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아이 164. 2016.6.15. 씨앗을 하나씩
땅을 고르고 보듬는 몫은 아버지가 맡으면, 씨앗을 하나씩 쥐어서 살며시 심는 몫은 꽃아이가 맡는다. 네 마음속에서 피어나는 모든 사랑을 손끝에 담아서 씨앗을 쥐어 보렴. 네 가슴속에서 자라나는 온 꿈을 손가락에 모두어 씨앗을 심어 보렴. 그러면 우리는 여름 끝자락에 옥수수잔치를 벌일 수 있어.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꽃순이)
(숲노래/최종규 - 시골돌이)
호박밭 꽃밭
노랗게 꽃밭물결이 됩니다. 너른 호박밭에 소담스레 커다란 노란 꽃송이가 물결칩니다. 앞에서는 바닷바람이 불고 뒤에서는 멧바람이 붑니다. 노란 꽃은 두 바람을 기쁘게 맞으면서 햇볕을 냠냠 먹습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자전거순이 92. 헤헤헤 내릴까 (2016.5.22.)
자전거돌이가 헤헤헤 하면서 내릴까 하고 말한다. 누나가 한갓진 길에서 뒤로 걷는 놀이를 하니, 자전거돌이도 이제는 걷기돌이가 되려 한다. 그래 좀 걸어 보렴. 아버지도 다리를 쉬게. 그리고 너희가 걷기놀이를 하는 모습을 보며 새로 기운을 내도록.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자전거돌이)
시골아이 242. 매화나무 곁에서 (2016.5.7.)
매화나무 곁에서 매화나무를 올려다본다. 눈앞에도 아이 손에 닿을 만한 열매가 있지만,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서 손에 쥘 만한 열매를 올려다본다. 얘야, 네 코앞부터 보렴. 네 코앞에 있는 열매를 다 훑고서 사다리에 올라오면 되지. 그래도 그래도 위를 보고 싶다고 하는 아이는 매화나무 곁에서 위쪽을 올려다본다. ㅅㄴ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