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동의 손바닥 아트
박재동 지음 / 한겨레출판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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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만화책 2022.11.18.

만화책시렁 475


《환상의 콤비, 한겨레그림판 모음 1》

 박재동

 친구

 1989.2.1.



  모든 말썽이며 잘못은 ‘힘·돈·이름’을 내세운 고리타분한 이들이 일으킵니다. 우리 발자취를 보면, 돌이가 함부로 순이를 밟거나 괴롭히지 않은, 오순도순 사랑으로 지낸 나날이 훨씬 깁니다. 이러한 삶길은 우두머리가 들어서고 나라가 생기면서 조금씩 흔들렸고 조선 오백 해 사이에 와르르 무너졌어요. 이동안 적잖은 돌이는 ‘힘·돈·이름’을 앞세워 순이를 밟거나 괴롭혔고, 이를 한자말로 ‘성희롱·성추행·성폭력·성범죄’라 합니다. ‘안희정·박원순·오거돈’은 응큼질을 일삼아 자리에서 끌려내려왔습니다. 지난날 《환상의 콤비, 한겨레그림판 모음 1》를 내놓은 박재동 씨는 이들을 나무라는 붓을 들지는 않아요. 그 나물에 그 밥인 짝짜꿍인 셈일까요. 이이도 응큼질로 말밥에 한참 오르면서 도무지 뉘우칠 줄 모르다가 여러 해 손가락질을 받은 끝에 겨우 물러나는 시늉을 보였는데, 어느새 〈경기신문〉이란 데로 옮겨 멀쩡히 붓을 휘두릅니다. 모름지기 ‘시사만화’는 ‘삿대그림’이 아닙니다. 그러나 삿대그림을 잇는 동안 스스로 똑같이 삿대글을 받을 만한 수렁에 잠기는구나 싶어요. 붓을 못 놓겠다면 호미를 쥘 노릇입니다. 호미를 못 쥐겠다면, 아이를 돌보며 집안일을 할 노릇입니다. 붓부터 섣불리 쥐면서 ‘힘·돈·이름’을 거머쥔 사람치고 안 썩는 사람이 드문 이 나라는 참 안타깝습니다.


ㅅㄴㄹ


“오! 나라를 위한 나의 포부여!” (9쪽)


“올림픽 국민인데 웃으셔야죠 할머니, 자, 찍어요.” (160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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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고화질] 원조! 괴짜가족 28 (완결) 원조! 괴짜가족 28
Kenji Hamaoka / 서울미디어코믹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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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만화책 2022.11.16.

만화책시렁 471


《원조! 괴짜가족 1》

 하마오카 켄지

 최현미 옮김

 서울문화사

 2003.2.28.



  일부러 웃기려는 그림꽃은 오히려 재미없습니다. 어릴 적에도 요즈음에도 매한가지입니다. 둘레에서는 ‘엽기만화’가 재미있지 않느냐고, 일부러 그렇게 그리니 재미있다고 하지만, 저로서는 일부러 끔찍하게 그리거나 더욱 망가지고 깨지고 무너지고 죽어나가는 꼴을 그려서는 하나도 재미없을 뿐입니다. 우리 눈을 더럽힌달까요. 눈뿐 아니라 마음을 망가뜨린달까요. 그림꽃을 즐기는 또래나 윗내기는 왜 《원조! 괴짜가족》을 안 읽느냐고 오래 타박했으나, 책이름부터 아예 건드리고 싶지 않은데 왜 봐야 하는지 모를 노릇입니다. 그래도 스무 해 만에 펼쳐 보았습니다. 펼쳐 보면서, 아, 참으로 딱하구나 싶어요. 그러나 누가 딱한지는 모르겠습니다. 누구를 딱하다고 말할 수도 없겠구나 싶고요. 그림으로 담는 모습만 ‘억지스럽거나 바보스럽’지 않습니다. 우리 삶이 고스란히 이런 꼴이거든요. 적잖은 분들은 나라지기나 벼슬아치만 손가락질하는데, 우리 민낯을 가만히 볼 노릇입니다. 틀림없이 죽음수렁인 줄 알면서 어린이하고 푸름이를 벼랑으로 내모는 어른입니다. 틀림없이 죽음판인 줄 알면서 싸움터(군대)를 안 없애고 더 무서운 총칼(전쟁무기)을 만들어 ‘방산 수출’이라며 호들갑입니다. 이쪽도 저쪽도 억지스런 탈놀음입니다. 더구나 ‘원전 마피아’뿐 아니라 ‘태양광·풍력 마피아’도 있는걸요.


ㅅㄴㄹ


“네 머릿속에는 먹는 생각밖에 없니?” …… “나, 먹기 위해서라면 그 어떤 수단방법도 안 가려!” (124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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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의 외인구단 애장판 2
이현세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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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숲노래 만화책 2022.11.16.

책으로 삶읽기 790


《공포의 외인구단 2》

 이현세

 학산문화사

 2009.5.25.



《공포의 외인구단 2》(이현세, 학산문화사, 2009)을 읽고서 석걸음을 굳이 더 읽어야 할까 하고 생각했다. 이 그림꽃이 처음 나오던 무렵 우리 집에도 다 갖추어 놓기는 했으나 우리 언니가 즐겨읽을 뿐, 나는 시큰둥했다. 어릴 적에 그렇게 모든 그림꽃을 다 읽으면서도 어쩐지 몇몇 사람 그림꽃은 재미없었으니, 이현세·허영만·강철수·배금택·고행석은 맨 꼬랑지로 읽었다. 달책(월간잡지)이나 이레책(주간잡지)에 실리니 다 읽기는 하면서도 ‘왜 굳이 이렇게(이 따위로) 그려야 하는지’ 종잡을 수 없고, 줄거리뿐 아니라 그림결까지 그리 눈이 가지 않았다. 어릴 적에는 ‘마초’란 말을 몰랐는데, 이제 와 돌아보면 ‘마초 만화’는 끔찍하고 소름이 돋아서 아예 멀리하고 싶었구나 싶다. “공포의 외인구단”이란 이름은 그냥 일본말이다. 무늬만 한글이다. 이제는 일본 그림꽃을 마음놓고 읽을 수 있는 터전이기에 우리네 숱한 그림꽃이 일본 그림꽃을 베끼거나 따오거나 훔친 줄 어렵잖이 알기도 한다. ‘바지저고리’를 그려야 우리 그림꽃이 아니다. 이 땅에서 피고지는 풀꽃을 읽고 담을 줄 알아야 우리 그림꽃이다. ‘며느리밑씻개’나 ‘며느리밥풀꽃’ 같은 풀이름도 무늬만 한글인 일본말이다.


ㅅㄴㄹ


“무, 무슨 소릴 하는 거니? 남자란 그럴 때도 있는 거란다. 네 아빠만 해도.” “혜성이가 그랬으면, 거지 출신은 어쩔 수 없다며 뭐라고 하셨을 거예요!” (30쪽)


“팀의 질서를 위해서 당장 내쫓아 버려야 된다는 걸 안다. 하지만 내쫓아 버리기엔 너무나 아까운 놈이야.” (31쪽)


“더 이상 내려갈 데도 없이 밑바닥까지 와 있는.” “혜성이를 이용해서 돈벌이를 할 궁리를 하시다니, 도대체 혜성일 얼마나 더 비참하게 만드시려는 겁니까?” “닥쳐! 너도 떨어질 대로 떨어진 신세야! 섣불리 굴면 네 녀석도 쫓겨날 줄 알아!” (194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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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종일각 신장판 10
다카하시 루미코 지음, 김동욱 옮김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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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만화책 2022.11.16.

책으로 삶읽기 791


《메종 일각 10》

 타카하시 루미코

 김동욱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0.5.30.



《메종 일각 10》(타카하시 루미코/김동욱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0)을 읽으면 앞걸음과 매한가지로 얽히고설키는 여러 마음이 드러난다. ‘좋아한다’고 느낄 수 있고 ‘마음이 간다’고 여길 수 있고 ‘마음이 쓰인다’고 볼 수 있다. ‘자꾸 생각이 난다’거나 ‘가슴이 찌릿찌릿하다’고도 할 만하다. 다만 어느 쪽이건 ‘사랑’은 아니다. 모두 풋풋하고, 덜 익었고, 한켠으로 기울었다. 그런데 풋풋하기에 풋풋한 대로 즐겁고, 덜 익었기에 덜 익은 대로 이야기꽃이 피고, 한켠으로 기울었기에 요모조모 더 살피거나 헤아리면서 만나는 길을 찾는다. 툭탁거리는 사이에 뭔가 일어난다. 부딪히고 만나면서 조금 더 알아간다. 언제쯤 철이 들거나 생각이 자리잡을는지 몰라도, 천천히 한 걸음씩 떼다 보면 비로소 눈을 뜰 날을 맞이할 테지.


ㅅㄴㄹ


“어쩌면 너 혼자 먹고살기도 빠듯한 거 아냐?” “너는 왜 그렇게까지 비관적인 건데?” “낙관적으로 볼 부분이 있다는 거냐.” “교코 씨는 가난해도 잘 살지 않을까?” (78쪽)


“사실이잖아요. 능력 없는 남자예요, 전.” “그렇게 스스로를 단정 짓는다면 정말로 능력 없는 사람이 되어버려요. 소이치로 씨도 고다이 씨 같은 때가 있었다고 들었는데, 하지만 전혀 기죽지 않고, 밥도 잘 먹었대요.” “전, 소이치로 씨가 아니에요.” (107쪽)


‘그거면 된다는 것이 무슨 뜻인지 알 수 없었지만, 우리 둘은 그걸 끝으로 돌아가면서 한마디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결국 그 뜻은 끝내 알 수 없었다.’ (116쪽)


#たかはしるみこ #高橋留美子 #めぞん一刻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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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요리왕 20 - S코믹스 S코믹스
혼죠 케이 지음, 김봄 옮김, 스에다 유이치로 / ㈜소미미디어 / 2018년 5월
평점 :
절판


숲노래 만화책 2022.11.12.

만화책시렁 466


《미스터 요리왕 20》

 스에다 유이치로 글

 혼죠 케이 그림

 김봄 옮김

 소미미디어

 2019.5.24.



  마음이 깃들지 않는 일이란 없습니다. 궂거나 골내거나 불타오르거나 지겨워하거나 미워하거나 시샘하는 마음일 적에는 몽땅 멈출 노릇입니다. 아기를 안든, 밥을 차리든, 걸레질이나 설거지를 하든,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든, 씨앗을 심거나 푸성귀를 돌보든, 길을 걷거나 말을 하든, 이런저런 일을 하든, 온갖 궂은 기운을 다 씻어내지 않고서는 ‘움직이지 않아’야 스스로 살림길로 접어듭니다. 궂은 기운을 안 씻은 채 밥을 차리거나 말을 하거나 일을 한다면 모두 일그러지게 마련이에요. “하던 일을 어떻게 멈춰? 그러면 큰일이 나!” 하고 대꾸하는 분이 많습니다만, 참말로 ‘큰일’이란, 미움이나 짜증이나 두려움이나 시샘이나 부러움 따위를 품는 마음으로 뭘 할 적에 터집니다. 《미스터 요리왕 20》을 펴면, 밥 한 그릇에 스며드는 마음을 들려줘요. 모두 마흔한걸음에 이르는 이 그림꽃은 내내 ‘밥을 차리려고 손을 대어 새롭게 가꾸는 마음’을 다룬다고 할 만합니다. 마음을 담아 차렸기에, 이 마음을 스스로 곱게 품고 다독입니다. 마음을 담아 차릴 만한 솜씨가 붙일 때까지 섣불리 부엌지기 노릇을 넘보지 않습니다. 오늘 우리는 어떤 글이나 그림이 넘치는가요? 오늘 우리 둘레에서는 어떤 일이 자주 불거지나요? 아직 마음을 가꾸지도 다스리지도 사랑하지도 않으면서 덥석 덤비는 사람이 너무 많아요.


ㅅㄴㄹ


‘하지만 아무리 가게를 가지기 위해서라도 그런 방법은 좋지 않아.’ (90쪽)


“‘아까운 짓’을 해버려서 정말 미안해. 이젠 이런 일이 없도록 주의할게. 손님이 남긴 음식을 우리가 다시 만들어 먹을 수도 없어.” (157쪽)


“이 요리에는 ‘애착’이 느껴져.” “애착?” “요리에는 반드시 그 요리에 담긴 기분이 반영된단다. 그것이 창작의 무서운 점이기도 하고 묘미이기도 하지.” (199쪽)


#蒼太の包丁 #本庄敬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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