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도로 가자 5
츠다 마사미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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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만화책시렁 92


《에도로 가자 5》

 츠다 마사미

 최윤정 옮김

 학산문화사

 2011.11.25.



  헌책집은 두 가지로 아름답습니다. 첫째, 헌책집이 깃든 마을이나 고장에서 태어난 책을 고이 품습니다. 둘째, 널리 팔렸건 거의 안 팔렸건 오래오래 사랑받을 만한 책을 따스히 보듬습니다. 헌책집도 똑같은 책집이니 사람들이 자주 찾는 책은 자주 들어오고 나가는데, ‘마을·고장에서 태어난 책’하고 ‘오래 사랑받을 책’을 가려내어 책시렁에 두는 손길이 더없이 아름답기에 이웃 고장으로 마실을 가면 으레 그 고장 헌책집에 들르려 합니다. 《에도로 가자》 다섯걸음을 읽으면서 ‘일본 에도’라고 하는 터처럼 한국에서는 어느 고장이 ‘그 고장다운 숨결이나 멋이나 삶터’를 고스란히 가꿀 줄 아는가 하고 헤아려 봅니다. 보통의무교육을 하고, 표준말하고 교과서를 쓰며, 서울바라기로 흐르는 이 나라에서 고장맛이나 고장멋을 건사하면서 돌보려는 벼슬아치는 얼마나 되고, 고장사람 스스로 고장넋을 북돋우는 길을 얼마나 즐거이 걸을까요? 우리는 자동차 없는 거님길을 널찍하게 펼 수 있을까요? 우리는 농약도 기계도 비닐도 없는 시골 들녘을 넉넉히 가꿀 수 있을까요? 아름다운 마을에서 나고 자라는 아이들 이야기가 아름다운 만화책을 읽습니다. ㅅㄴㄹ



“저는 도쿠가와 가를 위해, 언제든 목숨을 버릴 각오가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신하로서지, 노예가 되겠다는 건 아니야!” (15쪽)


“이에타카 님은 아무래도 제약이 많은 생활을 하고 계신데, 전 고산케의 태평한 이야기나 하고 있으니.” “아니요. 그 신분으로 백성 속에 뛰어드는 건 웬만한 용기가 없인 할 수 없는 일. 덕분에 전 서책을 통해선 알 수 없는 살아 있는 백성의 삶을 전해 듣게 되었습니다.” (108쪽)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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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의 형태 4
오이마 요시토키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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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시렁 95


《목소리의 형태 4》

 오이마 요시토키

 김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2015.7.31.



  혀를 차거나 입속에서 튕겨 혓소리를 냅니다. 발을 끌거나 땅을 디디며 발소리를 냅니다. 손으로 무엇을 치거나 만지면 손소리가 날 테고, 눈알을 굴릴 적에 눈소리가 나겠지요. 우리는 서로 어떤 소리를 내거나 들을까요? 말소리만 들을까요, 때로는 말소리조차 제대로 안 듣거나 못 들을까요? 《목소리의 형태》 네걸음에 이르면 아이들 사이가 멀어지거나 가까워지는 삶이 하나하나 드러납니다. 겉모습으로 바라보는 아이가 있고, 속마음을 읽으려는 아이가 있습니다. 겉모습만 바라보는 어른이 있고, 속내를 어루만지려는 어른이 있어요. 저마다 다른 길에 저마다 다른 삶을 짓습니다. 엉킨 사슬을 풀려는 아이가 있지만, 엉키든 말든 대수롭지 않다고 여겨 아예 안 쳐다보는 아이가 있어요. 작은 실마리 하나를 두고서 마음을 열어 새롭게 하루를 짓고 싶은 아이가 있지만, 그 작은 실마리조차 꼬투리로 삼아서 괴롭히고픈 아이가 있습니다. 북새통이라 할 만한데, 아무리 북새통이어도 마음을 기울이면서 살며시 눈을 감으면 마음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마음소리는 오직 마음으로 듣습니다. 눈을 감고 걸음을 멈추고 생각을 내려놓을 적에 비로소 주고받습니다. ㅅㄴㄹ



“엄마한테 이래저래 혼이 난다 해도, 유즈나 쇼코가 너희가 자기가 하고 싶은 걸 직접 정하고 있잖니. 할머니는 그런 너희가 좋단다.” (117쪽)


“이시다랑은 상관없는 일이야.” “상관있어.” “뭔 상관이 있는데?” “상관있다고 생각하고 싶어.” (142쪽)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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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메 코디 3 - 루나 코믹스
미야베 사치 지음, 이수지 옮김 / ㈜소미미디어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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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시렁 94


《마메 코디 3》

 미야베 사치

 이수지 옮김

 소미미디어

 2018.9.20.



  밤 세 시에서 새벽 네 시로 접어드는 달을 보다가 불쑥 새벽달이란 이름을 혀에 얹습니다. 새벽이니 새벽달일 테지요. 그러면 밤에는 밤달일까요? 한가위라 휘영청 더 밝은 달을 보고, 이 달빛에 지지 않는 별빛을 봅니다. 예부터 별빛에 기대어 길을 살폈고, 낮에는 바람을 읽으며 길을 헤아렸다고 합니다. 오늘 우리는 무엇을 바라보면서 길을 찾을 만할까요? 우리는 무엇을 바라보거나 읽으면서 두려움을 씻어내어 씩씩하게 설 만할까요? 《마메 코디》 세걸음에는 눈부신 모델인 노엘하고 만나서 저녁을 같이 먹는 마메 이야기가 흐릅니다. 눈부신 모델인 노엘은 어릴 적부터 깨달은 바가 있어 모델길을 걸었답니다. 대단히 예쁘게 태어난 얼굴하고 몸을 스스로 지키려면 두려움을 씻고 모델이 되는 길이 있다고 알아차렸대요. 이와 달리 마메는 예쁘게 태어난 얼굴하고 몸이 있지만 스스로 씩씩하지 못하고 휘둘리면서 가장자리에 처지는, 이러면서 삶이 늘 두려운 길을 걸었다고 합니다. 한 사람은 스스로 새길을 밝게 찾았다면, 다른 한 사람은 스스로도 남이 이끌어 주어도 제 길을 아직 못 찾은 셈인데, 이 둘은 앞으로 어깨동무하는 길을 갈 수 있을까요? ㅅㄴㄹ



“저 카메라 속에는 초원 위에 작은 집이 있는데 그 집에 사는 소인은 내가 웃어야 눈물을 멈추는 거예요. 그렇게 생각하면 무섭지 않아요. 어릴 적부터 외운 주문이에요.” (72∼73쪽)


‘이 아이는 나랑 똑같아. 강해지는 것을 선택하지 못했을 때의 나의 모습.’ (116∼117쪽)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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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을 잘 치는 전 타카기 양 1
야마모토 소이치로 지음, 김동욱 옮김 / 대원씨아이(만화)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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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시렁 93


《장난을 잘 치는 전 타카기 양 1》

 야마모토 소이치로·이나바 미후미

 김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2018.9.30.



  마음이 가기에 장난을 칠 수 있습니다. 마음이 안 간다면 장난을 못 쳐요. 마음이 있으니 함께 놀고 싶습니다. 마음이 없는 사이라면 어떤 놀이를 해도 재미나지 않아서 고단하기 마련입니다. 놀리려고 짓궂게 장난을 걸곤 하는데, 눈에 띄지 않거나 싫거나 무섭거나 꺼리고픈 사람한테는 장난을 못 걸어요. 함께 하루를 보내고, 같이 삶을 누리고픈 사이가 될 적에 장난을 겁니다. 《장난을 잘 치는 전 타카기 양》 첫걸음은, “장난을 잘 치는 타카기 양” 여덟걸음을 마무리하고서 나온 뒷이야기입니다. 장난을 잘 걸 뿐 아니라, 무엇을 겨루었다 하면 언제나 이기는 타키기가 제 마음에 드는 동무하고 짝을 지으면서 딸아이를 낳은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딸아이는 어떤 길을 걸을까요? 딸아이는 어떤 피를 물려받았을까요? 장난에 으레 걸려 넘어지던 아이는 아버지 자리에 서면서 좀 나아지거나 달라졌을까요? 마음을 가볍게 풀어 주면서 싱그럽게 웃기를 바라기에 장난을 걸는지 모릅니다. 아무리 일이 바쁘고 힘들어도 웃음을 잃거나 잊지 않기를 바라니 장난을 슬그머니 칠는지 몰라요. 이 마음을 읽어낸다면 절로 콧노래를 부르며 아침을 열 테지요. ㅅㄴㄹ



“나쁜 게 아냐. 이름이 바뀌는 건, 그만큼 소중한 이름을 누구보다 소중한 사람한테 선물하는 거니까.” (10∼11쪽)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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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오토메 선수, 숨다 1
미즈구치 나오키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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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시렁 90


《사오토메 선수, 숨다 1》

 미츠구치 나오키

 이은주 옮김

 대원씨아이

 2018.9.30.



  아끼는 마음은 오직 아낄 뿐입니다. 남이 시키기에 아끼지 않고, 누가 쳐다보기에 아끼지 않아요. 돌보거나 사랑하는 마음도 이와 같지요. 다른 눈이나 이야기 때문에 돌보거나 사랑하지 않습니다.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대로 기꺼이 따르면서 즐거이 돌보거나 사랑해요. 《사오토메 선수, 숨다》 첫걸음을 읽습니다. 권투라고 하는 몸놀림을 즐기는 두 아이가 있는데, 한 아이는 그리 재주가 없어서 그만두고 싶으며, 한 아이는 매우 뛰어나 마을이며 나라에서 뭇눈길을 받습니다. 권투에 재주가 없는 아이는 학교 동아리 벗이기도 한 다른 아이를 지켜보다가 몇 마디 말을 걸었고, 권투에 재주가 빼어난 아이는 다른 아이가 상냥하구나 하고 느끼면서 ‘좋아한다’는 마음을 품고, 이를 말로 나타냅니다. 그런데 두 아이는 눈치를 봐야 합니다. 둘이 서로 좋아하는 마음인 줄 느끼고 알았으나, 학교나 사회는 ‘오직 권투만 아는 순결한 열일곱 여자 권투선수’라는 이름을 내걸면서 ‘장사질’을 하거든요. 즐기는 권투가 아닌 금메달이나 기부금을 거머쥐도록 하는 권투라면, 아이들이 싱그럽고 풋풋한 마음을 키우도록 북돋우지 못하는 학교나 사회라면, 다 뭘까요. ㅅㄴㄹ



“부끄럽지만 전 이런 게 처음이라, 소, 솔직히 잘은 모르겠지만, 아, 아니, 그건, 가슴이 뜨, 뜨거워서, 아, 아니, 저도 잘 모르겠는데.” “알았다. 그만해. 내가 부끄러워지니까. 사오토메, 네 마음은 지금도 변함없는 거지? 좋아. 사토루, 넌 오늘부터 사오토메의 트레이너다!” “트, 트레이너?” “그리고, 너흰 몰래 사귀도록 해.” “사, 사, 사귀어요? 사, 사귄다는 게 뭘 하는 거죠? 어어어, 어떤 걸 하는 건가요?” “직접 찾아봐!” (31∼33쪽)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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