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글날 맞추어 펴낼

'초등 우리말 이야기' 원고를

다시 고쳐서 마무리를 짓는다.

 

눈이 핑 돌아갔지만,

이럭저럭 다시 살피며 손질하고 마무리짓다 보니

어느덧 다 끝났다.

 

아이들 모두 재운 여덟 시부터 했으니

꼭 세 시간만에 해냈다.

 

아, 아이들이 잠드니 세 시간을 마치 사흘이라도 된 듯

쓰면서 원고를 다 손질했구나.

그러나, 이번에는 이 원고에서

'아이들한테 낯선 우리말 낱말풀이'를

200 낱말쯤 새로 붙여야 하니,

이것을 또 해야겠지.

 

그래도, 본문 원고는 더 손댈 데가 없으니

화가 선생님한테 본문 원고가 갈 테고,

되도록 7~8월 사이에 그림이 끝나서,

9월 첫 주에 편집을 끝내고

둘째 주에 인쇄를 해서

셋째 주에 배본과 홍보를 할 수 있다면

한글날에 맞추는 새 이야기책 하나 태어날 수 있으리라.

 

아이들이 아버지를 기다려 주니 고맙다.

옆지기가 미국에서 공부할 돈을 벌려고

아이들과 노는 시간이 퍽 줄면서 원고를 붙잡고 지냈는데,

이제 조금 느긋하게 지내자고 생각한다.

 

얘들아, 내일부터는 아버지가 좀 많이 놀게.

개구리 노래 들으며 잘 자고

아침에 느긋하게 일어나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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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06-26 23:58   좋아요 0 | URL
애 많이 쓰셨습니다.~
이번 한글날에는 또 예쁜 책 한 권을 만나볼 수 있겠네요.^^
편안하고 좋은 밤 되세요..^^

숲노래 2013-06-27 08:56   좋아요 0 | URL
한글날에 여러 권 나올 수 있게 하고 싶은데
만만하지 않지만
아무튼 바지런히 애써요!

^^;;;
 

읽고서 정리를 해 줄 글이 하나 있고,

마무리지은 원고 교정본이 나와서

이것저것 손질할 꾸러미가 하나 있는데,

오늘쯤 쓰려고 한 느낌글 또 하나 있어,

이래저래 어수선하다가

아무것 못하니 멍하니 있는 동안

문득 하나,

새롭게 이야기밭 일군다.

 

이제 그저께 일이 되는데,

저녁나절 만난 "우리 집 범나비"를

어떤 갈래에 넣어 이야기를 풀어야 할까

한참 망설였다.

 

도무지 어느 갈래에도 넣을 만하지 않다.

그래서 아예 새 갈래를 생각한다.

[우리 집]이라 해 볼까.

너무 흔한가.

[고흥 우리 집]이라 해 볼까.

너무 긴가.

그래, [고흥집]이라 하자.

 

우리 집 이야기를 쓰자.

주절주절

마음껏

신나게

즐겁게.

 

나비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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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간쯤 앞서 두 아이를 재운다.

아이들 재우기란 쉬우면서 어렵다.

아이들 재우는 일이 어려운 적 없다.

아이들이 하루 내내 고단하게 놀았어도

안 잠들려 하기 마련이라

아이들 재우기란 퍽 어렵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조곤조곤 잠자리에서 이야기 건네며

자장노래 부르면 곧 잠든다.

그래서 아이들 재우는 일이란

어려우면서 쉽고

쉬우면서 어렵다.

 

오늘,

두 아이 재우다가

한 가지를 생각한다.

이듬날 아침이든 낮이든 저녁이든

어제 전화를 안 받으신

친할머니나 친할아버지한테

다시 전화를 걸어

큰아이 8월 생일선물로

일찌감치 '트럼펫' 사 주십사 하고

이야기를 하려 한다.

 

트럼펫?

비싼 악기일까?

싼 악기일까?

나는 모른다.

다만, 우리 살림에 허리띠 졸라매고 또 졸라매면

어찌저찌 중고로 살 듯하기도 할 듯한데

만만하지는 않네.

큰아이가 세 살 적부터

삐삐 영화를 보며

삐삐가 트럼펫 보는 모습에 홀려

"아버지, 나 트럼펫 사 주셔요." 하고 말했는데

벌써 세 해째 트럼펫을 못 사준다.

얘야, 트럼펫 값이라고 해 보았자,

새것은 좀 힘들고

중고로는 50~70만 원 사이에서

좋은 것 있는 듯하더라.

 

비싸다면 비싸지만,

안 비싸다면 안 비싼 값이야.

그나저나 네 아버지가 지난 세 해 동안

트럼펫 값 모으지 못해

아직까지 장만해 주지 못했잖니.

 

엊그제에는 <스윙걸스> 영화를 보며

아버지한테 말했지.

"아버지, 나 저거 사 달라고 했잖아요?"

아, 아, 참말 미안하구나.

너는 사 달라고 해서 사 주면,

한때 갖고 놀다가 잊어버리더라도

이내 다시 즐겁게 갖고 놀 뿐 아니라

참말 잘 갖고 놀잖니.

 

아무튼.

네 아버지는 오늘 살림살이로서는

트럼펫 사 주기가 조금 꽤 벅차단다.

그렇다고 너희 친할아버지 살림이 넉넉하지는 않아.

교사로 정년퇴직 하시고서 다달이 받는 연금 있으시지만

그 돈 거의 다 적금으로 부으시잖니.

 

그래도, 아버지는 네 이름을 빌어

슬쩍, 아니 되게 미안하고 쑥스럽고 부끄럽고 싫지만,

네 친할아버지한테 부탁하려고 해.

"아버지, 손녀딸이 트럼펫 불고 싶대요."

한 마디를 하려고.

 

그러나, 네 친할아버지가 전화를 받아야 이 말을 건네겠지.

부디, 오늘밤에 네 친할아버지가 술 안 자시고 잠드셔서

이듬날 아침에는 네 아버지 전화를

네 친할아버지가 받기를 빌어 다오.

 

네 아버지는 참말 네 친할아버지한테 말할 생각이야.

"트럼펫 하나 사 주셔요." 하고.

 

돌이켜보면, 네 아버지가 네 친할아버지한테

무엇 하나 해 달라고 말한 적 한 번도 없는데

오늘, 아니 내일, 참말 처음으로

이 말 한 마디 할 생각이야.

 

되든 안 되든,

안 받아들여 주시든 어찌 되든...

 

아, 아, 팔십만 원... 팔십만 원이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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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두 달 동안

아이들과 지낼 생각을 하며

힘들거나 어렵겠다는 느낌

하나도 없다.

 

지지난달에 한 차례

한 달 동안

혼자 두 아이하고

시골에서 지내 보았기 때문일까.

 

꼭 그 때문은 아니고,

시골에서 조용히

아이들과 놀며 밥먹고 마실하는

하루 누리는 일이란

얼마든지 즐겁게 할 만하다.

 

그래도

오늘은

살짝

면소재지까지 가서

보리술 한 병 사올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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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6-20 13: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숲노래 2013-06-20 16:35   좋아요 0 | URL
더도 덜도 아닌
꼭 한 병이면
고단한 몸 쉬면서
밤에도 잘 자고
아이들도 잘 재우고
마음도 쉬겠지요 ^^;

두 시를 지나니
한결 시원하며
땀이 안 흐르는군요 @.@

미국에서도 일하셨군요!
오~오~
아저씨께서 그무렵에 여러모로 많이 배우셨겠네요~ ^^
 

올가을 부산 보수동 헌책방골목 책잔치를 빛내려고 꾸리는

'보수동 헌책방골목 사진책'이 한발 나아가

'보수동 헌책방골목 이야기책'이 될 듯하다.

이리하여, 처음에는 사진만 모았다가

이제 글까지 모았는데,

돈과 품과 땀을 들여

드디어 마지막 원고까지 끝냈다.

 

(우리 집 아이들아, 아버지가 이 원고 붙잡고 땀빼느라

 많이 같이 못 놀아서 미안. 이제 홀가분하구나.)

 

9월 행사까지 앞으로 석 달.

책으로 펴낼 곳에서 석 달 아닌 두 달 사이에

편집과 디자인을 모두 마쳐서 인쇄 제본 맡겨야 한다.

무엇보다 제작비를 어떻게든 모아야 한다.

부산 중구청에서는 조금 제작비 도와준다지만

부산시청과 부산문화재단은 아직 아무 말 없다.

 

1500만 원이 작은 돈도 큰 돈도 아니지만,

부산 중구청에서 500만 원 지원비 확정되었으니

부산시청과 부산문화재단이 저마다 500만 원씩 나누어 보태면

참으로 좋을 텐데,

모자란 1000만 원을 어떻게 누가 대주려나.

 

부산에서 뜻있는 누군가 즐겁게 이만 한 돈을 들여서

부산 책마을과

한국 책방 문화와

헌책방지기 오랜 땀방울과 웃음을

환하게 밝히는 밑거름 될 수 있기를 빈다.

 

부산은행 같은 데에서 깜짝선물처럼 돈을 보태는 일 생길까?

부산에 있는 국회의원이나 시의원이나 사업가가

이런 일에 돈을 보태 주려나?

 

아무튼, 좋은 손길 잘 받아서

예쁘게 책 하나 태어날 수 있기를 빈다.

내 몫은 이제 끝!

이제부터 부산에 있는 분들이 힘써 줄 몫만 남는다.

마음으로 모든 일 잘 되기를 빌면서 기다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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