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즈카 오사무의 만화 창작법
데즈카 오사무 지음, 문성호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5년 10월
평점 :
품절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3.6.15.

인문책시렁 225


《데즈카 오사무의 만화 창작법》

 데즈카 오사무

 문성호 옮김

 AK hobbybook

 2015.10.25.



  《데즈카 오사무의 만화 창작법》(데즈카 오사무/문성호 옮김, AK hobbybook, 2015)이 나온 2015년부터 여덟 해가 흐르는 동안 우리 집 두 아이는 이 책을 ‘그림꽃 길잡이(만화창작 길잡이)’로 삼습니다. 두 아이 스스로 그림꽃을 신나게 여미다가 막힌다든지 어려운 대목을 만나면 한참 끙끙대다가 이 책을 조용히 읽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읽고, 테즈카 오사무 님 여러 그림꽃을 다시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하나 읽어요. 이러면 어느새 스스로 기운이 북돋는지 즐겁게 붓을 쥡니다.


  한글판으로 나온 길잡이책 가운데 《데즈카 오사무의 만화 창작법》이 으뜸이라고 느낍니다. 2023년까지 나온 책을 두루 보고 읽고 짚으면서 ‘어린이·푸름이뿐 아니라 어른한테 길잡이책으로 건넬 만한 책’은 언제나 이 한 가지였습니다.


  왜 이 하나 말고는 길잡이책을 안 건넬까요? 우리가 어른이라면 먼저 읽어 보면서 느낄 노릇입니다. 어린이가 읽을 만한지 아닌지 먼저 느끼고 알아보고 깨달아야 합니다. 어린이가 글이나 그림이나 빛꽃(사진)으로 담고 싶은 이야기를 저마다 스스로 사랑이란 마음으로 찾아내도록 북돋우는 길을 살필 일입니다.


  글을 쓰려면 무엇부터 해야 할까요? 붓? 종이? 셈틀? 손전화? 또는 글을 실을 자리? 글을 여미어 펴낼 곳? 띄어쓰기? 맞춤길? 꾸밈길(수사법)? 뭘 살피거나 알거나 익혀야 할까요?


  그림을 그리려면 무엇부터 해야 하나요? 하나씩 생각해 봐요. ‘생각’을 할 노릇입니다.


  모든 곳에서 똑같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스스로 지은 ‘삶’이 있을 적에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빛꽃을 찍습니다. 삶이 없는 마당에 무슨 글이고 나발이고 있겠습니까? 삶이란, 잘난 삶도 못난 삶도 아닌, ‘내가 스스로 걸어온 길에 누린 하루’입니다.


  아기는 아기로서 목을 가누고 침을 흘리면서 잠들고 젖을 물다가 웃는 삶이 있기에, 아기 손에 붓을 쥐어 주면 도리도리 흔들다가 입에 척 넣고 우물우물하고는 뱉습니다. 아기 나름대로 하는 ‘글쓰기’입니다. 어린이는 어린이로서 그동안 뛰놀거나 억눌린 채 보낸 삶이 있기에, 어린이 손에 붓을 건네면 여러모로 생각해 보고서 어른한테 터뜨리는 꾸중이라든지 스스로 노래하는 사랑을 굵고 짧게 들려줍니다.


  ‘만화창작’이나 ‘문학창작’이나 ‘예술창작’은 모두 같습니다. ‘기술창조’나 ‘경제발전’이나 ‘평화정책’도 다 같습니다. 바탕은 ‘삶’입니다. 첫걸음은 ‘사랑’입니다. 삶을 스스로 누린 바탕에 사랑이라는 꿈을 그려 나가면, 우리가 어디에서 무슨 일을 하건 모두 아름다이 열매를 맺습니다.


  삶을 안 바라볼 뿐 아니라, 사랑을 씨앗으로 안 심으면, 아무리 멋을 부리거나 꾸미더라도 헛소리나 헛발질로 맴돕니다. 그러니까 글·그림·그림꽃·빛꽃을 비롯해서 ‘정치·사회·문학·문화·예술·학문·학교’를 바라볼 적에는 늘 이 두 가지 ‘삶·사랑’이라는 눈으로 살피면 됩니다. 여기에 하나를 보태면 ‘숲’이라는 눈을 들 만합니다.


  삶을 그리는 사랑을 숲빛으로 펴면서 살림을 짓는 사람이기에 아름답습니다. 오직 이뿐입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숱한 사람들은 ‘베스트셀러’란 허울에 사로잡힌 나머지 ‘우리 삶·사랑·숲·살림’하고 너무 멀군요. ‘바쁘고 높으신 베스트셀러’를 걷어치우지 않는다면 ‘인구소멸’도 걷어내지 못 합니다. 왜 그럴까요? 모든 삶은 나란히 흐르니까요. ‘우리 이야기’를 바라볼 적에 ‘우리 마을’이 살아나고, ‘우리 이야기’가 삶이요 사랑이며 숲인 줄 알아차릴 적에 ‘우리 누구나 지음이(창작자·창조자)’로 일어섭니다.


ㅅㄴㄹ


그림 종이를 펼치도록 하자. 당신이 지금 바라는 것을 거기에 글로 써 보자. 문장 형태가 아니어도 상관없다. 그냥 마음속에서 느껴지는 욕구나 불만을 문자로 써 보자. (11쪽)


사실 아톰의 머리 모양은 내가 모델이다. 내가 젊었을 때, 머리가 아직 타고난 곱슬머리였을 때, 목욕을 하고 나오면 머리카락이 삐죽삐죽 뻗쳐서 곤란한 일이 많았다. (26쪽)


만화가들이 어시스턴트를 고용해 먹칠을 시키게 된 것은, 만화 주간지 시대가 되어 양산을 강요받게 된 이후부터다. 하지만 작품에 애착이 있는 사람이라면 스스로 먹칠이나 지우개질까지 다 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 (52쪽)


만화에서 각각의 개성은 작가가 모델인 주인공으로 결정되어버리는 것은 아닐까. 그러므로 주인공을 만들기로 마음먹었다면, 우선 자신의 얼굴을 그려 보도록 하자. (97쪽)


어린아이들에게는 부모가 책을 사주는 것보다, 직접 이야기를 들려주는 쪽이 훨씬 더 기억에 남는다. (159쪽)


내가 젊었을 때는 만화를 그린다고 하면 “뭐, 재밌는 취미를 가지셨네요.”같이 비아냥대며 놀리기 일쑤였다. 그때의 버릇이 남아서, 지금도 사람들 앞에서 만화를 그릴 때와 도시락을 먹을 때는 나도 모르게 다른 한쪽 손으로 숨기려고 한다. 한심한 조건반사다. 요즘 젊은이들은 그런 면에서 당당하게 여봐란듯이 그릴 수 있는 처지다. 그림을 못 그린다고 해서 부끄러워하는 그런 시대가 아니다. 대담하게 그리자. (232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만화 만드는 법 -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던 프로의 스토리 만들기
야마모토 오사무 지음, 이기진 옮김 / 길찾기 / 2016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3.6.15.

만화책시렁 549


《만화 만드는 법》

 야마모토 오사무

 이기진 옮김

 길찾기

 2016.8.15.



  ‘야마모토 오사무’ 님 그림꽃 《머나먼 갑자원》이며 《사랑의 집》이며 《천상의 현》을 읽었습니다. 이이가 들려주는 《만화 만드는 법》은 좀 다를까 싶어 장만했습니다. 그림꽃을 어떻게 엮느냐를 들려주는 보기로 ‘타카하시 루미코’ 님을 들더군요. ‘눈’이 있구나 하고 여겼는데, 막상 야마모토 오사무 스스로 빚은 그림꽃 가운데 ‘보기로 든 그림’이 아주 고약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따지고 보면, 어떤 보기나 그림을 들더라도 이야기를 여밀 수 있고, 잘 밝힐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러나 말이지요, 우리가 스스로 ‘어른’이고, ‘어린이’한테 그림꽃길(만화작법)을 들려줄 적에는 ‘생각’을 할 노릇입니다. 아이들한테 어떤 모습을 보여주겠습니까? 아이들이 어떤 꿈과 사랑을 어떤 그림으로 담아내기를 바랍니까? ‘자잘한’ 대목이라고 눙치면서 지나갈는지 모르나, 바로 ‘자잘한’ 대목을 ‘들꽃’으로 느끼면서 들빛으로 담아내려는 손길이 아니라면, 모든 글·그림은 스스로 망그라지게 마련입니다. 가시내 치맛속을 들추는 엉큼한 그림을 왜 ‘그림꽃을 짓는 보기’로 삼아야 하는지요? 아무리 되읽어 보아도 뜬금없고 줄거리하고 동떨어집니다. ‘테즈카·타카하시’는 “어린이하고 함께 볼 그림”을 그렸습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만화 그리는 법 - 당신도 만화가가 될 수 있다! 땅콩문고
소복이 지음 / 유유 / 2021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3.6.15.

만화책시렁 548


《만화 그리는 법》

 소복이

 유유

 2021.8.4.



  이제는 사라진 ‘새만화책’이라는 펴냄터와 달책이 있습니다. 적잖은 그림꽃책(만화책)을 선보이고서 사라졌지만, 훨씬 더 넓고 깊이 그림꽃밭을 일굴 수 있었습니다. 우리나라 그림꽃이 오롯이 ‘우리스럽’도록 그림꽃님을 북돋아서 차근차근 이야기밭을 일구는 새길을 걸어간 ‘새만화책’입니다. “우리스럽다 : 남 흉내를 낼 까닭이 없이 스스로 짓는 삶을 스스로 담는다”입니다. 《만화 그리는 법》을 읽었습니다. 소복이 님이 처음 선보인 예전 그림꽃을 떠올리고, 요즘 펴는 그림꽃을 돌아봅니다. 글도 그림도 ‘나아’지거나 ‘나빠’지는 일이란 없습니다. 늘 매한가지입니다. 이 대목을 알면 글그림 어디에나 ‘이야기’를 담지만, 이 대목을 잊거나 모르면 으레 ‘목소리’를 높입니다. ‘새만화책’을 거쳐 첫선을 보인 숱한 분들은 그곳 엮음이가 키잡이 노릇을 톡톡히 했는데, 어쩐지 홀로서기를 한 뒤부터 다들 ‘멋스러움’으로 기울더군요. ‘멋’은 안 나쁘지만 ‘재미’로 흐르고, ‘재미’는 ‘잿더미’ 같은 가벼우면서 ‘장난’ 스러운 손짓(손놀림)에서 그치게 마련입니다. 만화란, “글과 그림을 함께 그리는 길”입니다. 스스로 미처 몰랐던 사랑을 그리고, 이웃한테서 사랑을 느끼면서 그리기에 ‘그림꽃’입니다.


ㅅㄴㄹ


《만화 그리는 법》(소복이, 유유, 2021)


너무 사소하고 아무것도 아닌 이야기도 만화가 되면 나조차 몰랐던 생각과 느낌이 만화 속에 담긴다

→ 작고 아무것도 아닌 이야기를 그림꽃으로 담으면 미처 몰랐던 생각과 느낌이 흐른다

→ 우리 삶을 그림꽃으로 옮기면 여태 몰랐던 생각과 흐름이 이야기로 피어난다

92쪽


내가 말해 준 것 중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한 것은?

→ 내가 한 말 가운데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면?

→ 내 말 가운데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면?

97쪽


처음 만화를 시작했을 때

→ 처음 그림꽃을 했을 때

→ 처음 그려 보았을 때

100쪽


감동적인 남의 글을 만나는 일은 쉽지 않지만

→ 남이 쓴 글은 아름답다고 잘 느끼지 않지만

→ 아름다운 다른 글을 만나기는 쉽지 않지만

116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우리 집 두 아이는

만화를 그린 지 

꽤 되었다.

만화를 그리는 두 아이는

스승도 제자도 없이

그리고 또 그린다.


만화 그리는 길을 익히고 싶다면

히가시무라 아키코 님이 선보인

《그리고 또 그리고》를 읽으시기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플라타너스의 열매 5
히가시모토 토시야 지음, 원성민 옮김 / 대원씨아이(만화) / 202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노래 만화책 2023.6.13.

책으로 삶읽기 825


《플라타너스의 열매 5》

 히가시모토 토시야

 원성민 옮김

 대원씨아이

 2023.3.31.



《플라타너스의 열매 5》(히가시모토 토시야/원성민 옮김, 대원씨아이, 2023)을 읽는다. 이웃나라 그림꽃에 나오는 이야기는 오늘 우리나라에서 뼈저리게 앓으며 알아야 하는 대목이다. ‘어린이를 돌보거나 살피는 곳’은 확확 줄거나 사라진다. 왜 사라지겠는가? 돌봄이(의사) 스스로 ‘돈이 안 된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이웃나라도 우리나라도 ‘할배 할매를 돌보는 곳’은 시골에까지 많다. 왜 많을까? ‘어르신 복지’이겠는가? 아니다. ‘할매 할배를 돌보는 일을 하면 돈이 되기 때문’이다. 오직 이 하나로 돌아간다고 해도 될 만하다. 《플라타너스의 열매》는 대놓고 말하는데, “(어린이는) 큰병도 거의 없으니까 벌이가 안 돼” 하고 여기는 두 나라 돌봄이(의사)인 터라, 나라에서 돈을 바친들 바꿀 수 없다. 그리고 돌봄이만 탓할 수 없는 노릇이다. “벌이가 안 되”기에 일을 안 하려는 사람은 돌봄이뿐 아니라, 모든 일터에서 매한가지인걸. ‘살림’이 아닌 ‘벌이’에 왜 기울어버렸는가를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겉으로 ‘살림꽃(워라벨)’을 말하더라도, 정작 ‘벌이 안 되는 살림꽃은 싫다’고 내치는 판이 왜 생겼을까? 우두머리(대통령)가 ‘푸른지붕’을 떠나더라도 서울에 머문다. 오늘날 우두머리가 굳이 서울에 머물러서 일해야 할까? 경북 영양이나 전남 고흥 같은 두멧시골에서 조용히 깃들며 일해도 되지 않을까? 아니, 우두머리 자리에 앉는 이들은 달마다 ‘작은 시·군으로 옮겨가면서 작은 시·군 작은집에 깃들어 일해도 되’리라. 우두머리에서 물러난 뒤에 으리으리한 집을 세워 서울을 떠나는 몸짓이 아닌, 일을 한창 할 적에 ‘시골’에서 깃들어야 ‘시골 인구소멸 대책’을 몸으로 깨닫겠지. 오늘날 시골군수는 ‘군수 임기를 마치면, 미리 사둔 서울 아파트로 낼름 달아난’다. 이런 헛다리들이 벼슬자리를 거머쥐는 판이니 ‘인구소멸 대책 예산’으로 100조를 쓰든 200조를 쓰든 늘 뒷길로 돈이 샐 뿐, 온나라가 멍들밖에 없다. 어린이를 쳐다보지 않는 이들이 어린이를 살리거나 돌보는 길(정책)을 펼 수 없다. 어린이를 안 낳고 안 돌보는 이들이 우두머리나 벼슬자리를 거머쥐니, 아이가 확확 사라질 수밖에 없지.


ㅅㄴㄹ


“수술은 히데키 씨에게 맡기면 되지만, 실연의 상처는 어떻게 해줄 방법이 없어요.” (12쪽)


“병을 고치는 건 의사가 아니야. 환자 자신이지. 의사는 단지 그걸 도와줄 뿐이고.” (58쪽)


“인연이란, 서로의 자유를 빼앗는 게 아니지.” (176쪽)


“의료라는 건 경영이야. 실적을 쌓고 의료 보수를 받는 게 제일이지. 소아과는 환자 수가 적은 데다가 큰병도 거의 없으니까 벌이가 안 돼. 이상론을 들먹이면서 쓸데없는 것에 돈을 들이다니 어쩌자는 거지? 그 결과를 보라고. 소와과를 오픈한 지 반 년 만에 엄청난 적자야.” (200쪽)



시련의 시기로군요

→ 고단한 날이로군요

→ 힘든 때로군요

→ 가시밭길이로군요

11쪽


사춘기란 이렇게 상처 입으며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이 아닐까요

→ 꽃나이란 이렇게 아프며 어른이 되어가는 길이 아닐까요

→ 봄철이란 이렇게 가슴앓이로 어른이 되는 날이 아닐까요

13쪽


그렇게까지 팔불출은 아니에요

→ 그렇게까지 모지리는 아니에요

→ 그렇게까지 못나지는 않아요

18쪽


많은 기대 바랍니다

→ 지켜봐 주셔요

→ 기다려 주셔요

114쪽


과보호에 의한 과도한 모자밀착

→ 싸고들아 달라붙은 어이아들

156쪽


긴히 할 얘기가 있어서 말이야

→ 꼭 할 얘기가 있어서 말이야

→ 바삐 할 얘기가 있어서 말이야

177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드래곤볼 슈퍼 20
토리야마 아키라 지음, 토요타로 그림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23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3.6.12.

책으로 삶읽기 824


《드래곤볼 슈퍼 20》

 토요타로 그림

 토리야마 아키라 글

 유유리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3.4.20.



《드래곤볼 슈퍼 20》(토요타로·토리야마 아키라/유유리 옮김, 서울문화사, 2023)을 읽었다. 이제 그야말로 다 끝낼 때일 텐데 싶다. 더 그려야 할 이야기란 무엇일까? ‘툭탁질(격투신)’을 그리고 싶은가? ‘새얼굴(새 캐릭터)’을 집어넣고 싶은가? 어쩌면 ‘손오공 엄마’ 이야기까지 꾹꾹 채울 이야기를 잔뜩 그리면서 늘어뜨리고 싶을는지 모르리라. 이러면서 ‘손오공 할아버지에 할머니’까지 끼워넣을 수 있겠지. 누가 나와도 매한가지이다. 힘으로 윽박지르려 하면 스스로 힘(몸)이 닳아서 빨리 늙고 곧바로 죽는다. 힘이 아닌 기운을 끌어낼 적에는 마음으로 새롭게 깨어나기에 스스로 빛나면서 죽음이 아닌 살림이라는 숨결이 되게 마련이다. 무엇보다도 온누리(우주)는 싸움이 아닌 사랑이 바탕인데, ‘드래곤볼 슈퍼’처럼 ‘슈퍼’란 이름을 붙이는 줄거리조차 쌈박질에서 헤매는 판이다. 아무튼 1990년부터 2023년까지 다 사서 읽기는 했는데, ‘무의식의 극의’처럼 자꾸 말장난으로 가려는 짓은 멈추고 ‘끝나지 않는 끝’이 아니라 ‘끝맺음’을 할 줄 알기를 빌 뿐이다.



“네놈의 무의식의 극의는 어떻지? 변한 것처럼 보이진 않는데. 어서 답을 내라.” (15쪽)


“그쪽 무의식은 마음을 평온하게 유지해야 하지만, 이쪽은 내가 가진 있는 그대로의 감정으로도 쓸 수 있거든. 지금의 내 마음은, 평온하지 않아서 말이지.” (31쪽)



오공 씨의 친구 분인 듯하여, 이번만 특별히입니다

→ 오공 씨 동무 분인 듯하여, 오늘만입니다

→ 오공 씨 아는 분인 듯하여, 딱 하루만입니다

139쪽


오늘 하려던 사업 미팅은 취소하지. 작은 착오가 있어서

→ 오늘 하려던 일 얘기는 그만두지. 조금 잘못이 있어서

127쪽


이 나이가 돼서 능력이 개화할 줄이야

→ 이 나이가 돼서 힘을 열 줄이야

→ 이 나이가 돼서 눈을 뜰 줄이야

103쪽


난 이제 누구에게도 복수하지 않아

→ 난 이제 누구한테도 되갚지 않아

→ 난 이제 누구도 받아치지 않아

96쪽


그렇게 계속 농성하고 있을 셈인가

→ 그렇게 버티기만 할 셈인가

→ 그렇게 뻗대기만 할 셈인가

27쪽


하하하하, 자멸했나

→ 하하하하, 내던졌나

→ 하하하하, 던졌는가

→ 하하하하, 바보인가

23쪽


자, 곤란하지? 내게 대미지는 전투를 위한 연료다

→ 자, 어렵지? 내 생채기는 싸우는 기름이다

→ 자, 까다롭지? 나는 다치면 불타올라 싸운다

7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