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삶말/사자성어] 불행 중 다행



 정말 불행 중 다행이다 → 참으로 애먹었다

 결과적으로는 불행 중 다행이니 → 그래도 고마우니


불행중다행 : x

불행(不幸) : 1. 행복하지 아니함 2. 행복하지 아니한 일. 또는 그런 운수

중(中) : [의존명사] 1. 여럿의 가운데 2. 무엇을 하는 동안 3. 어떤 상태에 있는 동안 4. 어떤 시간의 한계를 넘지 않는 동안 5. 안이나 속

다행(多幸) : 뜻밖에 일이 잘되어 운이 좋음 ≒ 행(幸)



  낱말책에 없기도 하지만 굳이 실을 까닭이 없는 “불행 중 다행”입니다. 쓰임새나 뜻을 헤아린다면 ‘가까스로·겨우·하다못해’나 ‘그래도·그나마·이나마·망정·그럭저럭’으로 풀어낼 만합니다. ‘낫다·숨돌리다·한숨돌리다’로 풀어내고, ‘애먹다·애오라지·어렵다·힘겹다’로 풀어내요. ‘두손들다·두 손을 들다·쓸어내리다’나 ‘꽃보라·꽃비·단비’로 풀어낼 수 있습니다. ‘봄꽃비·여름꽃비·가을꽃비·겨울꽃비’나 ‘봄단비·여름단비·가을단비·겨울단비’로 풀어도 어울려요. ‘반갑다·고맙다·기쁘다’로 풀어내기도 합니다. ㅍㄹㄴ



준공 날짜가 가까운 집으로 옮겨 살게 되었으니 그것은 불행 중 다행이었다

→ 공사를 마칠 날이 가까운 집으로 옮겨 살았으니 그나마 나았다

→ 곧 다 지을 집으로 옮겨 살았으니 이럭저럭 나았다

→ 머잖아 다 지을 집으로 옮겨 살았으니 아쉬우면서도 조금 나았다

→ 이제 다 지을 집으로 옮겨 살았으니 힘들면서도 살짝 나았다

《이바구 저바구》(예용해, 까치, 1979) 95쪽


그 가운데 불행 중 다행으로 싹을 틔운 잡초가 있다고 해도

→ 그 가운데 가까스로 싹을 틔운 잡풀이 있다고 해도

→ 그 가운데 어렵사리 싹을 틔운 풀이 있다고 해도

→ 그 가운데 힘겹게 싹을 틔운 풀이 있다고 해도

→ 그 가운데 꿋꿋하게 싹을 틔운 풀이 있다고 해도

《즐거운 불편》(후쿠오카 켄세이/김경인 옮김, 달팽이, 2004) 81쪽


그렇게 생각하면 불행 중 다행인 거지

→ 그렇게 생각하면 그나마 낫지

→ 그렇게 생각하면 그래도 낫지

→ 그렇게 생각하면 좀 낫지

《일상 1》(아라이 케이이치/금정 옮김, 대원씨아이, 2008) 7쪽


하지만 폭주했다곤 해도 그 레벨에 멈춘 건 불행 중 다행이었어

→ 그런데 오두방정이라 해도 그쯤에서 멈춰서 숨돌렸어

→ 그러나 망나니라곤 해도 그 눈금에서 멈춰서 나았어

《일상 2》(아라이 케이이치/금정 옮김, 대원씨아이, 2008) 4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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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일본말] 문답무용もんどうむよう



もんどうむよう(問答無用) : 문답무용; 논의를 해도 아무런 이익이 없음; 또, 논의의 필요성이 없음. (= 問答無益)

문답무용 : x

문답(問答) : 물음과 대답. 또는 서로 묻고 대답함

무용(無用) : 1. 쓸모가 없음 2. 볼일이 없음 ≒ 무요


 이번에는 문답무용이다 → 이제는 빈소리이다 / 이제는 덧없다

 이 사건에 대해서는 문답무용이다 → 이 일은 한갓되다 / 이 일은 묻지 마라



  ‘문답무용’은 한자로 ‘問答無用’일 테지만, 일본말로는 ‘もんどうむよう’입니다. 우리말로는 ‘묻거나 말거나·묻든지 말든지·한갓되다’로 고쳐씁니다. “말하지 않다·말을 안 하다·말을 않다”로 고쳐쓰고, ‘덧없다·부질없다·하릴없다·재미없다·하찮다’나 ‘쓸모없다·쓸데없다·삽질·쓰레기’로 고쳐쓸 만합니다. ‘보잘것없다·보람없다·크잖다·같잖다’나 ‘물거품·빈소리·뻘·시들하다·시들다·시시하다’로 고쳐써도 어울려요. ‘알량하다·자잘하다·좀스럽다·쭉정이’나 ‘부스러기·지스러기·지푸라기·짚풀·쪽·쪼가리’로 고쳐씁니다. ‘허방·허탕·허튼·헛것·혹’이나 ‘군것·군더더기·꼽·곱·검불·돌·자갈’로 고쳐써도 됩니다. ㅍㄹㄴ



정말 비정상적인 녀석이구나. 문답무용!

→ 참말 엉뚱한 녀석이구나. 말을 말자!

→ 참 생뚱맞은 녀석이구나. 묻지 말자!

《시끌별 녀석들 15》(타카하시 루미코/이승원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2) 13쪽


뭐랄까, 문답무용의 존재?

→ 뭐랄까, 묻든지 말든지?

→ 뭐랄까, 묻거나 말거나?

→ 뭐랄까, 덧없달까?

→ 뭐랄까, 부질없달까?

《솔로 이야기 10》(타니카와 후미코/한나리 옮김, 대원씨아이, 2023) 17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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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의 밀어 蜜語


 한밤의 밀어를 → 한밤 사랑말을

 사랑의 밀어를 속삭인다 → 사랑말을 속삭인다 / 사랑을 속삭인다


  ‘밀어(蜜語)’는 “남녀 사이의 달콤하고 정다운 이야기”를 가리킨다고 합니다. ‘-의 밀어’ 얼거리라면 통째로 털어냅니다. 우리말씨로 ‘사랑말’이나 ‘달콤말’처럼 손질할 만합니다. “사랑의 밀어”는 “사랑 속삭임”으로 손질해도 어울립니다. ㅍㄹㄴ



그대 품안에서 사랑의 밀어를 속삭이고 미래를 약속하는 밤

→ 그대 품에서 사랑을 속삭이고 앞날을 다짐하는 밤

→ 그대한테 안겨 사랑을 나누고 앞일을 말하는 밤

《소서노召西奴》(안명옥, 문학의전당, 2005) 20쪽


나와 사랑의 밀어를 나눌 날도 머지않은 것 같네

→ 나와 사랑을 속삭일 날도 머지않은 듯하네

→ 나와 달콤말을 나눌 날도 머지않은 듯하네

《비르투스 4》(기본·시나노가와 히데오/강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2011) 97쪽


밤바다를 거닐던 젊은 연인의 밀어들

→ 밤바다를 거닐던 젊은 사랑님 속삭임

→ 밤바다를 거닐던 젊은 짝꿍들 사랑말

《박남준 시선집》(박남준, 펄북스, 2017) 42쪽


사랑의 밀어를 나누기에 딱 좋은 공간이야

→ 사랑을 속삭이기에 딱 좋은 자리야

→ 사랑을 말하기에 딱 좋은 곳이야

→ 사랑말을 나누기에 딱 좋은 데야

《블랙 벨벳》(온다 리쿠/박정임 옮김, 너머, 2018) 15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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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잡목 雜木


 잡목이 울창한 숲속으로 → 잔나무가 우거진 숲으로

 잡목을 베어 오다 → 온나무를 베어 오다

 잡목림을 개간한다 → 고루숲을 갈다 / 온숲을 갈아엎다


  ‘잡목(雜木)’은 “1. 다른 나무와 함께 섞여서 자라는 여러 가지 나무 ≒ 잡나무 2. 경제적으로 긴하게 쓰지 못하는 여러 가지 나무 ≒ 잡나무”를, ‘잡목림(雜木林)’은 “잡목들이 자라는 숲”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여러나무·온나무·온갖나무’나 ‘잔나무’로 고쳐씁니다. ‘고루숲·두루숲’이나 ‘온나무숲·온숲’이나 ‘잔나무숲’으로 고쳐쓰면 되고요.



즐비한 돼지우리와 뒷간 악취도 신비롭던 그 봄 잡목숲을 일궈 과실나무를 심었다

→ 그득한 돼지우리와 뒷간 구린내도 놀랍던 그 봄 두루숲을 일궈 과일나무를 심었다

《사랑의 위력으로》(조은, 민음사, 1991) 16쪽


수경이는 잡목을 타고 오르던 댕댕이덩굴을 뜯어 둥그렇게 만들었다

→ 수경이는 잔나무를 타고 오르던 댕댕이덩굴을 뜯어 동그렇게 만다

→ 수경이는 온나무를 타고 오르던 댕댕이덩굴을 뜯어 동그렇게 엮는다

《수경이》(임길택, 우리교육, 1999) 169쪽


우리가 살았던 브라반트 땅에는 잡목 숲과 키 작은 관목灌木 숲이 있고

→ 우리가 살던 브라반트 땅에는 온나무숲과 떨기나무숲이 있고

→ 우리가 살던 브라반트 땅에는 잔나무숲과 떨기나무숲이 있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편지》(빈센트 반 고흐/박홍규 옮김, 아트북스, 2009) 92쪽


여러 가지 나무라는 뜻의 ‘잡목雜木’은 다양한 나무가 있다는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다

→ 여러 가지 나무라는 뜻인 ‘온나무’는 이런저런 나무가 있다고 떠올릴 만하다

→ 여러 가지 나무라는 뜻인 ‘온갖나무’는 온갖 나무가 있다고 떠올릴 만하다

《전략가 잡초》(이나가키 히데히로/김소영 옮김, 더숲, 2021) 16쪽


흔한 잡목림이지만, 다른 별에서는 비싼값에 거래되나 봐

→ 흔한 온숲이지만, 다른별에서는 비싼값에 사고파나 봐

→ 흔한 고루숲이지만, 다른별에서는 비싼값에 다루나 봐

《시끌별 녀석들 15》(타카하시 루미코/이승원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2) 22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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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필사 筆寫


 수없이 필사되어 → 숱하게 옮겨적어 / 끝없이 배워써서

 필사하려면 시간이 꽤 걸릴 것이다 → 받아적으려면 한참 걸릴 듯하다


  ‘필사(筆寫)’는 “베끼어 씀”을 가리킨다지요. ‘베끼다·베껴쓰기·베낌질·베낌짓’이나 ‘따라쓰다·받아쓰다·받아적다’로 고쳐씁니다. ‘배워쓰기’처럼 새말을 지어도 어울려요. ‘새기다·새겨넣다·새김질’이나 ‘옮겨쓰다·옮겨적다·옮기다’로 고쳐쓸 만합니다. 이러한 뜻을 헤아려 ‘꽃글·꽃글월·꽃글씨·꽃내음글·꽃바람글’처럼 새로 나타낼 만하고, ‘녹이다·담다·담아내다·받다·받아들이다’처럼 수수하게 쓸 만합니다. ‘들빛글·들꽃글·들빛글씨·들꽃글씨’나 ‘풀빛글·풀꽃글·풀빛글씨·풀꽃글씨’나 ‘멋글·멋글씨’라 해도 되어요. 이밖에 낱말책에 한자말 ‘필사(筆師)’를 “붓을 만드는 사람”으로 풀이하며 싣지만 털어냅니다. ㅍㄹㄴ



그렇다면 필사본은 ‘술이부작’한 콘텐츠나 마찬가지다

→ 그렇다면 베낌글은 ‘엮은’ 꾸러미이다

→ 그렇다면 옮김글은 ‘풀어낸’ 밑감이다

《이립 실천편》(심상훈, 왕의서재, 2010) 94쪽


필사(筆寫)란 누군가를 마음에 새겨 넣는 일

→ 따라쓰기란 누구를 마음에 새겨 넣는 일

→ 베껴쓰기란 누구를 마음에 새겨 넣는 일

→ 배워쓰기란 누구를 마음에 새겨 넣는 일

《달의 뒷면을 보다》(고두현, 민음사, 2015) 18쪽


지금 필사하고 있는 이 공책을

→ 오늘 옮겨적는 이 꾸러미를

→ 오늘 옮겨쓰는 이 글적이를

→ 오늘 따라쓰는 이 배움적이를

→ 오늘 베껴쓰는 이 빈적이를

《어서 오세요 베짱이도서관입니다》(박소영, 그물코, 2018) 129쪽


돌아오실 때까지 필사본을 잘 지킬 테니

→ 돌아오실 때까지 옮김책을 잘 지킬 테니

→ 돌아오실 때까지 손글을 잘 지킬 테니

《붉은 보자기》(윤소희, 파랑새, 2019) 6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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