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블양재점 3 - 키누요와 해리엇
와다 타카시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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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만화책 2021.9.3.

책으로 삶읽기 698


《비블 양재점 3》

 와다 타카시

 강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2021.1.31.



“이곳의 흙에는 고래의 똥이 배어들어서 좋은 냄새가 나는 거구나. 두근두근에게 필요한 건 옷과 이 흙이야! 진흙으로 천을 염색하는 방법이 있었지?” (30쪽)


“이제 좀 진정됐니? 봐. 바깥의 경치도 나쁘지 않지?” (39∼40쪽)


“우리 부부는 이름없는 마법사의 저주에 걸려, 이곳에서 억지로 일을 하고 있는 거야. 나는 모습만 변했을 뿐이지만, 저 사람은 마음까지 빼앗겨 버렸지. 너무나 불쌍해. 저 모습으로 계속 살아갈 사람이.” (104쪽)


“이건 전부 가짜야. 아아, 너도 가짜였지.” “가짜고 아니고는 상관없어. 언니가 있는 이곳에 오고 싶었어.” (145쪽)



《비블 양재점 3》(와다 타카시/강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2021)을 읽었다. 할머니한테서 바느질하고 마름질을 물려받은 아이는 ‘할머니 숨결’을 그리면서 ‘내 손길’을 담는 새옷을 천천히 지어 간다. 아이가 스스로 사랑하며 꿈꾼다면, 아이가 손을 놀릴 적마다 ‘오랜 숨소리’하고 ‘새로운 손빛’이 어우러지겠지. 아이가 스스로 사랑이며 꿈을 놓거나 잃으면 두 가지는 가뭇없이 사라질 테고. 우리는 누구나 아이요 어른(또는 어버이)이라는 두 넋을 품으면서 살아간다. 다 다르게 사랑을 받아 태어났고, 다 다르게 사랑을 지으며 살아간다. 다 다르게 꿈씨앗을 받아 자랐으며, 다 다르게 꿈씨앗을 가꾸며 살아간다. 이 둘을 어우르는 길은 언제나 스스로 찾을 노릇.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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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부나가의 셰프 15
카지카와 타쿠로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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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만화책 2021.8.25.

책으로 삶읽기 696


《노부나가의 셰프 15》

 카지카와 타쿠로

 강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2020.4.30.



《노부나가의 셰프 15》(니시무라 미츠루·카지카와 타쿠로/강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2020)을 읽으며 생각한다. 앞선 열넉걸음하고 맞물리는 줄거리를 다루는데, 길머리를 이루는 시골마을 사람들이 노부나가한테 마음을 돌리도록 하려면 무엇을 보고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짚는다. 곰곰이 보면 지난날에는 우리나라도 일본도 거의 모든 사람은 흙지기였다. 칼을 쥐거나 높은자리에 앉는 이는 한 줌조차 안 된다. 거의 모두라 할 사람들이 흙을 가꾸면서 삶을 지었기에 칼잡이(무사·군인)도 임금(권력자)도 있기 마련이다. 삶터에서 밑바탕을 이루는 작은 들풀 같은 사람들이 있기에 나라가 있다는 뜻이다. 오늘날은 어떤가? 총칼잡이(군인)가 엄청나게 늘었고, 임금 곁에 벼슬아치하고 감투꾼이 잔뜩 있다. 이들은 삶터에서 밑바탕을 이루는 사람들을 어떤 눈길로 볼까? 어쩌면 밑바탕을 이루는 들꽃 같은 사람들을 아예 안 쳐다보거나 모르쇠이지는 않을까? 지난날에는 밥(먹을거리)으로 사람들을 홀리려 했다면, 오늘날에는 돈으로 사람들을 홀리려는 나라(정부)이지 싶다. 참길을 걷지 않는 임금·우두머리·벼슬아치·감투꾼은 왜 있어야 할까?


ㅅㄴㄹ


“굶주림에 괴로워하는 마을사람들을 먹을 것으로 회유하라는 뜻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붙잡히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그들을 움직이는 것은 그런 찰나적인 욕구가 아니며, 자위 의지를 가진 독립된 집단임을 말입니다!” (15쪽)


“그분들은 정말로 즐겁게 식사를 하시거든요. 그게 너무나도 사람냄새가 나서, 흐뭇해서, 저는 그 광경을 잃고 싶지 않습니다.” (75쪽)


‘모두들 자신이 있어야 할 곳으로 갔다. 나는 이제 어떻게 하지?’ (99쪽)


“총대장은 달아나야 한다. 평범한 일개 장수처럼 무용을 뽐내다 화려하게 스러지는 일은 용납되지 않는다. 죽기보다도 가혹한 패전의 치욕을 한몸에 받으며 자신이 내린 명령에 의해 죽은 자들의 시신을 밟고, 또한 달아나야 한다.” (14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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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신기한 박물관에 출근한다 1
사와라 토모 지음, 나민형 옮김 / 시리얼(학산문화사)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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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만화책 2021.8.16.

만화책시렁 363


《나는 신기한 박물관에 출근한다 1》

 사와라 토모

 나민형 옮김

 시리얼

 2019.10.25.



  우리나라에 있는 ‘박물관’을 갈 적마다 “집은 크되 살림은 허술하다”고 느낍니다. 아마 박물관뿐 아닐 테지요. 우리나라 시골 벼슬집(군청)은 어마어마하게 큽니다. 시골마다 사람이 줄고 늙는다지만 벼슬집만은 으리으리해요. 큰고장 벼슬집(관공서)도 우람하기는 매한가지입니다. 돈도 힘도 품도 마음까지도 겉치레에만 쓰지 싶어요. 이러다 보니 ‘박물(博物)’이 무엇인가 하고 깊이 생각하면서 어린이한테 우리말로 풀어내거나 다듬는 어른을 만나기란 참 어렵습니다. 《나는 신기한 박물관에 출근한다 1》를 읽고서 뒷걸음을 천천히 읽는데, 이 그림꽃책에 나오듯 “둘레 모든 숨결하고 동무가 되면서 즐겁게 온살림을 배우는 길에 나서려는 어린이”한테 더없이 이바지할 이야기를 다루는구나 싶어요. ‘박물’이란 ‘온갖’입니다. ‘온살림’입니다. 수수하게 보면 ‘살림’입니다. 살아가는 자리에서 곁에 두는 모두를 우리말로는 ‘살림’으로, 한자말로는 ‘박물’로 가리킵니다. 곧 “박물관 = 살림숲·살림숲집”입니다. 온갖 살림을 건사하면서 차근차근 짚고 들려주는 데가 ‘살림숲집(박물관)’이에요. 그저 알기만 한다면 ‘살림·박물’이 아닙니다. 슬기롭게 사랑하고 돌보는 손길이 되기에 비로소 ‘살림숲’이에요.


ㅅㄴㄹ


“하지만 사슴이나 멧돼지보다 생존 밀도나 번식률이 낮기 때문에, 조심하지 않으면 또 ‘환상의 동물’이 돼버릴 거야.” (29쪽)


“이게 제일 중요해! 모르는 건 바로바로 물어봐! 잘 안 되면 돌아가도록! 다치지 말라는 거야!” (69쪽)


“나도 되고 싶어. 나도 박물관 사람이 될 수 있어?” “내가 어떻게 알아! 뭐, 하나 말해 줄 수 있는 건, 이렇게 재미있는 일은 또 없다는 거야.” (149∼150쪽)


#早良朋 #へんなものみっ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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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볼 슈퍼 15
토리야마 아키라 지음, 토요타로 그림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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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만화책 2021.8.12.

책으로 삶읽기 695


《드래곤볼 슈퍼 15》

 토요타로 그림

 토리야마 아키라 글

 유유리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1.6.20.



《드래곤볼 슈퍼 15》(토요타로·토리야마 아키라/유유리 옮김, 서울문화사, 2021)은 이야기를 가볍게 매듭짓는다. 별을 삼키는 ‘모로’라고 하는 이가 손오공한테 어떻게 무릎을 꿇고 먼지처럼 사라지는가를 보여준다. 먼지가 되기 앞서 ‘모로’는 손오공한테 “몸을 갈고닦는 짓은 힘없는 바보나 한다”고 읊는다.


그런데 다른 사람이나 별에 흐르는 기운을 빼앗거나 가로채는 짓이야말로 힘없는 바보나 하는 짓이지 않을까? 참다이 힘있고, 참다이 씩씩하며, 참다이 사랑이요, 참다이 아름다운 이라면 남한테서 빼앗거나 가로채지 않는다. 모두 스스로 짓거나 길어올린다.


글을 놓고 보라. 다른 사람이 쓴 멋스럽구나 싶은 글을 흉내낸다면 무슨 글이 될까? 이도 저도 아닌 글이다. 오늘날 숱한 글은 ‘흉내글’인데, ‘흉내를 내려고 보기로 삼은 글’조차 ‘다른 글을 흉내낸 글’이기 일쑤이다. 아무리 투박해 보여도 흉내가 아닌 스스로 다스리거나 갈고닦으면서 지어낸 빛이 가장 아름답고 튼튼하면서 세다. 아무리 투박하거나 맞춤길에 띄어쓰기가 어수룩한 글이라 해도, 남 눈치나 흉내를 모두 털어내고서 스스로 즐거이 쓴 글이야말로 아름답고 빛나고 사랑스럽기 마련이다.


ㅅㄴㄹ


“오공 녀석은 뭘 저리 놀고 있는 게야! 빨리 끝내라고 했을 텐데!” (16쪽)


“어쩌면 별과 사람들의 생명을 빼앗는 것보다 그쪽이 훨씬 더 강해졌을지도 몰라.” “닥쳐라. 수련 같은 건 약자가 하는 짓이다.” “아깝네. 너만큼 터프한 녀석은 처음 보는데.” (17쪽)


“잘만 되면 모로만 파괴하고 지구를 구할 수 있을 테죠.” “그거, 내가 할 수 있어?” “당신은 이미 신의 힘을 손에 넣지 않았습니까?” (61쪽)


“뭐야, 또 강한 녀석이 나타나려나 싶어서 기대했잖아.” “아직도 질리지 않았나?” (154쪽)


“강한 녀석과 싸우고 싶다니! 매번 고전이나 하면서! 얼마나 민폐인지 아느냐!” (154쪽)


“제 흉내를 내도 소용없습니다. 자신의 전투법을 찾아내세요.” (160쪽)


“위스는 무의식의 극의를 쓰고 있는 건가?” “쓰고 있다고 할까. 천사들은 항상 무의식의 극의 상태에 있다.” (160쪽)


#とりやまあきら #鳥山明 #とよたろ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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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라 기모노 소녀 3
야마자키 제로 지음, 고바야시 구미 감수 / 시리얼(학산문화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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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만화책 2021.8.1.

만화책시렁 361


《사랑하라 기모노 소녀 3》

 야마자키 제로 글·그림

 고바야시 구미 살핌

 이상은 옮김

 시리얼

 2020.12.25.



  예부터 “옷이 날개”라 했고, 저는 오래도록 “옷이 날개”가 무슨 뜻일까 궁금해 하면서 그리 반기지 않았습니다. 마치 겉치레가 눈부시다고 가리키는구나 싶었거든요. 둘레에 이 말을 물은들 제대로 들려주거나 풀어내는 어른을 못 봤어요. 하나같이 ‘꾸밈질 = 날개’인 듯 여겨요. 이러다가 우리 ‘몸’이야말로 ‘넋(마음)이 입은 옷’인 줄 차근차근 배우던 무렵 ‘천으로 지은 옷’은 ‘우리 몸이 옷이요 날개인 줄 새롭게 바라보도록 북돋우며 알려주는 길’이라고 느꼈어요. “옷이 날개 = 몸이 날개”란 뜻이면서, “우리 몸을 마음껏 띄우고 날리고 틔우면서 삶을 즐긴다”는 길이더군요. 《사랑하라 기모노 소녀 3》을 읽으며 ‘날개를 달고 싶은 날’하고 ‘날개를 잊고 싶은 날’이 있는 사람들 삶을 돌아봅니다. 축 처지고 싶기에 아무렇게나 걸치고 먹고 뒹굽니다. 가볍고 반짝이는 마음이 되고 싶기에 곱게 걸치고 먹고 걸어요. 남한테 잘 보이려고 걸치는 옷이 아닙니다. 남한테 자랑하려고 먹는 밥이 아닙니다. 남한테서 이쁨받으려고 사뿐사뿐 걷지 않습니다. 오직 스스로 사랑하여 환하게 피어나고 싶기에 “옷이 날개”인 줄 알아차려서 “마음이 사랑”이 되는 길을 걷는 오늘이 되도록 합니다.


ㅅㄴㄹ


‘슬픈 꽃말도 있지만, 할머니는 오비도 꽃도 좋아한단다. 사랑 때문에 힘들 때나 행복할 때나 함께 있어 준 추억의 오비니까. 게다가 보라색 튤립의 꽃말은, 영원한 사랑이잖니? 모모도 언젠가 그런 사랑을 만날 거야.’ (34∼35쪽)


“안 돼. 안 돼.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말자. 모처럼 기모노를 입는 거니까. 우울한 기분을 날려버리는 거야!” (105쪽)


“무늬와 색, 장신구까지 각각 달라서, 역시 기모노는 여성을 빛나게 하는 옷이군요!” (144쪽)


“저에게 기모노란, 입기만 해도 특별한 여자아이로 만들어 주는 마법의 드레스예요.” (14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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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戀せよキモノ乙女 #山崎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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