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탈+샌달 1
강경옥 지음 / 시공사(만화) / 1999년 1월
평점 :
품절



만화책시렁 16


《펜탈+샌달 1》

 강경옥

 나나

 1993.4.20.



  얼마나 많은 이들이 우주배를 보거나 느낄까요? 누구는 우주배란 거짓이라 여길 수 있습니다. 본 적이 없다든지 보았어도 믿지 않는다면 거짓으로 여길 수밖에 없어요. 그런데 밤하늘을 늘 바라본다거나 오래 지켜보는 사람은 반짝이면서 꼬불꼬불 내키는 대로 날아다니는 뭔가를 곧잘 봅니다. 저는 인천이나 서울 같은 곳에서는 이 불빛을 느끼지 못했으나, 시골에서 살며 날이면 날마다 밤하늘에서 이 ‘맘대로 불빛이 여기저기 날아다니는 모습’을 봅니다. 한국에서는 ‘유에프오’ 아닌 ‘우주배’가 무엇인지 알 길이 없다시피 하지만, 미국에서는 나라에서 이 우주배를 깊이 살핀다고 해요. 한국문학이나 한국영화는 우주배를 거의 못 다루지만, 한국만화는, 이 가운데 ‘순정만화’는 이 우주배를 아기자기하게 다루곤 해요. 재미있지요. 《펜탈+샌달》을 읽으면 ‘밤하늘 우주배를 기다리던 아가씨’하고 ‘이 아가씨를 말괄량이로만 여기는 여느 사람들’하고 툭탁거리다가 불쑥 우주배를 타고 펜탈별로 나들이를 가는 이야기가 흐릅니다. 지구로 구경을 온다는 다른 별 사람들은 이 지구별을 멀거니 지켜보면서 무엇을 생각하려나요? ㅅㄴㄹ



“가끔 지구에 나타난다는 U.F.O.가 바로 우리 행성에서 날아온 거야. 지구 구경 겸 관광단이 가는 건데 눈에 띄면 안 되는데도 어쩔 수 없이 눈에 띄는 경우가 있어서 그래. 원래 지구인을 납치하는 것도 불법인데, 할 수 없이 이런 일을 하게 된 거야.” (19쪽)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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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순정만화 작가사전 - 114명의 작가들을 통해 본 순정만화사
조영주 지음 / 파사주 / 2018년 4월
평점 :
절판


만화책 즐겨읽기 776


순정만화를 사랑하는 아저씨가 반긴 사전
― 한국 순정만화 작가 사전
 조영주
 파사주, 2018.4.20.


다만 확실한 것은 이들은(만화를 그린 분들은) 나에게, 인생에는 대학 가고 취직하고 연애하고 결혼하는 것 말고도 수많은 다른 길이 있다고, 통념을 의심하는 게 이상한 일이 아니라고 말해 준 유일한 어른이었다. 그 힘으로 지옥 같던 십대를 무던히 살아낸 것 같다. (7쪽/머리말)


  《한국 순정만화 작가 사전》(조영주, 파사주, 2018)이라는 책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한국 만화 작가 사전’이 아닌 ‘한국 순정만화 작가 사전’입니다. 이 대목에서 고개를 갸웃할 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왜 굳이 ‘한국 만화 작가’ 아닌 ‘한국 순정만화 작가’로 했는지 말이지요.

  글쓴이는 어릴 적에 새로운 길을 밝혀 준 벗님으로 만화를 꼽는데, 이 만화 가운데에서도 ‘순정만화’를 꼽아요. 그렇다고 ‘순정만화 작가 사전’으로만 쓸 생각은 없었지 싶어요. 그런데 남성 만화평론가들이 쓴 글이나 책을 살피면 순정만화는 으레 곁다리로 다루거나 아예 안 다루기 일쑤였다고 합니다. 한국 만화 발자취에서 아예 없거나 대수롭지 않은 사람으로 몰린 순정만화인 터라, 따로 순정만화 작가 이야기를 꾸리려고 했대요.


그러나 인세를 제대로 못 받는 바람에 단행본 4권 이후 원고 작업을 중단했고, 그 상황에서 출판사가 IMF 외환위기 때 부도를 맞으며 기왕의 책마저 절판되었다. (27쪽/권교정)

저작권 개념이 없는 출판사가 작가들에게 일본 유명 만화를 똑같이 베껴 그리게 하는 일이 다반사였던 시절, 김숙도 때로는 본명으로, 때로는 최진희·권소정·유나래 등의 가명으로 만화책을 ‘찍어내야’ 했다. (46쪽/김숙)


  순정만화 작가 아닌 그냥 만화 작가도 이녁 한삶을 살피기 만만하지 않다고 합니다. 한국에서 만화가는 몇몇을 빼고 누구나 막대접이나 따돌림에 시달려야 했기 때문입니다. 해방 뒤 군사독재 무렵 ‘청소년보호’를 빌미로 가위질이 흔했을 뿐 아니라, 언제나 ‘만화 = 유해도서’로 내몰았다고 합니다. 이 흐름은 1960년대를 비롯해 1970∼80년대나 1990년대하고 2000년대로 넘어설 무렵까지 이어졌어요.

  오늘날에는 좀 달라졌을까요? 그러나 오늘날 한국에서 만화잡지는 줄기가 거의 끊어지다시피 합니다. 그래도 인터넷이라는 자리에서 웹툰이 태어나서 살아갈 길을 새로 찾아요.

  한국은 한때 일본만화를 슬그머니 훔치거나 베껴서 내기도 했고, ‘공장만화’를 끝없이 찍어내기도 했어요. 공장만화가 도마에 오르고서 이를 걷어내자는 바람이 조금씩 불었는데, 대여점에 엄청나게 생기면서 ‘만화책이 많이 읽혀도 만화를 그린 사람은 힘겨운 살림’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1990년대가 저물 즈음 그림삯을 못 받는 만화가가 수두룩하게 나오고, 그나마 만화잡지도 줄줄이 사라졌어요.


이 판결로 만화계가 입은 내상은 치명적이었다. 김진 정도의 스타 작가가 재판에서 졌다는 것은 창작물로서 만화가 고유성을 인정받지 못한다는 의미일뿐더러, 향후 비슷한 시비가 벌어질 경우 이길 확률이 거의 없다는 뜻이었기 때문이다. (65쪽/김진)

1964년 12월 정부의 주도 아래 만화계와 출판계 원로들이 ‘한국아동만화자율회’를 세우고 모든 출판 만화를 사전심의하기 시작했다. 심의 기준은 ‘남자아이 만화’와 ‘여자아이 만화’가 각각 달랐는데, 여자아이 만화가 상대적으로 훨씬 까다로웠다. 시사를 반영하지 말 것, 사회의 어두운 면을 조명하지 말 것, 권선징악이나 효도처럼 교훈적인 내용일 것 등 기본 수칙에 더해, 캐릭터들에게 무릎 위로 오는 치마를 입히지 말 것, 반지나 귀걸이 같은 장신구를 하지 말 것, 한 컷에 남녀 둘만 집어넣지 말 것, 남녀가 시선을 주고받지 말 것 등 세부 수칙을 적용받았다. (90쪽/민애니)


  《한국 순정만화 작가 사전》을 읽으면 강경옥, 김진, 황미나 같은 만화가가 표절이나 도용 때문에 힘겨이 싸워야 한 이야기도 흐릅니다. 방송 연속극에서 으레 만화 줄거리를 슬그머니 따서 쓰려 했다지요.

  만화를 사회를 북돋우는 문화나 예술로 여기는 일본은 한국하고 달라요. 일본에서는 만화를 연속극이나 영화로 기꺼이 새로 담아냅니다. 만화 원작에 기꺼이 값을 치르고, 서로 널리 알리면서 함께 피어나는 길을 가요. 여러모로 본다면, 한국은 만화를 하찮게 다루거나 낮게 바라보는 터라, 만화 줄거리를 훔쳐서 다른 곳에 쓰는 일이 흔히 불거졌지 싶습니다. 만화로 담아내는 새로운 생각이나 꿈이 얼마나 넓은가를 학교나 사회나 문화가 제대로 바라보지 않으면서 한국 만화는, 이 가운데 순정만화는 더더욱 찬밥이자 가시밭길이었지 싶습니다.


장례 직후 유족들은 송채성이 고료를 모아 만든 종잣돈 2300만 원을 발견했고, 논의 끝에 신인 만화가들을 대상으로 한 ‘송채성만화상’을 만들기로 결정했다. 2005년 시작된 시상식은 돈이 다 떨어지면서 4년 만에 끝났지만, 만화전문 출판사 거북이북스가 수상작 열한 편을 모아 작품집을 내기로 결정했다. (115쪽/송채성)


  저는 《한국 순정만화 작가 사전》을 읽는 동안 어릴 적부터 누린 온갖 만화를 새삼스레 떠올렸습니다. 새소년, 보물섬, 만화왕국 같은 만화잡지가 아니어도 여학생, 주니어 같은 잡지에도 만화가 실렸고, ‘여학생 잡지’에 실리는 만화는 ‘소년만화잡지’에 실리는 만화하고 결이 다르면서 줄거리가 튼튼하곤 했습니다. 그리고 여학생 잡지에 실리는 순정만화는 수수한 자리에서 살아가는 여느 사람을 곧잘 다루었어요.

  이를테면, 김수정 님은 《아기공룡 둘리》 같은 소년만화도 그렸지만, 《오달자의 봄》이라든지 《소금자 블루스》 같은 순정만화도 그렸습니다. 이진주·이보배 부부 만화가는 처음에는 순정만화 갈래였다면, ‘소년소녀 만화’라고 해야 할 만한, 명랑이나 순정 한쪽으로 기울지 않는 만화를 그려서 어린이하고 푸름이한테 반가운 이야기꽃을 베풀었어요. 더 헤아리면 이향원 님 만화도 명랑이나 순정 한쪽에만 걸치지 않는 ‘어린이·푸름이 만화’를 그렸다고 할 만해요.

  그런데 이 사전에서는 김수정, 이진주, 이보배, 이향원 같은 이름이 빠집니다. 이 사전에 김동화 님 이름은 들어가는데, 여러모로 아쉽다 싶은 대목입니다.


귀농은 1982년, 데뷔 직후에 했다. 스물한 살에 포천 영중면에 정착해, 여태껏 농사와 만화를 함께 짓고 있다. 처음에는 ‘타인의 초상’, ‘계곡의 파라다이스’, ‘사랑은 UFO’ 같은 연애물을 주로 그리다가, 1988년 《르네상스》에 농촌 아이들의 수수하고 자연친화적인 일상을 담은 ‘발바닥만큼 한 얘기’를 연재하며 자연주의 작가의 출현을 알렸다. 이 같은 정체성은 1992년 농사꾼과 결혼해 두 아이를 낳아 기르며 더욱 강화되어, ‘나비날개’, ‘들꽃 이야기’, ‘넝쿨이는 세 살 반’, ‘엄마의 밥상’ 등 고퀄리티 친환경 자연주의 아동 생활 만화로 이어진다. 2013년에는 어린이 눈높이의 식물도감 ‘식물, 어디까지 아니?’를 펴냈다. (100쪽/박연)


  《한국 순정만화 작가 사전》을 쓴 조영주 님은 모두 백열 사람을 다룹니다. 자료를 찾기 벅차서 빠뜨려야 한 순정만화 작가가 매우 많았다고 합니다. 한창 순정만화를 담아낸 만화잡지사라도 남았다면 좋았을 테지만, 만화잡지사가 사라졌다고 하더라도, 만화가를 둘러싼 기록이 너무 없다시피 하지요. 만화를 사랑한 이들 스스로 만화책을 건사하지 않고서는 순정만화뿐 아니라 만화 발자국을 제대로 아우리기 어려운 한국 문화요 사회입니다.

  이 사전에 빠진 《작은 신부 작은 일기》를 그린 강유선 같은 순정만화가가 있는데, 순정만화가 발자취(언제 태어났고 어느 작품으로 첫선을 보였다는)를 살피기 어렵다 하더라도, 잡지에 남은 연재 작품이라든지, 낱권으로 나온 책을 이름으로라도 붙여 본다면 한결 좋았지 싶습니다. 발자취 찾기가 어려운 순정만화가는 책끝에 ‘붙임’으로 작가 이름하고 작품·낱권책 이름이라도 적어 주었다면, 순정만화를 아끼며 누린 분들이 어느 작가나 작품이 빠졌는가를 더 잘 알려줄 만하지 싶습니다. 

  그나저나 저는 사내인 몸으로 순정만화를 챙겨서 읽기가 퍽 어려웠습니다. 오직 작품으로, 아름다운 만화로, 순정만화이든 명랑만화이든 누리고 싶었으나, 1980∼90년대에 한창 만화를 보며 자란 터라 그무렵에는 ‘왜 사내가 순정만화를 보느냐?’라든지 ‘사내가 순정만화를 본다니 미쳤구나!’ 같은 소리를 으레 들었어요. 누나 있는 동무네에 놀러가서 어렵게 읽거나, ‘누나 심부름으로 사러 왔어요’ 같은 말을 지어서 책집에서 겨우 장만하곤 했는데, 우리 마을 책집지기는 우리 집을 뻔히 아니, 두 시간 넘게 걸어가서 낯선 마을 책집에서 장만했습니다.

  이제는 예전처럼 사내가 순정만화를 읽는다 한들 그리 대수로이 바라보지 않으니 느긋하게 순정만화를 누립니다. 작으면서 야무진 《한국 순정만화 작가 사전》이 ‘순정만화 = 가시내만 보는 만화’라는 낡은 생각을 털어내는 징검돌 구실도 하면 좋겠습니다. 2018.5.23.물.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시골에서 만화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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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18 16: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어린 왕자 삼성 초등 세계 문학 11
생 텍쥐페리 지음, 정진숙 옮김, 문계주 그림, 김준우 해설 / 삼성출판사 / 2016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만화책시렁 15


《아프리카의 꿈》

 문계주

 도서출판 서화

 1993.6.25.



  나는 너한테 어떻게 살라 말할 수 없습니다. 너도 나한테 어떻게 살라 말할 수 없습니다. 다만, 우리는 서로 어떻게 살 적에 스스로 아름다우면서 함께 노래하는 길을 지을 만한가 하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모든 길은 스스로 골라서 걷습니다. 숨을 쉬든 밥을 먹든 쉬를 누든 스스로 헤아려서 움직입니다. 네가 해 주거나 내가 해 주지 못해요. 《아프리카의 꿈》은 두 사람이, 세 사람이, 네 사람이, 또 온갖 사람이 서로 얽히면서 저마다 어떠한 삶길이 스스로 즐겁거나 알맞을까를 놓고서 티격이 붙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사진가 길이 좋다면 사진가 길을 가요. 사진가더러 글을 쓰라거나 그림을 그리라 할 까닭이 없습니다. 서울이 좋으면 서울에 삽니다. 서울내기더러 시골에 살라 할 까닭이 없지요. 숲이 좋으면 숲에 살아요. 숲내기더러 서울사람처럼 굴라 할 수 없습니다. 이제껏 살아온 나날을 되새기면서 오늘 살 모습을 그리고 앞으로 살아갈 꿈을 품습니다. 우리가 서로 벗이라면 서로 다르게 꿈을 품어서 가꾸기에 반갑습니다. 우리가 서로 이웃이라면 서로 새롭게 꿈을 이야기하도록 가만히 귀를 기울이며 빙그레 웃습니다. ㅅㄴㄹ



“하지만 가야 해. 그곳은 내가 태어난 곳이야. 커다란 폭포도 있고 친구도 있어. 그리고 아빠가 잠자고 있어.” (87쪽)

“중요한 것은 내가 얼마만큼 사랑했고 아파했느냐는 거야.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 아름다운 일이니까.” (109쪽)


(숲노래/최종규)


.. <한국 순정만화 작가 사전>에 이 작품이 빠졌더라. 적이 아쉬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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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타카코 씨 2
신큐 치에 지음, 조아라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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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시렁 14


《행복한 타카코 씨 2》

 신큐 치에

 조아라 옮김

 AK커뮤니케이션즈

 2017.12.15.



  소리를 듣는 하루는 기쁩니다. 기쁨이지요. 기쁘지 않은 소리란 없습니다. 이른새벽에 잠을 깨우는 아이들 뒤척이는 소리도, 제비가 둥지에서 나와 날갯짓을 하는 소리도, 어느덧 잦아드는 개구리 소리도, 밤하고 아침이 다른 멧새 소리도, 바람에 나뭇잎이 한들한들하는 소리도 언제나 기쁩니다. 늦게까지 일한 날에는 새벽소리나 아침소리에 느즈막하게 일어나고, 일찌감치 잠든 날에는 어느 소리보다 먼저 깨어나 다른 소리에 가만가만 귀를 쫑긋해 봅니다. 《행복한 타카코 씨》는 두 걸음에 이르며 한결 부드러이 온갖 소리를 헤아리려 합니다. 똑같은 소리라 하더라도 그동안 어떻게 듣거나 냈는가를 돌아보려 합니다. 극장에 갈 적에 어떤 영화인가를 따지기보다 영화에 맞추어 흐르는 노래를 헤아려 고르기도 합니다. 낯익은 동무나 낯선 이웃하고 어떤 마음씨로 말을 섞을 적에 더욱 즐거운가를 돌아봅니다. 이러면서 모든 소리는 스스로 우러나오는 소리요, 어떤 소리이든 서로 기쁘게 스며들기 마련인 줄 알아차립니다. 움직이며 소리를 들을 수 있어 고맙고, 잠들며 소리도 잠들 수 있어 고맙습니다. ㅅㄴㄹ



‘가장 소란스러운 계절. 바다, 수영장, 축제,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냥 여름인 것만으로도 즐겁지 않아? 덥기 때문에 기분 좋은 여름의 소리.’ (76쪽)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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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 핑거 8 - 코바나의 정원
마츠모토 코유메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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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만화책시렁 13


《그린 핑거 8》

 마츠모토 코유메

 최윤정 옮김

 학산문화사

 2011.7.25.



  무엇을 만졌다 하면 망가뜨린다고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와 달리 무엇을 만졌다 하면 되살려낸다고 하는 사람이 있어요. 둘은 어떻게 다를까요? 둘은 그 같은 손을 타고났을까요? 어쩌면 타고났을 수 있으나, 어릴 적부터 찬찬히 가다듬어서 이룬 모습일 수 있어요. 그리고 어른 나이라 하더라도 아이처럼 모두 처음부터 하나씩 새로 배워서 맞아들인다는 마음이 되면 ‘새로 살리는 손길’이 될 만하지 싶습니다. 《그린 핑거》는 여덟 걸음째에서 ‘아이를 낳아 돌보는 집’은 어떤 곳이어야 아름다운가 하는 대목을 다룹니다. 한자말 ‘가정’을 풀이하면 “지붕이 있어 잠을 자는 터 + 마당”이라지요. 방이나 마루나 부엌뿐 아니라, 이러한 자리 곁에 마당이 있어야 한다고 밝힙니다. 마당이 없으면 ‘집·집안’이라 할 수 없다고 말해요. 이런 얼개로 본다면 오늘날 도시 아파트나 다세대주택은 ‘집이 아닐’ 뿐 아니라 아이가 자라기 안 어울리는 곳이라 할 만해요. 돈으로 따지는 값이 몇 억이나 100억까지 이른다 하더라도 마당이 없고 꽃밭이나 뜰이나 텃밭이 없다면, 아이도 어른도 즐거이 살아가기 어렵겠지요. ㅅㄴㄹ



“‘집(家)’과 ‘마당(庭)’을 합쳐, ‘가정’이야. 그 의미를 잘 생각해 봐. 집 앞에 마당이 있고, 식물이 자라고 그 식물의 성장으로 계절을 느끼고, 거기에 벌레며 새가 날아들어 자연의 메카니즘을 알고, 자연을 몸으로 느끼면서 아이는 자라지. 마당이 있음으로써, ‘하우스’는 ‘홈’으로 바뀌는 거야.” (34쪽)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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