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두의 권 4
Buronson 지음, 하라 테츠오 그림, 서현아 옮김 / 학산문화사(만화)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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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만화책 2022.8.4.

만화책시렁 415


《북두의 권 4》

 부론손 글

 하라 테츠오 그림

 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02.1.25.



  주먹질로는 주먹질을 끌어당깁니다. 주먹질로 한자리를 얻거나 떵떵거리는 이는 으레 더 센 주먹질한테 얻어맞고서 나뒹굴어요. 주먹질로 가장 높다는 자리에 이르더라도 머잖아 다른 주먹질이 달라붙게 마련이요, 죽는 날까지 주먹질에 휩쓸립니다. 삶을 짓는 마음일 적에 삶을 누립니다. 살림을 가꾸는 마음이기에 살림을 폅니다. 사랑을 나누는 마음일 적에 사랑이 흐릅니다. 아주 쉬워요. 주먹질을 내세우려 하니 주먹질로 무너집니다. 삶·살림·사랑을 마음에 담으며 살아가니 언제나 삶·살림·사랑으로 하루가 넉넉하지요. 《북두의 권 4》을 읽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주먹질이 춤춥니다. 이런 줄거리인 줄 알되, 주먹을 휘두르면서 어떤 마음인가 하고 살펴봅니다. 착한 주먹하고 나쁜 주먹이 따로 있을 만한가 하고 곰곰이 생각해 봅니다. ‘같은 주먹질이 아니다’라 말하기도 합니다만, ‘같은 주먹질은 아니되, 삶이나 살림이나 사랑을 바라보는 길도 똑같이 아니’에요. 평화를 지키는 총칼(전쟁무기)은 없습니다. 평화는 오직 평화라는, 맨손으로 사랑을 지어 살림을 가꾸고 삶을 노래하는 마음에서 싹트고 퍼집니다. 총칼로는 미움을 낳고 숱한 싸움을 끌어들여요. 《북두의 권》은 이 쳇바퀴에 사로잡힌 사내들을 보여줄 뿐입니다.


ㅅㄴㄹ


“나는 어떤 남자에게 약혼자를, 유리아를 빼앗겼다. 그 유리아를 되찾기 위해 나는 살아왔어. 하지만 유리아는 이미 죽었더군. 그리고 사투 끝에 남은 것은, 말할 수 없는 고독뿐이었어.” (59쪽)


“네까짓 놈에게 내 권법을 쓰고 싶지는 않았지만 할 수 없지!” (107쪽)


“너는 아직 철 모르는 어린애까지 죽였어. 여기에는 그 분노와 슬픔이 깃들어 있다.” “아, 그때 그 꼬마 말이지? 여전히 물러터졌군. 꼬맹이 한둘쯤 죽이는 게 뭐 어떻단 말이야!” (221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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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어문 제국 이야기 2
모리노 미즈 지음, Gilse 그림, 반기모 옮김, 모치츠키 노조무 원작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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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만화책 2022.8.4.

만화책시렁 408


《티어문 제국 이야기 2》

 오치츠키 노조우 글

 모리노 미즈 그림

 반기모 옮김

 AK comics

 2021.7.15.



  사랑을 심지 않은 곳에서 사랑이 싹트지 않습니다. 아이를 낳거나 돌볼 적에 사랑이라는 마음으로 하루하루 살아가지 않으면 아이도 어른도 사랑하고 멀리 떨어진 길을 갑니다. 마침종이(졸업장)를 거머쥐는 길로 닦달하는 곳에는 마침종이만 남습니다. 달리 남을 것이 없습니다. 나라(정부)뿐 아니라 사람들 스스로 아이를 자람결(발달단계)로 보며 이런저런 부스러기(지식)를 집어넣고서 ‘할 일을 다했다’고 여기니 아이도 어른도 사람다운 숨결을 잊어요. 배움터(학교)도 길잡이(교사)도 없던 지난날에는 글은 모르되 말을 스스로 지은 모든 수수한 어른들은 늘 사랑으로 살림을 물려주고 함께 가꾸었어요. 오늘날에는 사랑이 있나요? 살림은 어디에 있을까요? 《티어문 제국 이야기 2》을 읽으면서 이 그림꽃은 눈여겨볼 만하다고 느낍니다. 사랑도 살림도 등진 채 오직 힘·이름·돈으로 사람을 따지거나 재던 어리석은 우두머리는 오래지 않아 들꽃너울(민중봉기)에 목아지가 날아갔다지요. 그런데 이 어리석은 우두머리는 ‘목아지가 달아난 바로 그때’ 몇 해 앞서로 돌아갑니다. ‘다시살기’를 해볼 수 있는 우두머리는 지난날 같은 어리석은 짓은 멈출까요? 이제는 사랑에 살림을 생각할까요? 오늘날 우리는 하루를 슬기롭게 짓는 참사랑과 참살림을 생각하는가요? 우리는 삶길 아닌 죽음길로 치닫지 않습니까?


ㅅㄴㄹ


“물론 미아 님은 황녀 전하이시니 그래도 사귀어 주시는 분이 계실지도 몰라요. 하지만 그건 미아 님의 권력을 보고 사귀는 거지, 미아 님 개인에게 호의를 품은 게 아닙니다.” (10쪽)


“당신이 아는 사실은 ‘현재’예요. 현재 그 사람들에게 이기지 못한다는 사실 아닌가요?“ (77쪽)


“지금 수준이 맞지 않는다면 내일, 내일도 안 된다면 다음날, 노력해서 이룰 수 있는 장소는 아무도 모르는 거예요. 당신의 목숨이 끝나는 날 당신이 시온 왕자님의 위에 서지 못할 거라고 설령 당신 본인이라 해도 장담할 수 없어요.” (78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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샹파뉴 2 - 완결
나가토모 켄지 그림, 아라키 조 원작 / 학산문화사(만화)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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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만화책 2022.7.14.

책으로 삶읽기 770


《샹파뉴 2》

 아라키 조 글

 나가토모 켄지 그림

 나민형 옮김

 학산문화사

 2020.6.25.



《샹파뉴 2》(아라키 조·나가토모 켄지/나민형 옮김, 학산문화사, 2020)을 읽었다. 《샹파뉴》는 두걸음으로 단출하게 끝맺는다. 첫걸음에서 뭔가 이야기를 새롭게 여미려나 하고 밑밥을 깔더니, 딱히 이야기를 풀어내지 못한 채 어영부영 맺었다. 이럴 바에는 둘로 나누지 말고 그냥 하나로 뭉뚱그리는 쪽이 나았다고 느낀다. 그림님이 왜 서둘러 엉성하게 매듭을 지었는지 모르겠지만, 술맛을 둘러싼 그림꽃을 그리다가 지쳤을까. 또는 더 그릴 이야기가 없을까.



“사람은 혼자서도 부자가 될 수 있다. 하지만 홀로 마시는 샹파뉴는 그 화려함으로 인해 고독하다. 둘이 아니고서는 돌이킬 수 없는 과거를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맛보고 싶었다. 그 소중한 ‘순간’을.” (118쪽)


“열지 않고 후회하는 것보다 열고 후회하는 게 나아. 적어도 그러면 다람쥐처럼 후회하며 죽지는 않겠지.” (121쪽)


“아버님과 당신의 반목으로 가장 슬펐던 건 돌아가신 어머님. 하지만 어떤 샹파뉴라도 누군가의 슬픔을 치유해 줄 수 있어. 왜냐하면 모든 샹파뉴는 ‘눈물의 시간’에서 태어나니까.” (189쪽)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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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엠비 CMB 박물관 사건목록 20 - 씨엠비 박물관 사건목록
카토우 모토히로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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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숲노래 만화책 2022.7.14.

책으로 삶읽기 771


《C.M.B. 박물관 사건목록 20》

 카토 모토히로

 최윤정 옮김

 학산문화사

 2013.1.25.



《C.M.B. 박물관 사건목록 20》(카토 모토히로/최윤정 옮김, 학산문화사, 2013)을 읽었습니다. 길을 찾는 사람은 늘 새롭게 길을 내되, 새길이라고는 여기지 않아요. 그저 맞아들이는 삶이요, 하루를 빛내는 살림이라고 여깁니다. 오늘은 새길이라면 어제나 모레는 헌길일까요? 아니에요. 모든 길은 지나가는 그날그날 새롭습니다. 여태 숱하게 걸은 길조차 다시 가면서 새길이고, 늘 걷는 길마저 스스로 노래하기에 새길입니다. 마음이 새롭지 않을 적에는 모두 묵은길, 아니 케케묵은 굴레입니다. 마음이 새로울 적에는 굴레조차 새길로 바꾸어 냅니다. 새롭게 눈뜨는 마음이 모두 바꿉니다. 눈을 뜨지 않기에 그대로 갇혀요. 스스로 눈뜨는 마음이기에 모두 사랑으로 달래요. 스스로 눈감은 채 맴도니 헛걸음입니다.



“언제까지고 이런 거나 쥐고 있지 말고, 새로운 보물을 찾으란 말이야!” “하지만.” “징징거리지 마!” (45쪽)


“마을사람에겐 무 하나 받고 조각해 줬잖아!” “당신들은 무사니까 50냥!” (115쪽)


“아아, 알겠다! 모리스 씨가 일부러 구치소에 들어가는 작전까지 썼던 진짜 이유! 신라, 널 만나기 위해서야!” (198쪽)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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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Answer(디 앤서) 사파이어와 루비 이야기 : 스티븐 유니버스
레베카 슈거 지음, 엘 미샬카.티파니 포드 그림, 김려경 옮김 / 아르누보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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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만화책 2022.7.6.

만화책시렁 443


《The Answer》

 레베카 슈거 글

 엘 미샬카·티파니 포드 그림

 김려경 옮김

 Art Nouveau

 2018.6.20.



  모든 삶은 맞물립니다. 이렇게 했기에 저렇게 된다기보다, 이렇게 하면서 이러한 삶을 스스로 오늘 씨앗으로 심은 셈이라, 머잖아 이 삶길이 고스란히 우리한테 돌아와요. 좋거나 나쁜 일이란 없이, 겪고 보고 느끼는 일이 있을 뿐입니다. 무슨 일을 겪든 부드러이 달래면서 빙그레 웃는 길로 간다면, 이렇게 씨앗을 심어 앞으로 마주할 삶자락을 웃음길로 짓는 셈입니다. 안 좋다거나 얄궂다고 여겨 턱턱 잘라내며 불처럼 부아를 내면, 이른바 ‘분노 씨앗’을 심어 ‘분노 나무’가 자라도록 하는 셈입니다. 《The Answer》는 ‘스티븐 유니버스’ 가운데 한 꼭지를 옮깁니다. 우리말로 옮긴 책은 그냥 영어로 적고 마는데, “The Answer”는 “그 말”이나 “그 한마디”나 “그 이야기”로 옮길 만하리라 느껴요. 둘이 새롭게 하나가 되도록 이끈 말을 다루고, 남이 시키는 대로 따르기보다 스스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결을 짚거든요. “그 말”은 바깥에서 피어나지 않습니다. “그 한마디”는 저마다 다른 우리 마음밭에서 싹트고 자랍니다. 우리는 심부름을 할 삶이 아닌, 스스로 찾아서 짓는 ‘일’을 하면서 물결을 ‘일으키’고 즐겁게 ‘일어설’ 삶입니다. 남은 그만 보고, 이제는 나를 바라보기로 해요.


ㅅㄴㄹ


로즈 쿼츠는 어수선하고 덧없는 지구를 있는 모습 그대로 좋아했어. 말도 안 되는 식물들과 주어진 목적 없이 온몸이 쑥쑥 자라는 동물들로 뒤덮여 있는데도 말이야! (3쪽)


언덕 위로 해가 떠오르자, 두 젬은 서로에 대해 생각할 여유가 생겼고, 이내 함께 만들어냈던 불가능하고도 새로운 젬을 떠올렸어. (20쪽)


#RebeccaSugar #ElleMichalka #TiffanyFord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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