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시간 어린이


 둘째가 우리 식구한테 온 날, 첫째는 새벽 두 시 조금 지날 무렵부터 깨어나 함께 기다렸다. 아주 일찍 일어나 고단했을 첫째는 구급차를 불러 어머니가 병원으로 실려 가는 동안 잘 견디고, 메마르면서 차가운 병원에서 멀뚱멀뚱 퍽 오래 기다려야 하는 동안 잘 참으며, 갑갑하면서 숨막히는 병실에서 잘 버텨 주었다. 그러나 열 시간을 이렇게 견디고 참으며 버틴 끝에 스르르 곯아떨어진다. 아이가 곯아떨어진 곁에서 아버지도 쓰러지고 싶지만, 아이 어머니 몸을 다스려야 하기 때문에 첫째가 잠자리에서 일어날 때까지 졸음을 쫓으며 어머니 몸을 주무른다. 바야흐로 첫째가 고단한 잠에서 깨어날 무렵, 아이 손을 잡고는 병원 밖으로 나와 문방구로 찾아간다. 문방구에서 그림연필하고 그림종이를 산다. 병실에서 심심해 할 아이하고 함께 놀려고 장만한다. 왼손으로는 어머니 배를 쓰다듬고, 오른손으로는 그림연필을 쥐고는 아이와 함께 그림을 그린다. (4344.5.24.불.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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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5.18.  

 아버지가 도서관에서 책을 갈무리하자니, 세발이를 들고 사진찍기 놀이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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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5.13. 

책을 읽는 발꼬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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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5.11. 



 꽃을 주다


 마당에서 놀든 멧자락에서 놀든 아이는 으레 꽃을 꺾는다. 아이는 꽃을 꺾은 다음 어머니나 아버지한테 살며시 내민다. 꽃 좀 보라 하고 꽃이 예쁘다 한다. 그러면, “아이야, 예쁜데 이렇게 또 꺾으면 어떡하니. 이제 그만 꺾고 가만히 들여다보면서 아이 참 예쁘다 하고 쓰다듬어 주렴.” 하고 이야기한다.

 마당 어디에서나 풀씨가 뿌리내려 풀꽃이 피고, 멧자락 어디에서나 풀씨나 나무씨가 떨어져 꽃이 핀다. 아이한테는 온갖 꽃송이가 좋은 동무이자 이웃이자 놀잇감이 된다.

 생각해 보면, 나도 어릴 때에 자그마한 꽃송이를 꺾어 놀았겠지. 도시에서 살던 때에도 구석자리나 시멘트 갈라진 틈에서 자라는 들꽃을 바라보며 한두 송이씩 꺾었으니까.

 우리 살림집이 도시에 그대로 있었으면, 우리 아이는 무얼 하면서 놀 수 있었을까. 도시에서 살아가는 아이는 무엇을 바라보거나 껴안으면서 제 하루하루를 새롭게 맞이할 만할까. 어린이집과 학원과 셈틀과 텔레비전은 아이 어린 삶을 얼마나 북돋우거나 사랑스레 보듬는다 이야기할 수 있을까. (4344.5.14.흙.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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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5.11. 

숲에 대고 소리를 지르며 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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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jy 2011-05-12 13:02   좋아요 0 | URL
야야야~~~~ 덩달아 숲보면서 소리한번 질러봅니다^^

숲노래 2011-05-13 07:53   좋아요 0 | URL
아... 이웃집이 시끄럽다 하더라도
그냥 소리질러 보셔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