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1.6.3. 논리 이론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어제 모처럼 뒷골짝에 다녀왔습니다. 아이들이 부쩍 크면서 함께 자전거를 타기에 만만하지 않은데, 뒷골짝 찬물에 발을 담그려고 가볍게 숲길을 사락사락 헤쳤습니다. 몇 해 앞서 ‘숲’이란 이름을 붙여 노래꽃(동시)을 쓴 적이 있으나 새삼스레 숲을 다시 노래하고 싶더군요. 다만 예전에 누린 숲하고 오늘 맞이하는 숲은 다르니 ‘숲에서’처럼 토씨를 덧달아서 쓸 생각입니다. 글이름을 붙이고서 죽 이어서 쓰려다가 우체국 마감이 닥쳤고 해가 기울려고도 해서 이다음으로 넘겼어요.


  며칠 동안 ‘노하우’를 풀려다가 미루었는데, 이러면서 ‘밀다’라는 낱말을 놓고서 노래꽃을 써냈습니다. ‘미루다·밀다·미리·믿다·미닫이’가 말밑이 같구나 싶어요. 아마 ‘밑’도 ‘미’가 뿌리이면서 얽히는 실마리가 있겠지요. 이러다가 오늘 ‘논리·논리적·논리정연’으로 이어가는 일본말씨를 추스르는데, ‘논리’를 뒤집은 ‘이론·이론적’을 거의 똑같이 쓰는구나 싶더군요. 더구나 이 말씨는 “참 논리적이구나”나 “듣고 보니 이론적이로군” 같은 자리로도 뻗어요. 이때에는 ‘좋다·훌륭하다’를 써야 알맞을 텐데, 우리말이 설 자리를 차츰 잃는 셈입니다.


  새벽부터 오는 비는 여름들을 촉촉히 적십니다. 비는 오는데 바깥은 환합니다. 비구름이 새하얗습니다. 비가 줄줄이 오는데 개구리는 조용합니다. 멧새도 조용합니다. 마을고양이도 조용합니다. 이 시골에서 오가는 부릉이(자동차)도 없다시피 합니다. 책숲 꽃종이(소식지)를 나름일꾼(택배기사)이 부려 놓고 가셨는데, 이분이 드나든 소리조차 못 들을 만큼 온통 빗소리입니다. 오늘은 열네 살 푸른씨가 국을 끓입니다. 부엌일을 맡아 주어 고맙구나.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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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1.6.1. 나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저는 우리 아이들이 쓰는 글이나 빚는 그림에 하나도 안 끼어듭니다. 다만, 요새 그림꽃(만화)을 두 어린이·푸름이가 그리기에 지우개질을 거들고, 틀린글씨를 짚어 주고, 판짜임이나 종이고르기라든지 모자란 것 심부름하기를 할 뿐입니다. 아이는 누구나 스스로 꿈꾸는 대로 말을 하고 글을 쓰고 그림으로 들려주면 됩니다. 그런데 어떤 어른은 우리 집 아이들이 ‘아버지 손길을 타면서 글이나 그림이 아이스러워 보이지 않는다’고 말하더군요.


  14살 푸름이나 11살 어린이는 ‘어른 터전이 얼마나 엉터리나 바보스럽거나 어리석은가’를 말할 수 있습니다. 굳이 새뜸(신문)을 들추지 않아도 날마다 쏟아지는 ‘어른 터전 잘잘못’은 멧더미입니다. 온누리 모든 어린이·푸름이는 이런 ‘어른 터전 잘잘못’을 뻔히 지켜봅니다. 이 어린이·푸름이 나름대로 느끼는 이야기를 글로도 그림으로도 선보일 만하겠지요.


  2021년에 14살을 누리는 사름벼리 씨한테 “네 글·그림을 싣는 달책에 네 사진을 넣기보다는 네가 스스로 담은 그림을 넣으면 좋겠는데 어떻게 생각해?” 하고 물었어요. 사름벼리 씨는 ‘나(사름벼리)’를 예닐곱 가지로 그려 주었습니다. 이 ‘나그림(자화상)’을 보다가 “사름벼리씨? 숲노래 ‘나그림’도 그려 줄 수 있을까요?” 하고 여쭙니다. 사름벼리 씨는 숲노래 ‘나그림’도 예닐곱 가지를 그려 줍니다. 이 예닐곱 가지 가운데 ‘박미르(박쥐 + 미르/용)’ 그림이 꽤 마음에 듭니다. 앞으로 숲노래 사진을 바라는 곳에 이 그림을 보내야지 하고 생각합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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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1.5.29. 리메 리리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어제 낮에 ‘정비례·반비례’를 다 풀어내고서 오늘은 ‘밀폐·밀폐용기’하고 ‘유원지’를 풀다가 ‘존구자명’이라는 케케묵은 말씨를 손보고, ‘리메이크·리테이크’를 비롯해 ‘리빌딩·리모델링·리폼’에서 한참 헤매다가 매듭짓습니다. 한때는 한자말로 ‘개조·개혁·개정’이나 ‘혁신·혁명’이나 ‘변신·변화’를 썼다면, 요새는 영어 ‘리-’를 붙인 갖은 말이 춤춥니다.


  이렇게 한자말하고 영어가 춤추는 사이에서 우리말이 춤추거나 빛나거나 노래한 적은 없어요. 큰일터에서 우리말로 넉넉하게 이야기꽃을 펴면 외려 돋보이리라 생각합니다. 작은가게도 고치거나 손질할 적에 우리말로 즐겁게 알리면 뜻밖에 도드라질 테고요.


  아주 쉬워요. 고치니 ‘고치다’고 하고 ‘손질하다·손보다’라 하면 되고 ‘다듬다·가다듬다’나 ‘새로하다·새로짓다’라 할 만합니다. ‘다시하다·다시짓다·되짓다’를 써도 되며, ‘새옷·빔’이란 말씨를 살려도 어울립니다.


  배움판하고 글판을 사로잡거나 거머쥔 이들은 한자말하고 영어로 힘을 부리고 돈을 얻으며 이름을 날립니다. 이러다 보니 이이 스스로 바꾸거나 달라지는 일이란 드물어요. 네, 그래요. ‘바꾸다·달라지다’ 같은 수수한 말을 써도 좋고 ‘거듭나다’ 같은 수수한 말씨도 즐겁습니다.


  쉽게 쓰는 말이 외려 어렵다고 투정하는 사람이 꽤 됩니다. “쉬운 말이 어렵다”고 투덜대는 이들은 모두 ‘글힘꾼(문자권력자)’입니다. 어린이한테 물어보셔요. 어린이 가운데 어느 누가 “쉬운 말이 어렵다”고 할까요? 다시 말해서 “쉬운 일이 어렵다”고 말하는 벼슬아치(공무원)도 힘꾼(권력자)이요, “돈을 안 들이고도 쉽고 아름다우며 즐겁게 바꿀 수 있는 길(정책)”을 펴지 않는 벼슬꾼(정치꾼)이며 나라지기(대통령)도 힘꾼이자 거짓말쟁이인 셈입니다.


  돈을 들이거나 힘을 쏟아야 바꾸거나 고치거나 달라지거나 새롭지 않습니다. 마음을 들이고 사랑을 쏟기에 비로소 바꾸거나 고치거나 달라지거나 새롭습니다. 그러니까 우리는 바로 오늘부터 ‘어려운 말’이라는 힘(권력)을 송두리째 버리고서 가장 쉽고 수수하게 어린이하고 어깨동무하면서 놀이하는 삶말·살림말·사랑말을 처음부터 다시 배워서 즐겁게 쓰는 길을 걸을 적에 어른스러운 어른이요 사람다운 사람이면서 스스로 빛나는 넋이 되리라 봅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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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숲하루 2021.5.28. 정치 문학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처음에는 둘레에서 쓰는 말을 고스란히 받아들입니다. 이러다가 고개를 갸우뚱할 만한 낱말이라든지, 영어나 한자나 일본말이나 중국말을 모르고서는 아리송한 낱말이라면 어떻게 풀거나 옮겨서 우리 나름대로 새롭고 즐겁게 쓸 만한가 하고 생각합니다.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어린이를 생각합니다. 넷째랑 다섯째랑 여섯째에서 어른을 돌아봅니다. 글이나 책을 아는 사람이 아닌, 글이며 책하고 떨어져서 살아가는 사람한테 부드럽고 쉬우면서 살림결로 녹아들 만한 말씨를 헤아립니다.


다스리다·다루다·돌보다·보살피다

거느리다·움직이다

어울리다·이끌다·가꾸다

결·길·감투

나라·모둠길·모둠틀

벼슬·힘

살림·살림길·삶·삶길

살림빛·삶빛

곧은길·바른길

눈치·눈치보기·알랑대다·뒷질·뒷길


  이렇게 풀거나 옮긴 한자말은 무엇일까요? ‘정치(政治)’입니다.


글꽃

글맛·글멋·글빛

글쓰기·글짓기

붓멋·이야기꽃

간드러지다·곱다·달콤하다

살갑다·멋스럽다·아름답다·예쁘다

보기좋다·그림같다·포근하다


  이렇게 풀거나 옮긴 한자말은 무엇일까요? ‘문학(文學)’입니다. ‘정치’이든 ‘문학’이든 얼추 마흔 해를 지켜보면서 살아오노라니 자리마다 어떻게 달리 담아내거나 나타낼 만한가를 그릴 수 있더군요. 틀을 세우려 하면 생각이 갇히고 말이 갇히며 삶이 갇혀요. 틀을 허물고서 하늘을 품으면 생각이 트이고 말이 트이며 삶이 트입니다.


  울타리에 가두는 말이 아니라 하늘로 뻗는 말을 함께 쓰면 좋겠습니다. ‘정답’에 따라서 흘러가는 말이 아니라 ‘살림’을 생각하면서 즐거이 어깨동무하는 푸른 말씨를 품으면 좋겠습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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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1.5.25. 실실실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북녘에서는 ‘붉은피알·흰피알’이란 이름을 쓴다고 합니다. 남녘에서는 진작 ‘붉은피톨·흰피톨’이란 이름이 있었으나 ‘적혈구·백혈구’를 내세운 이름에 밀렸습니다. 몸에 흐르는 피이니 ‘피’라고 말할 뿐이요, 굳이 ‘혈액’이라는 한자말로 옮겨야 하지 않아요. ‘톨’이나 ‘알’은 동그랗게 맺거나 낳는 숨결을 가리키는 이름입니다. “밤 한 톨”에 “쌀 한 톨”이고, “능금 한 알”에 “배 한 알”입니다. 열매가 작아 ‘톨’이고, 열매가 조금 커서 ‘알’이요, 열매가 꽤 커서 ‘통’이니, “수박 한 통”니나 “배추 한 통”입니다.


  우리말 ‘톨·알·통’을 쓰면서 말결을 헤아리기도 하지만, 말밑을 읽기도 해요. ‘톨·통’으로 잇고, ‘ㅌ·ㄷ’이 맞물리니 ‘돌·동’을 나란히 그리면서 살림살이랑 숲을 더 읽어내지요. 이러구러 본다면 몸에 흐르는 피를 살필 적에는 ‘피알’보다는 ‘피톨’이 어울리지 않느냐고 북녘사람한테 물을 만한데 ‘알’을 ‘쌀알’처럼 쓰기도 하니 ‘피알’이 안 어울린다고 하기는 어려워요. 두 나라에서 다르게 보면서 쓰는 말씨로 여기면서, 서로 말쓰임을 넓히는 발판으로 삼으면 즐거웁습니다.


  새벽나절에 ‘톨·알’을 가누다가 ‘노동집약’이란 일본 말씨를 푸는 실마리를 엿보고, ‘플래시·섬광’을 ‘불빛’으로 가다듬다가, ‘묽기·짙기·깊이’로 ‘농도’를 손보면 되겠다고 느끼고, 일본 영어인 ‘코스프레’를 손질하고는, ‘집사·면봉’을 추스르다가 ‘소개장·추천장’을 담아낼 말씨를 생각하니 어느새 저녁입니다.


  요즈막에 ‘여혐·남혐’이 금긋는 다툼질로 불거지는데, ‘혐’을 붙인 말씨도 일본에서 건너왔습니다. 일본은 ‘혐한’으로 장난질을 쳤고, 우리나라는 ‘혐일’로 맞붙었어요. 우리말로 하자면 ‘밉질’입니다. ‘밉한·밉일’에 ‘밉갓(밉가시내)·밉벗(밉사내)’으로 치닫는데, 막질 못잖은 바보질인 밉질은 이제 끝장내어야지 싶어요. 우리는 싸우려고 다른 몸을 입고 태어나지 않습니다. 우리는 서로 다르게 생각하고 살아가면서 사랑을 새롭게 찾으려고 다른 몸을 입고 태어납니다. 우리는 서로 다른 줄 깨닫고 새록새록 사랑하는 이웃이자 동무가 되려고 다른 겨레에 다른 나라에 다른 고장에 다른 마을에 다른 집을 이뤄요.


  배움터나 책으로 ‘다름’을 가르치려면 “사랑하려고 서로 다르단다” 하고 말할 줄 알아야겠고, “서로 다르게 사랑하면서 어깨동무하는 길”을 짚을 줄 알아야지 싶습니다. 이러자면 말부터 슬기롭게 가다듬으면서 어린이하고 손을 잡고 놀이하는 쉽고 상냥하면서 포근한 말살림을 지어야겠지요.


  그나저나 아침나절에 ‘성실·건실·견실’을 가누며 갈무리하느라 골이 조금 아팠습니다. 실실실 겹치는 세 한자말은 ‘열매’를 가리킵니다. ‘알’이고 ‘톨’이지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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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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