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지일관! 벌거숭이 츠즈이씨 1
츠즈이 지음, 김진희 옮김 / 문학동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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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만화책 2022.3.15.

만화책시렁 424


《초지일관! 벌거숭이 츠즈이 씨 1》

 츠즈이

 김진희 옮김

 문학동네

 2020.12.8.



  혼자 살든 여럿이 살든 대수롭지 않습니다. 어떤 모습으로 살든 대단하지 않습니다. 스스로 오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즐겁게 살아가느냐가 대수롭습니다. 제 보금자리를 손수 가꾸고 돌보면서 노래하는 하루인지가 대단하지요. 《초지일관! 벌거숭이 츠즈이 씨 1》는 ‘혼순이’ 이야기를 다룹니다. 사내바라기인 틀이 아직도 드센 나라가 많은 터라, 우리나라이든 이웃나라이든 짝맺기를 꺼리면서 혼살림을 누리는 분이 늘어날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혼돌이도 혼순이도 스스로 즐거울 적에 아름답습니다. 짝돌이나 짝순이일 적에도 스스로 즐겁고 함께 기쁘면 아름다워요. 다만 이 그림꽃책은 ‘혼순이한테 널리 팔려는 생각’이 짙게 묻어나와서 어쩐지 껄끄럽습니다. 장삿속이 너무 보여요. 게다가 ‘최애’를 비롯한 일본말씨를 거의 거르지도 않습니다. 그런 일본말씨를 그대로 쓴대서 ‘요즘 젊은 혼순이’ 마음을 사로잡으리라 여기는 얕은 눈가림이 그야말로 ‘즐거운 혼살림’인지 아리송해요. 장사가 나쁠 까닭이 없습니다. 글장사이든 책장사이든 ‘즐겁고 아름다이’ 할 노릇입니다. 삶과 살림과 사랑을 바라보는 즐거운 장삿길이 아닌, 그저 ‘바람을 타고서 더 팔아먹으려는’, 이리하여 즐거운 손길이나 눈빛이 사라진 장삿길이라면, 이런 장사꾼부터 스스로 고단하지 않을까요?


ㅅㄴㄹ


“있지, 오카자키 씨, 최근에 이성이랑 대화한 적 있어?” “한 적, 없어!” (30쪽)


“이런 화질로 최애를 볼 수 있다니. 전쟁에 나라라도 구했나.” (70쪽)


즐거웠던 추억이 때로는 섬세한 우리 마음의 갑옷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16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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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볼 슈퍼 17
토리야마 아키라 지음, 토요타로 그림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22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숲노래 만화책 2022.3.11.

책으로 삶읽기 727


《드래곤볼 슈퍼 17》

 토요타로 그림

 토리야마 아키라 글

 유유리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2.2.15.



《드래곤볼 슈퍼 17》(토요타로·토리야마 아키라/유유리 옮김, 서울문화사, 2022)을 읽었다. 미르님(용신) 힘으로 주먹힘을 확 끌어올린 별사람은 사이어사람을 모조리 잡아죽이려는 꿈을 거의 이룰 듯하지만 막판에 뒤집을 일이 벌어진다. 손오공은 진작에 님(신)을 훨씬 뛰어넘는 자리에 들어섰고, 이제 하늘빛(천사)에 가까이 왔다면, 베지터는 죽음님(파괴신) 코앞에 이르렀다. 둘은 짝을 이루어 서로 북돋울 수 있는 멋진 동무라는 길을 간다. 언뜻 보면 이 둘은 끝없이 스스로 담금질하면서 더 높이 오르는 듯싶은데, 곰곰이 보면 ‘높이’가 따로 없고 ‘깊이’나 ‘너비’조차 따로 없이 오직 ‘삶이라는 길’을 갈 뿐이다. 높다란 곳에서 내려다보면서 다스리기에 님(신)이지 않다. 모든 숨결은 저마다 다른 님이자 별이지. 이를 제대로 보고 슬기롭게 다스리기에 하늘빛이건 죽음님이건 다른 이름이건 스스로 붙이면서 가없이 삶을 누린다.


ㅅㄴㄹ


“순위란 건 그 시점의 결과다. 정해진 순간, 이미 과거의 것이 되어버리지. 실제로 지금의 난 몇 분 전의 나보다 강해.” (89쪽)


“마음대로 해라. 난 사실을 말했을 뿐이니까. 동정을 바라는 마음은 조금도 없다.” (119쪽)


“제정신이 아닌 건 네 쪽이지. 복수심에 마음을 좀먹히다니.” “뭐라고?” “우리에게 복수하는 것이 자신이 살아남은 이유라고 생각하지?” “…….” “좋다. 그것이 네 사명이라면, 내가 전부 받아내 주지.” (16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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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빠 3
니시 케이코 지음, 나민형 옮김 / 시리얼(학산문화사)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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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만화책 2022.3.11.

책으로 삶읽기 730


《나의 아빠 3》

 니시 케이코

 최윤정 옮김

 시리얼

 2019.11.25.



《나의 아빠 3》(니시 케이코/최윤정 옮김, 시리얼, 2019)을 새벽 두 시 무렵에 마지막으로 펼치고서 덮는다. 넉걸음을 읽을까 말까 망설이면서도 나중에 틈이 나면 읽자고 생각한다. 먼저 틈을 내어 읽고 싶지는 않다. 숱한 돌이가 이 그림꽃책에 나오는 아버지처럼 어수룩하거나 엉성하지는 않을 테지만, 꽤 닮았다고 느낀다. 겉으로 반듯하게 꾸미는 돌이도 많지. 그런데 한집안을 이루면서 함께 살아가고 싶은 돌이라면 ‘잘생기거나 잘나 보이는 겉모습’이 아닌 ‘따스하면서 아늑히 가꾸는 속마음’을 품은 사람이라고 해야지 싶다. 꾸미는 겉은 알맹이가 아니니까. 속이 빈 채 껍데기만 그럴듯하다면 한집에서 날마다 얼굴을 마주할 적에 얼마나 고달플까.


ㅅㄴㄹ


“그야 호강은 못 시키지만, 너 학교 보낼 돈 정도는 있어!” “아까 선생님이 ‘스즈의 행복을 위해’ 비슷한 말을 했지만, 그런 건 내 행복이니까 내가 정할래. 파파도, 내가 행복해지는 게 좋지?“ (85쪽)


“어차피 우에다는 내 기분 …….” “응, 모를지도 몰라. 모르면, 옆에 있으면 안 돼?” (147쪽)


“인기 없는 아저씨가 우왕좌왕하는 게 재미있어요? 그런 거 진짜 열 받아.” “그런 생각 안 해. 나는.” “그럼 뭐죠? 무슨 좋은 데가 있나요. 아빠한테? 없잖아요! 내심 바보 취급하는 거죠?” “아냐, 난, 아버지는 상냥하고 다정하고 멋진 남자야. 나, 진심으로 좋아해.” (18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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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나의 여신님 28
후지시마 코스케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4년 5월
평점 :
절판


숲노래 만화책 2022.3.9.

책으로 삶읽기 728


《오! 나의 여신님 28》

 후지시마 코스케

 금정 옮김

 대원씨아이

 2004.5.31.



《오! 나의 여신님 28》(후지시마 코스케/금정 옮김, 대원씨아이, 2004)을 읽었습니다. 한동안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베르단디는 마음으로 생각을 읊는데, 사람은 베르단디 마음을 읽거나 느끼지 못합니다. 생각을 귀로 들을 수 있도록 내기에 목소리일 텐데, 귀뿐 아니라 마음을 열어야 마음소리를 들을 테지요. 우리는 늘 저마다 다르게 오늘을 살아요. 이 오늘은 어쩐지 모자라거나 못나 보일 만하되, 어떠한 모습이어도 스스로 걸어가면서 짓는 하루입니다. 스스로 노래할 적에는 스스로 아름답고, 스스로 고개숙일 적에는 스스로 어둡습니다. 베르단디는 사람한테 이렇게 스스로 지으면서 누리는 마음길을 노래로 들려주고 싶을 텐데, 사람이라는 몸으로 무엇을 느끼려나요.



‘내가 노래할 수 없음을, 슬퍼하고 있다는 것. 핫세 씨를 구하지 못한 것보다, 그 짧은 시간 노래하지 못한 것이 힘겹다.’ (28쪽)


‘시간은 되돌릴 수 없는 것. 지금이라는 시간은 한순간 뒤에 과거가 되죠.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은 당신이 걸어온 증거. 그건 아주 멋진 일. 그렇게 말하고 싶은데.’ (35쪽)


“지는 꽃이 아쉽다고, 꽃을 흩뿌리진 않아. 내가 탈 텐데, 날기 전부터 포기해 버리는 거야?” (1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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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라비헴 폴리스 34화 - Episode. 6 : 체인징 파트너 (12) 라비헴 폴리스 34
강경옥 / 락킨코리아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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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만화책 2022.3.2.

만화책시렁 419


《라비헴폴리스 4》

 강경옥

 서화

 1992.12.15.



  한창 읽다가 여러 일이 많아서 그만 잊거나 놓치는 책이 제법 있습니다. 《라비헴폴리스》는 석걸음까지 읽고서 지난날 여러모로 크고작은 집안팎일이 있어 잊었는데 넉걸음이 마무리인 줄 2022년이 되어서야 깨달았습니다. 그래도 용케 넉걸음을 헌책집에서 찾아내어 읽는데 ‘1999년’을 앞뒤로 삶길을 바라보는 줄거리가 새삼스럽습니다. 저는 1959년이나 1969년은 모르지만, 1979년부터는 알기에 열 해씩 되감으며 헤아리자면 1999년하고 2019년 사이도 어마어마하게 다릅니다. 앞으로 2029년을 맞이하면 얼마나 또 다를까요? 아주 다르구나 싶은 세간이 생겨야 다르지는 않아요. 삶길을 바라보는 눈길이 자라나거나 뒤틀리기에 다릅니다. 속깊이 바라보는 마음이 퍼지기에 다르기도 하고, 겉훑기에 얽매이는 마음이 번져도 다릅니다. 미움이며 싸움으로 휩쓸려도 다르고, 오롯이 사랑으로 품거나 토닥일 적에도 달라요. 미움이라는 마음으로 생각을 물들인다면, 미운 저놈을 쓸어내지 못할 뿐 아니라 스스로 망가집니다. 사랑이라는 마음으로 생각을 적시면, 밉거나 짜증스러운 놈이란 없이 스스로 고요하면서 싱그러이 춤추는 길에 서요. 늘 길은 둘입니다. 스스로 미워하면서 눈을 감는 길이 하나요, 스스로 사랑하면서 눈을 뜨는 길이 둘입니다. 싸우려 들면 스스로 죽고, 사랑하려 하면 다같이 살아납니다.


ㅅㄴㄹ


‘도대체 왜 좋아하는데 심장이 아픈 거지? 내가 어딘가 이상한 거야. 꼭 …… 오래 살고 싶지만, 꼭 오래 살 필요가 있을까?’ (23쪽)


“언제나처럼 바로 우리 주위에 숨어 가지고서 우리를 보고 있겠지. 당신의 배반을.” (45쪽)


“1999년 이전의 사람들이 믿던 대로, 어쩌면 정말로 이 세상은 끝나버린 것이 아닐까? 그래서 지금 이것은 모두 환상이고, 혹 누군가가 꾸고 있는 꿈이라면.” (1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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