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시간의 지배자들 - 우주론의 새로운 패러다임
존 보슬로 지음, 이충호 옮김 / 새길아카데미 / 2012년 5월
평점 :
숲노래 숲책 / 환경책 읽기 2025.2.5.
숲책 읽기 233
《스티븐 호킹의 우주》
존 보슬로우
홍동선 옮김
책세상
1990.9.10.
눈으로 보더라도 안 믿는 사람이 많습니다. 왜 그럴까요? 이미 마음속에 “스스로 믿는 바”가 있거든요. “스스로 믿는 바”하고 어긋나거나 틀리거나 엉뚱하도록 다른 모습을 눈앞에서 지켜본들, “스스로 새길을 열려는 마음으로 바꾸지” 않는다면 꼼짝을 안 합니다.
눈앞에서 안 보더라도 받아들이는 사람이 많지는 않으나 꾸준히 있습니다. 눈앞에서 안 보았는데 어떻게 받아들일까요? 이미 마음을 “스스로 활짝 열고서 사랑으로 바라보려는 눈빛”이거든요. “스스로 사랑으로 바라보는 눈빛”일 적에는, 이이한테 누가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 적에 참인지 거짓인지 아름빛인지 눈속임인지 이내 알아차립니다.
눈으로 보더라도 안 믿는 사람을 바꾸거나 돌려세울 수는 없습니다. 이미 스스로 딱딱하게 굳은 마음을 어느 누구도 못 건드리고 못 깹니다. 다만 “돌덩이 마음을 스스로 붙잡은 사람”을 햇볕과 별빛처럼 부드러이 타이르고서 지나갈 수 있습니다. 그저 이이한테 참사랑과 아름빛을 보여주고서 “네가 스스로 알아서 하렴” 하는 말 한 마디를 남길 수 있어요.
《스티븐 호킹의 우주》를 오랜만에 다시 읽었습니다. 열여섯 살에 인천 〈대한서림〉에서 서서읽기를 했고, 그 뒤로 까맣게 잊다가 모처럼 찬찬히 짚어 보고서 ‘오늘(2025년)’ 열다섯 살인 작은아이한테 건네었어요. 작은아이한테 책을 건네면서 “네가 못 알아들을 대목이 있을 텐데, 못 알아들었으면 한 벌 다시 읽으면 되고, 다시 읽어도 못 알아듣겠으면 엄마아빠한테 물어봐.” 하고 보태었어요.
“알고 보면” 우리 둘레에는 우리가 모를 일이란 없습니다. “모르고 보면” 우리 둘레에는 온통 모르거나 알쏭달쏭으로 가득합니다. 우리는 두 가지를 살필 노릇입니다. ‘배우’려고 마음을 품은 사람은, 여태까지 보거나 듣거나 겪은 바가 없어도 스스럼없이 보고 듣고 겪으면서 받아들입니다. ‘안 배우’려는 마음이자 몸짓인 사람은, 여태까지 숱하게 보거나 듣거나 겪었어도 스스로 가로막거나 닫아걸면서 안 받아들입니다.
스티븐 호킹은 대단하지도 안 대단하지도 않은 사람입니다. 스티븐 호킹은 옳지도 안 옳지도 않은 사람입니다. 스티븐 호킹은 그저 스스로 보고 듣고 겪고 생각하며 알아낸 대로 말을 하고서 길을 찾으려는 사람입니다. 이 대목을 바라보고 받아들인다면, 우리는 누구나 스티븐 호킹한테서 배울 수 있을 뿐 아니라, 이이하고 이야기도 하고 이이를 ‘가르칠’ 수도 있습니다.
“많이 알기”에 가르치지 않습니다. 스티븐 호킹은 “스티븐 호킹으로서 살아온 바”를 알 뿐이기에, “먼나라 아무개가 살아온 나날”은 하나도 모를 뿐 아니라 어림조차 못 합니다. ‘배우다·가르치다’란 높거나 낮은 사이를 나타내지 않습니다. ‘배우다·가르치다 = 주고받다’인 얼거리입니다. 듣기만 할 적에는 못 배워요. 듣고서 말을 해야 배웁니다. 말을 하기만 해도 못 가르칩니다. 말을 하고서 들어야 비로소 가르칩니다.
ㅍㄹㄴ
몇 십년 뒤에 스티븐 호킹은 이렇게 응수했다. “하느님은 주사위 놀이를 할 뿐만 아니라, 때로는 찾아낼 수도 없는 곳에 주사위를 던진다.” (63쪽)
네덜란드 천문학자 빌렘 데 지터(1872∼1934)는 이미 그 방정식을 둘러싼 문제점을 해결해 두고 있었다. 우주는 늘어나지 않으면 줄어들고 있으며, 결코 가만히 있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65쪽)
바로 이와 같이 예측할 수 없는 요인으로 말미암아 아인슈타인은 양자역학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는 우주를 질서정연하고 예측가능한 장소로 보려는 고집을 버리지 않았다 … 양자역학에 따르면, 아원자계, 나아가서는 원자의 세계를 넘어서도 인간의 지성이 규정하기 이전에는 독립된 구조가 전혀 없음을 암시하고 있다. (80쪽)
“어느 개념에 훌륭한 이름을 붙이는 작업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그가 잠시 과학용어와 심리학적 측면을 들먹이며 입을 열었다. “…… 우주에 대한 인간의 두려움을 멋지게 그리고 있다고 할 거예요.” (94쪽)
급속히 성장하는 젊은 우주는 물질의 밀도가 대단히 높아서 블랙홀과 마찬가지로 제물에 무너져내릴 수 있었다. 혹은 물질이 너무 얇게 펼쳐져 은하계로 덩어리질 수 없었고, 우주공간을 그냥 흘러갈 수밖에 없었다. 사실 우주팽창에는 놀랄 만큼 정밀한 조절이 필요했다. (149쪽)
설사 완전한 통일이론에 도달한다고 하더라도 제일 단순한 상황이 아니라면 상세하 예측을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172쪽)
그 방향은 인간정신이 지시해야 합니다. 그러나 현재의 컴퓨터 발달속도의 연장선상에서 생각해 보면, 컴퓨터가 이론 물리학자의 자리를 물려받을 가능성은 결코 적지 않습니다. (196쪽)
#Masters of time #John Boslough
#Cosmology At The End Of Innocence
#Stephen Hawking's Universe
《시간의 지배자들》(존 보슬로/이충호 옮김, 새길아카데미, 1995/2012)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