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641 : 자신에 대한 -ㅁ


나 자신에 대한 부끄러움이 마음 깊은 곳에서 생겨났는데

→ 내가 대단히 부끄러웠는데

→ 스스로 몹시 부끄러웠는데

《우리는 책의 파도에 몸을 맡긴 채》(김영건, 어크로스, 2022) 104쪽


‘부끄럽다’고 느끼니 ‘마음’에 담습니다. 이 보기글은 통째로 옮김말씨입니다. ‘부끄러움이’를 임자말로 삼다 보니 ‘생겨났는데’로 풀이말로 삼는군요. ‘나는’이나 ‘내가’나 ‘스스로’를 임자말로 삼아야 알맞습니다. 풀이말은 ‘부끄럽다’로 다듬습니다. ㅍㄹㄴ


자신(自身) : 1. 그 사람의 몸 또는 바로 그 사람을 이르는 말 ≒ 기신(己身) 2. 다름이 아니고 앞에서 가리킨 바로 그 사람임을 강조하여 이르는 말

대하다(對-) : 1. 마주 향하여 있다 2. 어떤 태도로 상대하다 3. 대상이나 상대로 삼다 4. 작품 따위를 직접 읽거나 감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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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642 : 북토크 제안 장문의 편지


북토크를 해달라는 제안을 담은 장문의 편지였다

→ 책수다를 해 달라고 길게 여쭌 글이다

→ 책수다를 여쭌다고 길게 쓴 글월이다

《우리는 책의 파도에 몸을 맡긴 채》(김영건, 어크로스, 2022) 104쪽


‘북토크’는 영어가 아닌 일본말입니다. 이 낱말이 일본말인 줄 아는 분은 드뭅니다. 우리말로 알맞게 가리거나 새롭게 지으려는 분도 아직 드뭅니다. “장문의 편지”는 무늬한글인 일본말씨입니다. 우리말로는 ‘긴글·긴글월’이라 하면 되고, “길게 쓴 글”이라 해도 어울립니다. “해달라”는 말이 바로 한자말로 ‘제안’이기에, “해달라는 제안”은 겹말이에요. ㅍㄹㄴ


북토크 : x

book talk : x

ブック·ト-ク (일본 조어 book+talk) : 도서관 사서가 초등학교에 나가 아이들에게 책을 소개하는 사업

제안(提案) : 안이나 의견으로 내놓음. 또는 그 안이나 의견

장문(長文) : 긴 글

편지(便紙/片紙) : 안부, 소식, 용무 따위를 적어 보내는 글 ≒ 간독·간찰·서간·서독·서소·서신·서장·서찰·서척·서한·서함·성문·신·신서·이소·찰한·척한·편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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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말씨 1643 : -의 ㅁ 세상 만들어지는 것


나와 이웃의 삶을 아름답게 꾸려나가는 세상이 이렇게 해서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 나와 이웃이 아름답게 살아가는 나라를 이렇게 꾸려갈 수 있습니다

→ 나와 이웃이 아름답게 사는 터전을 이렇게 가꿀 수 있습니다

《코쟁이네 세퍼트와 판돌이네 똥개》(이현주·서정오 엮음, 물레출판사, 1987) 3쪽


내가 있고 이웃이 있어요. 이웃이 있고 내가 있습니다. 우리는 이 땅을 함께 꾸립니다. 서로 힘을 모아서 아름답게 일굽니다. 하루하루 천천히 짓습니다. 나도 너도 서두르지 않습니다. 아름길이란 빠른길이 아니고 느린길도 아니에요. 알맞게 아름드리나무로 어우러지는 숲길입니다. ㅍㄹㄴ


세상(世上) : 1. 사람이 살고 있는 모든 사회를 통틀어 이르는 말 ≒ 세속 2. 사람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의 기간. 또는 그 기간의 삶 3. 어떤 개인이나 단체가 마음대로 활동할 수 있는 시간이나 공간 4. 절, 수도원, 감옥 따위에서 바깥 사회를 이르는 말 5. = 세상인심 6. ‘지상’을 천상에 상대하여 이르는 말 7. ‘비할 바 없이’, ‘아주’의 뜻을 나타내는 말 8. ‘도무지’, ‘조금도’의 뜻을 나타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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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말씨 1644 : -들 있 -들 안 -해졌


벚꽃들이 팔랑팔랑 춤추며 떨어지고 있었다. 벚꽃들이 쌓이면서 골목 안이 환해졌다

→ 벚꽃이 팔랑팔랑 떨어진다. 벚꽃이 쌓이면서 골목이 환하다

→ 벚꽃이 춤추며 떨어진다. 벚꽃이 쌓이면서 골목이 환하다

《바람 속에 서 있는 아이》(고시미즈 리에코/조영경 옮김, 산하, 2006) 10쪽


우리는 꽃이나 풀이나 나무를 가리키거나 말할 적에 ‘-들’을 안 붙입니다. 눈이나 비가 올 적에도 ‘-들’을 안 붙입니다. 별이나 바람이나 물방울도 ‘-들’을 안 붙이면서 나타냅니다. 벚꽃이 떨어집니다. ‘팔랑팔랑’은 춤짓이라고 여깁니다. 벚꽃이 골목에 쌓이며 어느새 꽃빛으로 환합니다. “골목 안이 환해졌다”는 잘못 쓰는 옮김말씨입니다. “골목 안”이 아니라 그냥 “골목”입니다. “환해졌다”가 아닌 “환하다”라고만 합니다. ㅍㄹ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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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숨은책 1016


《예언자》

 칼릴 지부란 글

 함석헌 옮김

 생각사

 1979.11.5.첫/1980.10.10.2벌



  2000년 언저리만 해도 1980년 언저리에 나온 책이라면 새책집에서 어렵잖이 보았고, 1960년 즈음 나온 책을 헌책집에서 값싸게 살 수 있었습니다. 2020년을 넘어서니 1960년 무렵에 나온 책은 값이 껑충 오르고, 1980년 앞뒤로 나온 책이 차츰 씨가 마릅니다. 2000년 둘레에 ‘함석헌 님이 옮긴 《예언자》’ 옛판을 심심찮게 만났고, 여러 이웃님한테 책드림을 했습니다. 1960년에 처음 옮긴 뒤에 여러 곳에서 새로 냈는데, 1979년판은 작고 가볍습니다. 함석헌 님이 아니어도 《예언자》는 숱한 곳에서 숱한 사람이 한글판으로 옮겼습니다. 다들 오래말 한 마디를 귀담아들으며 배우려는 뜻이었으리라고 봅니다. 미움씨나 불씨가 아닌 꿈씨에 사랑씨를 심어서 나눌 말씨를 그리려 했을 테지요. 모든 바보스러운 멍청짓은 꾸중으로는 못 바로잡습니다. 언제나 사랑말씨 한 톨로 다독여서 바보나 멍청이 스스로 풀어내어 바로서라고 타이를 수 있을 뿐입니다.


ㅍㄹㄴ


꿀 먹은 사람은 벙어리가 되어도 좋아도, 독을 삼킨 사람은 큰 소리로 토하여야 할 것이다 … 맘이 다 깨끗해진 다음에 말하려다가는 혼이 질려 말라 버리겠더라. (17쪽/옮긴 사람 말)


그는 글을 다듬은 것이 아니라, 제 혼을 다듬은 것이다. (29쪽/옮긴 사람 말)


이리하여 나는 이 글을 우리 말로 옮겼다. 군인에게도, 학생에게도, 농사꾼에게도, 엉터리 장사꾼에게도, 깡패에게도, 사창굴의 짓밟힌 꽃에게도, 철창 밑에 매이는 승냥이에게도 다 한 권씩 주고 싶어서, 그들도 내 마음일 것만 같아서. 이제 보니 미운 사람 못쓸 사람은 하나도 없어라. (31쪽/옮긴 사람 말)


너희 마음을 서로 주라. 그러나 서로 아주 내맡기지는 말라. 오직 한삶의 손만이 너희 맘을 간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같이 서되 너무 가까이는 말라. 성전의 기둥은 서로 떨어져 서는 것이요. 참나무, 사이프러스는 서로서로의 그늘 밑에서는 자라지 않는 법이다. (47쪽)


너희는 저들에게 너희 사랑을 주라. 그러나 너희 생각을 주려고는 말아라. 저들은 저들의 생각이 있기 때문이다. 너희는 저들의 몸에 집을 주어라. 그러나 그 혼에까지 주려고는 말아라. (48쪽)


너희가 너희 가진 것에서 줄 때 그것은 주었다 할 수 없다. 참으로 줌은 너희가 너희 자신을 주는 때다. (50쪽)


먼저 네가 줄 자격이 있나, 주는 그릇이 될 수 있나를 물어 보아라. (52쪽)


너희가 만일 쌀쌀한 맘으로 빵을 굽는다면, 너희는 사람의 주림을 반 밖에 못 채우는 쓴 빵을 굽는 것이요. (59쪽)


너희 고통의 대부분은 너희 스스로 고른 것이다. 그것은 너희 속의 의사가 너희 병든 몸을 고치는 쓴 약이다. (83쪽)


사람의 필요는 변하나 그 사랑은 변함이 없는 것이요, 사랑의 필요를 채워 주기를 바라는 그 마음도 변함이 없는 것이다. (114쪽)


드나드는 숨의 결을 만일 너희가 본다면 너희는 다른 모든 것을 보기를 그칠 것이요, 꿈의 속삭이는 소리를 만일 너희가 듣는다면 너희는 다른 모든 것을 듣기 싫어할 것이다. (123쪽)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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