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아이 164. 2016.6.15. 씨앗을 하나씩



  땅을 고르고 보듬는 몫은 아버지가 맡으면, 씨앗을 하나씩 쥐어서 살며시 심는 몫은 꽃아이가 맡는다. 네 마음속에서 피어나는 모든 사랑을 손끝에 담아서 씨앗을 쥐어 보렴. 네 가슴속에서 자라나는 온 꿈을 손가락에 모두어 씨앗을 심어 보렴. 그러면 우리는 여름 끝자락에 옥수수잔치를 벌일 수 있어.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꽃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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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아이 243. 대숲을 지나서 (2016.6.19.)


  시골아이가 대숲을 옆에 끼고 달린다. 시골아이는 혼자 저 멀리 앞장서면서 달린다. 거칠 것도 두려울 것도 없이 달린다. 오직 앞을 바라보며 달린다. 가장 빠르게 달리고, 가장 먼저 달리며, 가장 신나게 달린다. 온몸에 기쁨을 담고 온마음에 웃음을 담아서 어느새 아스라히 사라질 만큼 달린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시골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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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밭 꽃밭



  노랗게 꽃밭물결이 됩니다. 너른 호박밭에 소담스레 커다란 노란 꽃송이가 물결칩니다. 앞에서는 바닷바람이 불고 뒤에서는 멧바람이 붑니다. 노란 꽃은 두 바람을 기쁘게 맞으면서 햇볕을 냠냠 먹습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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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순이 92. 헤헤헤 내릴까 (2016.5.22.)



  자전거돌이가 헤헤헤 하면서 내릴까 하고 말한다. 누나가 한갓진 길에서 뒤로 걷는 놀이를 하니, 자전거돌이도 이제는 걷기돌이가 되려 한다. 그래 좀 걸어 보렴. 아버지도 다리를 쉬게. 그리고 너희가 걷기놀이를 하는 모습을 보며 새로 기운을 내도록.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자전거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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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아이 242. 매화나무 곁에서 (2016.5.7.)



  매화나무 곁에서 매화나무를 올려다본다. 눈앞에도 아이 손에 닿을 만한 열매가 있지만,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서 손에 쥘 만한 열매를 올려다본다. 얘야, 네 코앞부터 보렴. 네 코앞에 있는 열매를 다 훑고서 사다리에 올라오면 되지. 그래도 그래도 위를 보고 싶다고 하는 아이는 매화나무 곁에서 위쪽을 올려다본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시골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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