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이서 쑥
주호민 지음 / 애니북스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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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4.2.7.

책으로 삶읽기 906


《셋이서 쑥》

 주호민

 애니북스

 2014.4.18.



모든 아이는 다르면서 같다. 모든 숨결이 다르니 모든 아이가 다르다. 다 다른 숨결이되, 바탕은 똑같은 사랑이요 사람이다. 사람마다 다르니, 키가 다르고 얼굴에 몸매에 몸짓에 뼈대에 살점에 머리카락에 눈에 목소리에 몸무게에 다 다르다. 이른둥이가 있다면 늦둥이가 있다. 빨리 하는 아이가 있으면 느슨히 하는 아이가 있다. 요즈막에 주호민 씨를 둘러싼 여러 말이 춤춘다. ‘오간다’라기보다는 ‘널뛰기’를 한다.


주호민 씨를 둘러싼 여러 말을 곰곰이 보면, 이쪽이 옳거나 저쪽이 틀리다고 가를 수 없다. 누가 옳거나 그르지 않다. 이 대목을 밑바탕에 두고서 읽어내려는 마음일 때라야, 비로소 속빛을 알아차릴 만하다.


생각해 보자. 주호민·한수자 두 사람은 언제부터 아이한테 ‘녹음기’를 딸려서 보냈을까? 한 번이 아닌 줄 이미 드러났고, 어쩌면 날마다였을 수 있다. 주호민 씨는 이 대목을 제대로 밝히지 않았으나, ‘여럿’이라는 대목은 또렷하다.


아이한테 녹음기를 딸려서 어린배움터에 보내었을 적에 꽤 오래도록 딱히 말썽이라고 여길 일이 없었지 싶다. 다른 녹취록은 굳이 안 들추는 얼거리로 보면 어느 만큼 어림할 수 있다.


주호민·한수자 두 사람 아이는 어린배움터에서 ‘학폭’이라고 여길 만한 큰일을 일으켰고, ‘강제전학’을 해야 할 판이었지만, 어린배움터에서 여기까지는 나아가지 않았다. 두 사람 아이를 헤아렸기(배려) 때문이다. 두 사람 아이는 “다른 아이하고 다르다”고 여겨서, “다른 아이들하고 함께 어울리고 지내고 배우는 자리”를 새롭게 마련하려고, 그곳 배움터와 길잡이가 여러모로 애썼다. 그곳 배움터와 길잡이가 애쓰지 않았다면, 이미 두 사람 아이는 ‘강제전학’을 받아야 했다.


“다른 아이”여도, “다른 아이하고 다른 아이”여도, ‘학폭이라 여길 큰일’을 일으킨 터라, “여태까지 다니던 얼거리 그대로 다닐 수 없”게 마련이지만, 주호민·한수자 두 사람은 아무런 뒷돌봄이 없이 곧장 어린배움터로 아이를 보내었다. 주호민·한수자 두 사람은, 두 사람 아이가 일으킨 ‘학폭이라 여길 큰일’을 겪은 “다른 아이와 다른 아이네 어버이”한테 어떤 ‘사과’를 했는지 또렷하게 밝히지는 않았다. 주호민·한수자 두 사람이 ‘성폭력 예방 교육 이수’를 받았는지도 안 밝힌 듯하다.


이러고서 주호민·한수자 두 사람은 어린배움터 길잡이 한 사람을 콕 집어서 ‘아동학대’로 걸었다. 어린배움터 으뜸길잡이(교장)도 ‘아동학대’로 걸었는지는 알 길이 없다. 다만, 으뜸길잡이는 건너뛰고 ‘특수교사’ 한 사람만 건 듯싶다. 그리고, 주호민·한수자 두 사람 아이한테서 ‘학폭이라 여길 큰일’을 치러야 했던 “다른 아이 어버이”는 주호민·한수자를 ‘아동학대’로 걸지 않고 넘어가 주었다.


여기까지가 주호민 씨를 둘러싼 여러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 두 사람이 어떤 마음과 매무새로 아이를 낳아 돌보려 했는가를 스스로 밝힌 《셋이서 쑥》을 들여다보려고 한다.


+


“베이비 페어? 그, 그게, 몸이 좀 안 좋아서.” “멀쩡해 보이는데?” “내일부터 몸이 안 좋을 예정이라.” “하여튼 사람 많은 데 참 싫어해요. 은둔형 외톨이야?” “아직 한 달이나 남았잖아?” “한 달 남았으니까 이제 준비해야지!” (7쪽)


→ 한 달 뒤에 아기가 태어난다고 하는데, 두 사람은 ‘아기맞이’를 하나도 안 했다. 주호민 씨는 코앞인 한 달을 앞두고도 ‘베이비 페어’조차 갈 마음이 터럭만큼도 없다.



“아기가 황달 수치가 높아서 광선치료 중이에요.” “우리 선재 아파서 어떡해∼.” (51쪽)


→ 예전에는 드물었으나, 요새는 ‘신생아 황달’이 흔하다. 주호민·한수자 두 사람은 이때에 갓난아기를 어떻게 돌보거나 다스려야 하는가를 살피지 않은 듯하다. 그냥 병원에서 시키는 대로 맡겼다.



“오빠, 우리 육아용품 하나도 없는데 어쩌지?” “음, 노트북 가져올게 주문하렴.” 수자는 조리원에서 인터넷으로 이것저것 주문∼. 나는 집에서 택배를 받아 차곡차곡 정리했다. (71쪽)


→ 아기가 태어났어도 ‘아기살림’을 하나도 안 갖추었다. ‘산후조리원’에서 나갈 때에 이르러 비로소 인터넷으로 샀다. 주호민 씨는 ‘아기수레’를 ‘자동차 쇼핑’을 하듯 눈을 밝히면서 샀다. 아기가 태어나고 여러 날 지나도록 아기를 바라볼 적에 눈을 반짝이지 않았으나, 이때 처음으로 눈을 반짝였다고 이 만화책에서 스스로 밝힌다.



“여기에선 무슨 일 생겨도 간호사들이 봐주는데, 이제 집에 가면 온전히 우리 둘이 감당해야 하잖아.” “그냥 하면 되지 뭐∼. 닥치면 다 하게 된다고∼” “그럼 오빠가 목욕도 시켜 줄 거야?” “당연하지.” “그럼 오늘밤에 원장님이 목욕시키는 거 잘 봐둬.” (87쪽)


→ 아기가 태어날 때까지 주호민·한수자 두 사람이 ‘아기하고 지낼 삶’으로 무엇을 배우거나 읽었는지 하나도 안 나온다. ‘베이비 페어’조차 가지 않으려 했던 주호민 씨인데, 강의를 미리 들었는지 알 길이 없고, ‘아기 돌보기 길잡이책’을 읽었는지 알 길이 없다. 책은 읽었을 수 있으나, 만화책에는 한 칸으로도 나온 적이 없다. 또한 산후조리원에서 나오는 날까지도 주호민 씨는 아기를 씻긴 적이 없다. 어떻게 씻겨야 하는지마저 모르는데, 마지막날 ‘구경’ 한 번은 한다.



미안한 마음이 첫째요, 아까운 마음이 두 번째다. 그도 그런 것이 분윳값은 한웃값과 맞먹는다. (136쪽)


→ 분유를 사는 데에 드는 돈이 한우를 사는 데에 드는 돈하고 맞먹는다고 말하면서 돈 걱정을 한다.



그리고 몇 주 후에는 결핵 예방접종을 하러 갔다. (141쪽)


→ 주호민·한수자 두 사람은 아이한테 모든 예방접종을 따박따박 맞추었다. 예방접종이 무엇인지 미리 알아보려 하지 않았고, 그다지 마음이 없고, 아기 몸에 어떻게 스며드는지 살펴보려 하지 않았다.



아기 우는 소리를 또 못 들었다. 예방접종을 하고 와서 열이 올라 밤새 운 것이다. 이번에도 수자는 날 깨우지 않았고, 이번에도 무척 화가 나 있었다. (172쪽)


→ 예방접종 부작용이 몇 판 있었는지 모르나, 꽤 있었던 듯싶다. 이때에 주호민·한수자 두 사람이 무엇을 했는지 알 길은 없으나, 주호민 씨는 그저 단잠에 곯아떨어졌고, 다른 날에는 깊이 잠든 척하면서 안 일어났다고 한다.



이번에는 나도 화가 났다. “애가 울면 깨우면 되잖아? 왜 놔뒀다가 일어나면 화를 내는 거야?” “애 우는 소리가 안 들려? 지금 몇 시간째 울고 있는데!” “잠들면 못 들을 수도 있지! 그리고 네가 보고 있잖아?” “오빠는, 지금 육아를 하는 게 아니야. 육아 놀이를 하고 있는 거지.” (173쪽)


→ 예방접종 부작용이 있던 날 밤에도 단잠을 이룬 주호민 씨는 다른 날에도 밤에는 거의 안 일어난 듯하다. 한수자 씨는 주호민 씨한테 ‘육아 놀이’를 한다고 소리를 지른다. 아기가 울 적에 잠든 척하던 주호민 씨는 왜 안 일어나느냐고 울면서 따진 짝꿍한테 오히려 큰소리를 치면서 왜 안 깨웠느냐고 맞받는다. 스스로 잠든 척했다는 말은 안 했다.



작업실을 알아보게 되었다. 일을 더 쉬면 감을 잃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집에서 일을 할 수가 없을 것 같았다. 상상력은 잉여로움에서 나온다는 게 내 생각인데, 이제는 집에서의 생활이 잉여롭지가 않기 때문이다. (190쪽)


→ 만화에서 주호민 씨 스스로 아기를 돌본 모습이 거의 또는 아예 안 나오다시피 한다. 아기하고 어떻게 놀았는지, 아기한테 무엇을 보여주고 가르쳤는지, 아기 젖떼기나 집안일이나 집안살림을 어떻게 했는지도 만화책에는 하나도 안 나온다고 할 만하다. 밤낮으로 보채는 아기를 돌본 일이 그다지 없어 보이는 주호민 씨는 아예 ‘집에서 좀 먼 곳’으로 ‘웹툰 그리는 작업실’을 마련하기로 한다. 아직 아기가 태어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때였다.



존중받지 못하는 느낌이 가장 컸다. 수자의 관심을 아기에게 모조리 빼앗겼다는 느낌. 이제 찌질한 걸 알기에 더 괴롭다. (246쪽)


→ 주호민 씨는 아기한테서 사랑받고 눈길을 받기보다는 한수자 씨 사랑과 눈길을 받고 싶어한다.



결국, 선재 방에 CCTV를 달기로 했다. 소리와 동작 감지 센서가 있어서 스마트폰으로 알람이 온다. (260쪽)


→ 그야말로 갓난아기인데, 갓난아기를 엄마아빠가 둘 사이에 놓고서 재우는 살림이 아닌, 갓난아기를 따로 혼자 재우고서 ‘아기 혼자 자는 칸’에 시시티비를 달았다고 한다. 이런 두 사람은 ‘아기를 혼자 자라고 해놓’고서 느긋한 마음과 몸’으로 스마트폰 폭풍검색을 하였다고 한다.



잠자리에서 스마트폰을 한참 만지작거리다 늦게 잠든다. 달콤한 자유시간을 잠으로 보내기는 아까우니까. (261쪽)


→ 갓난아기를 곁에서 둘이 함께 돌보기가 버겁고 벅차고 힘들어서, 시시티비를 ‘갓난아기 방’에 달아 놓고서, 두 사람은 스마트폰을 붙잡았다고 하는데, 이렇게 세 사람이 살아왔고, 주호민·한수자 두 사람은 이렁저렁 여덟 살에 이른 아이를 어린배움터에 보냈다.



+


《셋이서 쑥》(주호민, 애니북스, 2014)


혼자 유축을 하는 일이 계속되었다

→ 혼자 내내 젖을 짰다

→ 날마다 혼자 젖을 짰다

60쪽


예전에는 관용적으로 들렸었는데 이젠 확 와닿는 것이다

→ 예전에는 그러려니 들렸는데 이젠 확 와닿는다

→ 예전에는 뻔하게 들렸는데 이젠 확 와닿는다

→ 예전에는 그냥그냥 들렸는데 이젠 확 와닿는다

137쪽


상상력은 잉여로움에서 나온다는 게 내 생각인데

→ 새길은 노닥거려야 나온다고 여기는데

→ 나는 탱자탱자해야 꿈꾼다고 여기는데

190쪽


수자가 천군만마로 보인다

→ 수자가 든든해 보인다

→ 수자가 듬직해 보인다

273쪽


후딱 끝났던 오십일 촬영과는 천양지차다

→ 후딱 찍고 끝낸 쉰날과는 다르다

→ 후딱 찍은 쉰날과는 까마득하다

310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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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망소녀 히나타짱 7
쿠와요시 아사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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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4.2.2.

책으로 삶읽기 883


《할망소녀 히나타짱 7》

 쿠와요시 아사

 서수진 옮김

 대원씨아이

 2023.11.15.



《할망소녀 히나타짱 7》(쿠와요시 아사/서수진 옮김, 대원씨아이, 2023)을 읽는다. 이 땅에서 미처 풀거나 맺지 못하여 아쉽다고 여기는 앙금을 푼 뒤에는 어떤 앞길을 열는지 궁금하거나 꿈꾸거나 걱정하는 마음을 차분히 들려준다. 아이로 다시 태어난 할머니는 “더 걱정을 하고 싶다”기보다는 “더 마음을 쓰고 싶다”는 꿈이라고 느낀다. 어제는 할머니였고, 오늘은 아이였고, 머잖아 아가씨일 테고, 어느 날은 아줌마일 테며, 다시 할머니에 아이에 아가씨에 아줌마라는 길을 잇는다. 겉으로 보는 몸은 늘 바뀐다. 속으로 품는 마음은 한결같다. 나이가 적건 많건 ‘나’라고 하는 넋은 매한가지로 흐른다. 때로는 꽃길을 걷고, 때로는 가싯길을 걷는다. 오늘은 비를 맞이하고, 이튿날은 볕을 맞이한다. 겨울이 지나 봄이고, 여름을 거쳐 가을이다. 돌고돌면서 맞이하는 다 다른 삶을 새롭게 노래할 줄 안다면, 앙금도 아쉬움도 없이 부드러이 웃고 노래할 수 있다.


ㅅㄴㄹ


‘줄곧 생각하지 않으려 했지만, 미련이 사라지면, 할멈의 기억이 사라진 난 전혀 다른 사람이 되겠지? 그럼 모두 어떻게 생각할지가 좀 무섭구먼.’ (93쪽)


‘나도 바란단다. 네 인생은 아직 많이 남았으니, 부디 계속 건강하고 행복하길.’ (131쪽)


“넌 이렇게 컸어도, 난 아직 네 걱정을 더 하고 싶거든.” (148쪽)


+


다 같이 밥을 해 먹으면서 공동 작업을 통해 협조성을 기르는 행사다

→ 다같이 밥을 해먹으면서 두레를 기른다

→ 다같이 밥을 해먹으면서 품앗이를 기른다

24


비법이란 건 아주 조금만 넣어야 해

→ 맛꽃은 아주 조금만 넣어야 해

→ 맛내기는 아주 조금만 넣어야 해

33


빨리 제출해

→ 빨리 내

→ 빨리 써

68


호의에 너무 기대지 마요

→ 단비에 너무 기대지 마요

→ 꽃비에 너무 기대지 마요

114


수선 중이군요

→ 손보는군요

→ 고치는군요

124


수수께끼의 여자가 난입했다

→ 수수께끼 순이가 들이닥쳤다

142


우리 미행당하고 있었어요?

→ 우리 뒤를 밟혔어요?

→ 누가 우리를 몰래쫓아요?

146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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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누야샤 23
다카하시 루미코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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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4.2.2.

책으로 삶읽기 895


《이누야샤 23》

 타카하시 루미코

 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02.8.25.



《이누야샤 23》(타카하시 루미코/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02)은 한 뼘 더 마음과 생각이 자란 아이들을 보여준다. 이누야샤도 카고메도 어리다. 셋쇼마루도 나라쿠도 어리다. 얼핏 나이가 많거나 적어 보일 만하지만, 깊거나 넓게 바라볼 줄 모른다면, 모두 어리다고 여길 만하다. 어리기에 나쁘지 않다. 그저 아직 어릴 뿐이다. 어리기에 나대거나 철없는 짓을 할 때가 있고, 어리기에 차근차근 익히면서 철이 들 때가 있다. 착한 아이하고 나쁜 아이가 맞붙는 얼거리가 아닌, 철드는 아이하고 철없는 아이가 마주하는 얼거리라고 할 만하다.


ㅅㄴㄹ


“못 비키겠군. 나도 감시당하고 있어서.” (49쪽)


‘고통도, 두려움도 없다. 마음에 안 드는군. 이 눈이.’ (85쪽)


‘어쩐지, 이렇게 안전한 세계에서 느긋하게 공부나 하고 있다니, 이누야샤에게 미안해서.’ (98쪽)


‘그래, 가장 지치고 피곤한 것은, 이누야샤였어. 안심하고 자. 오늘 하루쯤은.’ (112쪽)


#犬夜叉 #高橋留美子

+


너 혹시 인질이라도 잡혔어?

→ 너 누구라도 잡혔어?

→ 너희 쪽에 누가 잡혔어?

→ 너희 사람이라도 잡혔어?

65쪽


이렇게 곤히 자는 모습은 처음 봐

→ 이렇게 잘 자는 모습은 처음 봐

→ 이렇게 깊이 자는 모습은 처음 봐

111쪽


가장 지치고 피곤한 것은, 이누야샤였어

→ 가장 지친 쪽은 이누야샤였어

→ 이누야샤가 가장 지쳤어

112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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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르는 남매 3
츠부미 모리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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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4.1.31.

책으로 삶읽기 898


《구르는 남매 3》

 츠부미 모리

 장지연 옮김

 학산문화사

 2023.9.25.



《구르는 남매 3》(츠부미 모리/장지연 옮김, 학산문화사, 2023)을 읽고서 넉걸음을 기다린다. 엄마가 일찍 떠난 아이하고, 아빠가 일찍 떠난 아이가 있으니, 둘은 여태 서로 모르고 살다가, 새로 엄마아빠가 짝을 맺으면서 새엄마에 새아빠가 생기고, 동생에 누나가 생긴다. 네 사람은 이제껏 아주 다르게 살았지만, 어는 날부터 이 다른 결을 맞추고 가다듬으면서 돌돌돌 굴러간다. 모난 곳을 다독이고, 둥근 곳을 쓰다듬는다. 생각조차 안 하던 곳을 바라보고, 으레 그러려니 여기던 곳을 새롭게 마주한다. 아이도 어른도 날마다 자란다. 어른도 아이도 언제나 한 뼘씩 큰다. 마음을 살찌우고 이야기가 늘어난다. 어제까지 누린 하루는 즐거운 밑삶이요, 오늘부터 누릴 나날은 빛나는 사랑으로 부드러이 편다.


ㅅㄴㄹ


“너, 폭력까지 휘두르고, 완전 최악이네.” (10쪽)


“너 같은 녀석은 이제 친구도 아니야!” “내가 할 소리거든? 모르는 사람은 꺼져버려! 이제 다시는 오지 마! 모르는 사람!” (108쪽)


“무슨 소리야. 싸움 정도는 할 수도 있지.” “이렇게 심하게 싸운 사람은 세상에 별로 없을 거야.” “있을걸? 다들 싸우니까. 싸움도 하고, 화해도 하는 거야. 그러다 또 싸울 수도 있지만.” (151쪽)


#森つぶみ #転がる姉弟


+


이미 아웃인데

→ 이미 넘었는데

→ 이미 끝인데

→ 이미 지났는데

14쪽


나만은 이 신호등을 무시하지 않겠다고

→ 나만은 이 길불을 못 본 척 않겠다고

→ 나만은 이 불빛을 지나치지 않겠다고

20쪽


지금부터 플라네타륨 상영을 시작하겠습니다

→ 이제부터 별바라기를 열겠습니다

→ 이제부터 별하늘을 펴겠습니다

→ 이제부터 별판을 띄우겠습니다

43쪽


아까 웃은 거, 나빴던 것 같아

→ 아까 웃었는데, 나빴어

44쪽


그 녀석, 피지컬 빼고는 완전 별로던데

→ 그 녀석 몸뚱이 빼고는 아주 꽝이던데

→ 그 녀석 힘 빼고는 그냥 꽝이던데

61쪽


만약 부러지면 변상해야 해

→ 부러지면 갚아야 해

→ 부러지면 돌려줘야 해

93쪽


역시 너랑 있으면 너∼∼무 재미있어

→ 참말 너랑 있으면 아주아주 재미있어

→ 아, 너랑 있으면 무척무척 재미있어

102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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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조 액추얼리
코다마 유키 지음, 천강원 옮김 / 애니북스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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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4.1.30.

만화책시렁 617


《백조 액추얼리》

 코다마 유키

 천강원 옮김

 애니북스

 2008.12.20.



  눈부시도록 하얀 깃털로 감싼 몸으로 가볍게 날아올라 하늘을 환하게 밝히는 새가 있습니다. 영어로는 ‘swan’이고, 일본에서는 ‘白鳥’이고, 우리나라는 ‘고니’라고 합니다. 우리말 ‘고니’는 밑동이 ‘곱다’입니다. “고운 님(임) 같은 새”라는 뜻입니다. 《백조 액추얼리》는 《羽衣ミシン》을 옮긴 한글판입니다. “깃옷 바느질”을 뜬금없이 바꿨어요. 사람으로 겉모습을 바꾼 고니가 마음 착한 사람 곁에서 눈부신 깃옷(깃털옷)을 지어서 베푸는 나날을 문득 꿈처럼 베풀고서 고니나라로 돌아가는데, 고니나라로 돌아갔어도 언제까지나 ‘첫사랑’인 사람을 그리는 이야기를 따사로이 담아내었습니다. 살며시 찾아왔다가 날아가는 새가 어떤 눈빛이자 숨빛인가를 고즈넉이 풀어낸 터라, 문득 되읽을 적마다 뭉클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도 일본도 새를 잘 안 쳐다봅니다. 새바라기를 하는 분이 좀 늘기는 했어도, 집이나 마을에서 멀리 나가서야 구경합니다. 새랑 함께 살아갈 풀꽃나무를 마당에서 누리는 길로는 좀처럼 들어서지 않습니다. 걸어야 새를 만나고, 겨울에 고니를 사귑니다. 걸어야 바람노래에 풀벌레노래를 듣고, 여름에 제비춤을 누립니다. 손으로 짓고 발로 걸어야 사람입니다. 손빛과 다리품을 잊으면 넋이 바래요.


ㅅㄴㄹ


북녘 땅에서 백조들이 겨울과 함께 날아와서는 잠시 쉬었다가 이내 남쪽을 향해 날아간다. (8쪽)


“저는, 오늘 아침 요이치 씨가 목숨을 구해준 백조랍니다.” (34쪽)


“이건 산 게 아니라, 물려받은 거예요. 몸의 일부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소중한 것이에요.” (133쪽)


‘왠지 손바닥 안에 떨어진 한 떨기 첫눈이 한없이 따스하게 느껴졌다.’ (186쪽)


#羽衣ミシン #小玉ユキ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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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싶어

일본판 겉그림을 찾아보았더니

"스완 액추얼리' 같은 영어는

아예 있지도 않다.


책이름을 함부로 바꾸는 짓은

너무 뻔뻔하지 않은가?

코다마 유키 만화를 '이해하지 못해'서

이런 짓을 일삼는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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