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베 단편집 : 이상한 사랑
나가베 지음 / 시리얼(학산문화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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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만화책 2022.3.2.

만화책시렁 420


《나가베 단편집, 이상한 사랑》

 나가베

 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20.8.25.



  한자말은 나쁘거나 안 써야 하지 않습니다. 한자말을 쓰고 싶다면, 한자말도 영어하고 똑같이 바깥말(외국말)인 줄 깨달으면서 제대로 써야 할 뿐입니다. ‘이상하다’ 꼴로 으레 쓰는 한자말 ‘異常’은 우리말로는 ‘다르다’를 뜻합니다. 이른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우리말로 제대로 옮겼다면 “놀라운 나라 앨리스”여야 맞고, “다른 나라 앨리스”쯤으로는 옮겼어야 알맞아요. ‘다르다’하고 ‘닮다(비슷하다)’는 말밑이 같아요. 다르기에 비슷합니다. 비슷하기에 달라요. 이 얼거리를 알아야 합니다. 왼쪽(좌파)하고 오른쪽(우파)은 다르기에 닮습니다. 다를 적에는 ‘남’이 아니라 ‘끼리끼리’로 갑니다. 《나가베 단편집, 이상한 사랑》은 ‘사람 몸·사람 몸이 아닌 숨결’이 마음으로 어우러지는 결을 수수하고 짤막하게 다룹니다. 겉모습으로 보자면 틀림없이 다르겠으나, 마음으로 보자면 참으로 같습니다. 사랑은 언제 사랑일까요? 살갗을 쓰다듬을 적에 사랑인가요? 마음이 하나로 따사롭고 아름다이 만날 적에 사랑일까요? 살을 섞는 일은 ‘살섞기’일 뿐, 사랑이 아닙니다. 오늘날 배움터는 ‘살섞기(성교육)’만 가르칠 뿐, 정작 사랑은 못 가르칩니다. 이 그림꽃책은 ‘사랑’을 오롯이 부드러이 들려줍니다.


ㅅㄴㄹ


“결혼을 하고 반지를 약지에 끼면, 부부가 되는 거지. 그게 인간의 관습이야.” “이상해.” “그럴지도 모르지만.” “그런 거 안 해도, 우린 쭉 짝이었는데.” (43∼44쪽)


“저기, 나도 임금님이 되어도 돼?” “이젠 우리 둘 다 임금님이야. 둘만의 왕국. 진짜 우리나라로 가자. 자, 출발.” (145쪽)


“가만 있어 봐. 너는, 햇님 같은 냄새가 나는구나. 몰랐어.” (20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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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 (하) - 산하명작만화 2
알렉스 헤일리 원작, 이두호 글 그림 / 산하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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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만화책 2022.2.24.

만화책시렁 416


《뿌리 하》

 알렉스 헤일리 글

 이두호 그림

 산하

 2002.1.10.



  예부터 싸움판에서 지면 ‘진 쪽’은 몽땅 종살이를 했어요. 나라에서는 총칼을 앞세워 ‘제 나라 사람’이어도 얼마든지 종굴레에 가두었습니다. 이러다가 아프리카에서 나고자란 숱한 사람들을 사로잡아 종(노예)으로 사고팔았습니다. 거칠거나 궂거나 고된 일을 시켜서 돈을 뽑아내려던 우두머리가 득시글했습니다. 하늬녘(유럽) 우두머리·장사꾼·싸움꾼은 마름(중간관리자)·샛사람(간첩)을 심어서 종팔이(노예무역)를 크게 벌였습니다. 돈·힘에 넘어가면 사람빛을 잃는다고 할 만해요. 알렉스 헤일리 님이 쓴 《뿌리》는 이 민낯을 글로 낱낱이 밝혔고, 우리나라 이두호 님은 그림꽃으로 이 줄거리를 옮겼습니다. 다만, 1980년에 이르도록, 또 2000년이 다가오도록, 우리나라 사람들은 글삯(저작권)을 안 헤아렸어요. 알렉스 헤일리 님한테 글삯을 치렀다는 얘기는 못 들었습니다. 돈·힘에 눈먼 바보스러운 사람들 이야기를 그리면서, 삶터를 빼앗기고 살림빛을 잃어야 하던 사람들 눈물자국을 담으면서, 정작 이웃한테 마음을 기울일 줄 몰랐어요. ‘쿤타 킨테’는 제 이름을 잊지 않고, 제 말을 잃지 않습니다. 누가 아무리 때리고 괴롭혀도 이름하고 말을 품는다면 사랑으로 빛나는 사람입니다. 오늘 우리는 제 이름하고 말을 품는가요?


ㅅㄴㄹ


“그자는 다만, 돈을 지불할 필요가 없는 흑인이 생겼다고 기뻐할 뿐이야.” (97쪽)


“내가 아프리카말을 한다고 주인 귀에 들어가는 날엔, 주인은 당장 우리를 팔아치울 것이고, 엄마랑 나는 헤어져 다시는 못 만나게 된다는 것도 알아요. 하지만 엄마, 엄마가 늘 얘기해 주셨듯이 나는 죽이도 조지 킨테잖아요.” (110쪽)


“네놈이 피부가 희다고 죽이진 않겠다. 껍질을 벗기면 다같은 붉은피가 흐를 테니까.” (2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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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밥 11 - S코믹스 S코믹스
쿠이 료코 지음, 김민재 옮김 / ㈜소미미디어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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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만화책 2022.2.24.

책으로 삶읽기 716


《던전밥 11》

 쿠이 료코

 김민재 옮김

 소미미디어

 2022.2.9.



《던전밥 11》(쿠이 료코/김민재 옮김, 소미미디어, 2022)를 읽었다. 이제 이 줄거리는 매듭을 짓나 했더니 앞으로 몇 자락을 더 그리려 하는구나 싶다. 싸우고 먹고, 또 싸우고 먹고, 다시 싸우고 먹는 얼거리를 잇는다. 먹지 않는 사람도 나오지만, ‘먹지 않을’ 적에는 삶을 모른다는 듯 줄거리를 짜기에 좀 심드렁하다. 안 먹는 사람은 삶을 모를까? 우리 몸은 밥을 먹어야 움직일까? 우리 입은 ‘먹는 곳’일까, 말을 하거나 노래를 부르는 곳일까? 먹어야 한다는 생각을 끊고서, 서로 햇빛과 햇볕과 빗방울과 냇물로 넉넉히 살아가면서 꿈을 키울 수 있지 않을까?


ㅅㄴㄹ


“책을 냄비 받침으로 쓰지 마!” “미안. 함께 만든 요리야. 같이 먹자.” (54쪽)


“넌 정말 바보구나. 이런 상황에 대화를 바라다니! 빼앗을 각오 어쩌고는 어디 갔어? 푸아그라가 될 뻔했다고!” (77쪽)


“죽이지 않고 어떻게 할 방법은 뭐 없어?” “그건 네가 생각해야지.” (16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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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E.D Iff 증명종료 12
카토 모토히로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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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만화책 2022.2.22.

책으로 삶읽기 724


《Q.E.D.iff 12》

 카토 모토히로

 최윤정 옮김

 학산문화사

 2020.11.25.



《Q.E.D.iff 12》(카토 모토히로/최윤정 옮김, 학산문화사, 2020)을 읽으며 생각해 본다. 스무 해 넘게 잇는 줄거리에 나오는 아이들은 몸이 자라지 않는구나. 그러나 좋다. 우리는 하루를 한 해처럼 살 수 있고, 하루가 스물이나 쉰 해에 이르는 나날을 보낼 수 있다. 돌아보면 하루요, 살아가면 참말로 하루이다. 수수께끼를 푸는 사람이 있다면, 수수께끼에 지끈거리는 사람이 있고, 수수께끼를 내는 사람이 있다. 모두 나란히 서서 한 곳을 바라본다. 이곳은 아름다울 수 있으나 케케묵을 수 있다. 이 길은 즐거울 수 있지만 시시할 수 있다. 수수께끼는 눈길로 푼다. 머리로 풀지 않는다. 수수께끼는 마음으로 낸다. 쥐어짜내지 못 한다.



“그러게, 내가 뭐랬어! 당신이 기사를 쓸 수 있는 것도, 좋아하는 카페라테를 마실 수 있는 것도, 살아 있기에 가능한 거야. 위험한 곳에 가는 건 그만둬! 그러다 납치된 사람을 몇이나 봤다고.” “하지만 보도가 내 일인데…….” (45쪽)


“그를 만나고 그런 생각이 들었죠. 이렇게 미친 세상이라도 좋은 사람이고 싶다고.” (96쪽)


‘나는 그때 보았다. 내내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풍경에 운명의 천사가 내려와 종말을 고하는 것을.’ (193쪽)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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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이디 Q.E.D 12 - 증명종료
카토우 모토히로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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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만화책 2022.2.22.

책으로 삶읽기 725


《Q.E.D. 12》

 카토 모토히로

 최윤정 옮김

 학산문화사

 2002.5.25.



“여기 있는 것은 전부 다! 먼 우주에 사는 친구들을 믿는 내 동료들에게 빌린 소중한 물건이다! 너희들에게는 허접쓰레기로밖에 안 보인다 해도! 내게는 소중한 보물이라고!” (65쪽)


“함부로 지껄이지 마! 토마는 나를 구해 준 거야!” (95쪽)



《Q.E.D. 12》(카토 모토히로/최윤정 옮김, 학산문화사, 2002)에는 별누리(우주)하고 얽힌 줄거리를 살짝 다룬다. 어떤 이는 별누리에 다른 숨결이 있다고 안 믿고, 어떤 이는 별누리에 다른 숨결이 있다고 여긴다. 눈 깜짝할 사이에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를 느끼거나 겪거나 지켜볼 줄 안다면, 끝이란 없을 뿐 아니라 스스로 못 본 나머지 모르는 일이 있을 뿐인 줄 받아들인다. 눈 깜짝할 사이에 무슨 일이 벌어지는가를 안 느끼거나 안 겪거나 안 지켜본다면, 스스로 모르니 무엇이든 안 받아들이곤 한다. ‘증명 종료’란 어느 쪽에도 서지 않되 모든 길을 열어 두면서 할 만하다. 어느 쪽에도 서지 않기에 모든 길을 바라보면서 ‘스스로 못 보거나 못 느낀다’고 하더라도 받아들이는 마음을 열기도 할 테고.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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