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475 : 본래 것 기분 좋은


본래 사람을 죽이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 아니지

→ 워낙 사람을 죽이는 짓은 즐거운 일이 아니지

→ 모름지기 사람을 죽이면 즐겁지 않지

《마오 20》(타카하시 루미코/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24) 54쪽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짓은 바보스럽습니다. 어리석은 놈이건 얄궂은 치이건 사납거나 몹쓸 무리이건 매한가지입니다. 누구도 누구를 죽일 까닭이나 뜻은 없습니다. 모름지기 사람이라는 길을 살필 노릇이에요. 둘레 뭇숨결도 매한가지예요. 다투거나 싸우다가 내쫓기는 하더라도 함부로 안 죽여요. 어리석은 줄 깨닫도록 다그칠 수 있고, 얄궂고 사납고 몹쓸 막짓을 해온 줄 알아차리라고 나무랄 수 있을 뿐입니다. ㅅㄴㄹ


본래(本來) : 사물이나 사실이 전하여 내려온 그 처음. ‘본디’로 순화

기분(氣分) : 1. 대상·환경 따위에 따라 마음에 절로 생기며 한동안 지속되는, 유쾌함이나 불쾌함 따위의 감정 ≒ 기의(氣意) 2.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상황이나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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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527 : -어의 쇠퇴 언어의 건강 보장 조어 능력 특히


조선어의 쇠퇴는 언어의 건강을 보장하는 조어 능력에서 특히 뚜렷하다

→ 조선말은 조선말로 새롭게 엮지 못하면 뚜렷이 기울고 만다

→ 조선말은 조선말로 새말을 엮지 못하면 뚜렷이 흔들린다

《영어를 공용어로 삼자》(복거일, 삼성경제연구소, 2003) 48쪽


우리 낱말책에서 ‘조어’라는 한자말을 찾아보면 모두 열한 가지 나오는데, 어떤 한자말도 쓸 만하지 않을 뿐 아니라, 쓸 까닭마저 안 보입니다. 준치는 준치일 뿐이고, 피라미는 피라미일 뿐입니다. 말끝은 말끝이고 밑말은 밑말이에요. 낚시는 그저 낚시이고, 말짓기는 말짓기입니다. 온누리 모든 다 다른 말은 저마다 오래오래 새말을 엮고 짓고 빚었어요. 낱말빚기를 못 하는 나라말이나 겨레말은 없습니다. 한자나 영어라서 낱말빚기를 더 잘 하지 않아요. 한말(우리말)이라서 낱말짓기를 더 못 하지 않습니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우리말로 새말짓기에 마음을 기울이는 사람이 턱없이 모자라거나 드물 뿐입니다. 사랑하는 눈썰미이기에 사랑스레 새말을 엮어요. 사랑하는 눈망울이라서 사랑으로 새말을 짓습니다. 우리말이건 조선말이건 겨레말이건, 이 말을 사랑으로 바라보려는 사람이 있으면 언제 어디에서나 눈부시고, 이 말을 안 사랑하거나 내치거나 등지는 사람이 있으면 바로 안 사랑하는 사람부터 스스로 말빛을 잃고 잊어서 떠돌거나 헤매게 마련입니다. ㅅㄴㄹ


쇠퇴(衰退/衰頹) : 기세나 상태가 쇠하여 전보다 못하여 감

언어(言語) : 생각, 느낌 따위를 나타내거나 전달하는 데에 쓰는 음성, 문자 따위의 수단. 또는 그 음성이나 문자 따위의 사회 관습적인 체계

건강하다(健康-) :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아무 탈이 없고 튼튼하다

보장(保障) : 어떤 일이 어려움 없이 이루어지도록 조건을 마련하여 보증하거나 보호함

조어(造語) : 1. 새로 말을 만듦. 또는 그렇게 만든 말 2. [언어] 실질 형태소에 다른 실질 형태소나 여러 가지 접사를 결합하여 새로운 단어를 만드는 일

능력(能力) : 일을 감당해 낼 수 있는 힘

특히(特-) : 보통과 다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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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말씨 1528 : 평소 당연 흥미 이치 존재 법


평소 당연하게 여겼던 일일수록 흥미로운 이치가 존재하는 법이야

→ 늘 그러려니 여긴 일일수록 재미나게 마련이야

→ 흔하게 여긴 일일수록 재미나지

→ 여태 가볍게 여긴 일일수록 재미나단다

《필라멘트》(우루시바라 유키/오경화 옮김, 대원씨아이, 2005) 214쪽


늘 똑같다고 여긴다면 대수롭지 않게 넘깁니다. 언제나 그러려니 받아들이면 시큰둥하게 여기곤 합니다. 그렇지만 여태 가볍게 보고서 지나친 일에서 이 삶을 재미나고 새롭고 놀라우면서 즐겁게 돌아보는 길을 찾아내기도 합니다. 아니, 흔하거나 수수하다고 여기던 하루야말로 삶빛이고 살림빛이며 사랑빛이라고 할 만합니다. 우리 숨결을 이루는 수수께끼가 무엇인지 바로 우리 곁에 있는 작은 이야기부터 눈여겨봐요. ㅅㄴㄹ


평소(平素) : = 평상시

당연하다(當然-) : 일의 앞뒤 사정을 놓고 볼 때 마땅히 그러함

흥미(興味) : 흥을 느끼는 재미”라 하는데, ‘흥(興)’은 “재미나 즐거움을 일어나게 하는 감정

이치(理致) : 사물의 정당한 조리(條理). 또는 도리에 맞는 취지 ≒ 염도

존재(存在) : 1. 현실에 실제로 있음 2. 다른 사람의 주목을 끌 만한 두드러진 품위나 처지

법(法) : 1. 국가의 강제력을 수반하는 사회 규범. 국가 및 공공 기관이 제정한 법률, 명령, 규칙, 조례 따위이다 ≒ 구도(矩度)·법률(法律) 6. 방법이나 방식 7. 해야 할 도리나 정해진 이치 8. 행동하는 습성의 예(例)를 이르는 말 9. 앞말의 동작이나 상태가 당연함을 나타내는 말 10. 어떤 일이 그럴 것 같다는 뜻을 나타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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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조어 造語


 정치적 영향을 받은 조어는 언어생활에 좋지 않다 → 나라힘에 물든 말은 썩 좋지 않다

 조어법을 연구한다 → 말짓기를 살핀다

 자유로운 조어로 신어가 탄생한다 → 마음껏 엮으며 새말이 태어난다


  ‘조어(造語)’는 “1. 새로 말을 만듦. 또는 그렇게 만든 말 2. [언어] 실질 형태소에 다른 실질 형태소나 여러 가지 접사를 결합하여 새로운 단어를 만드는 일”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낱말짓기·낱말빚기·낱말엮기’나 ‘말짓기·말빚기·말엮기’로 손봅니다. ‘새말짓기·새말빚기·새말엮기’로 손볼 만하고요. ‘빚다·엮다·여미다·짓다·일구다’나 ‘빚어내다·지어내다’로 손보아도 어울려요. 이밖에 낱말책에 한자말 ‘조어’를 열 가지 더 싣는데 다 털어냅니다. 준치나 피라미는 준치나 피라미입니다. 낚시는 낚시예요. 말끝이나 토씨는 말끝이나 토씨입니다. 새소리는 그저 새소리이지요. ㅅㄴㄹ



조어(助魚) : [동물] 준칫과의 바닷물고기 = 준치

조어(助語) : 1. [언어] 문장에 어구를 보태어 넣음 2. [언어] 실질적인 뜻이 없이 다른 글자를 보조하여 주는 한문의 토. ‘焉’, ‘也’, ‘於’, ‘矣’ 따위가 있다 = 어조사

조어(祖語) : [언어]  비교 방법을 통하여, 친족 관계에 있는 여러 언어들이 갈려 나온 것으로 추정되는 언어 = 공통조어

조어(措語) : 글자로 말의 뜻을 엉구어 만듦

조어(釣魚) : 물고기를 낚음 ≒ 어조

조어(鳥魚) : 깃과 비늘이라는 뜻으로, 새와 물고기를 아울러 이르는 말 = 우린

조어(鳥語) : 1. 새의 지저귀는 소리 2. 짐승들도 말을 가지고 있다는 관점에서, 새의 말을 이르는 말 3. 알아듣지 못하게 지껄이는 말소리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조어(調御) : [불교] 조복(調伏)하여 제어(制御)함

조어(藻魚) : 해조(海藻)가 많은 곳에 사는 물고기류

조어(?魚) : [동물] 잉엇과의 민물고기 = 피라미



조선어의 쇠퇴는 언어의 건강을 보장하는 조어 능력에서 특히 뚜렷하다

→ 조선말은 조선말로 새롭게 엮지 못하면 뚜렷이 기울고 만다

→ 조선말은 조선말로 새말을 엮지 못하면 뚜렷이 흔들린다

《영어를 공용어로 삼자》(복거일, 삼성경제연구소, 2003) 48쪽


조상들의 뛰어난 ‘조어력造語力’은 한마디로 ‘예술’이다

→ 옛사람은 한마디로 ‘말짓기’가 ‘뛰어났’다

→ 옛어른은 한마디로 ‘낱말빚기’가 ‘뛰어났’다

《아나운서 강재형의 우리말 나들이》(강재형, 도서출판b, 2022) 6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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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라니 텃밭 사계절 그림책
김병하 글.그림 / 사계절 / 2013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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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4.12.19.

그림책시렁 1523


《고라니 텃밭》

 김병하

 사계절

 2013.4.22.



  멧숲에서 포근히 살 만하다면 밭이나 마을로 내려올 짐승은 아예 없습니다. 도무지 견디기 어려울 만큼 굶고 지치기에 살그머니 밭이나 마을로 내려오는 멧짐승이고 숲짐승입니다. 숲에는 나무만 있지 않고, 들에는 풀벌레만 있지 않습니다. 모든 숨붙이가 어우러지는 들이요 숲입니다. 예전에는 모든 시골마을이 들숲바다한테 포근히 안기는 작은 터전이었는데, 이와 달리 요즈음 고을·고장·서울은 오직 사람만 있어야 하는 곳일 뿐 아니라, 잿빛(자가용·아파트)을 한복판에 놓습니다. 사람 사는 마을에서 사람끼리 사람을 따돌리는 판이라, 시골에서 멧짐승과 숲짐승과 새도 설 자리가 없는데다가, 이제는 작은사람도 서거나 쉬거나 깃들 자리가 없다고 여길 만합니다. 《고라니 텃밭》을 돌아봅니다. 그림님이 한동안 시골에서 지내 본 나날이 있기에 이 그림책이 태어납니다. 고라니를 마주하고, 씨앗을 심고, 해바람비랑 크는 밭자락을 돌보고, 이웃이 누구인지 헤아리는 하루를 지내었기에, 비로소 둘 사이에서 어울리는 길을 새롭게 일구려는 마음을 싹틔웁니다. 고라니도 멧돼지도 너구리도 서울 한복판을 슬그머니 드나들 수 있기를 바라요. 꾀꼬리와 제비도 서울 한복판에 둥지를 지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래야 이 나라가 살아납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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