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센티미터의 일생 2 - SC Collection SC컬렉션 삼양출판사 SC컬렉션
시라카와 긴 지음, 심이슬 옮김 / 삼양출판사(만화)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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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만화책 2022.1.13.

만화책시렁 402


《50센티미터의 일생 2》

 시라카와 긴

 심이슬 옮김

 삼양출판사

 2020.9.21.



  사람은 고양이를 살림(소유물)으로 건사할 수 없습니다. 목숨붙이는 살림이 아니거든요. 함께 살아갈 뿐입니다. 어버이는 아이를 살림(소유물)으로 거느리지 못합니다. 사람도 다른 사람을 가질(소유) 수 없어요. 서로 다른 넋이자 빛이요 숨이면서 이곳에서 어우러지는 바람입니다. 《50센티미터의 일생》은 이런 이야기를 길고양이 눈높이인 50센티미터로 바라보려는 얼거리를 짜는데, 첫걸음에서는 이 대목을 찬찬히 짚는가 싶더니, 두걸음에서는 자꾸 줄거리가 곁길로 새고, 석걸음에서는 아무렇게나 흩어진 조각을 얼기설기 짜맞추어서 끝맺습니다. 이렇게 갈 바에는 토막그림꽃으로 단출히 첫걸음만 그리는 길이 훨씬 나았으리라 봅니다. 석걸음에 이르는 줄거리를 짤 힘이 모자라다면, 굵고 짧게 그려도 돼요. 뭔가 더 대단히 목소리를 높이려고 하다가 그만 확 틀어지는구나 싶습니다. 어쩐지 갈수록 ‘고양이 그림꽃’이 부쩍 늘어나는데, 하나같이 ‘집고양이’입니다. 귀염둥이로만 바라보는 고양이를 그리면서 섣불리 ‘반려’ 같은 한자말을 붙이는 글이나 그림이나 그림꽃이 넘칩니다. 아이어른도 ‘한집안’이듯, 사람하고 고양이도 ‘한지붕’이요, 풀꽃나무도 나란히 ‘한살림’입니다. 이 대목을 헤아리면 넉넉합니다.


ㅅㄴㄹ


“너의 마음에는 지금도 아키하루가 있다는 걸 가르쳐 주지 않을래?” (56쪽)


“난 인간을 싫어한 적 따위 한 벙도 없어. 아버지를 미워한 적도 없고, 다들 텐은 인간의 소유물로 전락해 버렸다고 하지만, 내 생각은 조금 달라.” (8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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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고화질] 강특고 아이들 7 (완결) 강특고 아이들 7
김민희 / 서울미디어코믹스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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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만화책 2022.1.8.

만화책시렁 343


《강특고 아이들 1》

 김민희

 서울문화사

 2007.12.15.



  우리나라는 누리그림(웹툰)이 크면서 그림꽃(만화)이 거의 죽었습니다. 누리그림은 돈이 된다고 하니, 그림꽃은 돈이 안 될는지 모릅니다. 삶터(사회)는 돈길에 따라 흐릅니다. 배움터(학교)는 삶터에 맞추어 얼거리를 짭니다. 그림솜씨를 가르치는 이는 붓질을 다룰 뿐, 스스로 살림을 짓는 길을 이끌지 않습니다. 책을 읽거나 말하는 자리에서도 삶·살림이 어우러지는 사랑을 들려주는 길하고는 퍽 멉니다. 곰곰이 보면, 그림꽃을 짓던 이들은 ‘스스로 살림을 꾸리는 틈틈이’ 끝없이 붓을 놀려 그림결을 가다듬고서 줄거리를 짜서 이야기를 엮었습니다. 오늘날 누리그림은 어떤 길일까요? 스스로 어떤 삶을 그리고 어떤 살림을 가꾸면서 어떤 붓끝으로 오늘 이곳을 담아내려는 길일까요? 《강특고 아이들》을 이따금 펼칩니다. 우리나라 그림꽃으로는 거의 마지막이라 할 책입니다. 그림꽃답게 생각날개를 펴고, 홀가분하고, 익살스럽고, 이 삶터를 눙치듯 나무라다가, 아이들이 스스로 나아갈 새길을 조곤조곤 들려주거든요. 삶이 있기에 꿈이 있고, 꿈을 꾸기에 삶을 바꿉니다. ‘빛힘(초능력)’이어야 바꾸지 않습니다. 투박한 손길에 수수한 눈길이 만나 새롭게 마음길을 열어요. 발을 디딘 땅은 잿빛인가요, 풀빛인가요? 손을 뻗은 하늘은 별빛인가요, 잿빛인가요? 우리는 그림꽃을 잊으면서 돈벌레가 되었습니다.


ㅅㄴㄹ


“넌 어쩌다가 끌려왔니?” “난, 우리 오빠가 권유해서. (너 편한 대로 마음껏 지낼 수 있을 테고)” (35쪽)


‘내 손을 떠난 불은 이렇게나 사납구나. 사람들 말 좀 들을걸! 나 때문에 숲이 다 타버리겠어.’ (1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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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빠 1
니시 케이코 지음, 최윤정 옮김 / 시리얼(학산문화사)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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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만화책 2022.1.8.

만화책시렁 382


《나의 아빠 1》

니시 케이코

최윤정 옮김

시리얼

2018.11.25.



그림님이 선보인 《남자의 일생》하고 《언니의 결혼》을 펴며 속이 꽤 뒤집어졌기에 이녁 그림꽃을 볼 마음이 없었는데, 《나의 아빠》란 이름이어서 한참 망설이다가 첫걸음을 폈습니다. 이 그림꽃책도 속이 뒤집힐 줄거리를 차곡차곡 담는데, 그나마 다른 책하고 대면 “돌보는 어버이”하고 “사랑하는 딸” 사이에서 줄거리를 엮으면서 “보금자리를 돌보는 마음하고 눈빛”을 넌지시 헤아릴 만합니다. 푸른순이가 나오더라도 푸름이가 펼 만한 그림꽃책은 아니요, 그렇다고 누가 펼 만한가 하고 물으면 모르겠습니다. “거북하고 끓더라도 우리가 이 별에서 벌이는 하루”를 되새기고 싶다면 문득 펼 만하겠거니 생각합니다. 《나의 아빠》 뒷걸음을 하나씩 읽어 보면서 새삼스레 “어버이는 어버이로서 하루를 간다”고 느낍니다. “아이는 아이로서 하루를 살아가”기 마련입니다. 어버이가 굳이 왜 그렇게까지 젊음도 하루도 바쳐서 아이를 돌보려 하는지는 늘 수수께끼라 할 테지만, “모두 바친다”기보다 스스로 미처 깨닫지 못했어도 “사랑이라는 길”을 가려고 생각하기에 “남이 보기에는 어리석게 삶을 다 바치는” 모습일 테고, 스스로는 “오늘 하루도 잘 살았구나” 하고 되새기면서 저녁별을 바라보는 걸음걸이일 테지요. 겉모습이 반듯해야 어버이도 아이도 아닙니다. 언제나 속빛으로 마주하는 사이입니다.


ㅅㄴㄹ


“외톨이 소리 듣는 게 무서워서 그냥 같이 있는 건 아무 의미 없잖아. 그런 사람들과 어울릴 바엔 혼자인 편이 나아.” (68쪽)


“‘내가 먼저’라고 말하면 되잖아요. 왜 그렇게 늘 마음이 약한 거죠?” “괜찮아요. 오늘 못 먹어도 내일은 먹을 수 있고 인생은 기니까.” “그렇게 길지 않아요. ‘착한 사람’, ‘좋은 사람’인 것만으로는 안 되는 것도 있다고요.” (83쪽)


‘하지만 엄마는, 그런 파파와 결혼했단 말이야. 누구든 마음대로 고를 수 있었을 텐데.’ (86쪽)


#西炯子 #たた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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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의사 Dr. 스쿠르 1 - 애장판
노리코 사사키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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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만화책 2022.1.8.

만화책시렁 397


《동물의사 Dr.스쿠르 1》

 사사키 노리코

 해외단행본기획팀 옮김

 대원씨아이

 2002.10.30.



  사람은 생각을 말로 나눌 줄 안다고 합니다. 풀꽃나무나 짐승은 어떨까요? 사람한테는 입이 있어 말을 한다면, 풀꽃나무는 입이 없으나 마음으로 생각을 나눈다고 느껴요. 뭇짐승이 내는 소리는 사람이 하는 말하고 다르지만, 가만히 귀를 기울이면 짐승마다 마음하고 생각을 밝히는 숨결을 느낄 만해요. 《동물의사 Dr.스쿠르 1》를 읽으며 들돌봄이(동물의사)라는 길을 가는 살림을 생각합니다. 그림님은 익살을 섞으면서 들짐승·집짐승·곁짐승 마음을 어떻게 헤아리느냐 하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맞습니다. 무뚝뚝하거나 재미없는 낯으로는 사람 사이에서도 생각을 나누기 어려워요. 사람하고 다르게 생각을 펴는 뭇짐승을 마주하려면 한결 마음을 열 노릇일 뿐 아니라 부드러이 웃고 놀아야지 싶습니다. 간질간질 장난을 치다가 살짝살짝 소꿉을 놀고, 가만가만 해바라기를 누리고, 슬쩍슬쩍 노래를 부르노라면, 어느새 서로 마음을 틔우는 길을 열 테지요. 글로만 배우거나 가르치면 갇혀요. 글을 곁들이되 살림을 바탕으로 삼습니다. 바람을 마시고 비를 머금기에 들에서 하루를 짓는 뭇짐승이 비바람해를 어떻게 맞이하는가 하고 새삼스레 돌아봅니다. 천천히 걷고 보금자리에서 풀꽃을 쓰다듬기에 누구나 살림돌봄이에 꽃돌봄이에 숲돌봄이라는 오늘을 넉넉히 가꿉니다.


ㅅㄴㄹ


“이름요?” “주웠을 때 강아지였으니까 ‘강순이’ 어떠냐.” “내가 지어 준 병돌이란 이름에 불만 있으세요?” “누가 뭐랬나. 그냥 좀 후진 것 같다는 거지.” (29쪽)


‘틀림없이 배운 대로 하고 있다. 그러나 손놀림이 익숙치 못해서 민감한 돼지들을 짜증나게 하고 있는 건 아닐까?’ (78쪽)


“그게 날 싫어해서였다니.” “그게 의사의 숙명이지. 병을 예방하기 위해서이지만, 돼지 쪽에서 본다면 아픔만 주기 때문에 싫은 거야. 하지만 언젠가는 반드시 자네의 심정을 이해하는 동물이 나타날 거야.” (85쪽)


#動物のお医者さ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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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철+ 1
토우메 케이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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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만화책 2022.1.8.

책으로 삶읽기 717


《흑철+ 1》

 토우메 케이

 최윤정 옮김

 학산문화사

 2021.8.25.



《흑철+ 1》(토우메 케이/최윤정 옮김, 학산문화사, 2021)를 읽었다. 새로 그리는 줄 알기는 했으나 책이름에 ‘+’가 붙은 줄 여태 느끼지 못했다. 숲길을 거닐다가 칼이 춤추고, 마을로 접어들어 북적이는 사람들 사이에 깃들고, 다시 숲길을 헤치며 다니거나 숨고, 또 칼이 챙챙 부딪히는 줄거리를 읽다가 생각한다. 이토록 아름답고 포근한 숲에 깃들면서 피내음에 홀리고 숲바람을 쐬지는 못하는구나. 무엇을 하러 다니는 길일까. 무엇을 해내거나 이루어야 하는 삶일까. 칼을 비롯한 온갖 싸움연모는 왜 지어서 어떤 우두머리가 무슨 나라를 다스리려는 뒷셈일까. 칼끝에 숨을 잃는 사람은 덧없는 나날이지 않을까. 곰곰이 보면, 숱한 사람들은, 바로 우리는 우두머리 손바닥에서 놀아나면서 칼을 쥐면서 겨우겨우 살아남는 쳇바퀴라고 할 만하다.


ㅅㄴㄹ


“너, 갈수록 수상하다. 정체가 뭐지?” “글쎄, 당신과 같은 존재일지 모르지. 하가네마루! 난 그럭저럭 벌써 200년을 살고 있지만, 덕분에 한곳에 머물지 못하고 이렇게 떠돌고 있지.” (36쪽)


“나그네님, 가능한 가도는 피하세요. 이 근방은 리헤라는 두목의 구역인데, 거친 사람들이 있을지도 몰라요.” (96쪽)


“틈을 보이면 묘한 기운이 몰려들거든. 이 어르신이 없으면 정신 줄을 놓고 말지.” “하아.” “뭐, 본인의 뜻은 아니니 좀 봐줘라.” (13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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