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엘이 시를 만난 날 비룡소의 그림동화 257
미카 아처 지음, 이상희 옮김 / 비룡소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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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136


《다니엘이 시를 만난 날》

 미카 아처

 이상희 옮김

 비룡소

 2018.10.15.



  어린이가 이야기하는 말은 언제나 노래라고 느낍니다. 어린이는 어른처럼 딱딱하게 말하거나 글을 읽지 않는다고 느낍니다. 어린이 말씨는 참으로 늘 노랫가락이로구나 싶어요. 노래로 이야기하는 어린이 말을 가만히 듣다가 글로 옮겨적곤 하는데, 이렇게 글로 옮기고 보면, 어린이가 하는 말은 으레 꽃 같구ㅏ 싶습니다. 한 마디로 하자면 ‘노래꽃’이요, 어른들 말씨를 따르자면 ‘시’입니다. 어린이는 따로 동시집이나 시집이란 책을 손에 안 쥐어도 늘 시를 쓰거나 읽는, 그러니까 노래꽃을 펴고 나누는 하루이지 싶어요. 《다니엘이 시를 만난 날》을 읽으며 생각합니다. 다니엘은 ‘시를 만난다’고도 할 테지만, 이보다는 ‘노래를 즐긴다’고 해야지 싶어요. 어른 눈에서는 ‘시’일 테지만, 어린이 자리에서는 노상 ‘노래’예요. 그리고 이 노래는 새삼스레 활짝활짝 피어나니 노래꽃일 테고요. 노래를 부르기에 놀이입니다. 어쩌면 그렇지 않을까요? ‘노래 = 놀이’요, ‘놀이 = 노래’라고 말이지요. 노래하기에 놀고, 놀기에 노래해요. 노래하지 않는 아이는 놀지 않고, 놀지 않는 아이는 노래하지 않거든요. 어른은 어떤 삶일까요? 어른 사이에 놀이나 노래가 없다면 그야말로 메마르고 따분하며 고된 나날이지 싶습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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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영나영 제주 똑똑별 그림책 3
조지욱 글, 김동성 그림 / 나는별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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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145


《느영 나영 제주》

 조지욱 글

 김동성 그림

 나는별

 2015.7.27.



  우리가 발을 디디는 모든 곳은 아름답습니다. 그 터가 아름답기에 아름답기도 하지만, 스스로 새로운 길을 나서는 기쁜 마음일 적에는 우리 스스로 어느 터이든 아름답게 가꾸곤 합니다. 제주는 제주라서 제주답게 아름다운 결이 흐릅니다. 서울이며 시골은 서굴이나 시골대로 다른 결이 피어나기에 아름다워요. 우리는 우리 마을이 아름답다고 느낄 수 있을까요? 우리는 이웃 고장이 아름다운 줄 알아챌 수 있을까요? 《느영 나영 제주》는 제주라고 하는 고장이 어느 대목에서 반짝반짝한가를 찬찬히 짚으면서, 이 반짝거리는 고장에서 누릴 즐거운 바람결을 보여줍니다. 아마 어떤 분은 가게가 늘어선 거리가 아름답다고 여길 테고, 어떤 분은 밤별보다 밤빛이 밝은 거리가 좋다고 여길 테지요. 어떤 분은 여러 놀이터가 반가울 테고, 어떤 분은 사람 손길이 안 닿은 고즈넉한, 그렇지만 새랑 풀벌레 노래가 가득한 숲길이나 들길이 반갑겠지요. 그렇다면 가만히 생각해 봐요. 제주에 파랗게 빛나는 바다가 사라진다면? 제주에 너른 들이 사라진다면? 제주에 조용하고 조촐한 마을길이 사라진다면? 이때에도 제주가 제주다울 만할까요? 해군기지나 더 큰 공항을 놓아야 제주가 빛날까요? 이 땅은 어느 때에 노래가 흐르는 아름터가 될까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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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하늘을 날던 날
브뤼노 지베르 지음, 조정훈 옮김 / 키즈엠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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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144


《처음 하늘을 날던 날》

 브뤼노 지베르

 조정훈 옮김

 키즈엠

 2019.6.28.



  드론을 띄워서 하늘에서 바라본 모습을 찍는 분이 꽤 늘었습니다. 예전에는 헬리콥터나 비행기를 타고서 이런 모습을 찍었지요. 스스로 몸을 함께 날리지 않더라도 땅을 바라보며 찍을 수 있으니 새로운 솜씨입니다. 그러나 스스로 함께 하늘에 머물며 찍는 사진하고, 몸은 땅에 둔 채 찍는 사진은 달라요. 《처음 하늘을 날던 날》을 보면 마치 드론으로 땅을 바라본 듯한 그림이 하나씩 흐릅니다. 하늘에서 땅을 똑바로 내려다보는 그림이거든요. 드론이 아닌 비행기를 타고 땅을 본다면 똑바로 내려다보는 모습이기 어렵습니다. 비스듬히 땅을 바라보아요. 그나저나 ‘처음 하늘을 난다’고 할 적에 아이들이 도시살이만 바라보려나 하고 살짝 갸우뚱했습니다. 헤엄터야 그렇다 쳐도 굳이 골프장 모습을 아이들이 궁금해 할는지도 아리송합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도시살이만 흐르고 숲살이는 흐르지 않습니다. 너른 바다를, 너른 냇물을, 너른 모래밭을, 너른 숲을, 너른 얼음판을, 너른 골짜기나 쏠을, 너른 들녘이나 풀밭을 바라보는 눈길을 하나도 담지 않은 대목이 아쉽습니다. 무엇보다도 하늘을 날면 우주에서 지구를 보고 싶지 않을까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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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 있을까 지평선
카롤리나 셀라스 지음, 오진영 옮김 / 문학동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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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143


《어디에 있을까 지평선》

 카롤리나 셀라스

 오진영 옮김

 문학동네

 2019.7.29.



  개구리는 펄쩍펄쩍 뛰어서 간다면, 두꺼비는 엉금엉금 기어서 가곤 합니다. 웅크렸다가 뛰는 개구리는 펄쩍질로 놀래키고, 얌전히 있다가 척척 잽싼 발놀림으로 기어가는 두꺼비는 이 큰 덩치를 가볍게 놀리는구나 싶어 놀래킵니다. 땅바닥에 납작 붙어서 산다고 할 개구리나 두꺼비는 이 땅이나 하늘을 어떻게 보거나 느낄까요? 사람은 개구리나 두꺼비보다 키가 큽니다. 키가 큰 만큼 개구리나 두꺼비보다 한결 하늘을 넓게 보고 땅도 넓게 본다고 여길 수 있는데, 하늘을 나는 새가 사람을 보자면, 사람도 개구리마냥 땅바닥에 납작 엎드린 모습이지 싶어요. 《어디에 있을까 지평선》은 우리 삶터 곳곳에 있는 가뭇없는 금을 헤아립니다. 땅금이랄지 바다금이랄지 하늘금이랄지, 이 금은 얼마나 멀거나 가까울까요. 우리 몸을 이룬 금을 헤아려 봅니다. 눈길이 닿는 곳이 어떻게 보이는가를 새삼스레 떠올립니다. 마루를, 마당을, 마을길을 하나하나 생각합니다. 우리는 어떤 금으로 둘러싸인 곳에서 보금자리를 지을까요. 우리 스스로 어떤 금으로 이룬 모습일까요. 아침에 만난 두꺼비는 한참 쳐다보도록 가만히 있다가 척척 기어서 풀숲으로 들어갑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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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을 찾습니다!
차이자오룬 지음, 심봉희 옮김 / 키위북스(어린이)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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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141


《영웅을 찾습니다》

 차이자오룬

 심봉희 옮김

 키위북스

 2018.5.1.



  먹이를 물어 나르는 개미떼를 가만히 보노라면 하루가 가는 줄 잊습니다. 무척 빠른 발걸음으로 저마다 한 덩이씩 물고서 집으로 가져가요. 열매에서 단물을 쪽쪽 빨거나 속살을 갉는 벌떼를 곰곰이 볼 적에도 하루가 가는 줄 잊어요. 매우 솜씨좋게 빨거나 갉면서 열매 한 알이 곧 사라지더군요. 아이들이 개미떼도 보고 벌떼도 보고 풀벌레도 보고 나무도 보면서 까르르 하루를 누립니다. 구름떼도 보다가 구름이 쏟는 빗물에 꺄하하 하고 새삼스레 웃으며 하루가 지나갑니다. 《영웅을 찾습니다》는 ‘영웅을 찾는 일’에는 마음을 쓰지 않고 오로지 스스로 할 길을 즐거우면서 차분하게 하는 한 사람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이 한 사람을 빼고는 마을에서 몽땅 ‘내가 영웅이란 말야!’ 하고 우쭐거리느라 바쁘대요. 뭐, 영웅이 되는 일이 나쁘지 않겠지요. 그런데 왜 영웅이 되어야 할까요? 어떤 영웅이 되어야 멋질까요? 영웅이 아니라면 돋보이지 않을까요? 영웅은 어떤 몫을 하면서 사람들 사이에서 기쁘게 노래하는 사람일까요? 숱한 사람들이 자격증이나 졸업장을 내세우면서 달려옵니다. 그런 것도 나쁘지 않겠지만, 삶을 사랑하는 길에 굳이 있어야 할까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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