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나 모도티 삶과 전설 5
마거릿 훅스 지음, 윤길순 옮김 / 해냄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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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책시렁 21


《티나 모도티》

 마거릿 훅스 글

 윤길순 옮김

 해냄

 2004.11.10.



  그때를 살지 않고서 그때를 알 수 없습니다만, 그때를 놓고 적바림한 글이나 그림이나 사진을 더듬으면서 그때에 어떠했겠거니 어림할 수는 있습니다. 다만, 어림할 뿐, 참거짓이 무엇인지는 섣불리 말하지 못합니다. 누가 보고서 쓰거나 남긴 글이나 사진이 있더라도, 이는 ‘누가 본’ 모습일 뿐, 우리 스스로 본 모습이 아닙니다. 1896년에 태어나 1942년에 숨을 거둔 티나 모도티 님을 얼마나 ‘참에 가깝게’ 짚거나 마주할 수 있을까요? 《티나 모도티》는 되도록 티나 모도티 님 곁에서 이녁 삶을 지켜보면서 낱낱이 그린 듯이 엮었지만, 이 줄거리가 참인지 아닌지, 또는 꾸민 대목이 있는지 없는지 어느 하나도 짚을 수 없습니다. ‘있는 대로 옮겨적었다’고도 할 수 있지만 ‘소설일 뿐’이라고도 할 수 있어요. 그런데 이 사진책을 굳이 읽는다면, 오래오래 펄떡 뛰는 숨결이 물결치는 사진을 찍은 사람이 바로 그때 그곳에서 무엇을 보고 생각하고 느끼고 되짚어서 사진기 단추를 눌렀을까를 돌아보고 싶기 때문이겠지요. 아무개 제자나 여자라는 몸이 아닌, 삶을 사랑으로 새롭게 보려는 눈을 더 가까이 느껴 보고 싶으니 이 사진책을 읽겠지요.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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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녀와 나 - 바다가 된 어멍, 그들과 함께한 1년의 삶
준초이 글.사진 / 남해의봄날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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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책시렁 20


《해녀와 나》

 준초이

 남해의봄날

 2014.11.30.



  비를 맞을 수 있다면 비가 되어 볼 수 있습니다. 비를 맞지 않거나 창밖으로 구경만 한다면 비가 되어 보기 어렵습니다. 지하상가나 반지하에 산다면, 또 집밖으로 나오지 않는다면, 비가 무엇이고 이 땅을 어떻게 적시는가를 알기도 어려우니, 비살림하고는 더더욱 멀밖에 없습니다. 사진으로 비를 찍으려면 스스로 비가 되어야 합니다. 사진으로 바다를 찍으려면 스스로 바다가 되어야 합니다. 물질을 하는 사람을 사진으로 찍으려면 스스로 물질을 하고 물님이 되어야겠지요. 《해녀와 나》는 해녀하고 한 해 동안 마주한 삶을 사진으로 담았다고 합니다. 다만 365일을 함께한 한 해이지는 않습니다. 이는 사진을 보며 느낄 수 있습니다. 준초이 님이 책머리에 고은 시인한테 그렇게 글을 받아서 실으려 하는 모습을 보아도, 해녀하고 함께하는 한 해였다기보다 ‘다른 무엇’을 보며 띄엄띄엄 해녀를 마주한 한 해였구나 싶습니다. 책머리에 실을 글이라면 물질하는 할멍 목소리일 적에 걸맞지 않을까요? 또는 바다 목소리를, 전복 목소리를, 물님하고 물벗 목소리를 귀기울여 온마음으로 듣고서 옮겨적을 노릇 아닐까요? ‘깊이’란 하나된 눈으로 볼 수 있습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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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본 영암 - 드론으로 담은 영암군 마을
마동욱 사진, 우승희 글 / 눈빛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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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책시렁 19


《하늘에서 본 영암》

 마동욱

 눈빛

 2018.6.15.



  저는 곧잘 하늘을 나는 꿈을 그리곤 합니다. 가만히 마음을 기울이다 보면 어느새 이 땅을 딛고 선 몸인 줄 잊는데, 이때에 어디로든 가볍게 날아다니면서 온누리를 굽어살피는구나 하고 느껴요. 몸이 아닌 넋으로 하늘마실을 한달까요. 제비가 되어 하늘을 난다고, 해오라기나 기러기가 되어 하늘을 가른다고 헤아려 보는데, 하늘에서 땅을 내려다보는 마음이 되면, 땅에서 사는 사람이며 숲짐승이며 풀벌레를 느끼기 어렵습니다. 오직 하늘과 구름을 벗으로 삼아서 매우 조용히 생각에 잠깁니다. 《하늘에서 본 영암》은 사진기를 드론에 매달아 하늘에서 시골마을을 죽 살핀 모습을 차곡차곡 엮습니다. 마을길을 두 다리로 거닐면서 마주하는 시골마을이라면 집집마다 다른 살림살이를 엿보면서 사람마다 다른 손길로 가꾸는 이야기를 마주할 만합니다. 마을터를 하늘에서 가만히 내려다볼 적에는 우리가 예부터 어떤 터를 좋아하거나 사랑했는가를 새삼스레 느낄 만합니다. 들이 있고 바다가 있으며 냇물이 흐르고 숲이 있습니다. 들에 씨앗을 심기도 하지만, 아이들이 들을 신나게 내달립니다. 하늘에서 본 모습이란, 하늘빛으로 느끼는 마을 숨결입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사진읽기/사진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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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아리랑 - 765kV 송전탑 건설 반대투쟁
장영식 지음 / 눈빛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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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책시렁 18


《밀양아리랑, 765kv 송전탑 건설 반대투쟁》

 장영식

 눈빛

 2014.10.15.



  사진책 《밀양아리랑, 765kv 송전탑 건설 반대투쟁》을 펴다가, “우리는 모두 밀양이다”라는 글씨가 적힌 소매옷을 들고 사진을 찍은 정치꾼 문재인 모습을 봅니다. 아직 대통령이지 않던 무렵, 대통령이 되고자 한창 여러 곳을 다니던 무렵, 밀양에 밀어붙이던 송전탑을 둘러싼 다툼자리에 얼굴을 내밀어 사진을 찍힌 사람을 가만히 바라봅니다. 밀양을 돕겠다고 하거나 밀양사람하고 이웃이 되겠노라 밝혔을 그분은 대통령 자리에 선 뒤에 밀양을 어떻게 했을까요? 《밀양아리랑》은 밀양이라는 삶터가 삶을 가꾸는 자리 아닌, 삶을 지키려고 다투어야 하는 자리로 바뀌고 난 모습을 흑백사진으로 하나하나 담습니다. 책이름에 오롯이 드러나듯이 “765kv 송전탑 건설 반대투쟁”을 사진으로 보여줍니다. 그런데 이 사진책에는 몇 가지가 빠졌습니다. 송전탑 건설 반대투쟁을 사진으로는 보여주지만, 몸싸움이나 정치꾼 얼굴은 드러나지만, 밀양이라는 삶터가 그야말로 어떠한 삶터인가는 보여주지 못합니다. ‘오늘 몸으로 부딪혀서 지키려는’ 몸짓은 보여주되, ‘오늘까지 몸으로 살아오며 사랑한’ 터전이 어떠한 숨결인 이야기인지는 못 보여줍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사진넋/사진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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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本の民家一九五五年〈普及版〉 (普及)
二川 幸夫 / ADAエディタト-キョ-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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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민가>란 사진책은 찾기 어렵지만, 새로 나온 사진책은 있으니

이 사진책을 만나실 수 있기를 빌어 보면서...


+ + +


사진책시렁 17


《日本の民家》

 二川幸夫

 A.D.A. EDITA Tokyo

 1980.6.10.



  한국에서는 아직 한국 살림집을 사진으로 제대로 담은 책이 없다고 할 만합니다. 옛날 풀집이나 흙집도, 오랜 기와집이나 나무집도, 멧자락 절집도 좀처럼 있는 그대로 바라보면서 사진으로 담지 못합니다. 후타가와 유키오 님이 빚은 《日本の民家》는 일본 살림집을 사진으로 담아낸 책입니다. 매우 두툼하고 크지요. 그리고 이 사진책은 ‘사람이 살림을 하면서 사랑을 지어낸 보금자리’가 어떠한 터전이요 얼개인가를 또렷이 아로새깁니다. 이 사진책을 펼쳐 놓고서 ‘일본 살림집’을 새로 지을 수 있도록 엮었습니다. 자, 이제 다시 말해 보겠습니다. 한국에서도 한국 살림집을 사진으로 찍은 사람은 꽤 있습니다. 그렇지만 한국에서 나온 ‘한국 살림집 사진책’은 멋스럽거나 예스럽게 꾸미기만 했습니다. 예술스럽거나 문화스럽게 겉치레에 기웁니다. 이와 달리 《日本の民家》는 멋스럽게도 예스럽게도 살림집을 바라보지 않습니다. 오직 보금자리와 살림터라는 눈길로 바라볼 뿐입니다. 집 한 채를 지은 마음을 사진으로 읽고, 집 한 채가 숲이나 마을에서 어떻게 어우러지는가를 사진으로 헤아리며, 집을 가꾸며 살림한 손길을 사진으로 만납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사진넋/사진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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