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4.9.5. 나한테는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나한테는 누가 이웃일까 하고 돌아봅니다. 담벼락을 맞댄 옆집이 이웃일까요? 나고자란 고장에서 살아가는 사람이 이웃일까요? 책숲이웃으로 지내는 숱한 사람들이 이름 그대로 이웃일까요? 내가 걸어가는 숲길을 지켜보면서 마음을 띄우는 사람이 이웃일까요?


  나한테는 새와 풀꽃나무와 해바람비와 돌흙나무가 이웃이라고 여깁니다. 나한테는 뭇사람 누구나 “이웃 사이”에 있는 숨결이라고 느낍니다. 나한테는 풀벌레하고 벌나비가 이웃이요, 잠자리하고 매미가 이웃이며, 거미와 개구리와 구렁이가 이웃입니다. 나한테는 별과 바람과 바다가 이웃입니다. 나한테는 이 여러 이웃을 이웃으로 느끼는 누구나 이웃입니다.


  낫으로 풀을 쳐야 할 때가 있고, 나무를 땔감으로 삼거나 책걸상을 짜거나 종이로 바꿀 수 있어요. 그런데 나무를 여러 길로 다루거나 쓸 일이 아니라면, 모든 나무는 그곳에서 그대로 아름드리로 우거질 노릇이라고 봅니다. 이웃이거든요.


  이웃이란, 내가 선 이곳에서 잇는 숨결이라는 뜻입니다. 서로 이야기를 하기에 이웃입니다. 별이라는 이웃을 함께 바라보기에 이웃이요, 나비춤을 나란히 지켜볼 줄 알기에 이웃입니다.


  먼먼 옛날부터 모든 사람은 누가 이웃인 줄 어질고 슬기롭고 참하게 알고 나누었다고 느낍니다. 이제 웬만한 사람들은 누가 이웃인 줄 쓸쓸히 잊고 안쓰럽게 잃고 어리석게 등돌린다고 느낍니다.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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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4.8.25. 이웃길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부산이웃님하고 고흥으로 돌아옵니다. 늦은낮부터 느슨하게 달려서 고흥에 닿았습니다. 저는 우리 보금자리에 사흘 만에 돌아와서, 비로소 등허리를 펴고 누워서 느긋하게 한밤을 보내었고, 부산이웃님은 아마 ‘고흥 발포 바닷가’에 깃든 ‘빅토리아호텔’에서 밤빛과 바다빛을 두루 품으면서 하루를 마무르겠지요.


  고흥 발포에 깃든 ‘빅토리아호텔’ 하루삯은 그리 안 쌉니다. 얼추 8만 원 언저리입니다. 서울이나 큰고장에서는 이만 한 길손집 하루삯이 3∼4만 원이라 여길 만하니 “뭔 시골에서 잠삯이 이리 비싸?” 하면서 놀라거나 도리도리할 만합니다.


  그런데 곰곰이 헤아려 보기를 바라요. 서울이나 큰고장에서는 하루삯 30만 원이나 100만 원이라 하더라도, 밤새 시끄럽게 오가는 쇳덩이(자동차) 소리가 넘칩니다. 길손집뿐 아니라 둘레가 너무 환해서 밤에 별 한 톨 못 봅니다.


  이와 달리 고흥 발포 바닷가 ‘빅토리아 호텔’은 일찌감치 ‘자잘한 불’은 다 꺼놓기에, 둘레가 그저 새카맣습니다. 광주청소년수련원이라는 쓰레기더미가 가까이에 갑자기 생긴 탓에 그쪽으로는 짜증스러이 시끄럽고 훤하지만, ‘빅토리아 호텔’ 둘레는 그저 고요하고 호젓한 밤바다에 밤하늘인데, 2024년 8월 25일 밤에는 하늘에 구름이 티끌조차도 없기에 미리내(은하수)가 반짝반짝 가로질러요.


  우리나라에서 멀리보기(망원경)가 없이 맨눈으로 미리내를 하염없이 올려다볼 수 있는 곳이 몇 군데나 있을까요? 저는 우리나라에서 “밤에 별이 쏟아진다”고 하는 곳을 거의 다 가 보았습니다만, 전남 고흥만큼 별이 쏟아지는 곳은 없더군요. 강원 양구나 고성에서 가시울(DMZ) 가까운 곳에서 올려다보는 밤하늘이라면 그곳에서도 밤하늘에 별이 많을 듯싶지만, 막상 그렇지는 않아요. 왜냐하면, 우리나라 가시울(DMZ)은 밤이면 불을 허벌나게 밝힙니다. 이른바 ‘경계근무’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강원 양구 가시울에서 싸움살이(군대생활)를 했지만, 밤에 지킴이로 설 적에는 별을 보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불빛이 너무 환하거든요.


  오롯이 밤별과 밤바다를 누리면서, 이 늦여름 끝자락에 풀벌레랑 소쩍새 노래가 어우러지는 밤을 누릴 수 있는 ‘8만 원 하루삯 길손집’은 오히려 값이 눅다고 여길 만합니다. 저는 늘 생각해 봅니다. 우리나라에서 살아가는 모든 사람이 밤을 밤빛 그대로 바라보고 품으면서 “밤이란, 이렇게 별이 쏟아지면서 눈물이 샘솟는 꿈길이로구나!” 하고 깨달으시기를 바라요. “낮이란, 이렇게 끝없이 풀벌레랑 멧새가 노래하면서 온마음을 환히 틔우는 일살림이로구나!” 하고 알아차리시기를 바랍니다.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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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4.7.17. 트럭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영어는 ‘트럭’이고, 우리말은 ‘짐차’입니다. 아니, 우리말로는 ‘짐수레’라 해도 어울립니다. 영어는 ‘카’도 ‘카트’도 나란한 얼거리입니다. 굳이 말을 어렵게 꼬거나 바깥말을 그냥그냥 끌어들이지는 않습니다. 영어에도 여러 바깥말이 스미고 녹아들었고, 우리말에도 여러 바깥말이 스미고 녹아들 만합니다.


  다만, 언제나 곰곰이 생각할 노릇입니다. 우리 나름대로 우리 살림살이를 나타낼 낱말이 있으면 우리말씨를 북돋우면 넉넉합니다. 우리 눈길로 우리 살림살이를 나타낼 낱말을 여밀 수 있으면 마음도 생각도 뜻도 꿈도 하루도 빛납니다.


  나비는 그저 ‘나비’이고, 하늘은 그저 ‘하늘’이고, 돌개바람은 그저 ‘돌개바람’입니다. 짐을 싣는 수레이면 ‘짐수레’입니다. 시골에서 살아가면서 짐수레를 얼마나 거느려야 하는지 돌아보면서, 7월 17일 한낮에 고흥읍 한켠에서 〈우리말로 노래꽃〉 석걸음을 폈습니다. 벼락이 무엇인지 돌아보면서 쪽글을 쓰고, 시골에서 굳이 부릉부릉 몰아야 하는지 살피면서 쪽글을 쓰고, 마지막으로 돌에 나란히 앉아서 돌빛과 구름빛을 헤아리면서 쪽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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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4.8.4. 책숲 1014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숲노래 책숲〉을 다시 자그맣게 엮습니다. 28쪽 꾸러미로 엮어도 즐거운데, 이 여름은 가볍게 띄우자고 생각합니다. ‘섬·배롱나무·혀·생기다’라는 네 낱말 밑동이 무엇인지 풀어내는 글을 뒤쪽에 담습니다. 한 쪽으로 조촐히 꾸릴 적에는 다른 무엇보다도, 뒤쪽 깨알글씨로 담은 글을 더 느슨히 천천히 가만히 새겨 주시기를 바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왜 큰글씨를 안 쓰느냐 하면, 살림돈을 줄이면서 작게 꾸리기도 하지만, 마음으로 깊이 담을 글이라면 “씨앗 한 톨이 워낙 크기가 작지만, 오래오래 깃들어 자라면서 우람하게 숲을 이루”듯, 잔글씨를 더 천천히 읽으면서, 마음에 더 천천히 두기를 바란다고 하겠습니다.


  요즈음 나오는 책은 아예 두 갈래입니다. 하나는, 큰글씨에 빈자리가 가득한, 알맹이나 줄거리조차 없이 듬성듬성 보기좋게 꾸민 종이뭉치입니다. 둘은, 잔글씨를 때려박아서 멋을 부리는, 알맹이나 줄거리가 무엇인지 알아볼 길이 없이 허울좋은 종이뭉치입니다.


  책이라고 할 적에는, 참하고 챙길 꾸러미여야 하고, 차곡차곡 엮어서 채우는 꾸러미여야 맞습니다. 알맹이하고 줄거리가 없이 글씨나 그림만 넣는다면, 껍데기나 시늉이나 흉내로 ‘책’을 선보일 뿐이다. 사람이 사람인 까닭은, 눈코귀입과 팔다리가 있거나 말을 하기 때문이 아닐 테지요. 서로 사랑을 나누면서 살림을 짓는 마음이 자라면서 눈부시게 깨어나는 넋이기에 사람입니다. 〈숲노래 책숲〉을 고이 누려 주시기를 바라면서 《말밑 꾸러미》 여섯벌손질(6교정)을 한창 합니다.


  다달이 부산 〈카프카의 밤〉(8.24.20시)과 〈책과 아이들〉(8.25.10시)에서 ‘이오덕 읽기 모임’을 꾸립니다. 진주 〈진주문고〉에서도 8.23.에 ‘우리말로 노래밭(우리말로 시쓰기)’을 꾸리려 하니, 함께하고 싶은 이웃님은 책집에 말씀을 여쭈시면 됩니다. 고흥에서도 〈꿈다락 문화예술학교〉 이름으로 ‘우리말로 노래밭’을 틈틈이 이어가니, 이 자리에 마실하셔도 반갑습니다.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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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진주에서 다달이

"우리말로 시쓰기 모임"을 

열 수 있을까요?


부디 열고서 다달이 이으면서

즐겁게 노래잔치를 

같이 누릴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진주문고 이병진 팀장님한테

신청을 하면 된다고 합니다.

055-743-4123 (진주문고)


https://blog.naver.com/jinjumoongo/223524063449 (진주문고 네이버블로그)


※ 노래 쪽 맞춤 ※

ㄱ 우리말 어원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ㄴ 말과 살림과 숲 이야기를 누릴 수 있다

ㄷ 손수 종이에 시를 쓸 수 있다

ㄹ 스스로 미처 못 깨달은 번역체와 일본말씨를 손질할 수 있다

ㅁ 하루를 노래할 수 있다


#진주문고 #노래쪽맞춤 #살림문학 #우리말노래밭 #우리말로시쓰기 #시쓰기 #노래잔치 #숲노래 #최종규 #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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