃님이 터무니없도록 적은 터라, ‘숲을 숲으로 들려주는 이야기책’을 펴내려는 일꾼이 그야말로 드물고, ‘숲을 숲으로 속삭이는 이야기책’을 선뜻 알아보고서 읽고 나누는 이웃도 아주 드물겠구나 하고도 느낍니다.


  다음달에 서울·인천으로 이야기마실을 갈 적에 들려줄 셈으로 ‘시골 개구리 노랫소리’를 2분 동안 손전화에 담았습니다. 저녁 일곱 시부터 새벽 세 시까지 쉬잖고 개구리 노래잔치를 누리는 하루를 잊은 마음에는, 서로 사랑으로 마주하는 새빛을 꿈씨앗으로 품는 길도 잃어버릴 수밖에 없습니다.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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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3.6.12. 돌아와서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바꿀 수 있는 사람은 바라고, 바라는 사람은 하늘을 바라보고, 하늘을 바라보는 사람은 바람을 마시고, 바람을 마시니 바다에서 피어난 구름을 받아들이고, 구름이 뿌리는 빗물을 받아들이니 배가 든든하면서 반기고, 반가이 일어나는 마음은 새삼스레 오늘을 바꾸는 바탕을 이룹니다.


  멀리 있는 땅은 ‘밭’이 아닙니다. 요새는 ‘먼밭’도 일군다지만, ‘밭다·바투’라는 낱말처럼, 보금자리 곁에 붙은 땅만 ‘밭’이라 했습니다. 바탕을 이루는 삶이란 먼발치에서 찾는 길이 아닌, 언제나 스스로 ‘내가 나를 바라보는 마음(바람)’에서 일어나는데, ‘바라다·바람’이란 ‘파랑·하늘바람’하고 맞물립니다.


  이런저런 ‘흔하고 쉬워 수수한 우리말’을 혀에 얹고 생각을 기울이면 모두 스스로 저마다 다르기에 즐겁게 이룹니다. 부산에서 이틀을 묵고 고흥으로 돌아온 엊저녁부터 꽤 길게 드러누웠어요. 온몸을 펴야 살아나거든요. 다가오는 흙날(6.17.)에는 서울로 가고, 어쩌면 해날(6.18.)에는 인천으로 건너가서 “우리말 말밑수다”를 이을 듯싶습니다.


  보름에 걸쳐 ‘길나무(가로수)’ 이야기를 “그림책 밑글”이자 ‘짧은 동화’로 썼습니다. 곁님이 곰곰이 읽고서 한 마디 들려줍니다. 살을 확 붙여 ‘소설’로 바꾸든지 ‘이야기’를 더 처내어 단출히 하라고 얘기합니다. 마당에 빨래를 널며 생각해 보는데, 둘 다 해야겠구나 싶어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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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3.6.3. 밥 하품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부산에서였나, 인천에서였나, 서울에서였나, 이웃님하고 밑말(어원) 이야기를 하다가 ‘바람·바다·바탕·바닥·밭’에 ‘밥’도 말밑이 같다고 들려주었습니다. 이때 얼핏 머리에 뭔가 스쳤는데 곧 잊었고, 집으로 돌아와서 밥을 할 적마다 “뭘 잊었을까?” 하고 되새겼습니다. 펴냄터로 넘길 《밑말 꾸러미》는 이제 ‘아주 긴 두 꼭지’를 촘촘히 짚으면서 ‘ㄱㄴㄷ 벼리(목록)’을 건사하면 매듭을 지을 수 있는데, ‘밥’이라는 낱말을 《밑말 꾸러미》에 빠뜨렸더군요.


  ‘하늘·허허바다·하하’ 이야기에 빠뜨린 ‘하품’도 생각해 내었습니다. 이밖에 빠뜨린 낱말이 더 있을 테지요. 막바지에 이르러 ‘참다·견디다·버티다’ 뜻풀이하고 말밑도 더 밝혀서 넣었는데, ‘참다·견디다·버티다’ 뜻풀이는 몇 해 앞서 마쳤지만, 마쳐 놓은 글을 지난겨울에 잃었기에 나중에 새로 갈무리하되, 오늘은 바탕뜻만 담자고 생각했습니다. ‘참다’는 ‘참·차다’하고, ‘견디다’는 ‘겨울·겹’하고, ‘버티다’는 ‘벗·범’하고 말밑이 잇닿습니다. 이렇게만 짚어도 세 낱말 쓰임새하고 뜻을 확 갈라서 제대로 쓰는 길을 누구나 스스로 알아볼 수 있겠지요.


  어제는 큰아이랑 앵두물 재우기를 했는데, 오늘은 벌써 낮 다섯 시를 넘기니, 이튿날 앵두물 재우기를 더 해야 할 듯싶습니다. 어제는 앵두물을 재우면서 앵두알을 실컷 따먹었습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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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3.6.1. 반하다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누리책집에서만 책을 산다면, 등허리나 팔다리나 종아리나 허벅지가 결릴 일이 하나도 없습니다. 누리책집에 올라오는 책만 사더라도 우리가 읽을 책은 차고넘칠 만합니다. 그러나 모든 책을 누리책집에서만 못 만납니다. 낱말책(사전)은 모든 말을 다루는 꾸러미이기에, ‘등록된·검증된·정리된·정식’이라는 자리에 깃들지 않은 ‘홀가분한·즐거운·사투리·살림말’이라는 자리를 돌아보려고 온나라 마을책집을 돌아다닙니다.


  말을 알려면 마음을 알아야 하고, 마음을 알려면 마을을 읽어야 하고, 마을을 읽으려면, 마을을 감싼 들숲바다를 읽어야 하고, 들숲바다를 읽으려면 들숲바다를 이루는 해바람비를 품어야 하고, 해바람비를 품으려면 스스로 사랑하며 살림을 짓는 하루를 살아야 합니다. 스스로 사랑하며 살림을 짓는 하루란, 아이 곁에서 어른이자 어버이로서 오늘을 노래하는 놀이일 적에 누구나 스스럼없이 누려요.


  이러다 보니, 작은 헌책집과 새책집을 찬찬히 찾아다니면서 ‘누리책집(인터넷서점)에 없는 책’을 등짐 가득 마주하면서 ‘우리가 저마다 다르게 살아가면서 다르게 나누는 말’을 읽습니다. 《밑말 꾸러미》가 막바지에 이르자 ‘이제 그야말로 마지막으로 깁고 손보면서 채울 낱말’을 헤아리는데, 인천·수원을 돌고서 서울을 거쳐 고흥으로 돌아오는 길디긴 길에 ‘반하다’가 벼락처럼 꽂혔어요.


  아차, ‘밝다·바다·바람·밭’이랑 ‘맑다·마음·말·마을’이랑 ‘물·비·빛·빚·비우다·비다’ 사이에 ‘반하다·반갑다’를 빠뜨린 줄 깨닫고는, 지난밤과 새벽과 아침을 가로지르면서 ‘반하다·반갑다’를 새록새록 추슬러서 《밑말 꾸러미》에 보탭니다. 요새는 ‘반하다’나 ‘반갑다’라는 낱말을 혀에 얹는 이웃을 거의 못 봅니다. 으레 ‘매혹·매료·홀릭’이나 ‘환대·환영’ 같은 말씨를 쓰더군요. 한자말이나 영어는 안 나쁩니다만, ‘반하다·반갑다’처럼 오래되고 수수한 말씨를 잊는 마음에는 ‘밝음·바다·바람·하늘빛’이라는 숨결이 깃들 틈이 없어요.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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