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잊혀지지 마라 - 2012~2014년 쌍용자동차 투쟁 기록 사진집
점좀빼 글.사진 / 숨쉬는책공장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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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빛꽃 / 사진비평 2024.10.11.

사진책시렁 159


《아무도 잊혀지지 마라》

 점좀빼

 숨쉬는책공장

 2014.5.2.



  ‘2012∼2014년 쌍용자동차 투쟁 기록 사진집’이라고 하는 《아무도 잊혀지지 마라》를 2014년에 처음 만나고, 2024년에 다시 들춥니다. 붉은 머리띠를 두르면서 ‘삽질나라’에 맞서서 일살림을 지켜내야 한다는 목소리를 담은 꾸러미입니다. 빛꽃님은 곳곳에 “쌍용차 전투 1761일 차(14쪽)”라든지 “아직 전투와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고로 ‘기록’도 멈출 수 없다(131쪽)”처럼 적습니다. ‘투쟁 기록’이라 적었듯이 언제나 싸우고 맞서고 다투고 겨룹니다. 다만, 박근혜·이명박·윤석열하고만 싸우는 듯싶고, 김대중·노무현·문재인하고는 안 싸우는 듯싶습니다. 여태 누가 우두머리에 앉듯 똑같은 얼거리였고, 삽질판은 누가 우두머리였어도 드날리고 춤추었어요. 아니 갈수록 삽질판이 늘 뿐 아니라 삽질값이 치솟습니다. 싸우는 자리를 글이나 그림이나 빛꽃으로 담는 분은 으레 “아무도 잊혀지지 마라” 비슷하게 외칩니다. 그런데 ‘아무’란 말 그대로 ‘아무개’입니다. 이름이 없다고 여겨서 아무개이고, 나랑 먼 남이라고 쳐서 아무개예요. 쌍용자동차 일꾼을 비롯한 숱한 이웃은 아무개일 수 없어요. “이름이 있는 사람”이고, ‘누구·누’라 해야 올바릅니다. 또한 이름은 ‘잊혀질’ 수 없어요. 남이 지우려고 하기에 지울 수 없어요. 우리가 늘 스스로 잊을 뿐입니다.


→ 누구도 잊지 말자


  제대로 바라보고 곁에 서려는 글·그림·빛꽃이라면, 이름부터 “누구도 잊지 말자”라 붙일 적에 알맞나고 느낍니다. 뭇이웃인 ‘누구’를 바라보기에 남깁니다. 남남인 ‘아무나(아무개나)’ 두리번거리면서 안 잊어야 하지 않아요. 동무가 누구이고 이웃인지 누구인지 바라볼 노릇입니다. 그리고 그만 싸워야지요. 싸움이란 어느 한쪽을 꺾거나 밟아서 죽이려는 짓입니다. 서로 살리고 같이 살림하며 함께 사랑하는 길을 찾아보려고 마음을 기울일 적에, 비로소 샘물처럼 솟는 실마리를 만납니다. 싸우려는 빛꽃에는 불길이 나풀거립니다. 살림하려는 빛꽃일 적에 이쪽도 저쪽도 그쪽도 차분히 녹이고 풀어내는 빛살이 태어납니다. 이를테면, 유진 스미스 님이 담아낸 《Minamata》(1972)는 ‘쌈박질을 거는 무리(정부·회사)’하고 어떻게 마주하는가를 찬찬히 들려주는 꾸러미입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숲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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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 스미스 사진책 맛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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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하늘 아래 봄봄 아름다운 그림책 103
브리타 테켄트럽 지음, 김하늬 옮김 / 봄봄출판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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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4.10.11.

그림책시렁 1490


《같은 하늘 아래》

 브리타 테켄트럽

 김하늬 옮김

 봄봄

 2022.2.25.



  우는 하루도 삶이고, 웃는 오늘도 삶입니다. 아픈 어제도 삶이고, 기쁜 오늘도 삶입니다. 다 다르게 흐르는 나날이 고스란히 마음에 담깁니다. 그때그때 다르게 너울치는 모든 일은 차곡차곡 배움살림으로 피어납니다. 《같은 하늘 아래》는 “같은 하늘에서” 다 다르게 어울리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하늘은 틀림없이 같은데, 참새하고 박새가 달라요. 하늘은 참으로 같으나, 참나무하고 벚나무가 달라요. 하늘은 늘 같지만, 시골하고 서울이 달라요. 서로 다른 집이고 마을이고 터전이지만, 마음에 삶을 담는 얼거리는 나란합니다. 우리는 같은 숨결이기에 삶을 마음에 담고, 같지만 다른 넋이라서 삶을 마음에 담는 말씨가 달라요. 오늘 말을 더듬는 아이가 있어요. 한 해 내내 더듬는 아이가 있어요. 열 해째 말을 더듬는 아이가 있어요. 이 아이는 스무 살에 이르러도 말을 더듬을 수 있고, 마흔 살에도 말을 더듬을 수 있어요. 그러나 겉보기로 말더듬이일 뿐, 언제나 스스로 펴고픈 마음을 말로 옮깁니다. 말은 더듬더라도 글을 쓸 적에는 슥슥 거침없을 만하지요. 글은 영 못 쓰지만 말을 술술 펼 수 있어요. 말과 글이 다 서툴어도 눈빛과 몸짓으로 얼마든지 마음을 드러냅니다. 하늘을 보고 땅을 보고 새를 보고 나무를 보면서 나를 봅니다.


#BrittaTeckentrup #UndertheSameSky


ㅅㄴㄹ


《같은 하늘 아래》(브리타 테켄트럽/김하늬 옮김, 봄봄, 2022)


우리는 같은 하늘 아래 살아요

→ 우리는 같은 하늘에서 살아요

2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숲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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씁쓰름새가 사는 마을 그림 없는 동시집 4
송창우 지음 / 브로콜리숲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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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 / 문학비평 . 시읽기 2024.10.11.

노래책시렁 431


《씁쓰름새가 사는 마을》

 송창우

 브로콜리숲

 2024.4.27.



  어린이는 사랑스러운 보금자리에서 지낼 적에는 굶거나 좁은 집이어도 힘들거나 고되다고 여기지 않는 마음입니다. 그러나 아무런 사랑이 없는 곳에서는 배부르거나 몹시 커다란 집채라 하더라도 언제나 힘들거나 고되다고 여깁니다. 가난하기에 힘들지 않아요. 사랑이 없으니 힘들다 못해 죽어갑니다. 아이도 어른도 매한가지입니다. 모든 사람은 오직 사랑으로 기운을 차리고, 사랑잃고 사랑잊은 데에서 시름시름 앓다가 죽습니다. 《씁쓰름새가 사는 마을》을 곰곰이 읽고 되읽었습니다. 어린이 마음으로 다가서려는 글결이 반갑습니다. 어린이한테 들려주고 물려주려는 씨앗 한 톨을 차곡차곡 여미려는 손길이 고맙습니다. 다만, 하느님은 늘 모든 사람마다 속에 깃들어요. 하느님은 모래에도 돌에도 나무에도 지렁이한테도 베짱이한테도 깃들어요. ‘하늘’이기에 ‘하느님’인데, ‘하늘’이란 “하나인 울(우리)”이요, ‘하나’란 “하늘인 나”인 얼거리예요. ‘하늘’이라는 낱말에는 ‘우리’가 서리고, ‘하나’라는 낱말에는 ‘나’가 어려요. 너랑 나는 저마다 다르게 빛나는 하늘이고, 나랑 너를 아우르면서 새롭게 하나이자 모두은 하나입니다. 서울(도시)에서 조금 더 비켜서서 숲으로 간다면, 숲에서 살림을 짓는 이웃 마음으로 스며서 어린이한테 다가선다면, 이 노래는 새록새록 피어나리라 봅니다.


ㅅㄴㄹ


꽃에도 / 가슴이 있어요 // 그래서 / 한 잎 / 두 잎 / 아프기도 하지요 (꽃 가슴/23쪽)


처음에는 / 모두가 하느님이었다 // 만나는 것마다 / 하느님이어서 // 탈을 씌워서 / 세상을 다시 만드셨다 (탈/29쪽)


볍씨도 둥글고 / 꽃씨도 둥글고 / 빗방울도 둥글고 / 아름이 언니 눈물방울도 둥글둥글 (하느님 닮아서/46쪽)


나무는 키가 커도 / 우쭐대지 않아요 // 나무는 몸무게가 불어도 / 휘청대지 않아요 (나무의 나이/77쪽)


+


《씁쓰름새가 사는 마을》(송창우, 브로콜리숲, 2024)


새를 없앨 궁리만 하고 있었지

→ 새를 없애려고만 하였지

→ 새를 없앨 머릿셈이었지

14쪽


튼튼한 갑옷도

→ 튼튼한 쇠옷도

→ 튼튼한 겉옷도

→ 튼튼옷도

→ 단단옷도

18쪽


낙엽 뒹구는 마당 백구가 털갈이한다

→ 가랑잎 뒹구는 마당 흰개 털갈이한다

→ 갈잎 뒹구는 마당 흰둥이 털갈이한다

19쪽


감나무 아래 바람에 날리는

→ 감나무 밑 바람에 날리는

→ 감나무 곁 바람에 날리는

19쪽


한 알이 온 부족을 춤추게 하니까

→ 한 알에 온겨레가 춤추니까

21쪽


씨가 몇 개일까

→ 씨가 몇일까

→ 씨가 몇 톨일까

22쪽


사과가 몇 개 들었을까

→ 능금이 몇 들까

→ 능금이 몇 알 들까

22쪽


늑대의 탈을 쓴 하느님

→ 늑대탈을 쓴 하느님

29쪽


나의 하느님이 되었네

→ 하느님이 되었네

→ 우리 하느님이네

31쪽


자음과 모음을 붙들어 매고

→ 닿소리 홀소리 붙들어 매고

33쪽


꽃 속에 여문 까만 꽃의 시

→ 꽃에 여문 까만 꽃노래

35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숲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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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겹말 손질 2754 : 다시 돌아가서



다시 본래의 개념으로 돌아가서

→ 다시 얘기를 하자면

→ 이야기를 다시 하자면


다시 : 1. 하던 것을 되풀이해서 2. 방법이나 방향을 고쳐서 새로이 3. 하다가 그친 것을 계속하여 4. 다음에 또 5. 이전 상태로 또

돌아가다 : 9. 원래의 있던 곳으로 다시 가거나 다시 그 상태가 되다



  우리말 ‘돌아가다’는 ‘돌다 + 가다’입니다. ‘돌다’라 할 적에는 처음 있던 데로 간다는 뜻이라서 ‘돌아가다 = 다시 가다’입니다. “다시 돌아가다”라 말을 하거나 글을 쓰는 분이 꽤 많습니다만, 그저 겹말입니다. 다만, ‘돌아가다’를 힘줌말로 ‘되돌아가다’로 쓰기도 합니다. ‘다시’는 “하거나 가거나 있던 결이던 처음으로”를 나타낸다면, ‘되돌다·되돌아가다’는 ‘돌다·돌아가다’나 ‘맴돌이·제돌이’일 수 있기에, 이러한 낱말하고 가볍게 가르려고 ‘되-’를 붙여서 따로 힘줌말로 삼는 얼거리입니다. 글 한 자락을 쓸 적에는 더 짚고 다시 들여다보고 되살피면서 하나하나 다듬고 여미어야지 싶습니다. ㅅㄴㄹ



다시 본래의 독립영화 개념으로 돌아가서

→ 다시 작은그림 얘기를 하자면

→ 혼그림 이야기를 다시 하자면

《창작수업》(변영주, 창비, 2018)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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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겹말 손질 2755 : 낡은 인습



낡은 인습을

→ 낡은틀을

→ 낡은버릇을


낡다 : 1. 물건 따위가 오래되어 헐고 너절하게 되다 2. 생각이나 제도, 문물 따위가 시대에 뒤떨어지다

인습(因習) : 이전부터 전하여 내려오는 습관

인습(因襲) : 예전의 풍습, 습관, 예절 따위를 그대로 따름 ≒ 습인



  예전부터 이어서 낡았다고 여길 적에 ‘낡다’라 하고, 이 뜻을 한자말로는 ‘인습’으로 나타냅니다. “낡은 인습”은 겹말입니다. ‘낡다’ 한 마디만 하면 넉넉합니다. ‘낡은틀·낡은길’이나 ‘낡은버릇·낡은굴레’처럼 새말을 엮어도 어울립니다. 새길을 열지 않으니 낡아요. 새롭게 지으려 하지 않으니 오히려 어렵고 까마득합니다. 새벽이 오려면 밤을 떠나보내야 합니다. 아침을 알리려면 굴레도 수렁도 차꼬도 걷어내어 새터에서 환하게 피어날 노릇입니다. ㅅㄴㄹ



한편, 낡은 인습을 벗어버리고 새로운 문을 받아들이는 것이 어려움을 헤쳐 가는 길이라고 믿는 자리에서

→ 그리고 낡은 굴레를 벗어버리고 새길을 받아들여야, 어려워도 헤쳐 가는 길이라고 믿는 자리에서

→ 그리고 낡은 틀을 벗어버리고 새길을 받아들여야, 어렵지만 헤쳐 가는 길이라고 믿는 자리에서

《배달말꽃 갈래와 속살》(김수업, 지식산업사, 2002) 582쪽


낡은 인습을 깨부수고 새 시대를 고하는 소리죠

→ 낡은틀을 깨부수고 새날을 알리는 소리죠

→ 낡은버릇을 깨부수고 새길을 밝히는 소리죠

《루드비히. B》(데즈카 오사무/조민경 옮김, AK comics, 2017) 47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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