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아이들 - 아이들 시 모음, 새로 고침판 이오덕의 글쓰기 교육 7
이오덕 엮음 / 양철북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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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덕 읽는 하루

― 사랑으로 말하고 쓴다



《일하는 아이들》

 이오덕 엮음

 청년사

 1978.2.15.



  글이란 언제나 그림입니다. ‘글’이라는 낱말은 ‘그리다’에서 비롯했습니다. 모름지기 ‘글·그림’은 같지만 다른 말입니다. ‘글’은 노래·놀이가 물처럼 언제나 즐겁게 흐르듯이 피어나는 결을 그린다면, ‘그림’은 눈으로 넉넉히 담아내는 결을 그립니다.


  그려서 글인데, 글이란 늘 말을 그립니다. ‘말’을 옮기기에 글이라고도 하지만, 제대로 들여다보면 모든 글은 “말을 눈으로 그림처럼 보도록 그린 모습”이라고 여겨야 알맞습니다. 우리는 말을 눈으로 볼 수 있도록 그리는 ‘글’을 펴면서 서로 말을 나누는 셈입니다. 글을 남긴 분이 이미 즈믄해쯤 앞서 이 땅을 떠났어도 글을 읽는 사이에 ‘떠난 글님’하고 말을 섞을 수 있습니다.


  이제 말이 무엇인지 살펴야 할 테지요. 말이란 ‘마음’을 담은 소리입니다. 말을 안 하더라도 눈짓이나 몸짓에도 마음이 묻어나기에, 눈짓과 몸짓으로 마음을 알아보기도 합니다. 다만 숱한 사람들은 한 마디를 하지요. “말을 안 하는데 네 마음을 어떻게 알아?” 하고요.


  우리가 글을 쓴다고 할 적에는 바로 “마음을 담은 소리인 말을 다시 눈으로 쉽게 바로 그때그때 언제까지나 알아보려는 뜻으로 그린다”고 할 만합니다. 이 얼거리를 읽어낸다면 ‘글쓰기 = 말그림 = 마음쓰기’인 줄 알아채면서 어떤 마음을 어떤 말로 담아서 어떤 글로 그릴 적에 스스로 빛나는 줄 깨달을 만합니다. 이 얼거리를 읽지 않는다면, 꾸밈글과 치레글과 허울글과 겉글에서 맴돌고요.


  잘 쓴 글이란 있을 수 없습니다. “마음을 쓴 글”만 있습니다. 때로는 “마음을 안 쓰고서 꾸미는 글”만 있을 테지요. 이를테면 보람(상·당첨)을 노리며 쓰는 글이라면 마음이 아니라 딴청을 하면서 허울을 드러내는 글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잘 쓴 글 = 그저 꾸며서 속이는 글”입니다. “마음을 쓴 글 = 마음을 나누려는 글”입니다. 마음을 나누려는 말이나 글은 “잘하다 못하다”가 아닌 오롯이 “마음을 나누려는 빛”입니다.


  그렇다면 마음이란 무엇인지 짚어야 할 테지요. 마음이란 바로 ‘삶’입니다. “좋은 삶”도 “나쁜 삶”도 “기쁜 삶”도 “슬픈 삶”도 아닌, 그저 내가 나로서 오늘을 누리는 삶이 고스란히 깃드는 마음입니다. “마음을 말로 나타낸다”고 할 적에는, 내가 스스로 오늘이라는 삶을 보낸 모든 이야기를 가리거나 숨기거나 보태거나 꾸미지 않으면서 “그저 그대로 담아서 편다”는 얼거리입니다. 이렇게 하나하나 보고 짚는다면, ‘글쓰기 = 말그림 = 마음쓰기 = 삶쓰기’라는 길을 환하게 맞아들일 테고, 이 글결을 읽기에 낱말을 하나하나 깊고 넓게 짚고 다루면서 ‘글쓰기’라는 하루를 짓는다고 느낍니다.


  《일하는 아이들》이 책으로 태어난 1978년에 깜짝 놀란 사람이 많은 우리나라입니다. 그도 그럴 까닭이 1978년까지도, 또 이해 뒤로도 우리나라는 여태 ‘꾸밈글’을 “잘 쓴 글”로 삼습니다. 스스로 보낸 삶을 쓰는 ‘삶글’을 눈여겨보지 않은 글밭(문학계)입니다. 스스로 짓는 살림을 담는 ‘살림글’은 새봄글(신춘문예)로 안 뽑은 글밭(문학단체)입니다. 어린이가 읽는 책도 어른이 읽는 책도 온통 ‘꾸밈글’이 흘러넘쳤습니다.


  이오덕 님은 《일하는 아이들》을 묶어내기 앞서 ‘어린이가 스스로 삶과 살림과 사랑을 담은 글’을 꾸준히 여미었고, 이렇게 길잡이(교사)가 아이 곁에서 길동무에 삶동무로 지내면서 북돋우자고 가르쳤습니다. 이오덕 님한테서 배운 분으로서는 이 책이 그리 대수롭지 않았어요. 진작에 나올 만한 책이 이제서야 겨우 나올 수 있었다고 여길 뿐이었습니다.


  아이들은 먼먼 옛날부터 어버이 곁에서 함께 일했습니다. 굳이 ‘아동노동’ 같은 일본말을 빌지 않더라도, 아이도 언제나 일꾼입니다. 새벽부터 밤까지 쉬잖고 일하는 어버이를 지켜보는 아이들은 먼저 스스럼없이 “어무이, 나가 뭐 도울 일 없나?” 하고 여쭙니다. “아부지, 나가 좀 도울랑게.” 하면서 소매를 걷어요. 아이들은 어버이 일감을 조금 나누어 받으면서 온몸으로 깨닫고 온마음으로 배웁니다. “아, 나는 고작 요 조그마한 일감일 뿐인데 얼마나 손이 시리고 힘들고 등허리가 결리는가! 울 엄마아빠는 날마다 어떤 일을 하면서 이 보금자리를 일구는가?” 하고 돌아봅니다.


  숱한 시골 엄마아빠는 하루 24시간 가운데 22시간을 일하더라도 가난했습니다. 낛꾼(소작인)은 땅이 없어서 땅을 빌리는데, 땅지기는 굳이 일을 안 하더라도 낛꾼한테서 받는 몫으로 배부를 뿐 아니라 해가 갈수록 살림이 불어납니다. 시골 엄마아빠는 눈을 붙일 짬조차 없이 바쁘고 고되기도 하지만, 배움터에 나갈 일도 없고, 글을 읽거나 배울 짬도 없습니다. 이 나라 멧골자락 가난한 집 시골아이도 거의 비슷했습니다. 그런데 “배움터 없던 시골과 멧골”에 작은곳(분교)이 생겼고, 이 작은곳을 다니는 아이들은 비로소 ‘글구경’을 합니다. 적잖은 ‘작은길잡이(분교장)’는 아이들을 팽개쳤지만, 이오덕 님처럼 뜻있는 작은길잡이도 드문드문 있었어요. 그리고 이오덕 님은 작은길잡이로서 일군 열매를 둘레에 널리 나누었습니다. 멧골아이가 처음으로 쥐는 글붓으로 처음으로 적은 쪽글을 알뜰히 여미어 하나씩 베풀었어요. 1950∼70해무렵 멧골아이는 아마 처음이자 마지막일 수 있는 “내가 쓴 글을 실은 책”을 누렸습니다.


  《일하는 아이들》에 실은 어린이글을 보면, “아이 목소리를 담은 글”일 뿐 아니라, “엄마아빠는 말할 틈도 글쓸 짬도 없으나, 아이가 엄마아빠 일살림을 고스란히 담아낸 글”이기도 합니다. 이 아이들이 일한 삶과 살림과 사랑을 옮긴 글이란, 이 아이들 엄마아빠가 어릴 적에 똑같이 하던 일이라고 할 만합니다.


  어느 글바치도 삶글과 살림글과 사랑글을 눈여겨보지 않았습니다. ‘문학’뿐 아니라 ‘역사’와 ‘철학’과 ‘종교’와 ‘예술’도 ‘삶글·살림글·사랑글’은 시시하다고 여겼습니다. 그들은 ‘멋글’을 쓰기에 바빴습니다. 그들은 멧골도 시골도 아닌 ‘서울’에서 꾸밈글만 써대었습니다.


  《일하는 아이들》은 온몸과 온마음으로 온삶을 일군 땀방울도 담아내지만, 사투리도 고스란히 담아냅니다. 스스로 지은 삶을 스스로 적으면서, 스스로 빛나고 스스로 노래하는 말글을 선보여요. 우리말을 우리말답게 살린 꾸러미를 꼽는다면 바로 《일하는 아이들》일 노릇이라고 느낍니다. 말을 고스란히 담은 글이요, 마음을 고스란히 담은 말이요, 삶을 고스란히 담은 마음입니다.


ㅍㄹㄴ


이 시집을 펴내는 뜻은 무엇보다도 아이들이 시를 알고 시를 씀으로써 인간답게 살아가 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다음 또 하나는 교사와 부모들이 순진하고 정직한 아이들의 마음을 알고 그들과 함께 시의 세계에서 살아가 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지금 우리의 아이들은 교과서를 가지고 시험 점수 따기 공부만을 하기에 몸과 마음이 병들어 있는 데다가, 글짓기까지도 상타고 이름 내기 위해 하는 거짓스런 말재주놀이가 되고 있다. 특히 괴상한 동시란 것을 쓰면서 저도 몰래 꾀부리고 거짓을 꾸미는 사람답지 못한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 (3쪽/이오덕)


봄아, 봄아, 오너라. / 나는 봄이 오면 / 따뜻한 곳으로 지게 지고 / 나무하러 간다. / 나무를 가득 지고 / 집에 갖다 놓고 / 또 나무하러 간다. / 봄이 오면 나는 날마다 나무하고 / 보리밭도 멘다. (12쪽/안동 대곡분교 2년 이용옥 71.2.6.)


퇴비를 이고 / 재까지 오니 / 고개도 아프고 / 학교가 보여서 / 가지고 가기 싫어졌다. / 이것을 가지고 가지 않으면 / 선생님한테 혼이 난다. / 또 머리에 이고 / 걷기 시작했다. / 학교에 다다랐다. / 퇴비를 가지고 온 여자아이는 / 보이지 않는다. / 교문을 들어설 때 / 부끄럽기 짝이 없었다. / 그래도 꾹 참고 / 교문 앞에 두고 …… (39쪽/문경 김룡 6년 최영순 72.)


아버지는 소를 몰고 나와 막 때린다. / 소는 들로 뛰어다닌다. / 아버지는 소 뒤를 따라가다가 소 고삐를 밟는다. / 소는 확 돌아서 눈물을 흘린다. (64쪽/문경 김룡 5년 송원호 72.4.)


우리는 촌에서 마로 사노? / 도시에 가서 살지. / 라디오에서 노래하는 것 들으면 참 슬프다. / 그런 사람들은 도시에 가서 / 돈도 많이 벌일 게다. / 우리는 이런 데 마로 사노? (101쪽/안동 대곡분교 2년 김종철 69.10.6.)


파랑새야, 어얘 사노? / 사람이 총으로 쏘기도 하고 / 약도 놓고 하면 어얘 사노? / 파랑새야, 너는 약을 놓으면 / 밥이라고 먹다가 죽는다. / 파랑새야, 약을 먹지 말아라. (128쪽/안동 대곡분교 3년 김해자 68.12.11.)


언니가 / 아침에 일어나서 / 밥을 하는데 / 손이 발발 떤다. / 그래 나는 불쌍하다 / 할라 항깨 그렇고 / 안 할라 항깨 안 됐다. (146쪽/상주 청리 2년 전윤희 62.12.4.)


땅을 파니 / 새싹이 돋아나느라고 / 노랗게 올라옵니다. / 따뜻한 니가 / 올라옵니다. (232쪽/상주 공검 2년 김진순 59.3.25.)


논물에 / 하늘이 보인다. / 하늘이 기쁘다. / 그 논길에 걸어가니 / 어리어리하네. / 곧 빠질라 한다. / 고이 고이 갔다. (266쪽/안동 대곡분교 3년 홍옥분 69.6.1.)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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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홀로 사랑을 해보았다 4 - S코믹스, 완결 S코믹스
타가와 토마타 지음, 정우주 옮김 / ㈜소미미디어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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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5.2.8.

짝사랑도 외사랑도 온사랑도


《나 홀로 사랑을 해보았다 4》

 타가와 토마타

 정우주 옮김

 소미미디어

 2024.2.15.



  얼어붙는 날씨는 곧 풀리고, 무더운 날씨도 머잖아 걷힙니다. 끝없이 겨울이기만 하지 않고, 내내 여름이기만 하지 않습니다. 추위를 고스란히 받아들인 나날이기에 더위를 기쁘게 맞이하고, 더위를 그대로 맞아들인 삶이기에 추위를 반갑게 바라본다고 느껴요.


  우리를 괴롭히려는 추위나 더위란 없습니다. 그저 철이 흐르면서 나고 지고 돋고 저무는 살림길입니다. 배고플 적에 먹고, 배부를 적에 쉬고, 기운날 적에 일하고, 기운나지 않을 적에 북돋우면서 하루하루 흐릅니다. 아기가 문득 목을 가누고 몸을 뒤집고 자리에서 일어서고 드디어 걷고 달리기까지 ‘티없이 바라본 눈’으로 오늘 이날을 살아낸 길이 있다고 봅니다. 아기한테는 그야말로 높다란 담 같은 일이지만, 어렵거나 쉽다는 마음이 아니라, 목을 가누고 몸을 뒤집고 다리로 서고 걷자는 마음만 있다고 느껴요.


  “하고 싶은 일”이란, 그냥 하고 싶은 일입니다. ‘꼭’이나 ‘반드시’를 붙이는 일이 아닌, “나도 이제 목을 가누어 볼까”라든지, “나도 이제 걸음마를 떼어 볼까”처럼 그냥 수수하게 하고 싶다고 여기는 일일 테지요.


  《나 홀로 사랑을 해보았다 4》을 덮습니다. 다 읽고서도 여러 달을 자리맡에 두었습니다. 열여섯 살 겨울을 보내는 아이가 한 뼘 자라면서 새해에 새마음과 새몸짓으로 날갯짓을 하고 싶은 꿈을 들려주는 줄거리입니다. 다만, 마무리가 영 서툴어요. 열여섯은 적은 나이도 많은 나이도 아닌, 그저 열여섯입니다. 열여섯이라고 해서 모르기만 하지 않고, 또 다 안다고 할 수 없습니다. 그냥 열여섯입니다. 예순한 살이라고 해서 더 알거나 덜 알지 않는 예순한 살입니다. 그러나 그림꽃님은 이 대목을 자꾸 놓치는 듯합니다. 아이만 사랑을 바라거나 찾지 않으며, 어른만 사랑을 찾거나 바라지 않아요. 누구나 사랑을 그리고 바라며 찾는 나날입니다.


  한꺼번에 모두 해내려면 고단할 뿐이지만, 오늘은 이렇게 하고 이튿날은 저렇게 하자고 여기면 부드러이 흐르듯 할 만한 일입니다. 초 한 자루 밝히면서 새 하루 맞이해 봅니다. 이제 밤이 걷히고 아침이 밝습니다. “홀로 해보는 사랑”이란 있을 수 없습니다. 우리가 사랑을 하는 까닭은 딱 하나예요. 내가 나를 나로서 바라보기에 사랑을 하는데, 내가 나를 나로서 바라보려면 언제나 ‘너’를 바라보고 알아야 합니다. 너랑 내가 다르면서 하나로 이 별에 있는 숨빛인 줄 알아볼 적에 사랑이 싹틉니다. 짝사랑도 외사랑도 맞사랑도 온사랑도 다 다르게 사랑인 길입니다.


ㅍㄹㄴ


“그림을 계속 그릴 수 있었던 건, 엄마가 칭찬해 주셨기 때문이야.” (21쪽)


“넌 두 번 다시 같이 있어 주지 않을 것 같아서 무서워.” “그런 건 아무렇지 않은걸. 상처 입얻 금세 회복할 수 있어.” (28쪽)


“즐거운 추억과 슬픈 추억을 낳은 만남은 절대로 잊을 수 없어서, 그림이나 노랫소리 같은 아름다운 것으로 형태를 바꿔……” (157쪽)


“넌 왜 초상화를 그리는 거야?” “네? 어려운 질문이네요. 으음, 전하고 싶어서일까요.” “뭘 전하고 싶은데? 주제 같은 건.” “평소 말 못 하는 거예요.” (175쪽)


‘사랑을 드러내 봐. 그러면 다음의 내가 시작된다고.’ (186∼187쪽)


#ひとりぼっちで?をしてみた #田川とまた


+


《나 홀로 사랑을 해보았다 4》(타가와 토마타/정우주 옮김, 소미미디어, 2024) 


한 남성을 일편단심으로 사모하며 평생 기억에 남을 나날을 보내고 성심성의껏 사랑에 최선을 다했으니

→ 한 사람을 한결같이 품으며 언제까지나 남을 나날을 보내고 사랑에 바지런히 온힘을 다했으니

→ 한 사람을 한꽃같이 그리며 오래오래 남을 나날을 보내고 사랑에 꾸준하게 온힘을 다했으니

62쪽


제 시인 기질이 나와버렸어요

→ 제 노래 버릇이 나와버렸어요

→ 제 노래님이 나와버렸어요

163쪽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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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홀로 사랑을 해보았다 3 - S코믹스 S코믹스
타가와 토마타 지음, 정우주 옮김 / ㈜소미미디어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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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5.2.8.

책으로 삶읽기 991


《나 홀로 사랑을 해보았다 3》

 타가와 토마타

 정우주 옮김

 소미미디어

 2024.2.15.



《나 홀로 사랑을 해보았다 3》을 읽었다. 달아나고 또 달아나고 자꾸 달아난 아이는 마침내 한겨울에 얼어죽을 수 있는 고비까지 스스로 내몬다. 왜 스스로 벼랑으로 내모느냐고 탓할 일이 아니다. 그야말로 벼랑끝에 서 보아야 여태까지 걸어온 날을 모조리 돌아볼 수 있고, 이때까지 얼마나 사랑받은 삶인 줄 하나하나 느끼고 알아챌 적에 비로소 보금자리로 돌아간다. 우리가 몸을 입고 태어난 날에 벌써 사랑을 가득 받았다. 기쁘거나 슬프거나 괴롭거나 아프거나 반갑거나 고마운 모든 일은 언제나 사랑이다. 숨을 쉬고 해를 쬐고 들꽃을 보고 빗방울소리를 듣는 하루도 늘 사랑이다. 손을 잡거나 짝을 맺을 때에만 사랑이지 않다. 바람소리도 풀벌레노래도 노상 사랑이다. 꾸지람도 잔소리도 사랑인데, 사랑을 사랑으로 바라보지 않던 담벼락을 걷어내어야 첫발을 새로 디딘다.


ㅍㄹㄴ


“이별을 슬퍼할 틈이 있다면, 만남을 즐기는 게 더 이득이란다.” (116쪽)


“네가 사랑하는 사람들은 처음부터 널 생각하고 있었던 거야. 그런데 자신은 폐가 되는 존재라 단정 짓고서 모두의 다정함과 애정을 계속 비관했어.” (180쪽)


“나는, 사랑받고 있어.” (184쪽)


#ひとりぼっちで?をしてみた

#田川とまた


+


무대 위에서 노래하거나 춤추는 건 무척 즐거워 보여

→ 마루에서 노래하거나 춤추면 무척 즐거워 보여

→ 놀이마루에서 노래하거나 춤추면 무척 즐거워 보여

《나 홀로 사랑을 해보았다 3》(타가와 토마타/정우주 옮김, 소미미디어, 2024) 3쪽


어차피 예선에서 탈락한 댄스니까요

→ 뭐 첫바퀴에서 떨어진 춤이니까요

→ 그냥 처음에서 떨어진 춤이니까요

《나 홀로 사랑을 해보았다 3》(타가와 토마타/정우주 옮김, 소미미디어, 2024) 45쪽


가출 소녀가 진짜로 존재하는구나

→ 길순이가 참말로 있구나

→ 길아이가 참으로 있구나

→ 집밖순이가 참 있구나

《나 홀로 사랑을 해보았다 3》(타가와 토마타/정우주 옮김, 소미미디어, 2024) 48쪽


좀더 살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할 거야

→ 좀더 살아 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북돋울래

《나 홀로 사랑을 해보았다 3》(타가와 토마타/정우주 옮김, 소미미디어, 2024) 94쪽


무서워서 객석을 못 보겠어

→ 무서워 손님칸을 못 보겠어

《나 홀로 사랑을 해보았다 3》(타가와 토마타/정우주 옮김, 소미미디어, 2024) 120


그러기 위해서 교외까지 왔잖아

→ 그러려고 멀리까지 왔잖아

→ 그러려고 끝까지 왔잖아

→ 그러려고 바깥까지 왔잖아

《나 홀로 사랑을 해보았다 3》(타가와 토마타/정우주 옮김, 소미미디어, 2024) 172쪽


+


고기는 범죄적으로 맛있잖아요

→ 고기는 고약하게 맛있잖아요

→ 고기는 너무 맛있잖아요

《나 홀로 사랑을 해보았다 1》(타가와 토마타/정우주 옮김, 소미미디어, 2023) 161쪽


공복의 산은 이미 넘었어요

→ 고픈 고개는 이미 넘었어요

→ 빈메는 이미 넘었어요

《나 홀로 사랑을 해보았다 1》(타가와 토마타/정우주 옮김, 소미미디어, 2023) 165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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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의 화두


 이 시대의 화두로 → 오늘날 이야기꽃으로

 나한테는 오늘의 화두이다 → 나한테는 오늘 첫말이다

 우리 모두의 화두가 아닐까 → 우리 모두한테 밑동이 아닐까


  ‘화두(話頭)’는 “1. 이야기의 첫머리 2. 관심을 두어 중요하게 생각하거나 이야기할 만한 것 3. [불교] 선원에서, 참선 수행을 위한 실마리를 이르는 말”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의 + 화두’ 얼거리라면 ‘-의’부터 털고서,  ‘얘깃거리·이야깃거리·얘깃감·이야깃감’이나 ‘얘기꽃·이야기꽃’으로 풀어낼 만합니다. ‘감·거리’나 ‘얘기·이야기·말·말밥·수다’나 ‘말머리·첫머리·첫마디·첫말’로 풀어내고, ‘실마리·한마디·몇마디나 ‘밑·밑동’이나 ‘짧다·다투다·들다·들려주다’로 풀어내어도 되어요. ㅍㄹㄴ



삶의 화두를 한번 점검해보고, 우보천리(牛步千里)의 슬기도 터득하는 기회였음을 자긍해본다

→ 삶말을 돌아보고, 슬기로운 소즈믄길을 깨닫는 자리였다고 여긴다

→ 삶말을 짚고서, 소걸음이란 슬기를 배우는 틈이었다고 자랑해 본다

→ 삶말을 뜯어보고, 천천걸음이란 슬기를 느끼는 때였다고 우쭐해 본다

《소걸음으로 천리를 간다》(정수일, 창비, 2004) 5쪽


내 사진에 대한 나의 화두이기도 하다

→ 내 사진에 스스로 하는 말이기도 하다

→ 내 사진에 내가 읊는 뜻이기도 하다

《장재구 사진집》(주명덕 엮음, 한국일보사, 2007) 엮은이 말


아직 세상의 화두에 발을 딛고 있으나

→ 아직 이 땅 얘기에 발을 디디나

→ 아직 온누리 얘깃거리에 발을 디디나

《중독자》(박남준, 펄북스, 2015) 20쪽


수세기 동안 철학자들의 화두였다

→ 오랫동안 생각지기 말밥이었다

→ 생각바치는 오래도록 이야기했다

→ 생각쟁이는 내내 떠들어댔다

《진정성이라는 거짓말》(앤드류 포터/노시내 옮김, 마티, 2016)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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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적' 없애야 말 된다

 천성적


 천성적으로 타고나야 되나요 → 타고나야 되나요 / 처음부터 갖춰야 되나요

 천성적으로 재능이 있다 → 타고나기를 재주가 있다 / 처음부터 재주가 있다

 천성적으로 그러하다 → 타고나기를 그러하다 / 어릴 때부터 그러하다

 천성적으로 밝은 성격 → 워낙 밝은 성격 / 옛날부터 밝은 성격


  ‘천성적(天性的)’은 “타고난 성품의 성격을 지닌”을 가리킨다고 해요. ‘그냥·그대로·-밖에’나 ‘내리다·내림·내림길’로 손봅니다. ‘물리다·물림-·물려받다·물려주다’나 ‘돋다·돋아나다·솟다·트다’로 손보고, ‘모·싹·싹눈·움’으로 손볼 만합니다. ‘밑·밑동·밑바탕·밑틀·밑밥’이나 ‘밑뿌리·밑싹·밑자락·바탕·뿌리’로 손보면 되고, ‘배냇버릇·배다·배어들다·버릇’으로 손보지요. ‘일삼다·타고나다·타다·워낙·모름지기·아예’나 ‘예·예전·옛날·처음·처음부터’로 손보아도 어울립니다. ㅍㄹㄴ



전 천성적으로 못된 여자라 이 나이를 먹도록 한 번도 사람답게 살아 보지 못했어요

→ 전 워낙 못된 가시내라 이 나이를 먹도록 사람답게 살아 보지 못했어요

→ 전 못된 순이로 타고나서 이 나이를 먹도록 사람답게 살아 보지 못했어요

《불새 12》(데즈카 오사무/최윤정 옮김, 학산문화사, 2002) 49쪽


천성적으로 음악을 좋아해요

→ 어릴 적부터 노래를 즐겨요

→ 옛날부터 노래를 잘 불러요

→ 타고나기를 노래를 즐겨요

→ 워낙 노래를 즐겨불러요

《눈 밖에 나다》(국가인권위원회 엮음, 휴머니스트, 2003) 33쪽


천성적으로 상상이 안 맞는 녀석

→ 하는 짓이 꿈과 안 맞는 녀석

→ 모름지기 꿈하고 안 맞는 녀석

→ 아예 꿈이랑 안 맞는 녀석

《묘한 고양이 쿠로 9》(스기사쿠/최윤희 옮김, 시공사, 2006) 120쪽


장사 수완이 좋고 천성적으로 사람이 좋아

→ 장사를 잘하고 타고나기를 사람이 착해

→ 장사 솜씨가 좋고 워낙 사람이 참해

→ 장사를 잘하고 그냥 사람이 착해

《영혼을 빗질하는 소리》(저문강, 천권의책, 2009) 125쪽


저는 절제력은 있지만 천성적으로 깔끔하지 못해요

→ 저는 멈출 수 있지만 워낙 깔끔하지 못해요

→ 저는 다독이긴 하지만 타고나기를 안 깔끔해요

《시모어 번스타인의 말》(시모어 번스타인·앤드루 하비/장호연 옮김, 마음산책, 2017) 10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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