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 횟집에 들르다. 회에 얹힌 꽃송이를 머리에 꽂아 달란다. 시골마을 멧길을 거닐 때에 으레 머리에 꽃을 꽂아 주었더니, 잘 떠올리고 있구나. 

- 2010.11.14.

 

 덤. 

 아이는 옆 밥상에 '가짜 꽃'을 이렇게 올려놓는다. 참 이쁘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길바닥에 죽 널기도 하는 고추이고, 소쿠리에 펼쳐 놓기도 하는 고추이기도 하다. 땅 한 뼘 알뜰히 건사하는 마음씀이 좋고 즐거웠다.

 - 인천 동구 금곡동. 2010.8.1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자전거쪽지 2010.11.10.
 : 잃는 자전거



- 날이 쌀쌀해진다. 인천 배다리 헌책방거리 한쪽에 세워 둔 자전거를 찾아와야겠다고 생각하며 길을 나선다. 내 자전거 한 대를 책쉼터 〈나비날다〉 일꾼이 타라며 한동안 이곳에 두었다. 자전거는 〈나비날다〉하고 헌책방 〈삼성서림〉 사이에 쇠문으로 닫히고 지붕이 있어 누군가 넘어 들어올 수 없으며 비를 맞지 않는 데에 자물쇠로 묶어 놓았다. 늘 옆지기하고 아이랑 마실을 하다가 혼자 서둘러 볼일을 보고 돌아와야 할 일이 있어 자전거를 끌고 갔다가, 그만 들고 돌아올 짐이 무척 많아 자전거를 놓고 왔다.

- 혼자 살던 때에는 언제나 내 몸뚱이처럼 곁에 두던 자전거인데, 이제는 옆지기하고 아이를 내 몸뚱이처럼 여기며 살아가는 터. 자전거는 예나 이제나 내 몸뚱이와 마찬가지이지만, 아이를 안고 자전거를 타지는 못한다.

- 빈몸으로 집을 나서는 길. 가방을 주섬주섬 꾸려 나갔다고 생각했으나, 시골버스 때를 살펴 논둑길을 한참 달리며 가방에서 버스삯을 꺼내려 하다 보니 지갑이 없다. 이런. 지갑을 어디에 두었지. 아, 엊그제 읍내 장마당에 나갔다 오면서 다른 가방에 옮겨 놓았구나. 헐레벌떡 집으로 달린다. 지갑을 찾아 챙긴다. 다시 신나게 달린다. 시골버스 놓치면 큰일이다. 논둑길을 달리고, 고샅길을 달린다. 오르막인 마을 고샅길을 헉헉거리며 달린다. 버스 타는 데까지 쉬지 않고 달린다. 걸어서 이십 분 즈음 되는 길을 육 분 만에 달리다. 숨을 몰아쉬며 먼 길 쪽을 바라본다. 버스는 올까. 이 분쯤 지나자 버스 그림자가 보인다. 오, 놓치지 않았구나. 고맙다. 버스삯은 며칠 앞서 올라, 저번까지는 1300원이었고, 이제는 1600원이다.

- 생극면에 닿아, 시외버스 타는 데로 온다. 동서울 가는 표를 끊는다. 7000원. 이곳에서 동서울 가는 찻삯은 7000원인데, 동서울에서 이곳으로 올 때에는 7100원이다. 왜 서울에서 시골로 오는 찻삯은 100원이 더 비쌀까.

- 서울에서 반가운 벗님을 만나 술 한잔을 한다. 찜질방에서 묵다. 이튿날 아침에 인천으로 간다. 동인천역에서 내려 골목마실을 한다. 두 시간 가까이 골목마실을 하며 사진을 찍는다. 자전거를 챙겨 돌아올 길이지만, 이 길에 이렇게 골목 사진 몇 장 얻을 수 있어 기쁘다. 환하고 맑은 가을빛 곱게 서린 골목 이야기를 한 타래 두 타래 가슴에 차곡차곡 담는 일이란.

- 동인천역 뒤쪽 송현1동부터 걸어 송현2동과 화평동과 전동과 내동과 신포동과 답동과 경동을 거쳐, 금창동(금곡동+창영동) 배다리 헌책방거리에 닿다. 책쉼터 〈나비날다〉에 들어간다. 그런데 자전거가 없다. 어찌 된 일인가 여쭈니 누군가 훔쳐 갔단다. 자전거를 둔 자리에는 다른 사람이 들어갈 수 없다. 다만, 이곳 2층에 있는 유도장에 다니는 아이들이 곁문으로 들어갈 수는 있다. 헌책방 〈삼성서림〉 일꾼도 드나들 수 있다. 그렇지만 헌책방 〈삼성서림〉 할배는 오토바이 사고로 퍽 오랫동안 병원에서 지내셨고, 자전거는 헌책방 할배가 병원에 있는 사이 사라졌단다.

- 자전거를 누가 훔쳐 갔다는 소리를 들어 기운이 빠지는데다가, 두 시간 가까이 골목마실을 하며 찍은 사진이 갑자기 날아간다. 찍어 놓은 사진이 어떠한가 돌아보려고 ‘찍힌 사진 보기’를 하려는데, 메모리카드에는 틀림없이 ‘찍혀서 앞으로 찍을 수 있는 장수’가 얼마 안 남았으나 사진이 하나도 안 뜬다. 이게 무슨 일이람. 뭐 이런 일이 다 있담. 쓴 지 몇 달 안 될 뿐더러, 자주 쓰지 않던 메모리카드가 이렇게 맛이 갈 수 있나.

- 누가 내 자전거를 훔쳤는지는 뻔한 노릇이라고 느낀다. 다른 사람 물건을 몰래 가져간 그놈 때문에 짜증이 나거나 성이 나거나 슬프거나 하지는 않다. 그저 한 가지, 다른 이 물건에 손을 댄 그 어린 넋이 안타깝다. 동네 푸름이들이 다른 사람 자전거라든지 오토바이를 훔치는 일이 곧잘 생긴다. 지난날 신문배달 일을 하던 때에도 신문배달 자전거나 오토바이를 몰래 훔쳐서 타다가 아무 데나 처박아 버리는 푸름이를 으레 보았다. 몇몇 푸름이들이 깊은 밤에 다른 이 자전거나 오토바이를 훔쳐 타다가 새벽 즈음에 아무렇게나 버리며 ‘놀이’를 하는 셈인데, 이런 못난 짓을 누구한테서 물려받았을까 궁금하다. 이 아이들 어버이는 당신 아이가 무슨 짓을 하며 푸른 나날을 보내는가를 알려나 궁금하다.

- 나도 한 번쯤은 예쁘장한 자전거를 타고 싶어 2008년에 장만했던 비토 자전거를 앞으로 다시 장만할 수 없겠지. 내 살림으로는 꿈일 뿐이니까. 자전거 한 대 다시 장만할 돈은 없다. 바구니 붙인 비토 자전거를 타고 읍내 장마당에 다녀올 때에 무척 좋았던 일은 한낱 옛이야기로 남겠구나. 부디 어디에서 어떤 이가 타고 다니는 자전거로 되더라도, 잘 건사하며 사랑해 줄 수 있으면 좋을 텐데. 후미진 데에 쓰레기처럼 버리지 않기를 빌 뿐이고, 훔쳐 간 이가 부끄러움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문이 철학 그림책 1
홍성혜 옮김, 소피 그림, 라스칼 글 / 마루벌 / 2009년 11월
평점 :
절판



 손 잡고 나란히 길을 걷는 마음
 [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31] 라스칼·소피, 《문이》(마루벌,1995)



 “문이가 태어났을 때,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고 있었(2쪽)”다고 합니다. “마침내 먹을 것이 다 떨어졌(6쪽)”고, 문이를 낳아 기르던 어머니와 아버지는 “바다 저 멀리로 문이를 떠나 보내려(6쪽)”고 “사랑하는 아기 문이를 상자 안에 소중히 담(6쪽)”습니다. 상자는 큰 물결을 맞으면서도 멀디먼 바다를 건너는 동안 가라앉지 않습니다. 아이가 담긴 상자는 이웃나라에 얌전히 닿습니다. 또한, 이웃나라 바닷가에 닿은 상자를 알아본 사람이 있고, 이들은 이 상자에 담긴 아이를 고이 껴안으며 기르기로 합니다. 이웃나라에서 어린 문이를 받아들여 키운 어버이는 문이가 꽤 컸다고 느낀 어느 날, “어느 봄날 이른 아침(24쪽)”에 무슨 일이 있었는가를 들려줍니다. 이때 새 어머니와 새 아버지는 문이한테 “문이를 데리고 온 이야기와 사랑하며 살아온 지난 이야기 모두(24쪽)”를 들려줍니다. 이때부터 문이는 “더 자주 바닷가에 나가게 되(28쪽)”었고, “바다 저쪽 끝에 있는 아빠와 엄마도 문이를 사랑했었다(28쪽)”고 여깁니다.

 저를 낳아 기르던 어버이가 저를 버린 줄 알았을 때 어떤 마음일까요. 저를 낳아 기르던 어버이가 당신들은 굶주리다 못해 숨을 거둔다든지, 또는 싸움판에서 끔찍하게 숨을 거둔다든지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 어떤 마음일까요. 제 어버이가 당신들은 숨을 거두면서 저 혼자 살아남도록 해 주었다는 이야기를 알았을 때에는 어떤 마음이려나요.

 길디긴 싸움판이 그치지 않을 때, 누구도 살아남기 어렵습니다. 도시에서는 일자리를 찾기 어려울 테고, 시골에서는 애써 거둔 곡식을 자꾸 빼앗길 테지요. 돈도 밥도 집도 옷도 얻기 어려우며, 삶마저 괴롭겠지요.

 마지막 곡식이 떨어질 무렵이면 싸움이 끝나 주리라 믿다가 사랑스러운 아이를 떠나보내야 했는지 모릅니다. 마지막 곡식이 떨어지기 앞서 싸움판 나라를 아이와 함께 떠나 평화롭고 따사로운 터전을 찾아나서야 했는지 모릅니다. 굶어죽더라도 함께 굶어죽고, 싸움판에서 총이나 대포에 맞아 죽더라도 함께 죽어야 했을는지 모릅니다. 아이만 바다 너머로 보낼 노릇이 아니라 어버이 또한 죽음을 무릅쓰고 바다를 건널 노릇이었는지 모릅니다. 아이는 용케 좋은 어버이를 새로 만나 즐거우며 따사로운 나날을 보낼 수 있지만, 아이는 아무런 새 어버이를 만나지 못하면서 더 괴롭게 굶어죽을 수 있습니다. 아이는 새 어버이를 만났다지만 못된 어버이를 만나 아파 하고 슬퍼 하며 삶을 마감할 수 있어요. 아이를 떠나보내고 얼마 있지 않아 싸움이 끝났다든지, 뜻밖에 먹을거리를 넉넉히 얻을 수 있었다면, 이 어버이들 마음은 얼마나 찢어질까요.

 아이를 키우는 어버이로서 아이를 누군가한테 떠나보낸다 한다면, 더없이 벼랑 끝으로 내몰린 셈입니다. 도무지 할 수 없는 짓입니다. 그렇지만 우리 누리는 아이 어버이들이 당신 아이를 더는 끌어안지 못하도록 내몰곤 합니다. 어버이와 아이를 갈라 놓고, 어버이와 아이한테 생채기가 남도록 짓누르곤 합니다.


.. 문이는 슬프기도 하고 기쁘기도 하였습니다. 비가 오는 날이면 전쟁이 미웠고, 문이를 낳아 바다에 띄워 보낸 바다 저쪽 끝에 있는 아빠와 엄마도 미웠습니다 ..  (26쪽)


 전쟁은 사람이 일으킵니다. 전쟁은 어른이 일으킵니다. 전쟁을 하는 어른들은 남자입니다. 전쟁을 일으키는 까닭은 이웃나라로 쳐들어가서 더 많은 돈을 긁어모으고 싶기 때문입니다. 전쟁을 일으켜 이웃나라를 짓밟은 다음, 돈은 돈대로 거두어들이고 이웃나라 사람들을 노예처럼 부리며 흥청망청 노닥거리고 싶기 때문입니다.

 스스로 제 밥벌이를 하는 사람은 싸우지 않습니다. 손수 제 밥거리를 얻으려는 사람은 이웃을 해코지하지 않습니다. 알맞게 일하여 알맞게 거두어 알맞게 먹고사는 사람은 다툼질을 할 까닭이 없습니다. 어버이한테서 너무 큰 돈·이름·힘을 물려받는다든지, 얼마 일하지 않고도 지나치게 큰 돈을 얻어들이는 사람들이 다툼질을 하고 맙니다. 아무렇게나 쓰고도 어마어마하게 남는 사람들이 자꾸자꾸 이웃을 짓밟으며 더 가지려 하고 더 누리려 합니다.

 우리 삶터는 한결 발돋움하는 삶터로 나아가서는 안 됩니다. 우리 삶터는 서로서로 즐거우며 아름다운 삶터로 자리잡아야 합니다. 고속도로가 더 생기거나 고속철도가 더 늘어난다고 우리 삶터가 좋아지지 않습니다. 큰물이 날 때에 물이 넘치니 ‘큰 물줄기 네 곳’을 손질해야 한다지만, 큰물이 나는 밑뿌리는 그대로 둔 채 토목건설만을 해댈 때에는 또다른 큰물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좋아하는 삶을 찾아야 합니다. 즐기는 삶을 느껴야 합니다. 고운 삶을 껴안아야 합니다. 사랑하는 삶을 나누어야 합니다. 믿음직한 삶을 누려야 합니다. 몸과 마음이 느긋하면서 튼튼하고 씩씩한 삶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착한 삶을 아끼고, 참다운 삶을 돌보아야 합니다. 기쁜 삶을 맞아들이도록 나와 내 살붙이와 내 아이와 내 이웃과 내 동무와 함께 기쁜 일손을 붙잡아야 합니다.


.. 어느 가을날 저녁, 문이는 어릴 때 좋아했던 모든 것을 작은 대나무 상자 속에 담았습니다 ..  (30쪽)


 그림책 《문이》를 읽습니다. 그림책 《문이》에 나오는 ‘문이’는 전쟁 때문에 모든 삶이 바뀝니다. 전쟁이 아니라면 제 어버이를 잃지 않았으며, 새 어버이를 만나 새로운 곳에서 새롭게 살아가지 않습니다. 그러나, 꼭 전쟁이 아니더라도 제 어버이를 잃는 아이는 많습니다. 교통사고 때문이든, 길에서 그만 어버이를 잃든 하면서 제 어버이를 잃는 아이가 많습니다.

 죽고 죽이는 전쟁이 터지지는 않는 이 나라에서도 아이를 먹여살릴 길이 없어 아이를 누군가한테 맡겨야 하는 어버이가 있습니다. 다른 한켠에서는 넉넉히 먹고살 뿐 아니라 돈이 가득하거나 밥쓰레기가 흘러넘칩니다. 집에서 밥을 먹든 바깥에서 밥을 사먹든, 알맞게 밥을 먹어 밥쓰레기가 안 나오도록 마음쓰는 사람은 몹시 드뭅니다. 내 몸을 생각하며 밥을 먹는 사람들이지만, 내 이웃 몸과 삶을 헤아리며 밥을 나누는 일은 좀처럼 드뭅니다.

 새벽과 아침과 낮에 해를 느낄 수 있다면, 밤에 달과 별을 올려다볼 수 있다면, 구름이 흐르고 바람이 부는 결을 맞아들일 수 있다면, 들풀과 들꽃과 들새 이름을 하나하나 욀 수 있다면, 이웃사람 이름을 하나하나 떠올리며 살아갈 수 있다면, 미움이나 다툼이나 겨룸이나 싸움이 아닌 사랑이나 따스함이나 믿음이나 너그러움으로 어깨동무할 텐데요. 서로를 벼랑 끝으로 내모는 삶이 아니라, 서로를 좋은 보금자리로 안아들이는 삶이 될 텐데요.

 많이 가지고 적게 가지고가 아닙니다. 많이 가졌어도 모자랄 사람이 있고, 적게 가졌어도 넘친다 여길 사람이 있습니다. 알맞게 가지고, 알맞게 나누며, 알맞게 누릴 줄 알아야 합니다. 내가 너와 어깨동무를 하면서 서로 기쁘게 살자고 하는 곳이 사랑이면서 평화입니다. 나와 네가 어깨동무를 안 하고, 나와 네가 서로 기쁘게 안 살려 하는 모든 자리는 싸움판입니다. (4343.11.18.나무.ㅎㄲㅅㄱ)


― 문이 (라스칼 글,소피 그림,홍성혜 옮김,마루벌 펴냄,1995.5.15./7600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실을 하며 읽는 책


 예전에 혼자 살던 때에는 마실을 다니며 길에서든 차에서든 거의 쉬지 않고 책을 읽었다. 마실을 다니는 곳마다 마주하는 책방에 들러 또다른 책을 잔뜩 장만하면서 새로운 책을 끊임없이 읽었다. 옆지기를 만나 함께 살아가면서도 함께 마실을 하는 길에 틈틈이 책을 읽었고, 마실 다니는 곳에서 함께 찾아가는 책방에서는 책을 곱배기로 장만했다. 이제 아이 하나를 낳아 함께 살아가면서는, 함께 마실을 할 때에 책을 읽지 못한다. 그래도 가방에는 책을 한두 권이나 두세 권 챙겨 놓는다. 아주 살짝이라도 틈을 내어 한 줄이라도 읽고 싶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참말, 아이랑 함께 마실을 다니면서 길에서든 차에서든 잠집에서든 책을 펼치지 못한다. 길에서는 아이랑 복닥이느라, 차에서는 아이를 안느라, 잠집에서는 아이 옷가지와 기저귀를 빨래하느라, 또 지치고 고단해서 곯아떨어지느라 책을 손에 쥘 수조차 없다. 2010년 11월 13일부터 11월 17일까지 제주마실을 하면서 《식민지의 사계》(조지 오웰 글,청람 펴냄,1980) 한 권을 챙겼다. 요사이 조지 오웰 님 책들이 새롭게 눈길과 사랑을 받으며 다시 나오는데, 그동안 조지 오웰 님 책이 여러 출판사에서 수없이 새로 나오는 동안 제대로 사랑받은 적은 거의 없지 않느냐 싶다. 아무튼, 이 책 하나 가방에 챙겨 늘 갖고 다녔지만, 새벽에 똥을 누며 몇 쪽 넘기고 끝. 비행기에서든 버스에서든 어디에서든 도무지 펼치지 못한다. 그래, 말이 좋아 여행하며 책을 읽는다는데, 혼자 한갓지게 여행할 때가 아니라면 책이란 한낱 꿈이다. 아니, 복닥이고 보듬으며 안아야 하는 아이랑 옆지기가 바로 책이라 할 만하겠지. 아이랑 옆지기랑 마실을 하며 종이책을 읽겠다고 생각한 애 아빠는 바보요 멍텅구리이다. (4343.11.17.물.ㅎㄲㅅㄱ)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