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부나가의 셰프 29
카지카와 타쿠로 외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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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만화책 2021.12.3.

책으로 삶읽기 713


《노부나가의 셰프 29》

 카지카와 타쿠로

 강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2021.9.30.



《노부나가의 셰프 29》(카지카와 타쿠로/강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2021)을 읽으며 지난날 일본이 어떠한 나라였나 하고 돌아본다. 이러면서 그무렵 조선은 어떠한 나라였나 하고 어림한다. 나라란 틀을 세우고 보면, 감투를 놓고 다툼판이 벌어지곤 한다. 이런 감투다툼을 힘으로 다스리는 이가 있고, 슬기로이 달래는 이가 있고, 바깥으로 터뜨려 눈길을 돌리는 이가 있다. 어느 쪽으로 가든 ‘나라는 이어간다’. 어느 쪽으로 가든 ‘감투다툼은 안 사라진다’. 조선은 이웃나라로 쳐들어갈 생각을 하지 않았되, 스스로 돌보는 길을 가지도 않았다. 일본은 스스로 싸움나라가 되는 길을 갔고, 이웃나라도 서슴없이 쳐들어갔다. 두 길을 가만히 보면, 어느 길이었든 여느 들사람은 숱하게 죽었고 다쳤고 사라졌다. 칼과 총을 쥐면 누구나 바보가 된다. 이런 바보들 사이에서 ‘밥 한 그릇’은 바보스러운 길을 사르르 녹이는 노릇을 한다.


ㅅㄴㄹ


1570년대에 일본에 온 포르투갈인 선교사 조안 로드리게스는, 저서 《일본 교회사》에서 이렇게 적고 있다. 명이나 조선은 외국인에 대해 ‘자국을 침략해 오는 게 아닐까’ 하며 경계하고 경멸했다. 하지만 일본은 완전히 반대로 외국인에게 환대와 호의를 보이며 마음대로 자기 나라에 들어오게 했다. 그것은, ‘침략할 수 있겠느냐’라는 절대적인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다. (105∼107쪽)


일본은 침략당하지 않은 것이 아니다. 침략을 시키지 않은 사람들이 이 시대에 있었던 것이다! (14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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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쟁이페달 21
와타나베 와타루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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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만화책 2021.12.3.

책으로 삶읽기 714


《겁쟁이 페달 21》

 와타나베 와타루

 이형진 옮김

 대원씨아이

 2012.6.15.



《겁쟁이 페달 21》(와타나베 와타루/이형진 옮김, 대원씨아이, 2012)를 펴면 내리막을 신나게 달리는 이야기가 흐른다. 내리막에서는 자전거가 부릉이보다 빠를 때가 있다. 가볍게 내리꽂으면서 휙휙 튼달까. 그런데 자전거가 내리막을 내리꽂기까지 오르막을 오르지. 오르막을 오를 줄 아는 다릿심이 있다면 내리막을 내리꽂는 팔심이 있다. 오르기만 하지 않고, 내리기만 하지 않는다. 오르내리면서 다른 바람맛을 누리는 자전거이다.


ㅅㄴㄹ


“연습은 거짓말을 하지 않아. 매일 쌓은 노력은 반드시 형태가 된다.” (42쪽)


“나는 네가 우습게 본 자전거의 힘을 보여줄 수 있어서 만족한다. 이 이상 할 말은 없다. 굳이 말하자면 여기부터 그 다음은 타지 않으면 모른다.” (59쪽)


“자전거에는 엔진이 달려 있지 않아. 나가는 것도, 멈추는 것도, 네 마음대로다. 나가지 않는 것은 네가 나아가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앞만 봐라. 모든 걸 사용해서 나아가려고 하지 않으면.” (6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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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구름
이와오카 히사에 지음, 고현진 옮김 / 애니북스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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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만화책 2021.11.28.

만화책시렁 379


《하얀 구름》

 이와오카 히사에

 고현진 옮김

 애니북스

 2007.9.5.



  숨빛이 아닌 사람이 없고, 숨결이 아닌 풀꽃나무가 없습니다. 짐승도 헤엄이도 새도, 모두 똑같이 숨소리입니다. 눈을 감고서 바라보면 모든 숨빛을 찬찬히 느낄 만합니다. 귀를 닫고서 들으면 모든 숨결을 알아차릴 만합니다. 몸짓을 멈추고서 마주하면 모든 숨소리가 스며듭니다. 숨은 겉으로 흐르지 않아요. 언제나 ‘빛깔없는 바람’으로 우리 곁에 늘 있다가, 속으로 살며시 깃들어 구석구석 감돌고서 살그마니 빠져나와 ‘파랗게 빛나는 하늘’로 돌아갑니다. 《하얀 구름》은 사람하고 사람 사이에 어떤 바람(또는 하늘이나 구름이나 빛)이 있는가 하고 돌아보면서 담아낸 그림꽃입니다. 정갈합니다. 요즈막 우리 누리그림(웹툰)은 이 그림꽃이 펼쳐 보이는 붓결이며 마음결을 읽어내기를 빕니다. ‘좋다가 싫으며 다투는 짓’은 사랑하고 아주 멀어요. 사랑이라는 빛에는 ‘좋고 싫음·옳고 그름·맞고 틀림’이 없습니다. 누구를 좋아한다면 누구를 싫어한다는 뜻입니다. 이와 달리 누구를 사랑한다면 스스로 미움이나 싫음이나 꺼림을 부드러이 녹였다는 뜻입니다. 구름은 왜 흰빛으로 보일까요? 구름이 물방울인 줄, 바다에서 아지랑이로 피어나고 숲에서 살살 올라온 물방울인 줄 어느 만큼 느끼나요? 물방울은 왜 해를 닮은 흰빛일까요?


ㅅㄴㄹ


‘어째서 밤이면 깜짝 놀라는 일이 생기는 거야? 베개 군, 그게 왜 그런 거야? 밤의 어둠이 무섭지만 가끔 포근하다는 기분도 들어.’ (25쪽)


‘나는 마당 한구석에 묻혔다. 나를 묻을 때 할아버지는 그 페트병을 내게 주었다. 그걸 가지고 할머니를 만나러 가야지. 할아버지의 소중한 물건. 할머니가 마지막으로 만진 물건.’ (51∼52쪽)


“저기 있잖아, 아래층 꽃님∼. 저기요∼. 들어주세요. 우리, 엄마가 됐어요! 우린 쭈글쭈글해지겠지만 새로 태어날 거예요∼.” (126쪽)


“행복이란 건 행복하다고 느끼지 못하면 내게 다가오지 않는 거구나라고요. 저요, 지금 행복해요.”(19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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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 선생님 1
유쿠에 타카나 지음, 김완 옮김, 티 선생님 원작 / 삼양출판사(만화)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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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만화책 2021.11.28.

만화책시렁 380


《티 선생님 1》

 티 선생님 이야기

 타카나 유쿠에 그림

 김완 옮김

 삼양출판사

 2020.8.24.



  제 어릴 적은 몇 가지가 모여서 하루를 이룹니다. 첫째, 심부름. 둘째, 놀이. 셋째, 꾸지람을 듣거나 얻어맞기. 넷째, 벅찬 짐(숙제). 아이답게 놀 만한 터전이었나 하고 돌아보면 조금도 아니었을 텐데, 심부름하고 꾸지람하고 짐 틈바구니에서 어떻게든 놀 틈을 비집고 마련하려 했습니다. 살아남으려는 몸부림이 놀이로 터져나왔달까요. 《티 선생님 1》를 들여다봅니다. 어린이집에서 벌어지는 여러 이야기를 단출히 그러모읍니다. 웬만한 이야기마다 ‘서로 좋아하기’로 얽혀 틀에 박히기도 하지만, 아이들이 아이답게 노는 하루를 그릴 적에는 반짝이는 말과 생각이 흐릅니다. 마땅하게도 아이들인 신나게 놀 적에 눈부시게 자랍니다. 아이들은 놀이가 막힐 적에 ‘애어른’이 되고 말아 웃음도 기쁨도 사라진 채 시커멓습니다. 어른도 이와 같아요. 노닥질이 아닌 놀이를 누리면서 일하는 어른일 적에 비로소 눈부시게 살림을 꾸리면서 말빛도 웃음빛도 노래빛도 반짝여요. 놀이가 없이 일만 하기에 노닥질에 기울면서 그만 스스로 시커멓게 타들어가는 어른이지 싶습니다. 놀이란, 아이한테만 삶밥이지 않습니다. 놀이란, 모든 어른한테도 삶밥입니다. 노닥질 아닌 놀이입니다. 즐거이 몸을 놀리는 삶일 적에 온누리가 아름답습니다.


ㅅㄴㄹ


“선생님, 어떤 집에 살고 싶어?” “성처럼 커다란 집에 살고 싶어.” “난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 집에 살고 싶은데.” (35쪽)


“선생님, 어떡하면 어른이 돼?” “으음, 스무 살이 되면?” “‘아이가 되고 싶다’고 생각하면 아닐까?” (69쪽)


“이래서 여자애들은 싫어.” “‘여자애’라고 다 똑같이 보니까 안 되는 거야. 한 명 한 명 다르다구.” (94쪽)


“선생님, 어른들의 ‘잠깐만’하고 애들의 ‘잠깐만’은 다른 거 같아.” (1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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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테 14
오쿠보 케이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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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만화책 2021.11.26.

책으로 삶읽기 712


《아르테 14》

 오쿠보 케이

 김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2021.11.30.



《아르테 14》(오쿠보 케이/김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2021)를 읽다가 한숨이 나왔다. 이 이야기는 언제 끝내려나? 왜 이렇게 질질 끌까? 이탈리아 예전 모습을 그리고 싶다는 그림님 마음은 알겠으나, 더 들려줄 이야기가 없이 자꾸 칸만 잡아먹는구나 싶다. 딱 열걸음(10권)으로 맺을 만했고, 아름답게 맺으려 했다면 일곱걸음(7권)까지 할 만했다고 본다. 일곱걸음부터 슬슬 늘어지더니 열걸음을 지날 때에는 아주 억지로 끝장을 보는구나 싶고, 열넉걸음에 이르러도 ‘그릴 줄거리가 없는 채 이어붙이기’로 나아간다. 아름책이 될 수 있던 그림꽃을 왜 그림님 스스로 군더더기를 붙이면서 망가뜨릴까? 열다섯걸음이 마지막이라면 장만해 놓을까, 말까? 다시 한숨을 쉰다.


ㅅㄴㄹ


“종이를 조달해 왔어. 필요할 것 같아서.” (53쪽)


“너다운걸. 괜찮아. 넌 모를지도 모르지만, 남자도 울어.” (66쪽)


“손님이 대귀족임을 증명할 만한 증거가 없다? 그럼 우리가 귀족이라는 증거는?” (15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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