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필 거야 북극곰 꿈나무 그림책 97
정주희 지음 / 북극곰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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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4.6.2.

그림책시렁 1437


《꽃이 필 거야》

 정주희

 북극곰

 2023.2.28.



  꽃부터 피는 일이란 없습니다. 어느 나무는 이른봄에 아직 나뭇잎이 안 돋았어도 꽃부터 핀다고 여기지만, ‘나무꽃’이 피려면 뿌리가 내리고 줄기가 오르고 가지가 뻗기를 열 해 남짓 보내야 합니다. ‘꽃 없이 작은나무’로 퍽 오래 자란 끝에 맺을 수 있는 꽃입니다. 앉은뱅이꽃인 이른봄꽃도 매한가지입니다. 겨우내 고요히 잠들고서 꽃샘바람을 기다린 끝에 싹이 트고 줄기가 오르기에 꽃을 피웁니다. 《꽃이 필 거야》는 어린순이가 꽃처럼 춤추고 노래하는 하루를 들려줍니다. 싱그럽고 푸르게 여미었구나 싶으면서도 자꾸 아쉽습니다. 왜 ‘어린순이’만 ‘꽃순이’로 여길까요? ‘어린돌이’도 나란히 ‘꽃돌이’로 어깨동무해야 어울릴 텐데 싶어요. 또한 한겨레 어린이뿐 아니라 이웃나라 어린이도 하나둘 아우를 수 있어야지 싶습니다. 이제 우리나라도 ‘이웃아이(이주노동자 자녀)’가 무척 많습니다. ‘어린순이’만 좁게 꽃순이로 바라보는 틀은 내려놓고서, 어린돌이도 이웃아이도 모두 다르면서 곱게 꽃인 줄 품는 결로 피어나기를 바랍니다. 꽃이 언제 피는 지 살펴봐요. 사람한테도 지렁이한테도 풀벌레랑 새한테도 봄입니다. 《손, 손, 내 손은》(테드 랜드/Here Are My Hands)이라는 아름그림책을 곱씹어 보기를 빕니다.


ㅅㄴㄹ


《꽃이 필 거야》(정주희, 북극곰, 2023)


꽃 하나하나 찬찬히 바라봐

→ 꽃을 하나하나 봐

→ 꽃을 찬찬히 봐

→ 꽃을 바라봐

6쪽


꼭 발레리나 같아. 바람 소리에 맞춰 우아하게 춤을 추잖아

→ 꼭 춤꾼 같아. 바람 소리에 맞춰 아름답게 춤을 추잖아

→ 꼭 신명꽃 같아. 바람 소리에 맞춰 곱게 춤을 추잖아

9쪽


보랏빛 행운이 찾아올 거야

→ 보랏빛이 기쁘게 찾아와

→ 보랏빛으로 반갑게 찾아와

18


주문을 외우면 나무도 구름도 깨처럼 작아질 거야

→ 내가 바라면 나무도 구름도 깨처럼 작아

→ 내가 빌면 나무도 구름도 깨처럼 줄어들어

21


이렇게 예쁠 줄은 상상도 못했거든

→ 이렇게 예쁠 줄은 몰랐거든

24


어떤 꽃을 피울지는 꽃들만의 비밀이래

→ 어떻게 피울지는 꽃만 안대

→ 어떤 꽃을 피울지는 수수께끼래

24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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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4.28.


《나의 다정한 유령 친구》

 레베카 그린 글·그림/황유진 옮김, 북뱅크, 2023.4.30.



사다리를 들고서 돌담 곁으로 간다. 옆집으로 넘어간 뽕나무와 무화과나무 가지를 자른다. 뽕꽃을 훑는다. 해바라기를 하면서 푸른꽃내음을 머금는다. 조용하면서 부드럽게 흐르는 한봄이다. 한봄볕과 한봄바람을 머금는 뽕꽃을 혀에 얹으면 머리와 눈이 맑게 깨어난다. 《말밑 꾸러미》 넉벌손질을 얼추 마쳤지만, 더 살피기로 한다. ‘펴냄터와 글뭉치를 주고받은지 넉벌째’일 뿐, ‘석벌 × 석벌’씩 살폈고, 넉벌판을 살필 적에는 곱으로 더 들여다보고 되살펴야겠다고 느낀다. 고흥교육청에 빌림삯(폐교임대료)을 목돈으로 치른다. 둘레에서 도와준 빚을 돈으로 갚기는 힘든 살림이기에, ‘살림글’을 펴서 ‘살림빛’을 갚자고 생각한다. 고마운 분 이름을 마음으로 새기면서 “이분들 손길을 받아서 새 낱말책을 엮는구나!” 하고 되뇐다. 《나의 다정한 유령 친구》를 읽었다. 두 사람이 ‘몸’이 아닌 ‘마음’으로 나누는 삶길을 들려준다. 겉모습으로는 ‘만나다·사귀다’일 수 없다. 속으로 빛나는 숨결을 나누기에 만나고, 언제까지나 동무이다. 다만, 이 그림책은 이 대목을 더 살피지는 못 하네. “How to Make Friends with a Ghost”라는 영어는 “나의 다정한 유령 친구”가 아니다. “도깨비하고 사귀기”란 “빛을 보는 길”인걸.


#HowtoMakeFriendswithaGhost #RebeccaGreen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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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4.27.


《전두환과 80년대 민주화운동》

 정해구 글, 역사비평사, 2011.5.16.



등허리를 펴고 나서 낮나절에 두바퀴를 달려서 면소재지에 간다. 철물점에 들러서 고맙다고 여쭌다. 호미 한 자루를 산다. 풀벌레노래도 개구리노래도 새노래도 새록새록 깊어가는 나날이다. 밤에 보는 별은 자꾸 흐리다. 이 시골조차 쇳덩이가 늘어나고, 곳곳을 잿더미로 들이붓는 삽질이 수두룩하다. 나무를 더 심거나 풀밭을 늘리는 손길은 안 보인다. 자꾸 파헤치면서 잿빛으로 물들이려고 한다. 이 나라는 참말로 들빛(민주)이 자리잡거나 퍼지는 얼거리인가? 뽑기(선거)를 할 수만 있되, 막상 아무런 들빛이 없는 얼음나라 같다. 《전두환과 80년대 민주화운동》을 읽었으나, 어린이나 푸름이한테는 도무지 못 읽히겠다. 책겉에 ‘20世紀 韓國史’처럼 한자를 큼직하게 적는데, 참 딱하다. 저놈들뿐 아니라 이놈들도 똑같이 섬김질(사대주의)에 썩어빠졌다. 들물결이 어떤 발자취였는지 살피려는 뜻은 훌륭하다. 그런데 “들물결을 적는 붓(민주화운동을 기록하는 지식인)”은 들물결하고 등졌다. ‘대형마트 계산원’도 쉽게 읽을 만하게 글결을 가다듬어야 한다. ‘시내버스 운전사’도 일을 쉴 짬에 펼 만하게 글결을 쉽게 고쳐야 한다. ‘민주화’가 무슨 뜻인가? 일본말인 ‘민주화’를 우리말로 풀어낼 때부터 ‘참빛’이 퍼지리라.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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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4.26.


《분홍달이 떠오릅니다》

 박영선 글, 삶창, 2023.4.13.



읍내 나래터를 들른다. 모자란 살림돈과 ‘고흥교육청에 치를 삯(임대료)’을 댈 돈을 빌리려고 여기저기 묻는다. 나는 앞으로 살림돈을 더는 안 빌리면서 살아갈 수 있을까? 책만 안 사고 안 읽으면 살림돈 걱정이 없을까? ‘낱말책 쓰기(사전 집필)’를 안 하면 돈가뭄에서 벗어날는지 모른다. 우리나라 어느 곳이 멀쩡하겠느냐만, 막상 누구나 늘 쓰는 말글부터 엉터리인데, 말글을 살리는 길에는 나랏돈도 문화예술지원금도 없다. 밤에 잠자리에 들면 혼자 생각한다. “시골에서는 밭일이나 김공장에 가면 돈벌기는 어렵지 않아. 마늘밭 여덟 시간이면 하루삯 20만 원이야.” 저녁에 곁님하고 두 아이가 나무란다. 왜 혼자서 돈가뭄을 걱정하느냐고, 넷이서 함께 머리를 맞대면 모든 고비를 즐겁게 풀 텐데, 혼자 짊어지려 하지 말라고 나무란다. 고개숙이면서 고맙게 핀잔을 듣는다. 《분홍달이 떠오릅니다》를 읽으면서 갸웃갸웃했다. ‘삶창’이라는 곳에서 낼 만한 노래(문학)인지 알쏭하다. 삶과 일과 살림과 집과 마을이란 무엇인가? 이제는 ‘일노래(노동문학)’가 없다고 할 수 있을 테지만, 이렇게 땀방울 한 톨조차 안 보이는 글을 삶창에서 내도 될까? 날마다 땀흘려 일하는 숱한 사람들 목소리도 모습도 도무지 안 보는구나 싶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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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4.25.


《센고쿠 여고생담 1》

 교치쿠토·히라사와 게코 글, 사와다 하지메 그림/주원일 옮김, 재담미디어, 2023.12.15.



쉬어가며 글손질을 한다. 여태까지 늘 매한가지인데, 낱말책을 종이에 앉혀서 펴내기 앞서 끝없이 글손질을 하게 마련이다. 펴냄터에서도 고단하실 텐데, ‘사전’이라서 ‘적어도 30벌 글손질(교정교열)’을 하려고 하다 보니, 품도 나날도 오래 들고, 글손질을 하는 동안 밥벌이를 못 한다. 그래도 집안일을 추스르고, 아이들하고 이야기를 하고, 국을 끓이고 이모저모 달랜다. 펴냄터에서 글종이(교정지)가 아닌 미리책(가제본)으로 보내준다고 한다. 더없이 고맙다. 구름과 해와 노래를 맞이한다. 마을 한켠은 하루 내내 시끄럽다. 멀쩡한 논을 갈아엎고서 잿빛(시멘트)을 들이붓는구나. 시끌소리가 어디서 왜 나는지 알았으니, 이제는 우리 보금자리 멧새랑 개구리랑 풀벌레가 베푸는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센고쿠 여고생담 1》를 읽고서 한참 생각했다. 뒷걸음을 살는지 말는지, 첫걸음 하나만 놓고서 느낌글을 쓸는지, 여러모로 어긋나거나 엉뚱한 줄거리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는지 곱씹는다. ‘역사 만화’나 ‘역사 문학’이 반드시 빈틈없어야 하지는 않되, ‘막나가지’는 않아야지 싶다. 그러면 ‘막나가느’냐 아니냐를 어떤 눈으로 살피겠는가?


#戦国小町苦労譚

#平沢下戸 #夾竹桃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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