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타고올은 고양이의 숲 1
마스무라 히로시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3년 2월
평점 :
절판


만화책시렁 34


《아타고올은 고양이의 숲 1》

 마스무라 히로시

 이은숙 옮김

 대원씨아이

 2003.3.15.



  애써 한국말로 몇 권 나왔으나 더 못 나오는 만화책이 있습니다. 《아타고올은 고양이의 숲》도 그 같은 만화책 가운데 하나로, 일본에서 열여덟 권이 나왔고, 한국에서는 열한 권이 나옵니다. 그나마 이마저도 일찍 판이 끊어집니다. 요즈막에 이 만화책이 나왔으면 ‘고양이 사랑’에 힘입어 제법 눈길을 받을 수 있겠구나 싶어요. 한국에서는 제때를 못 만났습니다. 온통 놀라운 일이 벌어지는 고양이숲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는 이 만화는 ‘사람이나 고양이 모두 스스로 잃은 길’이 무엇인지 넌지시 짚으면서, 저마다 스스로 길을 잃지 않은 마음일 적에, 다시 말해 첫마음으로 오늘 이 삶을 가꿀 줄 알 적에, 오늘 이곳에서 보는 모습보다 훨씬 놀라우며 기쁘게 사랑을 알 수 있다고 밝힙니다. 어느 책이든 빨리 읽어치우면 속내를 헤아리기 어렵습니다만, 아타고올 이야기도 찬찬히 읽어야 속내를 한결 잘 새길 만합니다. 이를테면 하루에 한 꼭지씩, 모두 아흐레에 걸쳐 이 만화책을 읽어 본다면 생각이 사뭇 새롭게 자라는구나 하고 느낄 만해요. 다만, 아흐레에 걸쳐 찬찬히 읽더라도 마음눈을 뜰 적에 새롭게 자라는 길을 누립니다. 마음눈을 안 뜨고 읽는다면 그냥그냥 고양이랑 숲이랑 마법이 어우러진 흔한 만화책일 뿐입니다. ㅅㄴㄹ



“그래, 우리들은 이 (셋째) 눈동자를 원래부터 가지고 있었던 거야.” (51쪽)


“투명한 우표를 볼 수 있는 것은, 투명한 마음을 가진 사람뿐이다.” (137쪽)


“기분 좋아진다는 건, 아득한 옛날로 돌아간다는 거였어.” (195쪽)


(숲노래/최종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 친구의 그림일기 1
아비코 미와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1년 9월
평점 :
품절


만화책시렁 33


《내 친구의 그림일기 1》

 아비코 미와

 최미애 옮김

 대원씨아이

 2001.9.11.



  아이들은 어버이가 이끄는 대로 자라지는 않는다고 느껴요. 아이들은 어버이가 보이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제 나름대로 배우면서 자라지 싶습니다. 아이들은 어버이를 고스란히 따르는 길이 아름답구나 싶으면 이대로 따라요. 아이들은 어버이를 거울로 삼아 ‘저렇게는 못 살아’ 하고 여기면 새롭게 길을 찾아요. 어느 모습이든 모두 배우기 마련이에요. 좋은 씨앗에서만 좋은 싹이 자라지 않아요. 어떤 씨앗에서건 스스로 마음에 품는 결대로 새로운 싹이 자라요. 《내 친구의 그림일기》는 사람하고 말을 섞을 줄 아는 고양이가 사람 사이에 녹아드는 줄거리를 다룹니다. 다른 고양이는 사람하고 말을 안 섞는데 어느 날 문득 사람말을 익힌 이 어린 고양이는 스스로 ‘이상한’ 고양이라고 생각하면서 보금자리를 찾아나서요. 이 고양이가 깃들 집에서는 두 어버이가 ‘이상한 고양이 아닌, 대단한 고양이’를 만나서 함께 사는구나 하고 여깁니다. 흉이나 잘못 아닌, 새로움이나 기쁨으로 바라보려는 매무새예요. 이러한 어버이라면 고양이뿐 아니라 아이한테도, 두 어버이 스스로도, 하루를 아름다우며 새롭게 짓는 길을 온마음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선보이겠지요. ㅅㄴㄹ



“고양이는 ‘냐옹’ 하고 울기만 하는 줄 알았더니, 말할 줄 아는 고양이도 있구나, 그런 느낌이야.” “의외로 우리가 몰라서 그렇지, 여기저기 있을지도 모르잖아.” “설마, 이런 이상한 고양이는 나밖에 없을걸요?” “그럼 우린 굉장한 고양이를 기르고 있는 거네?” (99쪽)


(숲노래/최종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늘의 네코무라 씨 넷
호시 요리코 지음 / 조은세상(북두) / 201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만화책시렁 32


《오늘의 네코무라 씨 넷》

 호시 요리코

 박보영 옮김

 조은세상

 2010.6.24.



  고양이가 살림지기 일을 할 뿐 아니라 말을 한다. 두 다리로 걸으며 부엌일을 하고 마당에서 비질을 한다. 뿔뿔이 흩어져 서로 말을 안 섞는 부잣집에서 살림지기로 일하며 이쪽하고 저쪽을 잇는 징검다리가 되기도 한다. 만화 같은 이야기일 텐데, 만화책 《오늘의 네코무라 씨》는 참말로 만화스러운 ‘고양이 살림지기’가 줄거리를 이끈다. 집에 살림지기를 따로 둔다고 해서 나쁘다고 여기지 않는다. 그러나 집에 살림지기를 두더라도 한집 사람들이 서로 얼굴을 안 보고 산다면, 서로 말도 안 한다면, 그저 먹고 입고 자기만 한다면, 먹고 입고 자는 살림을 그저 돈으로 치르기만 한다면, 무엇 때문에 왜 살아가는가 하는가를 하나도 알 수 없겠지. 삶길을 모르니 살림길을 가꿀 마음이 자라지 않는다. 살림길을 가꾸지 않으니 사랑길을 키울 꿈을 살피지 않는다. 사랑길을 키우지 않으니 꿈길로 나아가는 슬기로운 걸음이 못 된다. 사랑스러운 집안이라면 살림지기 고양이가 차려 주는 샛밥만 먹기보다는, 아버지나 어머니가 손수 샛밥을 마련해 딸아이한테 건넬 수 있고, 열다섯 살 언저리 아이라면 손수 샛밥을 지어 할머니한테도 드릴 수 있겠지.



“네코무라 양, 오늘도 수고가 많아요.” “어머, 어르신!” “그건 뭐지?” “오니코 아가씨께 드릴 간식이에요. 한참 자라실 때인데 너무 약소한가요?” “오니코가 뭔가를 먹는 모습을 오랫동안 못 본 것 같군.” (128쪽)


(숲노래/최종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직 최선을 다하지 않았을 뿐 1 세미콜론 코믹스
아오노 슌주 글.그림, 송치민 옮김 / 세미콜론 / 2012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만화책시렁 31


《아직 최선을 다하지 않았을 뿐 1》

 아오노 슌주

 송치민 옮김

 세미콜론

 2012.6.25.



  테니스라는 경기를 꾸준히 하면서 으뜸자리를 차지하는 세레나 윌리암스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녁은 늘 온힘을 다해서 공 하나를 다룹니다. 있는 힘껏 공을 치고, 갖은 애를 써서 달립니다. 공을 치고받는 겨룸판에서 어쩌면 이렇게 잘할 수 있을까 하는 수수께끼는 매우 쉽게 풀 수 있어요. 늘 온힘을 다합니다. 《아직 최선을 다하지 않았을 뿐》 첫걸음을 살피면 아직 온힘을 다하지 않았다는 아저씨가 나옵니다. 아저씨는 참말로 온힘을 다하지 않은 채 살았습니다. 더욱이 앞으로도 이 같은 모습이 될 듯합니다. 그러면 아직 다하지 않은 온힘은 언제 쓸까요? 언제 쓸 수 있을까요? 늘 온힘을 다해 살아가는 사람은 힘을 다 썼대서 쓰러지거나 넘어지거나 다치지 않습니다. 오히려 온힘을 다 쓴 터라, 아주 밑바닥인 데에서 새힘이 솟습니다. 힘을 다하니까 새로 힘이 솟아요. 온힘을 다하지 않은 아저씨는 ‘앞으로 힘을 쓸 자리가 있으리’라 여겨 힘을 모은다고 하는데, 힘은 이렇게 모을 수 있지 않아요. 왜냐하면, 쓰지 않는 힘은 곧 사라지거든요. 둘레에서 아저씨를 딱하게 쳐다보는 까닭을 아주 쉽게 알 수 있습니다. ㅅㄴㄹ



“스즈코.” “응?” “내가 만약 데뷔하면 너는 어떨 것 같냐?” “으음. 모르겠어. 모르겠으니까 데뷔해 봐요.” (167∼168쪽)


(숲노래/최종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갈채 1
김영숙 지음 / 서초미디어 / 2000년 12월
평점 :
절판


.. 공장만화인 <소녀 교수>를 서지사항으로 올린 데는 없는 터라

이녁 다른 작품에 이 글을 걸친다 ..


만화책시렁 30


《소녀 교수 1》

 김영숙

 도서출판 샘

 1992.2.25.



  책끝 간기에 ‘문하생 지망생 모집·스토리작가 모집·신인작가 모집’ 알림글이 깃든 《소녀 교수》라는 만화책이 나온 1992년은 저로서는 고등학교 2학년 나이였고, 한창 대학입시에 바빠 만화책을 거의 못 보던 나날이었습니다. 이즈음 한국에서는 ‘만화공장’이 한창 돌아갔는데요, 이른바 문하생이란 이름으로 젊은이가 대여점 만화를 마구 찍어내듯 그렸지요. 요즘도 아직 만화공장을 돌리는 분이 드문드문 있는 듯합니다만, 1990년대 저물 즈음 이런 만화는 거의 사라져요. ‘시간 죽이기’라고 할까요, 줄거리나 이야기를 따지기보다 권수를 늘려 읽어치우는 만화방은 인터넷한테 자리를 물려줍니다. 《소녀 교수》를 훑으면 딱히 줄거리나 이야기라 할 만한 결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억지로 다음 꼭지를 붙이는 흐름입니다. 예전에 이런 만화가 넘칠 적에는 못 느꼈는데, 사람들이 만화를 그토록 많이 보거나 아꼈을 적에, ‘만화 찍어내기’ 아닌 ‘만화짓기’를 했다면, 그림도 줄거리도 살뜰히 살리는 길을 갔다면, 우리 삶이나 문화는 부쩍 달라졌으리라 봅니다. 한국 만화가 누구나 테즈카 오사무 님처럼 될 수 있었으나 그 길을 안 갔습니다. ㅅㄴㄹ



“하는 일마다 걱정되게 하니 이 아기교수님을 불안해서 어떻게 보고 있지?” (97쪽)


(숲노래/최종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