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삶말/사자성어] 모세혈관



 모세혈관을 통해서 공급한다 → 실핏줄을 거쳐서 보낸다

 모세혈관이 확장되는 증세가 발생했다 → 실핏줄이 부었다

 우리 신체의 모세혈관에 대하여 → 우리 몸에서 실핏줄을


모세혈관(毛細血管) : [의학] 온몸의 조직에 그물 모양으로 퍼져 있는 매우 가는 혈관. 심장과 동맥을 거친 혈액은 이것을 통해 온몸의 조직에 산소와 영양을 공급하고, 조직 가운데에서 발생한 이산화 탄소와 불필요한 물질 따위를 모아서 정맥을 거쳐 심장으로 되돌려보낸다 ≒ 모세관·실핏줄



  가느다란 핏줄은 실과 같다고 여깁니다. 그래서 ‘실 + 핏줄’인 얼개로 ‘실핏줄’입니다. ㅅㄴㄹ



그 대신 난 당신을 평생 ‘귀축 송충이 바퀴벌레’라고 부르며 모세혈관 구석구석까지 혐오해 줄 테니까

→ 실핏줄 구석구석까지 미워해 줄 테니까

《너와 나의 발자취 2》(요시즈키 쿠미치/정은서 옮김, 서울문화사, 2013) 9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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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그릇 보림 창작 그림책
변정원 지음 / 보림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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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4.6.2.

그림책시렁 1439


《한 그릇》

 변정원

 보림

 2021.10.30.



  요즈음 우리나라 어린배움터를 보면, ‘배움책’이 아닌 ‘캐릭터북’이 판칩니다. 어린이한테 글과 그림과 이야기를 여미어 들려주려는 꾸러미는 온데간데없이 온통 귀엽게 동글동글 꾸민 무늬가 흘러넘칩니다. 《한 그릇》은 어린이가 비빔밥이나 나물밥을 즐기도록 북돋우려는 줄거리를 요모조모 엮었구나 싶지만, 어쩐지 속 빈 강정 같아요. 모든 나물이 모든 사람한테 맞지는 않습니다. 어릴 적부터 어버이 곁에서 여러 나물을 누린 적이 없다면, 배움터에서 모둠밥(급식)을 받더라도 힘들게 마련입니다. 무엇보다도 “손수 심어서 돌보고 거둔 살림”을 누려 보지 않은 채, 모둠밥을 받기만 할 적에는 “억지로 그릇을 싹싹 비워야 하는 가시밭”이기 일쑤입니다. “싫다고 하는데도 그림무늬만 이쁘고 동글동글 꾸며서 먹으라고 들이밀”면 아이들이 반길 수 있을까요? 아이라면 어른이 시키는 대로 고분고분 따라야 한다는 마음이 이 그림책에 넌지시 스미지 않았을까요? 아이하고 함께 씨앗부터 심고, 씨앗을 심은 땅을 꾸준히 돌아보면서 ‘몹쓸풀(잡초)’이 아닌 여러 ‘들풀’이 돋는 뜻을 헤아리고, 해바람비에 무르익는 열매를 새삼스레 함께 거두어 손질한 뒤에, 아이어른이 함께 밥을 짓는다면, 아이는 다 맛있고 즐겁게 먹습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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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틀 푸르메그림책 2
김준철 글.그림 / 한울림스페셜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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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4.6.2.

그림책시렁 1438


《꿈틀》

 김준철

 양철북

 2014.7.7.



  2010년까지는 집을 빌려서 떠돌이처럼 이리 옮기고 저리 옮겼습니다. 서울이나 큰고장에서 ‘우리 집’을 누리기란 하늘별따기 같았습니다. 2011년에 전남 두멧시골에 깃들면서 ‘조그맣지만 우리 집’을 누립니다. ‘열다섯 평’ 작은 시골집입니다만, 하루 내내 바람노래에 풀벌레노래에 새노래에 개구리노래를 맞아들일 수 있고, 비가 오면 비노래를 들으면서 비놀이를 누립니다. 밤이면 쏟아지는 별을 헤아리면서 별빛이 들려주는 노래를 누려요. 《꿈틀》은 여러모로 뜻있는 줄거리로구나 싶으면서도 살짝 아쉽습니다. 나무는 뿌리를 내렸다고 하더라도, 어느 곳에 뿌리내린 몸으로도 온누리를 날아다녀요. 바위는 묵직하게 땅에 박혔다고 여기지만, 이 커다란 몸을 가벼이 내려놓고서 넋으로 온별누리를 누벼요. 시골집 마당에서 두꺼비도 개구리도 뱀도 구렁이도 지네도 꾀꼬리도 동박새도 후투티도 매도 왜가리도 제비도 만납니다. 모두 다르게 몸을 입은 이웃입니다. 살그마니 눈을 감으면, 시골에서도 서울에서도 누구나 홀가분히 날갯짓을 할 만합니다. 《하이디》에 나오는 ‘클라라’처럼, 다들 서울(도시)을 기쁘게 내려놓고서 시골로 살림터를 옮기기를 바랍니다. ‘살림터’에 깃들어야 마음과 몸을 함께 살릴 만합니다.


2017년 한울림스페셜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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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sion for Beginners and Experts (Hardcover)
Rebecca Sugar / Cartoon Network Books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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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4.6.2.

그림책시렁 1365


《Fusion for Beginners and Experts》

 Rebecca Sugar·Angie Wang

 Cartoon Network Books 

 2017.



  레베카 슈거 님이 빚은 〈스티븐 유니버스〉라는 긴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순이나라(여성 동성애)’를 바탕으로 맺는 사랑길이 어떻게 아름다운가를 풀어낸다고 여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스티븐 유니버스〉는 ‘순이나라’만 보여주지 않아요. ‘어울나라’를 함께 보여주고, ‘순이사랑’뿐 아니라 ‘어울사랑’이 나아갈 길을 나란히 들려줍니다. 여러 해에 걸쳐서 〈스티븐 유니버스〉를 다 보았고, 《Fusion for Beginners and Experts》 같은 그림책이 나온 적이 있는 줄 깨닫고는 또 몇 해에 걸쳐 읽었습니다. 해마다 여러 고장에서 피어나는 ‘퀴어축제’가 있는데, 왜 ‘퀴어·동성애·성소수자’라는 말에 스스로 갇히는지 아쉬워요. 순이사랑도 돌이사랑도 어울사랑도 그저 ‘사랑’입니다. 외곬로 달리는 목소리가 아닌, 그저 ‘사랑’만 말할 적에 ‘사랑’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내리사랑도 치사랑도 그저 사랑입니다. 짝사랑도 사랑입니다. 사랑은 ‘좋아함’하고 달라요. 살을 섞어야 사랑이지 않습니다. 바다 같으면서 바람(하늘) 같은데다가 해와 별과 흙과 숲 같은 길이기에 사랑이에요. ‘사랑 = 빛’이요, ‘좋아함 = 살섞기’입니다. 우리 삶이 사랑이라면 ‘소수자’가 아닌 그저 사랑인 줄 알아볼 일입니다.


#레베카슈거 #StevenUniverse #RebeccaSugar #AngieWang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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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할 수 있을 거야 지구를 살리는 그림책 12
이모겐 팍스웰 지음, 아냐 쿠냐 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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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4.6.2.

그림책시렁 1393


《넌 할 수 있을 거야》

 이모겐 팍스웰 글

 아나 쿠냐 그림

 신형건 옮김

 보물창고

 2023.5.30.



  두 아이를 낳아 돌보면서 여태 한 적이 없는 말 가운데 하나는 “넌 할 수 있어.”입니다. 저는 아이들한테 이런 말을 아예 안 합니다. 왜냐하면, 어버이나 어른으로서 아이한테 들려줄 말이라면 “네가 하려는 마음이라면 기꺼이 신나게 하렴.”일 테니까요. 아이한테뿐 아니라 둘레 어른한테도 이와 마찬가지예요. “난 할 수 있어.” 같은 말은 오히려 기운을 꺾습니다. 왜 그럴까요? “난 할 수 있어.” 같은 말은 “난 이길 수 있어.”랑 같은 뜻과 결과 길입니다. “안 지고 이긴다.”는 마음으로 기우는 “넌 할 수 있어.”에 “난 할 수 있어.”이니, 이런 말은 어느 누구도 살리지 않습니다. 《넌 할 수 있을 거야》를 읽으며 어쩐지 앞뒤가 안 맞는다고 느꼈고, 옮김말씨도 얄궂었는데, 워낙 “Maybe You Might”로 나왔더군요. 책이름을 뜬금없이 바꾼 셈이군요. “어쩌면 그럴지도”라 말할 적에는 사뭇 다릅니다. 우리가 용쓰고 애쓰고 힘써도 안 될 수 있고, 넘어지거나 지칠 수 있어요. 그런데, 안 되거나 넘어지거나 지쳐도 되어요. 쓴맛을 본들 안 나빠요. 오늘은 뜻을 못 이뤄도, 우리가 스스럼없이 나서고 해보고 품기에 즐겁고 아름다운 삶입니다. 억지로 밀어붙이지 맙시다. “할 수 있다”가 아닌 “함께 노래한다”로 갑시다.


ㅅㄴㄹ


#MaybeYouMight (어쩌면 그럴지도)

#ImogenFoxell #AnnaCunha


《넌 할 수 있을 거야》(이모겐 팍스웰·아나 쿠냐/신형건 옮김, 보물창고, 2023)


그들은 내가 세상을 바꿀 수 없다고 말했어. 싸울 가치가 없다고

→ 다들 내가 이 별을 바꿀 수 없다고 말해. 싸울 뜻이 없다고

→ 내가 온누리를 바꿀 수 없다고 말해. 싸울 값어치가 없다고

3쪽


어쩌면 넌 할 수 있을 거야

→ 어쩌면 넌 할 수 있어

3쪽


내가 태어난 나라엔 푸르른 것이나 자라나는 것이 하나도 없었어

→ 내가 태어난 나라엔 푸른빛이나 자라나는 숨결이 하나도 없었어

4쪽


땅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헐벗었지

→ 땅은 되살릴 수 없을 만큼 헐벗었지

5쪽


나는 씨앗을 발견했어. 그것은 보잘것없었어

→ 나는 씨앗을 보았어. 씨앗은 참 작았어

6쪽


가능성이 너무 적어서

→ 빛싹이 너무 작아서

→ 망울이 너무 작아서

7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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