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제갈량 2
김달 지음 / 레진코믹스(레진엔터테인먼트) / 201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만화책시렁 69


《여자 제갈량 2》

 김달 글·그림

 레진엔터테인먼트

 2015.12.28.



  《여자 제갈량》 첫걸음을 읽으면서 두걸음이 궁금했지만, 두걸음을 읽으니 너무 늘어지고 어정쩡해서 세걸음은 장만하지 않았습니다. 그리 길지 않게 풀어내는 이야기라면 알맞게 추리고 덜어낼 노릇이고, 길게 보는 눈으로 그리더라도 군말이 아닌 ‘삶을 여자 제갈량 눈으로 새롭게 보는 길’을 담아내야지 싶습니다. 주연과 조연이 따로 없이 누구나 주연이기 마련이지만, 어느 한 사람만 너무 길게 다루면서 다른 여럿은 저절로 묻히는 흐름도 여러모로 아쉽습니다. 여럿을 나란히 다루려 한다면 길이를 알맞게 갈라서 겹쳐 보여주어야겠지요. ‘여자라는 눈’으로 본다고 해서 새롭지 않습니다. 남자라는 눈이든 여자라는 눈이든, 똑같이 권력자나 전쟁이라는 눈으로 본다면 매한가지입니다. 어린이 눈으로 보든, 꽃송이나 지렁이나 사슴벌레나 메뚜기 눈으로 보든, 이 같은 얼거리라면 조금도 새로울 수 없겠구나 싶어요. 웹툰으로 선보일 적하고 종이책으로 선보일 적에는 결이나 흐름이 아주 다를 수밖에 없는데, 이 대목도 놓친 듯합니다. ‘제갈량이 왜 제갈량일까?’를 곰곰이 따져 봅니다. 슬기로움이란, 번쩍이는 눈빛이란 무엇일까요. ㅅㄴㄹ



“쓰레기가 죽은 것뿐이다.” “아니오. 사람이 죽었습니다.” “사람이 아니야. 해로운 짐승이다.” “아니오. 그렇게 생각하면 결국 아무것도 볼 수 없게 됩니다.” (268∼269쪽)


(숲노래/최종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로동심문 1 - 탈북남의 좌충우돌 열혈 남한 정착기 로동심문 1
최성국 글.그림 / 꼬레아우라 / 2016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만화책시렁 68


《연재웹툰 로동심문 1》

 최성국 글·그림

 꼬레아우라

 2016.11.1.



  북녘에서 태어나고 자라 어른이 되어 일자리를 얻어 지내다가 남녘으로 건너와서 만화를 그리는 분이 있습니다. 이분은 누리그물에 만화를 꾸준히 올렸고, 이 만화 가운데 몇 꼭지가 《연재웹툰 로동심문》 첫걸음으로 나옵니다. 이분이 빚어서 선보이는 만화가 꽤 되기에 두걸음이나 세걸음이 넉넉히 나올 만한데, 좀처럼 빛을 보기 어렵지 싶습니다. 남녘 못지않게 북녘도 돈이나 계급이나 신분으로 단단히 얽매여 사람이 사람답게 살기 힘든 모습을 이 만화로 낱낱이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언뜻 보자면 북녘은 이렇게 권리도 민주도 자유도 없구나 하고 여길 테지만, 남녘은 얼마나 나을까요? 서슬퍼런 군사독재가 얼마 앞서까지 있기도 했지만, 아직 국가보안법이나 국정원은 그대로 있습니다. 그리고 빼돌리기나 주먹다짐이나 따돌림이나 돈질은 버젓이 있지요. 북녘은 이런 끔찍한 모습뿐 아니라 목숨을 잃기까지 하고, 아직 고문질이나 강제노역질이 있으니 더 고되겠지요. 우리가 이룰 평화란 경제나 정치로 나아지려는 길에서 그칠 수 없습니다. 꿈을 그릴 수 있는 길이어야 하고, 서로 사랑스레 어우러져 아름답게 삶을 지을 수 있는 길이어야지 싶습니다. ㅅㄴㄹ



‘이거이 여기서는 사랑한다는 말을 막하는구나.’ (41쪽)


“어머 이 언니! 내가 다 봤는데, 고기 씹는 척하는 거 봐. 어찌게 신통하다. 역시 언니는 살아갈 줄 압니다.” “뭐든 기회 됐을 때 챙겨야지비. 그래야 살아남재.” (105쪽)


(숲노래/최종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드래곤볼 슈퍼 5
토리야마 아키라 지음, 토요타로 그림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18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만화책시렁 67


《드래곤볼 슈퍼 5》

 토요타로 그림

 토리야마 아키라 글

 유유리 옮김

 서울문화사

 2018.7.25.



  우리는 늘 오늘을 산다고 말합니다. 어느 누구나 오늘을 살 수밖에 없다고 하지요. 그런데 어제라는 자리에서 바라보면 오늘 이곳은 앞날입니다. 모레라는 곳에서 돌아보면 오늘 이곳은 지난날입니다. 우리는 누구나 늘 오늘을 살 뿐이지만, 이 오늘은 어제하고 모레가 겹친 오늘이에요. 《드래곤볼 슈퍼》 다섯걸음은 자마스라는 무시무시한 아이를 온누리에서 지워버리는 길을 찾은 뒤에, 열두 우주를 다스리는 님이 우주 무술 대회를 즐기고 싶어 하는 마음을 다룹니다. 우주를 돌본다든지 지구를 지키는 님이라는 자리에서 보자면, 툭탁질에 따돌림질에 죽임질까지 일삼는 사람들은 참 끔찍합니다. 그냥 다 때려없앨 만해요. 거꾸로 보자면 툭탁질·따돌림질·죽임질을 일삼으니 똑같은 주먹질로 없애려는 님은 슬기로운 길일까요? 온누리를 다스리는 님은 지구를 비롯한 모든 우주가 바보스레 굴어 어이없는 짓을 일삼으면 성가셔서 한칼에 없애버릴 만합니다. 모든 것을 아주 쉽게 할 줄 아니 따분한 마음에 한칼질을 할 테지만, 이런 일은 얼마나 재미날까요? 몸을 이루는 결(주파수)하고 마음을 다지는 결을 읽어낼 때 틀을 벗고 깨어납니다. ㅅㄴㄹ



“넌 미래의 인간이다. 사라진 미래는 되찾을 수 없겠지만, 평화로운 새 미래를 만들 수 있다면 그걸 선택해야 해.” (95쪽)


“베지터 씨는 역시 머리로 생각하고 움직이는군요. 그래서는 속도에 한계가 생긴답니다. 오감, 그리고 뇌를 통해 몸에 전달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려요.” (133쪽)


(숲노래/최종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타쿠의 따님 8
스튜디오 히로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1년 8월
평점 :
품절


만화책시렁 66


《오타쿠의 따님 8》

 스타히로 글·그림

 설은미 옮김

 학산문화사

 2011.7.25.



  삶을 보는 눈을 배우고 싶다고 어릴 적부터 생각했습니다. 그냥 무엇을 알아보는 눈이 아닌, 제가 태어나서 발을 딛고 살아가는 이곳을 제대로 꿰뚫어볼 줄 아는 눈을 배우고 싶은 하루였습니다. 국민학교를 들어가서 여섯 해를 보내며 삶눈(삶을 보는 눈)이 자랐다고는 느끼지 않습니다. 이 여섯 해에 걸쳐 삶눈이 차츰 흐려졌지 싶어요. 입시생으로 보낸 여섯 해에는 삶눈을 잊어버리는 나날이 되었고, 그 뒤로도 오래도록 삶눈하고 동떨어진 채 하루를 맞이했지 싶습니다. 어쩌면 저를 둘러싼 어른들한테 삶눈이 없어 못 배웠을 수 있지만, 이보다는 저 스스로 제도권학교에서 제 기운을 스스로 잊었지 싶습니다. 《오타쿠의 따님》 여덟걸음은 한동안 삶눈을 잊고 살던 아저씨가 열 해 만에 불쑥 마주한 이녁 딸하고 지내면서 삶눈을 찾는 줄거리가 끝을 맺습니다. 그렇다고 하루아침에 낡은 옷을 모두 벗어던지지는 못합니다. 째즈란 노래는 물결을 친다지요. 영어로 스윙인데, 오르락내리락하면서 제 가락을 찾아요. 오타쿠 아저씨는 ‘딸바보’로 거듭나려 하고, 이윽고 ‘아버지’란 이름으로 서고 싶습니다. 오타쿠도 바보도 아닌 한 사람, 어른으로 서려 해요. ㅅㄴㄹ



“그 게임 속 사람들은 아버지를 조금도 좋아하지 않아.” “무,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카나우? 이거 봐. 모두의 호감도 그래프가 90%를 넘어섰어. 다들 내가 좋아서 어쩔 줄 모르는 상태라고.” “그 주인공은 아버지가 아니잖아? …… 그 여자들은 게임 속의 주인공을 좋아할 뿐이고, 아버지를 좋아하는 건 절대로 아니야.” (24쪽)


(숲노래/최종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만화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1
나카노 지음, 최고은 옮김, 미카미 엔 원작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4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만화책시렁 65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1》

 미카미 엔 글

 나카노 그림

 최고은 옮김

 디앤씨미디어

 2014.2.27.



  책을 사랑하는 길하고 책을 좋아하는 길은 다릅니다. 삶을 사랑하는 길하고 삶을 좋아하는 길도 다릅니다. 숲을 사랑하는 길하고 숲을 좋아하는 길도 다릅니다. ‘사랑하다’하고 ‘좋아하다’는 같은 자리에 나란히 못 씁니다. 두 말이 가리키는 테두리는 사뭇 다르고, 두 말이 나아가는 자리는 매우 달라요. 흔히들 일컫는 ‘책사랑’ 가운데 참사랑은 얼마나 될까요? 사랑이 아닌 좋아하는 결인데 ‘책좋아’ 아닌 ‘책사랑’이라 일컫는 사람은 얼마나 많을까요? ‘책좋아’가 나쁠 수 없어요. ‘책좋아’가 무엇인지 제대로 알 적에 ‘책사랑’으로 한발 뗄 수 있습니다.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첫걸음을 읽으며 두 모습을 헤아립니다. 책을 마주하는 사람들이 ‘사랑’하고 ‘좋아’ 사이에서 어떻게 지내는지, 둘 사이를 얼마나 헤아리거나 읽는지, 그리고 책을 비롯해 삶을 어떻게 마주하면서 얼싸안으려고 하는지를 다루는 줄거리를 살피면서, 제가 두 손에 쥔 이 만화책을 사랑하는 마음인지 좋아하는 마음인지 새삼스레 되새깁니다. ‘책좋아’를 말하다가 그치는 삶이 아닌, ‘책사랑’을 노래하면서 새길을 걷는 삶이 되도록 숲으로 가야겠습니다. ㅅㄴㄹ



“이건 염가판으로 나온 전집이에요. 여러 번 중쇄를 거듭해서 고서점에도 제법 많은 물량이 나와 있어요. 하지만 각주나 해설도 충실하고 장정도 곱죠. 희귀본은 아니지만 좋은 책이에요. 저는 좋아해요.” (42쪽)


“저는 오래된 책을 좋아해요. 여러 사람의 손을 거친 책 그 자체에 이야기가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81∼82쪽)


(숲노래/최종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