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사랑이 있을 뿐 - 문숙의 그림 엽서책
문숙 지음 / 샨티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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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책으로 삶읽기 528


《위대한 사랑이 있을 뿐》

 문숙 글·그림

 샨티

 2019.10.18.



자연적인 것들은 얼핏 보면 혼란스러운 것같이 보인다. 우주도 혼돈 속에서 제멋대로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고, 생태계도 그렇고, 이 세상도 마찬가지로 정신없어 보인다. 그러나 이 모든 것들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정확한 질서와 법칙이 작용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맺음말)



《위대한 사랑이 있을 뿐》(문숙, 샨티, 2019)은 그림엽서를 묶은 책이다. 글을 묶은 《위대한 일은 없다》하고 짝꿍이 되어 나란히 나왔다. 글책하고 다른 그림책을 찬찬히 넘기고 다시 넘기면서 ‘무엇을 그리셨을까’보다는 ‘무슨 마음을 담았을까’를 떠올린다. 우리 집 아이들이 붓놀이를 할 적에 문득문득 잡아채어 얹는 마음결을 그려 본다. 아마 온누리 모든 아이들은 붓하고 종이하고 물감을 주면 빙긋빙긋 웃으면서 마음껏 붓놀이 그림놀이 빛놀이 물놀이를 즐길 테지. 아이들 그림은 오롯이 아이들 마음이다. 어떤 틀도 없다. 틀이 없다고 할 적에 어른들은 으레 ‘불규칙·혼란·혼돈’을 말하지만, 틀이 없기에 홀가분하고, 홀가분하기에 즐거우며, 즐겁기에 아름답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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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어 공주를 만난 소년 한울림 그림책 컬렉션 30
나탈리 민 글.그림, 바람숲아이 옮김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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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시렁 153


《인어 공주를 만난 소년》

 나탈리 민

 바람숲아이 옮김

 한울림어린이

 2017.5.26.



  큰아이가 밤에 문득 “아버지는 밤새가 아버지한테 뭐라고 말하는 듯해요?” 하고 묻습니다. 아이더러 넌 어떤 얘기를 들었느냐고 묻기 앞서 가만히 밤새 노랫소리를 그립니다. “이쁜 아이들, 이쁜 아이들, 아직 꿈나라에 가지 않은 이쁜 아이들, 이제 곧 꿈나라에서 놀지?”라든지 “아직 꿈나라에 가고 싶지 않다면 이리로 훨훨 날아와서 같이 놀지?” 같은 말을 들려준다고 느낍니다. 《인어 공주를 만난 소년》을 펴면 ‘인어 공주’하고 ‘소년’이 만나는 이야기가 흘러요. 그런데 두 이름은 두 아이가 스스로 붙인 이름이 아닙니다. 모두 어른들이 붙인 이름이에요. 어른들은 두 아이를 아이로 보기보다는 서로 멀리하거나 꺼리기를 바라면서 ‘얄궂거나 나쁘거나 모진 모습’을 가르치려 하는구나 싶습니다. 이와 달리 두 아이는 마음으로 만나서 즐겁게 어울려 노는 사이에 새롭게 스스로 배웁니다. 둘은 어른이 붙인 이름이 아닌 ‘바다아이’하고 ‘뭍아이’일 뿐이요, 서로 ‘바다살림’하고 ‘뭍살림’을 새삼스레 마주하면서 더욱 재미난 하루가 되는구나 하고 깨달아요. 바다가 낫지 않고 뭍이 낫지 않습니다. 어느 쪽도 위나 아래가 아닙니다. 그저 다른 삶자리에서 다르면서 아름답게 피어난 사랑스러운 하루가 흐릅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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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챙이왕 케로리
이토 히로시 지음, 사과나무 옮김 / 크레용하우스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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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시렁 147


《올챙이왕 케로리》

 이토 히로시

 사과나무 옮김

 크레용하우스

 2011.5.30.



  옛말에 “개구리 올챙이 적 모른다”가 있어요. 예전에 볼품없거나 모자라거나 어렵던 모습을 잊어버린 사람을 빗대면서 쓴다지만, 썩 안 어울리는 풀이라고 느낍니다. 올챙이하고 개구리는 확 다른 삶이거든요. 더구나 올챙이는 볼품없거나 모자라거나 어렵지 않습니다. 올챙이는 올챙이대로 즐거우면서 아름다운 삶이요, 개구리는 개구리대로 즐거우면서 아름다운 삶이에요. 애벌레하고 나비를 놓고도 매한가지입니다. 애벌레이기에 나쁠 수만 없고, 나비이기에 좋을 수만 없어요. 저마다 다른 삶일 뿐입니다. 《올챙이왕 케로리》는 올챙이로 태어나서 사는 동안 못에서 누구도 따를 수 없도록 즐겁고 멋진 나날을 보내던 아이 케로리가 그만 개구리로 몸이 바뀔 적에 겪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이제까지 어떤 올챙이도 못에서 힘들게 살았다지만 케로리만큼은 다른 어느 물벗도 올챙이한테 아뭇소리를 못했을 뿐 아니라, 다른 물벗이 케로리를 임금님처럼 섬겼대요. 자, 케로리는 올챙이로만 살아갈 적에 좋을까요, 굳이 개구리로 바뀌어야 좋을까요? 그리고 케로리가 올챙이란 옷을 벗고서 개구리란 옷으로 갈아입는다면? 우리가 마음으로 올챙이 말을 듣고 개구리 얘기를 듣는다면 옜말을 새로 읽겠지요. 거듭나며 새로 마주하는 길일 뿐입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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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를 그리는 사람 신나는 새싹 1
프레데릭 망소 글.그림, 권지현 옮김 / 씨드북(주)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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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시렁 138

《나무를 그리는 사람》
 프레데릭 망소
 권지현 옮김
 씨드북
 2014.5.26.


  나무를 지켜보지 않고서는 나무를 그리지 못합니다. 제비꽃을 바라보지 않고서는 제비꽃을 그리지 못합니다. 자동차를 곰곰이 보지 않고서는 자동차를 못 그릴 테지요. 동무 얼굴을 가만히 마주보지 않는다면 동무 얼굴을 그림으로 담지 못해요. 우리는 언제나 우리가 마음을 기울여서 바라보는 모습을 그림으로 담습니다. 그림으로 담기 앞서는 마음으로 담아요. 마음으로 담으면서 생각으로 키우고, 생각으로 키우기에 즐겁게 이야기로 톡톡 꺼내고요. 《나무를 그리는 사람》은 나무를 그리는 사람을 보여줘요. 네, 그렇습니다. 나무를 그리는 사람이 누구인가 하고 보여줍니다. 자, 누가 나무를 그릴까요? 나무를 그리려고 이분은 무엇을 할까요? 아주 마땅히 나무 곁에 다가서겠지요? 아주 부드럽게 나무하고 속삭이겠지요? 아주 즐겁게 나무를 보듬거나 보살피려 하겠지요? 아주 상냥히 나무 품에 안겨서 낮꿈도 밤꿈도 누리겠지요? 무엇을 그림으로 담든 우리 마음은 사랑이 바탕이어야지 싶습니다. 무엇을 생각하든 우리 하루는 기쁜 노래가 흘러야지 싶습니다. 사랑이기에 그림을 그리고 글을 써요. 노래이기에 하루를 살고 살림을 가꾸어요. 그림을 못 그리는 사람이란 없답니다. 사랑으로 지켜보지 않은 사람만 있을 뿐이에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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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꼭 숨어라 - 전래동요 그림책
지정관 엮음, 지 기미코 그림 / 북뱅크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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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시렁 152


《꼭꼭 숨어라》

 지정관 엮음

 지 기미코 그림

 북뱅크

 2018.3.15.



  놀면서 노래를 부릅니다. 노래를 부르면서 놉니다. 놀다가 노래를 부르더니, 놀이를 마치고도 노래는 흐르고 흐릅니다. 노래가 흐르고 흘러 아기 귀에 들어갑니다. 아기는 아직 뒤집기도 못하지만 놀이노래를 들으면서 눈이 초롱초롱합니다. 머잖아 저도 뒤집다가 기다가 일어서다가 달리면서 신나게 놀이에 낄 날을 그렸을까요. 노래는 오랜 나날을 곱게 흐릅니다. 놀이도 노래랑 함께 기나긴 삶을 흐릅니다. 예부터 놀이는 그저 놀이요 노래도 그냥 노래였습니다. 어느덧 놀이도 노래도 뚝 끊기면서 ‘전래놀이’나 ‘전래동요’ 같은 머릿이름이 붙습니다. 《꼭꼭 숨어라》는 어느 틈에 옛날 옛적 이야기처럼 되고 만 놀이하고 노래가 어우러진 살림살이를 그립니다. 이 그림책을 엮은 두 사람은 두 나라를 저마다 다르면서 한마음으로 사랑한다고 합니다. 두 나라가 한살림이요, 두 마음이 한사랑이에요. 마치 노래하고 놀이를 따로 뗄 수 없듯, 두 사람은 글이랑 그림이라는 얼거리로 만나서 기쁘게 노래하고 놀면서 그림책 하나를 빚습니다. 꼭꼭 숨고, 떡을 함께 찧어서 나누고, 어깨동무를 하며 길을 나섭니다. 우리가 나아가는 길은 노래이면서 놀이입니다. 오늘 서로 만나는 자리에서 기쁘게 놀고 활짝 웃음지으며 노래합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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