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680 : 작성례에 대해 나는 양가감정 가지고 있


작성례에 대해서 나는 양가감정을 가지고 있다

→ 나는 보기글을 두마음으로 본다

→ 나는 보기말을 놓고 두가지로 느낀다

→ 나는 쓰임글을 두갈래로 바라본다

→ 나는 쓰임말을 엇갈린 마음으로 본다

《최후의 사전 편찬자들》(정철, 사계절, 2017) 273쪽


‘나는’을 글월 사이에 안 넣습니다. ‘나는’은 임자말 자리인 맨앞에 놓거나 덜어냅니다. 어떻게 적으라고 알리는 글이나 말이라면 ‘보기글·보기말’이거나 ‘쓰임글·쓰임말’입니다. 두 가지로 흐르는 마음을 ‘두마음·두갈래·두가지’처럼 아예 새말로 나타낼 만합니다. 둘로 보기에 엇갈립니다. 다르게 보면서 어긋납니다. ㅍㄹㄴ


작성례 : x

작성(作成) : 1. 서류, 원고, 계획 따위를 만듦 2. 운동 경기 따위에서, 기록에 남길 만한 일을 이루어 냄

-례(例) : ‘본보기’의 뜻을 나타내는 말

대하다(對-) : 1. 마주 향하여 있다 2. 어떤 태도로 상대하다 3. 대상이나 상대로 삼다 4. 작품 따위를 직접 읽거나 감상하다

양가감정(兩價感情) : [심리] = 모순 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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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679 : 편히 -고 있어∼


편히 쉬고 있어∼

→ 느긋이 쉬어!

→ 달콤히 쉬어!

→ 마음대로 있어!

→ 가붓이 있어!

《살랑살랑 Q 3》(아마가쿠레 기도/오경화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4) 39쪽


“편히 쉬고 있어∼”는 일본말씨입니다. 끝에 붙이는 ‘∼’부터 일본말씨이고, “-고 있어”처럼 적는 결도 일본에서 받아들인 옮김말씨에, ‘편히’라는 외마디한자말도 일본말씨입니다. 우리는 “느긋이 쉬라”고 말합니다. “마음대로 있으라”고 말하지요. 가볍게 있어요. 포근하거나 따뜻하거나 달콤히 쉽니다. ㅍㄹㄴ


편히(便-) : 몸이나 마음이 거북하거나 괴롭지 아니하여 좋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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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678 : 고민 -았 좋겠


혼자서 고민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 혼자서 걱정하지 않기를 바라

→ 혼자서 근심하지 마

《살랑살랑 Q 4》(아마가쿠레 기도/오경화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5) 25쪽


혼자 걱정할 수 있고, 홀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근심은 둘이서 나눌 만하고, 끌탕도 먹구름도 함께 머리를 맞대면서 길을 찾을 만합니다. 조그맣게 바랍니다. 가만히 그립니다. 서로서로 즐겁게 어울리고 이야기하면서 차근차근 풀기를 빕니다. 꿈을 헤아리면서 어느새 모든 근심걱정이 걷힙니다. ㅍㄹㄴ


고민(苦悶) : 마음속으로 괴로워하고 애를 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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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677 : 유아들 소식 접하게 되었


한글을 떼는 유아들이 많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 한글을 떼는 아이가 많다고 들었습니다

→ 한글을 떼는 아이가 많다고 말씀합니다

《글이 된 말씀》(이애란, 성서유니온, 2023) 7쪽


한글을 떼는 아이는 말을 글로 담는 길을 익힙니다. 마음을 소리에 얹어 말이라면, 마음을 눈으로 보는 글입니다. 마음을 나누는 말이니 이야기요, 서로 이야기를 하면서 여러 가지를 듣고 헤아립니다. 부드러이 말씀합니다. 조곤조곤 속삭입니다. 차근차근 밝힙니다. ㅍㄹㄴ


유아(幼兒) : 1. 생후 1년부터 만 6세까지의 어린아이 2. = 어린아이

소식(消息) : 1.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의 사정을 알리는 말이나 글. ‘알림’으로 순화 ≒ 성문(聲問)·식모(息耗)·풍신(風信) 2. 천지의 시운(時運)이 끊임없이 변화하고 순환하는 일

접하다(接-) : 1. 소식이나 명령 따위를 듣거나 받다 2. 귀신을 받아들여 신통력을 가지다 3. 이어서 닿다 4. 가까이 대하다 5. 직선 또는 곡선이 다른 곡선과 한 점에서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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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아프라고 때린다 2025.2.4.물.



때리거나 할퀴려고 달려드는 놈이 있어. 저한테 힘이 있다고 여기기에 때리거나 할퀴려고 달려들지. 저한테 힘이 없다고 여기면 때린다거나 할퀸다는 마음이란 없고, 아무렇게나 달려들지 않아. 때리려고 달려드는 놈은 “맞는 쪽”이 아프기를 바라지. 안 아프라고 때리지 않아. 안 아프게 때리지도 않고. 아프게 때려서 제 힘을 뽐내고 올라서려는 마음이야. 사람들이 아파서 울고 쓰러지기를 바라기에 때리거나 할퀴지. 이웃이나 동무를 안 살피는 미움으로 가득한 죽음늪인 하루이기에 남을 때리고 할퀴는데, 이런 주먹잡이는 늘 스스로 ‘제 사랑’을 때리고 할퀴어서 무너뜨리려고 하지. 저한테 있는 사랑이 퍼지고 돋고 자라고 깨어나면, 그만 남들보다 뒤지거나 못하거나 떨어진다고 여기는 죽음늪에 사로잡힌 마음이야. 사랑을 스스로 때려눕히며 우쭐거리는 ‘피끓는 젊은몸’인 주먹잡이란다. 주먹잡이는 주먹힘이 더는 남을 못 건드리고 못 쓰러뜨리는 ‘삭고 늙은 몸‘이 될 때까지 못 깨달아. 마침내 주먹은커녕 손가락을 까딱거릴 힘조차 없을 즈음에는 ‘지난날 주먹잡이’ 모습을 곱씹으면서 새삼스레 미움불씨를 당기더구나. 이러면서 몸과 마음이 마침내 잿더미로 부서져. 누가 너를 때리거나 할퀴려고 달려들기에 너도 나란히 서서 때리거나 할퀴려고 맞서면 될까? 서로 다치고 깨지고 멍들고 부러지다가 어느 쪽이 무릎을 꿇어야 주먹다짐을 멈출까? 그러나 주먹잡이뿐 아니라, ‘맞서서 싸우는 주먹’도 주먹다짐을 일으킨 뒤에 도무지 안 멈추더구나. 다른 주먹잡이를 찾아나서더라. 사랑을 마구 때리고 할퀴던 마음이기에, 늘 미움씨앗을 키우거든. 사랑은 주먹을 쥐지 않아. 사랑은 풀씨와 나무씨를 포근히 쥐는 마음씨란다.


ㅍㄹㄴ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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