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과정 科程·課程


 일부 과정이 끝나다 → 몇몇 자리가 끝나다 / 몇몇 갈래가 끝나다

 정규 과정을 이수하면 → 곧은길을 거치면 / 반듯하게 배우면

 각종 과정을 거치다 → 여러 밭을 거치다 / 온갖 걸음을 거치다


  ‘과정(科程)’은 “[교육] 학교에서 학생들이 공부하는 과목의 내용과 체계 = 학과 과정”을 가리키고, ‘과정(課程)’은 “1. 해야 할 일의 정도 2. [교육] 일정한 기간에 교육하거나 학습하여야 할 과목의 내용과 분량 3. [교육] 대학에서, 일정한 분야의 교수·연구를 위한 전문적인 절차”를 가리킨다고 합니다. ‘거치다·걷다·나아가다·지나다’나 ‘배우다·밟다·걸음·디딤돌·발판’으로 손볼 만하고, ‘갈래·고리·곳·곬·길·날·나날·발’로 손봅니다. ‘배움갈래·배움길·익힘갈래·익힘길’이나 ‘-살이·삶·일·일살림’으로도 손봐요. ‘얘기·이야기·밭’이나 ‘곳·자리·줄기·쪽·칸’으로 손볼 만하고, ‘얼개·얼거리·틀·틀거리’로 손보아도 어울립니다. ㅅㄴㄹ



이런 교육 과정은 너무나 공고해서

→ 이런 배움틀은 너무나 단단해서

→ 이런 배움 얼개는 너무나 굳세서

→ 이런 배움길은 너무나 뿌리깊어서

《수포자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폴 록하트/박용현 옮김, 철수와영희, 2017) 62쪽


이런 과정을 보다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급기야 학교school를 만들었다

→ 이런 길을 더 알뜰히 열려고 바야흐로 배움터를 세운다

→ 이런 일을 더 알차게 하려고 드디어 배움터를 연다

《숙론》(최재천, 김영사, 2024)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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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의 소리 - 이와아키 히토시 단편집
이와아키 히토시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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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4.11.15.

만화책시렁 692


《뼈의 소리》

 이와아키 히토시

 김완 옮김

 애니북스

 2006.8.16.



  스스로 하루를 그리면서 아침을 맞이합니다. 스스로 하루를 지으면서 저녁을 받아들입니다. 서툰 솜씨로 그려도 아침입니다. 엉성하게 매듭을 지어도 저녁입니다. 남처럼 하려는 마음이 아니라면, 스스로 갉거나 깎을 일이 없습니다. 빨리달리기이건 오래달리기이건, 나는 내 발걸음으로 달리면 즐겁습니다. 둘레에서는 첫째를 드높이는데, 둘째나 셋째여도, 열째나 쉰째여도, 온째나 즈믄째여도, 막째에 머물러도, 내가 나로서 달리는 길이라면 흐뭇하게 웃어요. 《뼈의 소리》는 ‘뼛소리’를 듣는 사람을 비롯해서, ‘죽음소리’를 듣는 사람에다가, ‘마음소리’를 듣는 사람에, ‘사랑소리’를 듣고 싶은 사람이 저마다 다르게 얽히는 실타래를 차곡차곡 풀어서 들려줍니다. 그림꽃님은 늘 ‘허울 아닌 속빛’을 바라보려는 붓끝을 천천히 선보입니다. 귀를 기울이면 누구나 마음을 읽고 나눌 수 있어요. 눈을 뜨면 서로서로 마음을 나누며 생각을 읽을 수 있어요. 귀를 닫고 눈을 감기에 으레 허울에 얽매입니다. 마음을 닫아걸거나 감추니 이웃을 모를 뿐 아니라 스스로 어떤 하루인지조차 몰라요. 타고난 재주는 대단하지 않습니다. 모든 사람은 다 다르게 재주가 있거든요. 삶은 재주가 아니라 오직 사랑으로 짓는 살림일 때에 피어납니다.


ㅅㄴㄹ


“후후후, 있죠. 여기서 보이는 도시는, 왠지 바다 같아 보이지 않아요?” “바다?” “네, 지저분한 바다요.” (25쪽)


연쇄살인마, 차에 치여 즉사. 아마 자신이 초능력자였다는 사실도 몰랐겠지. (96쪽)


“사실은 나, 이 근처에서 자랐어. 어릴 적에는 아까 그 강가에서 자주 놀았지. 물은 훨씬 깨끗했지만 말야. 하지만 네가 첨벙거리고 있는 걸 보니 왠지 옛날 생각이 나더라고.” (129쪽)


“따뜻하구나, 눈물이란 건.” (218쪽)


#岩明均 #骨の音

#風子のいる店


+


《뼈의 소리》(이와아키 히토시/김완 옮김, 애니북스, 2006)


가족 중에 행실 나쁜 사람이 있어서 파투 날 수도 있다는 소리지

→ 우리집에 꼴이 나쁜 사람이 있어서 깨질 수도 있다는 소리지

→ 집안에 나쁜 몸짓인 사람이 있어서 망칠 수도 있다는 소리지

103쪽


자기 터치로 그리면 되는 거 아냐?

→ 내 붓으로 그리면 되지 않아?

→ 내 붓질로 그리면 되지 않아?

→ 내 붓끝으로 그리면 되잖아?

221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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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말씨 1383 : 누군가 -고 있


누군가 오고 있어요

→ 누가 와요

《먼지깨비》(이연실·김향수, 한솔수북, 2009) 17쪽


‘누’라는 낱말에는 ‘-가’라는 토씨를 붙입니다. ‘누’는 ‘누구’를 줄인 낱말입니다. 그래서 ‘누구’라는 낱말은 ‘-가’만 붙여서 ‘누구가’로 적어야 올바릅니다. 군더더기 “-고 있어요”는 털어냅니다. 단출히 “누가 와요”라 해야 우리말씨입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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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말씨 1382 : 지층 오염되 -지고 있


지층이 오염되고 더러워지고 있어요

→ 어느새 땅켜가 더러워요

→ 이제 땅켜가 더러워요

《선생님, 인류세가 뭐예요?》(박병상, 철수와영희, 2022) 16쪽


우리말로 ‘땅켜’가 있습니다. 이 낱말을 알맞게 쓸 노릇입니다. 땅을 말할 적에는 ‘땅’을 써야지요. “오염되고 더러워지고”는 겹말입니다. 그런데 ‘-되고’하고 ‘-지고’는 옮김말씨예요. “-고 있어요”는 군더더기입니다. ㅅㄴㄹ


지층(地層) : [지구] 알갱이의 크기·색·성분 따위가 서로 달라서 위아래의 퇴적암과 구분되는 퇴적암체 ≒ 땅켜

오염(汚染) : 1. 더럽게 물듦. 또는 더럽게 물들게 함 2. [군사] 핵무기 따위의 방사성 물질이 목표물이나 대기 속에 머무르는 상태 3. [생물] = 잡균 혼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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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말씨 1381 : 당신의 위한 특별 메뉴 준비되 있


당신의 마음을 위한 특별한 메뉴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 마음을 살피는 차림맛이 있습니다

→ 마음을 헤아리는 차림판이 있습니다

《마음 식당》(찰리, 킨더랜드, 2024) 6쪽


어린이도 읽는 그림책에 담는 말씨는 더 헤아릴 노릇입니다. 어른끼리 주고받는 말씨를 함부로 담지 않아야 합니다. 어린이도 듣거나 읽는다고 헤아리면서 여느 말씨를 차근차근 가다듬어야 어른스럽습니다. 마음을 살필 때에 말빛을 살립니다. 남다르게 차려야 하지는 않아요. 사랑으로 다독이고 수수하게 어깨동무하는 말결을 살필 노릇입니다. 이 보기글처럼 “-가 준비되어 있습니다”는 잔뜩 군더더기입니다. “-이 있습니다”라 하면 그만입니다. ㅅㄴㄹ


당신(當身) : 1. 듣는 이를 가리키는 이인칭 대명사. 하오할 자리에 쓴다 2. 부부 사이에서, 상대편을 높여 이르는 이인칭 대명사 3. 문어체에서, 상대편을 높여 이르는 이인칭 대명사 4. 맞서 싸울 때 상대편을 낮잡아 이르는 이인칭 대명사 5. ‘자기’를 아주 높여 이르는 말

특별(特別) : 보통과 구별되게 다름

메뉴(menu) : 1. = 메뉴판. ‘식단’, ‘차림’, ‘차림표’로 순화 2. 식사의 요리 종류 3. [컴퓨터] 디스플레이 장치 위에 표시하여 둠으로써 사용자가 마우스나 키보드를 이용하여 명령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 조작 순서 일람표

준비(準備) : 미리 마련하여 갖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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