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아기 분도그림우화 18
오스카 와일드 지음, 김영무 옮김 / 분도출판사 / 198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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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163


《별아기》

 오스카 와일드 글

 파이어나 프렌치 그림

 김영무 옮김

 분도출판사

 1983.8.5.



  마음이란 눈을 뜰 수 있다면 모두 달라 보이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마음이란 눈을 뜰 수 없어도 모두 달라 보이지 싶어요. 마음눈을 뜰 적에는 우리 스스로 사랑이요 이웃 누구나 사랑이라는 대목을 알아차립니다. 마음눈을 못 뜨거나 안 뜨거나 가릴 적에는 우리부터 아무런 사랑이 아니라 여기면서, 우리를 둘러썬 모두한테서 아무런 사랑을 못 알아차리고 못 느끼면서 못 맞아들이지 싶습니다. 오스카 와일드 님이 빚은 이야기에 그림이란 살을 입힌 《별아기》는 꽤 오랜 책이라 할 만합니다. 이 이야기가 다루는 삶도 무척 오래된 슬기요 사랑일 테고요. 아기는 어떤 어버이를 골라서 태어날까요? 어버이는 어떤 아기를 골라서 키울까요? 잘생기거나 못생긴 모습을 가려서 태어나는 아기일까요? 잘나거나 못난가를 따져서 키우는 어버이일까요? 잘생기거나 잘난 몸으로 태어났다면 다른 숨결을 괴롭히거나 깔아뭉개도 좋을까요? 못생기거나 못난 몸으로 태어났으면 스스로 주눅이 들면서 마구 밟히면서 주저앉아도 좋을까요? 온누리 모든 아이는 별아기입니다. 별아기 아닌 아기는 없습니다. 온누리 모든 어른은 아기로 태어나서 사랑을 받아 오늘 이곳에 섭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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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허수아비 북극곰 무지개 그림책 52
베스 페리 지음, 테리 펜 외 그림, 이순영 옮김 / 북극곰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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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162


《행복한 허수아비》

 베스 페리 글

 테리 펜+에릭 펜 그림

 이순영 옮김

 북극곰

 2019.10.10.



  예부터 들판에 허수아비를 세웠습니다. 사람이 들판에 없어도 마치 사람이 있는 듯 보이려고 하는 허수아비입니다. 흔히 말하기를 이 허수아비는 가을들에 익는 나락을 참새나 비둘기 같은 새가 쪼지 못하도록 막는 구실이라고 하지요. 그런데 참말 새를 쫓는 구실만 하던 허수아비일까요? 예부터 지구별 모든 곳에서 땅을 일구는 이들은 겨우내 새한테 모이를 나누어 주었습니다. 새가 겨울나기를 하도록 먹을거리를 늘 나누어 주던 흙지기가 가을에 새를 모질게 쫓지 않겠지요. 그런 뜻에서 허수아비는 상냥한 벗이었을 테고, 사람이 집으로 돌아가고 나서도 들판을 고이 바라보면서 나락이며 열매가 넉넉히 익도록 하려는 뜻이었을 수 있습니다. 《행복한 허수아비》를 펴면서 이런 생각이 한결 짙게 듭니다. 그림책에 나오는 허수아비는 들판에서 ‘새를 쫓기’보다는 ‘새가 찾아들지 않을 적에 외롭다’고 느낍니다. 새가 찾아와서 어깨에 내려앉는다든지 들판을 가로지를 적에 흐뭇하게 웃어요. 게다가 그림책 허수아비는 가슴팍에 둥지를 품고서 새알까지 고이 지켜본다고 합니다. 참말로 새는 허수아비에 둥지를 틀기도 해요. 새랑 사람은 오랜 이웃이거든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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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워도 우리는 친구! 세계 작가 그림책 15
이자벨 카리에 글.그림, 김주열 옮김 / 다림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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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158


《싸워도 우리는 친구》

 이자벨 카리에

 김주영 옮김

 다림

 2016.3.18.



  아이들하고 살아가며 병원이라는 곳도 학교라는 곳도 가까이할 일이 없습니다. 군청이든 면사무소이든 가까이할 일도 없습니다. 아이들하고 가까이하는 곳은 우리 집 마당이요 뒤꼍이며, 멧골하고 바다에다가, 들녘이고 살뜰한 이웃집입니다. 우리는 온하루를 우리가 누리려는 삶에 들입니다. 아이들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신나게 뛰놉니다. 얼마나 화끈하게 노는지 모릅니다. 이렇게 놀고서 잠들면 밤새 거의 안 깨어나거나 쉬를 하러 한 판쯤 살짝 일어나서 별바라기를 하고서 꿈나라로 갑니다. 모름지기 잘 놀고 잘 먹고 잘 웃고 잘 노래하고 잘 크는 아이는 아플 일이 없지 싶어요. 사춘기라는 때도 없이 꽃철을 마주하면서 눈부시게 피어나지 싶습니다. 그런데 아름자리나 보금자리나 숲자리 아닌 곳을 돌아다니다 보면 드문드문 사회 물살에 살짝 젖어요. 이때에 아이들은 가끔 툭탁질을 합니다. 《싸워도 우리는 친구》는 어느 날 문득 툭탁질을 하느라 시커먼 기운을 가득 피운 두 아이가 어떻게 이 시커먼 구름을 스스로 걷어내어 새롭게 마실길이며 놀이길이며 꿈길이며 사랑길을 가는가를 보여줍니다. 누가 가르치지 않아도 되어요. 스스로 알아요. 사랑이기에 기쁘고 꿈이기에 반가워요. 노래이니 신나고 춤이니 멋들어집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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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를 때 보이는 세상 zebra 9
우르슐라 팔루신스카 지음, 이지원 옮김 / 비룡소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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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160


《게으를 때 보이는 세상》

 우르슐라 팔루신스카

 이지원 옮김

 비룡소

 2018.8.17.



  아이들하고 마실을 나오다가 문득 올려다본 하늘에 불그스름한 빛이 구름떼 사이에 살짝 어립니다. 낮으로 가는 길목에 어쩜 저리 고운 빨강 물이 드나 싶어 한참 올려다보았습니다. 가는 길이 있지만 구름빛을 바라보며 즐겁습니다. 냇가를 가로지르는 다리를 건너려는데 큰아이가 “저기 오리 잔뜩 있어!” 하고 외칩니다. 작은아이는 “어디? 어디?” 하고 두리번거립니다. 큰아이가 가리킨 곳을 바라보니 오리가 서른 마리는 넘을 듯합니다. 어미 오리하고 새끼 오리가 섞였고, 어느 오리는 한켠에서 새근새근 잡니다. 꽁지를 하늘로 쭈뼛거리면서 한참 사냥을 하는 오리가 많습니다. 가만히 물줄기를 바라보니 살살 헤엄치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가는 길을 멈추고 한동안 오리 곁에서 해바라기를 합니다. 우리가 가는 길에 걷는 사람은 거의 없으니 구름 구경도 오리 구경도 우리끼리 합니다. 우리는 느긋느긋 이 모두를 누립니다. 《게으를 때 보이는 세상》을 넘기면서 온누리에 가득한 갖가지 빛깔이며 무늬이며 살림을 떠올립니다. 이 그림책은 ‘게으를 때 보이는’이라 말하지만, ‘느긋할’ 때 ‘보는’ 삶이지 싶습니다. ‘즐거울’ 때에도 ‘알아보는’ 살림이요, ‘사랑할’ 때에도 ‘어깨동무하면서 반가운’ 마을이지 싶어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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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나의 채소밭 - 2018 볼로냐 국제 어린이 도서전 라가치 상 수상작
소피 비시에르 지음, 김미정 옮김 / 단추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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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159


《알레나의 채소밭》

 소피 비시에르

 김미정 옮김

 단추

 2017.9.11.



  메마른 땅에서 오르는 풀은 세고 질깁니다. 왜 그럴까요? 메마른 기운이 가득한 곳에서 살아남자니 억세야 하고 질겨야 합니다. 뿌리도 키도 줄기도 잎도 모두 억센 빛이 가득해요. 기름진 땅에서 오르는 풀은 여리고 부드럽습니다. 왜 그럴까요? 기름진 기운이 가득한 곳에서 다른 풀하고 사이좋게 어우러지거든요. 까무잡잡한 흙이라면 풀이 힘겨루기를 하지 않습니다. 서로 때 되면 알맞게 올랐다가 스러져서 흙으로 돌아갑니다. 누르스름한 흙일 적에는 힘겨루기 한판입니다. 더 빨리 올라오고 더 크게 뻗으려 하지요. 《알레나의 채소밭》은 ‘빈터’ 아닌 ‘풀밭’을 아주머니 한 분이 일구면서 차츰 달라지는 모습을 그립니다. 아주머니는 이모저모 씨앗을 심고 풀을 매면서 ‘깔끔하게’ 건사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깔끔함이란 무엇일까요? 우리가 심지 않은 풀이라면 모두 ‘잡초·나쁜풀’로 여겨야 할까요? 스스로 돋아서 스스로 땅심을 살려서 까무잡잡한 흙으로 바꾸려는 들풀을 나쁘거나 억세거나 안 깔끔하거나 보기에도 싫다고 여겨야 할까요? 살뜰한 손길을 닿으면서 거두는 열매나 남새는 알차고 아름답습니다. 그리고 들풀이 저마다 스스로 싱그럽게 살아가려고 스스로 돌보는 풀밭도 푸르면서 아름답습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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