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O 마오 17
다카하시 루미코 지음, 서현아 옮김 / 학산문화사(만화)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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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4.2.13.

책으로 삶읽기 908


《마오 17》

 타카하시 루미코

 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23.12.25.



《마오 17》(타카하시 루미코/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23)을 읽었다. 수수께끼이던 일을 하나씩 풀고 맺는다. 한 가지 수수께끼를 풀면 어김없이 다음 수수께끼가 나오지만, 다음 수수께끼를 함께 풀어가면서 응어리나 앙금이 조금씩 가시는 사람들이 있고, 미움을 더욱 키우려는 사람들이 있다. 허수아비나 불쏘시개처럼 사라지는 사람이 있고, 스스로 이 삶을 짓고 일구고 가꾸는 사람이 있다. 이 삶을 되새겨 보면, 하나부터 열까지 탓질로 보내는 사람이 있고, 탓질을 끝내고서 사랑으로 녹이는 사람이 있다. 어느 쪽이든 배울 수 있다. 어느 쪽을 걷더라도 스스로 배우는 사람은 어느새 스스로 녹여 하늘로 날아오른다. 죽지 않는 몸이라 하더라도, 넋이 없다면 빈 그릇일 뿐이다. 넋으로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열 해를 살거나 즈믄 해를 살거나 가없이 잇는 빛줄기로 흐른다. 넋을 잊거나 잃으니, 온즈믄 해를 살 수 있더라도 빈껍데기일 뿐이고. 


ㅅㄴㄹ


“다행이다, 무슨 일이 생겼나 했어요.” “나노카, 날 걱정해 준 거야?” “건강해 보여서 마음이 놓여요.” (13쪽)


“그래, 이 도자기로 된 몸은, 혼을 담는 그릇이지.” (64쪽)


“죄송합니다. 더 이상 들어 줄 수가 없어서. 시라누이의 말에 담긴 독은, 마오를 해칩니다.” (114쪽)


+


병으로 절명할 것이다

→ 앓다가 죽는다

→ 앓다가 골로 간다

7쪽


하쿠비 님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 하쿠비 님 마음에 들도록

→ 하쿠비 님 마음에 맞도록

11쪽


많은 사람이 보는 앞에서 9월 모일 젊은 의원이 역에서 갑자기

→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9월 어느 날 젊은 나리가 나루서 갑자기

17쪽


땅의 기를 모으면

→ 땅심을 모으면

→ 땅기운을 모으면

→ 땅빛을 모으면

39


그때 고코 가에 일어났던 일의 전말을

→ 그때 고코 집안에 일어난 모두를

→ 그때 고코 집안에 일어난 이야기를

75쪽


천녀처럼 고상하던 사나도

→ 별빛처럼 밝던 사나도

→ 하늘빛처럼 곱던 사나도

→ 꽃님처럼 그림같던 사나도

101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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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대마경 8 - S코믹스
이시구로 마사카즈 지음, 천선필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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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4.2.11.

책으로 삶읽기 826


《천국대마경 8》

 이시구로 마사카즈

 천선필 옮김

 소미미디어

 2023.5.11.



《천국대마경 8》(이시구로 마사카즈/천선필 옮김, 소미미디어, 2023)을 읽는다. 불굿인 곳에서 살아남는 사람들이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언제나 불굿을 쳐다보느라 불굿이 아닌 살림뜰이나 살림숲을 그릴 틈이 없구나 싶다. 체르노빌에서도 풀은 돋는다. 서울 한복판에도 나무가 있다. 그런데 체르노빌에서 풀포기를 들여다보는 사람은 몇일까? 서울 한복판에서 나무한테 다가서고 쓰다듬는 사람은 몇인가? 하늘을 보고 느껴야 하늘을 읽는다. 빗방울을 보고 느끼고 마셔야 빗물을 안다. 씨앗을 손바닥에 얹고서 사랑해야 새롭게 자라도록 심을 수 있다. 오늘 이곳에서 무엇을 하느냐에 따라 앞길을 바꾼다. 불굿이라는 곳은 스스로 꿈을 지운 마음이 활활 타오르는 잿더미일 테지.


ㅅㄴㄹ


“여행자라길래 어떤 사람인가 했더니 어리네. 아직 어린애잖아.” “아아아, 여러모로 죄송합니다.” (22쪽)


“내가 죽으면 바다에 흘려보내 줘. 학교 밖으로 나왔을 때, 넓, 넓어서 깜짝 놀랐어. 두근거렸지. 섬에서 여기로 왔을 때는 훨씬 더 넓어서 여기를 미치카랑 오마하고탐험하면, 어, 엄청날 거라 생각했어.” (147쪽)


“울어 봤자 원래대로 돌아오진 않아. 그러니까 놀 수 있을 때 놀아 둬야만 한다고.” (178쪽)


+


이제부터 더 큰 천재지변을 불러일으킬 거예요

→ 이제부터 더 크게 날벼락을 일으켜요

→ 이제부터 더 크게 불벼락을 일으켜요

13쪽


지옥의 시대는 이제 수복이 불가능해요

→ 불굿나날은 이제 되돌리지 못해요

→ 불밭나날은 이제 돌리지 못해요

14쪽


저희는 식인 괴물 토벌로 먹고살고 있어서요

→ 저희는 사람잡이를 무찔러 먹고살아요

→ 저희는 사람잡이를 해치워 먹고살아요

40쪽


암컷도 있고 수컷도 있었지만, 절반 정도는 나처럼 양성구유였다고

→ 암컷도 있고 수컷도 있었지만, 둘에 하나는 나처럼 암수하나였다고

61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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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탐정 아케치 고로 3
히가시무라 아키코 지음, 김진희 옮김 / 문학동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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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4.2.11.

책으로 삶읽기 907


《미식탐정 3》

 히가시무라 아키코

 김진희 옮김

 애니북스

 2023.4.21.



《미식탐정 3》(히가시무라 아키코/김진희 옮김, 애니북스, 2023)을 읽었다. 《미식탐정》은 히가시무라 아키코 님이 선보인 그림꽃 가운데 가장 읽기가 어렵다고 할 만하다. 어느 모로는 이런 그림꽃을 꼭 그리고 싶었겠구나 싶고, 그만큼 “덜뜬 사내”가 눈 좀 뜨기를 바랐다고 여길 만하다. 이녁은 여태 익살스럽게 그려내기는 했지만 이녁 아버지는 ‘망나니(독재자)’라고 할 만한 사내였다. 1975년에 태어나 자란 또래는, 우리나라도 일본도 두들겨맞으면서 컸고, 웃사내질에 시달린 가시내가 수두룩하다. 그렇다면 2020년을 넘어서는 요즈음은 달라졌을까? 제법 달라지기는 했다. 적잖은 사내가 얼뜬 몸짓을 버렸고, 착하고 참한 몸짓을 스스럼없이 보인다. 이와 달리 오늘날에도 고스란히 얼뜬 몸짓에 엉터리로 치닫는 사내도 참 많다. 사랑이 없는 모든 곳은 불굿이다. 사랑이 있는 곳에는 싹이 트고 꽃이 피어 천천히 숲으로 나아간다. 사람잡이 하나만 잡으려고 해본들 이미 늦다. 얼뜬 웃사내질을 모조리 녹이는 때라야 비로소 사랑이 싹틀 수 있다.


ㅅㄴㄹ


“남편이 바닥에 떨어진 반찬들을 주워먹으라고 시켰어요. 마치, 후후, 돼지처럼.” (34쪽)


“그거 알아? 일본은 살인의 천국이야. 매일매일 어디선가 누군가가 누군가를 죽이고 있어. 근데 체포돼서 TV뉴스에 나오는 건 극히 소수지. 정말 웃기지 않아?” (60쪽)


“어머님도 참 세심한 분이군. 이런 손이 많이 가는 반찬을. 아들의 건강에 관심이 많으신가 봐.” “그치만 와이프 입장에선 고맙긴 해도 부담스럽죠.” “음?” “생각해 봐요. 이런 게 수시로 오면 지옥이라구요.” (72쪽)


“당신이 궁금해했던 이 요리의 맛은 어때?” (148쪽)


#ひがしむらあきこ #HigashimuraAkiko #東村アキコ #美食探偵


+


요리를 사랑하는 나의 꿈

→ 밥짓기를 사랑하는 꿈

→ 맛꽃을 사랑하는 이 꿈

7쪽


이번 주엔 이틀 연속 손절매에 실패했어

→ 이레 사이 이틀 내리 싸게 못 팔았어

→ 이 이레엔 이틀 내내 내치지 못했어

20쪽


일본은 살인의 천국이야

→ 일본은 죽음나라야

→ 일본은 사람잡이판이야

→ 일본은 쉽게 해치우지

60쪽


매일매일 어디선가 누군가가 누군가를 죽이고 있어

→ 하루하루 어디선가 누가 누구를 죽여

→ 언제나 어디선가 누가 누구를 죽여

60쪽


학식은 맛이 없어서 다들 불평이 심했어

→ 모둠밥은 맛이 없어서 다들 투덜거렸어

→ 배움밥집은 맛없어서 다들 싫어했어

72쪽


우리는 철야해서 오늘 비번이라고

→ 우리는 밤새워서 오늘 쉰다고

→ 우리는 밤샘일로 오늘 거른다고

105쪽


사건이 일어난 것도 아닌데 가택수사를 하란 말야?

→ 나쁜일이 있지도 않은데 집을 뒤지란 말야?

→ 뭐가 일어나지도 않았는데 들이닥치란 말야?

《미식탐정 3》(히가시무라 아키코/김진희 옮김, 애니북스, 2023) 114쪽


맛있으니까 순삭하는 거지, 요리사도 기뻐할걸?

→ 맛있으니까 사라지지. 밥지기도 기뻐할걸?

→ 맛있으니까 쓱싹하지. 부엌님도 기뻐할걸?

→ 맛있으니까 해치우지. 맛잡이도 기뻐할걸?

153쪽


불로소득이 최고야

→ 거저벌이가 좋아

→ 앉은벌이가 으뜸

→ 물림먹기가 꼭두

169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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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걀 간장 비빔밥
키무라 이코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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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4.2.10.

만화책시렁 620


《달걀 간장 비빔밥》

 키무라 이코

 한나리 옮김

 미우

 2015.6.15.



  며칠째 몸살을 앓으며 집일을 하기 버겁지만, 등허리를 펴거나 걸을 만할 적에는 어기적어기적 움직이면서 이모저모 추스릅니다. 혼살림을 하던 지난날에도, 함살림을 하는 오늘날에도, 몸앓이를 할지라도 할 일은 해야 합니다. 땀을 쪽 뺀 옷을 빨래하면서 몸을 씻고, 빨래한 옷을 마당에 널고, 이러면서 밥이랑 국을 해놓습니다. 봄에 훑어서 말린 모과꽃차를 마시고, 가을에 썰어서 재운 모과알차를 마시니 뜨끈뜨끈 기운이 퍼지면서 조금은 숨을 돌립니다. 《달걀 간장 비빔밥》을 돌아봅니다. 스스로 바보스럽게 하루를 보내는 줄 안다는 그림님은, 그저 바보스럽더라도 이 하루를 어떻게 즐기는지 한 올 두 올 풀어냅니다. 짜고 짜고 짠 고기떡을 먹으려고 마음을 거룩하게 다스리고서 돌돌돌 쇠줄을 푼다지요. 달걀에 간장을 풀고서 비빔밥을 먹는다지요. 한밤에 조용히 일어나서 혼자 즐기는 밥 한 그릇을 누린다지요. 하나부터 열까지 바보스러울 수 있지만, 바보스럽기에 삶이고, 바보스러운 길에서 문득 반짝이는 빛줄기를 보게 마련입니다. 잘나 보이려고 하면 외려 무겁습니다. 멋져 보이려고 하면 그만 벅찰 테지요. 다 다른 사람들은 다 다르게 하루를 바라보고 맞이하면서 스스로 피어나는 꽃입니다.


ㅅㄴㄹ


“너희들은 아무것도 몰라! 모름지기 콘비프는! 신성한 의식, 감상하는 즐거움, 짭짤한 고기의 소박한 맛.” (50쪽)


“앞으로 낫토는 숨어서 심야에 먹어야지! 아무한테도 방해받지 않을 거야!” (68쪽)


“하지만 바보 같은 얘기만 올리는데요?” “그 바보 같은 느낌이 좋은 거거든요!” (92쪽)


#たまごかけごはん #木村 いこ


+


《달걀 간장 비빔밥》(키무라 이코/한나리 옮김, 미우, 2015)


짐은 한 입으로 만족하노라

→ 나는 한 입으로 즐겁노라

→ 이 몸은 한 입이면 되노라

37쪽


이 안에 이세계의 문을 여는 열쇠가 있을지도

→ 이곳에 딴나라로 가는 열쇠가 있을지도

→ 여기에 남나라 열쇠가 있을지도

41쪽


태엽을 감듯이 신중하게 신중하게 감는다

→ 돌림쇠 감듯이 차분하게 차분하게 감는다

→ 돌돌이 감듯이 가만히 가만히 감는다

42쪽


올해는 무가 실하네

→ 올해는 무가 굵네

→ 올해 무는 똥똥하네

75쪽


바보 같은 느낌이 좋은 거거든요

→ 바보 같아서 좋거든요

→ 바보 같아 좋거든요

92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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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먹고 자고 기다리고 1
미즈나기 토리 지음, 심이슬 옮김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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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4.2.7.

만화책시렁 619


《행복은 먹고자고 기다리고 1》

 미즈나기 토리

 심이슬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2.8.30.



  아프지 않은 사람은 아픈 사람을 모릅니다. 안 아픈 사람이 아픈 사람을 안다고 말한다면 뻥이요 거짓이자 눈속임입니다. 굶은 적 없는 사람이 굶는 사람 마음을 알 턱이 없습니다. 굶어 보아야 비로소 굶음이 무엇인지 조금은 느낄 수 있습니다. 가난하지 않은 사람은 가난한 사람을 모릅니다. 우리나라 벼슬꾼은 일삯을 꽤 많이 받습니다. 벼슬꾼 가운데 가난한 이는 없습니다. 안 가난한 벼슬꾼은 어떤 길을 펼는지 저마다 생각해 볼 노릇입니다. 《행복은 먹고자고 기다리고》를 읽으면, 마디앓이로 고단한 아가씨가 마주하는 하루와 일과 사람과 보금자리와 숲을 들려줍니다. 조금이라도 힘을 많이 쓰면 어느새 지치거나 드러눕는 몸이라지요. “멀쩡히 일을 많이 하는 다른 사람”처럼 움직이려 하면 반드시 앓아눕는다고 합니다. 그런데 겉보기로는 이 아가씨가 마디앓이인지 아닌지 못 가릴 수 있어요. 겉으로만 훑어서는 나를 모르고 너를 몰라요. 속으로 마주해야 나를 알고 너를 알아요. 사랑도 삶도 기쁨도 노래도, 겉이 아닌 속빛으로 헤아릴 적에 깨닫고 펴게 마련입니다. 기쁨은 돈크기로 못 가릅니다. 눈물은 생채기로 못 나눠요. 어린이더러 어른처럼 힘을 쓰거나 일하라 할 수 없습니다. 여린이 곁에 서려면 한마음이 되어야겠지요.


ㅅㄴㄹ


“그렇게 지금까지의 자신과 비교하면 힘들어져. 이렇게 생각하는 건 어떨까? 새로운 내가 됐다고 말야. 돈이 없다면 없는 대로, 체력이 떨어졌다면 떨어진 대로, 아주 즐거운 일이 생길 거야. 내 경우엔 90살이 되어서야 오랜 꿈이 이루어졌거든.” (73쪽)


“3호동 사쿠마 씨 댁은 본가가 농가라서 햅쌀을 주지. 타가와 씨는 알이 큰 복숭아. 손수 만든 반찬을 주는 분도 있어. 매달 2∼3번은 식재료를 나눠받으니까, 츠카사의 친절은 노동이나 마찬가지인 셈이야.” (119쪽)


‘나도 몸 상태만 좋으면 더 일할 ……, 안 돼. 비굴 모드 되지 말기. 조금 걷다 가자.’ (135쪽)


#しあわせは食べて寝て待て

#水凪トリ


+


《행복은 먹고자고 기다리고 1》(미즈나기 토리/심이슬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2)


약식동원이 기본이라고 하는 홍콩인도 다들 자격증을 갖고 있는 건 아니잖아요

→ 살림밥을 바탕으로 삼는 홍콩사람도 다들 밑종이가 있지는 않잖아요

→ 밥이 살린다고 여기는 홍콩사람도 다들 빛종이가 있지는 않잖아요

41


옆집에 피곤에 절은 독신여성이 이사 온다고 하면

→ 옆집에 지친 혼순이가 들어온다고 하면

→ 옆집에 파김치 홀순이가 온다고 하면

44


약선이라, 더 배우고 싶어

→ 돌봄밥, 더 배우고 싶어

→ 보살핌밥, 더 배우고 싶어

→ 꽃밥이라, 더 배우고 싶어

44


교원병이거든요

→ 마디앓이거든요

→ 바람앓이거든요

→ 앓바람이거든요

81


이건 진피도 들어 있어서

→ 여긴 귤껍질도 들어서

89


내가 주주가 될 수 있을 거라고는

→ 내가 그루지기가 될 수 있다고는

→ 내가 그루터기가 될 수 있다고는

110


주가도 별로 오르지 않는 종목이지만

→ 그루값도 썩 오르지 않지만

→ 값도 그리 오르지 않는 그루이지만

110


대하 드라마 시작할 시간이야

→ 긴마당 할 때야

→ 긴꽃 할 무렵이야

123


조금 걷다 가자. 혈액순환, 혈액순환

→ 조금 걷다 가자. 피돌기. 피돌기

135


교제비에 돈을 더 써야 하는 거 아닐까

→ 어울돈

→ 사귐돈

148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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