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왜 어른들한테 높임말을 써야 하나요
 : 어른이기 때문에 높임말을 써야 하지 않습니다. 어른은 나하고 견주면 손윗사람입니다. 손윗사람이기 때문에 높임말을 씁니다. 손윗사람을 함부로 깎아내리는 일은 나한테 반갑거나 즐겁거나 좋은 일이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손아랫사람이라 해서 함부로 깎아내리는 일 또한 썩 반갑거나 즐겁거나 좋은 일이 되지 않습니다. 생각해 보면, 손위사람한테든 손아랫사람한테든 말을 낮추어서 써야 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누구한테나 서로를 높이는 말을 써야 즐거우며 반갑습니다. 길에서 장사하는 사람이라 해서 낮춤말이나 반말을 함부로 써도 되지 않습니다. 밥집에서 밥을 돈을 내어 사서 먹는다기에 밥집 일꾼한테 낮춤말이나 반말을 마구 써도 되지 않습니다. 우리는 서로를 아끼며 사랑하는 말을 써야 즐거우며 반갑습니다.

 26. 어른들은 왜 우리들한테 반말을 쓰나요
 : 어른한테 푸름이나 어린이는 손아랫사람입니다. 어른 가운데 푸름이나 어린이한테 반말을 쓰는 사람은 푸름이나 어린이가 손아랫사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푸름이나 어린이한테 반말을 쓰는 어른은 당신보다 한 살이라도 어린 어른이라면 푸름이와 어린이한테 하듯 똑같이 반말을 씁니다. 오로지 나이로만 사람을 살피기 때문에 쉬 반말을 써요.

 27. 우리들은 왜 고운 말 바른 말을 써야 하나요
 : 곱거나 바른 말은 따스하거나 너른 사랑과 믿음을 담는 말입니다. 곱거나 바른 말로 내 생각을 들려주면, 나한테서 곱거나 바른 말을 듣는 사람은 한결 따스하면서 넉넉한 마음을 함께 받습니다. 말에 담긴 줄거리뿐 아니라 말에 서리는 사랑을 함께 나눕니다. 이때에는 말을 듣는 사람뿐 아니라 말을 하는 사람 또한 따스하면서 넉넉할 수 있습니다. 나 스스로 내 손과 입으로 고운 말을 들려줄 때에는, 내 마음과 가슴과 몸에 고운 기운이 감돌면서 한결 사랑스럽습니다. 나부터 내 손과 입으로 바른 말을 펼칠 때에는, 내 마음과 가슴과 몸에 바른 넋이 흐르면서 더욱 믿음직합니다. 내 이웃과 동무랑 다 함께 아름답게 살아가고 싶기에 고우며 바른 말을 쓰자고 이야기합니다.

 28. 사투리와 방언을 같은 말인가요
 : 다른 말입니다. ‘사투리’는 우리말이고 ‘방언(方言)’은 중국말이에요. 다만, 두 낱말은 뜻이 같아요.

 29. 사투리는 왜 쓰나요
 : 사투리는 고장말입니다. 저마다 살아가는 고장이 다르니까, 다 다른 고장 삶터에 따라 다 다른 말을 써요. 멧골마을에서 살아가는 사람은 멧골자락에서 멧골 기운을 받아들이며 멧골말을 쓰고, 바닷마을에서 살아가는 사람은 바다 기운을 받아들여 바닷말을 쓰며, 도시에서 살아가는 사람은 도시 기운을 받아들여 도시말을 씁니다. 똑같은 고장이 없고, 똑같은 삶터가 없습니다. 일본사람과 중국사람이 쓰는 말도 더 넓게 살피면 일본 고장과 중국 고장에서 쓰는 말인 셈입니다. 고장말이란 고장 빛깔을 드러내는 말이요, 우리 스스로 이웃 고장을 살피며 이웃 고장 사람이 쓰는 말을 알뜰히 익히거나 살핀다면, 서로서로 더 살가이 사귈 수 있습니다.

 30.  띄어쓰기를 꼭 해야 하나요
 : 띄어쓰기는 안 해도 됩니다. 우리말에는 띄어쓰기가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띄어쓰기를 받아들여 쓰는 까닭은, 글을 쓰기 때문입니다. 말을 하면서 낱말마다 또박또박 띄어서 말하는 사람은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말은 그저 술술 합니다. 글을 쓰며 띄어쓰기를 하는 까닭은, 누군가 쓴 글이 제대로 빨리 잘 읽히도록 도와주고 싶기 때문입니다. 띄어쓰기란, 글이 잘 읽히도록 하는 글쓰기 법 가운데 하나입니다.

 31. 순우리말은 얼마나 되나요
 :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알 수 있기도 합니다. 말사랑벗이 읽는 어린이책을 가만히 살펴보면 됩니다. 어린이책에 쓰는 낱말하고 어른책에 쓰는 낱말이 사뭇 다른데, 어른책은 온갖 지식과 정보를 다룬다면서 외국말인 한자말과 영어를 지나치게 함부로 많이 섞습니다. 어린이책에는 우리 겨레 말과 글을 옳고 바르게 익히도록 하자면서 되도록 우리 겨레 말과 글을 알뜰히 쓰려 합니다. 모든 소리말·빛깔말·느낌말·시늉말을 국어사전에 담을 수는 없으나, ‘토박이말 사전’을 엮을 때에 20만 낱말은 되지 않겠느냐고 여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전으로 엮는 낱말 숫자가 얼추 20만이나 30만이 된다고 할 뿐, 우리 나름대로 새롭게 빚어서 쓸 수 있는 낱말은 훨씬 많습니다. 국어사전에 못 실리는 낱말을 아우르면 100만을 훌쩍 넘어섭니다.

 32. 짱, 레알, 즐과 같은 언어를 써도 되나요
 : 어떠한 말이든 쓰지 말라는 법은 없습니다. 낮춤말이나 막말이라 하더라도 쓰고픈 사람은 써야 합니다. 그러나, 낮춤말이나 막말이나 남을 깎아내리는 말이나 얄궂게 줄여서 쓰는 말이나 서툴게 받아들여 엉성하게 쓰는 말이란, 이 말을 듣는 사람에 앞서 이 말을 쓰는 사람 마음을 어지럽힙니다. 남들이 쓰니까 나도 따라서 쓰는 말이 아니라, 나 스스로 사랑할 만하다고 여기는 말을 쓰면 좋겠어요. 남들이 이런 말을 하든 저런 말을 하든, 나부터 두루 아끼며 기뻐할 만한 말을 슬기롭게 찾아서 쓰면 좋겠습니다.

(최종규 . 2011 -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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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 우리가 외국말을 배우는 까닭이 있나요
 : 외국사람하고 사귀려고 외국말을 배웁니다. 외국사람을 사귈 마음이 없으면 애써 외국말을 배우지 않아도 됩니다. 외국책을 읽거나 나라밖 문화를 살피려고 외국말을 배웁니다. 외국책을 읽거나 나라밖 문화를 살피며 무언가 나한테 도움되는 대목이 있다고 생각하기에 외국말을 배웁니다. 외국책을 읽을 생각이 없거나 나라밖 문화를 살필 생각이 없으면 굳이 외국말을 배우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19. 사투리는 왜 생겨났을까요
 : 사람들마다 살아가는 터전이 다르기 때문에, 저마다 살아가는 고장에서 쓰는 말이 다릅니다. 사투리가 생겨났다기보다, 고장마다 고장말을 썼다고 해야 올바릅니다. 지난날에는 작은 고장이 한 나라였고 온누리였습니다. 제주섬은 제주섬대로 작은 고장이면서 한 나라이고, 강원도는 강원도대로 작은 고장이면서 한 나라예요. 그리고 제주섬에서도 제주시나 조천읍이 다른 고장이면서 한 나라이고, 강원도에서도 횡성이나 원주는 횡성이나 원주대로 작은 고장이면서 한 나라입니다. 충청북도 음성군과 괴산군은 서로 다른 작은 고장이면서 한 나라였고, 음성군에서는 음성과 금왕과 대소와 감곡이 또 서로 다른 작은 고장이면서 한 나라입니다. 저마다 지내는 고장에 따라 쓰는 말이 다르기 마련입니다. 요즈음 사람들은 제 고향이 있어도 한 나라를 통틀어 움직이거나 사귀거나 만나기 때문에 고장에 따라 다 다르던 고장말이 옅어집니다. 지난날에는 내 고장에서 이웃 고장으로 걸어서 오가는 데에도 한나절이 꼬박 들었으나 이제는 서울부터 부산까지도 두어 시간이면 넉넉하니까, 앞으로는 고장말이 거의 사라지지 않으랴 싶습니다.

 20. 중국에서 한자가 들어오기 전에 우리 민족은 무슨 글을 썼나요
 : 한국에서 나라를 다스리던 이들이 중국에서 한자를 받아들이기 앞서에는 글을 쓰던 사람이 없습니다. 그러나, 글이 없대서 사람이 살아갈 수 없지 않습니다. 따로 글을 쓰지 않아도 누구나 말을 하면서 살아가니까요. 글이 없으니 책이 없습니다. 글과 책이 없으나 머리와 마음과 몸으로 서로 어우러지면서 아름답고 즐겁게 잘 살았습니다.

 21. 한글이나 한자가 없을 때에는 어떤 글을 썼나요
 : 한글이나 한자가 없을 때에는 글을 쓰지 않았어요. 굳이 글을 써야 한다고 느끼지 않았으리라 봅니다. 아니, 애써 글을 쓸 까닭이 없었어요. 글을 쓰는 까닭은 내 머리나 마음으로 담지 못하는 이야기가 있기 때문인데, 지난날 사람들 삶으로는 이야기를 더 많이 글로 남겨 책으로 물려주기보다, 머리와 마음으로 새겨 입에서 입으로 이야기를 물려주었습니다. 흙을 일구든 살림을 하든 아이를 낳아 키우든, 책이나 글이 아닌 몸뚱이를 움직이는 삶으로 가르치고 배웠습니다.

 22. 어떤 특징 때문에 한글을 세계적인 언어라고 하나요
 : 한글 닿소리와 홀소리를 만든 틀이 하나하나 짜임새가 있다고 합니다. 한글 닿소리와 홀소리는 어떠한 틀에 따라 만들었는지 똑똑히 밝혀졌습니다. 한글 닿소리와 홀소리를 엮으면 온누리 거의 모든 소리값을 훌륭히 담아서 나타낼 수 있다고 합니다.

 23. 비속어를 알맞게 쓰면 우리나라 말을 ‘표현하는 영역’을 넓힌다고 볼 수 없나요
 : ‘알맞게’가 어느 만큼이어야 알맞게인지를 아무도 재거나 따지지 못합니다. ‘비속어’란 “내 이웃이나 동무를 깎아내리는 얄궂은 말”입니다. 이러한 말을 알맞게 쓴대서 우리말 쓰임새를 더 넓힐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우리말 쓰임새를 더 넓히려고 “내 이웃이나 동무를 깎아내리는 얄궂은 말”을 두루 써야 한다면 우리 삶이 얼마나 슬프거나 안타까울까 싶어 걱정스럽습니다. 착하면서 어여쁜 말을 한껏 북돋우면서 우리말 쓰임새를 차근차근 넓히거나 깊이 다스리면 한결 좋으리라 생각합니다.

 24. 어른들한테 반말을 쓰면 안 되나요
 : 반말이란 낮추는 말입니다. 어른한테든 동무한테든 반말이란 썩 좋지 못한 말입니다. 어른부터 어린이한테 반말을 쓰는 일은 옳지 않습니다. 반말 아닌 ‘여느 말’을 써야 올바릅니다. 나보다 낮은 자리에 있다고 여기며 쓰는 말이 아니라, 나와 같은 자리에 있다고 생각하며 쓰는 말을 잘 살펴야 아름답습니다.

(최종규 . 2011 -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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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말(인터넷말) 54] 포인트 라이팅, 비즈니스 라이팅

 글을 쓰는 사람은 오로지 한문을 배워 한문을 쓰던 지난날입니다. 이 흐름이 오래도록 이어졌기 때문에 글을 쓴다 할 때에 ‘글쓰기’라 하지 않고 ‘작문(作文)’이라는 한자말을 쓰고 말았어요. 그러나 이 말마디는 뜻있는 분들이 오래도록 애쓴 끝에 ‘글쓰기’로 갈음하여 자리잡을 수 있었고, 이제는 대학입시 논술을 가르치는 학원조차 ‘글쓰기 학원’이라는 이름을 내걸기까지 합니다. 그런데 책과 글쓰기를 지식으로 말하는 이들은 ‘작문’이라는 중국말이나 ‘글쓰기’라는 한국말이 아닌 ‘라이팅(writing)’이라는 영어를 씁니다. ‘포인트 라이팅’이란 무엇이고, ‘비즈니스 라이팅’이란 어떻게 해야 하는 일이 될까요. 우리는 우리 말로 생각하며 좋은 뜻을 나눌 수는 없는 겨레인가요. (4344.3.15.불.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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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말(인터넷말) 53] World Class Luxury, ALPHEON

 한국 자동차 회사가 아닌 나라밖 자동차 회사이니까 자동차에 붙이는 이름이 우리 말이기 어렵고, 누리집에서 이 자동차를 알릴 때에도 우리 말로 알리지 않는다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에서 이 자동차를 타는 사람은 한국사람이요, 자동차를 파는 사람은 한국말로 한국사람한테 이야기하면서 팔아야 합니다. 자동차 이름이 영어요, 자동차를 돋보이도록 붙이는 말마디 또한 “World Class Luxury”라 할지라도 이곳저곳 어떤 기능이 있는가를 밝힐 때에는 한국말로 풀어서 적을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한글로 적을 때에도 ‘월드클래스 오너’라고 말하고 마는 한국사람입니다. 한국사람한테는 무슨 넋과 어떤 얼이 있다 할는지요. (4344.3.15.불.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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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말(인터넷말) 52] 새글보기

 모든 자리에 참으로 알맞으면서 예쁘게 글을 적어 넣을 수 있다면 가장 훌륭하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모든 자리를 가장 어여삐 돌볼 수 있기를 바라기는 몹시 어렵습니다. 다문 한 군데라도 옳고 바르게 우리 말글을 가다듬는다면 고맙다고 여겨야 할 오늘날이라고 느낍니다. 이제 ‘홈’ 같은 말은 누리그물에서 흔히 쓰는 낱말이 되고, ‘블로그홈’ 같은 말을 못 알아볼 어린이나 젊은이는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블로그처음’이나 ‘블로그 맨처음’이나 ‘블로그 처음으로’처럼 이름을 붙이려 하는 사람은 없을 테고, ‘랜덤블로그’ 또한 ‘블로그마실’이나 ‘블로그나들이’나 ‘블로그놀이’처럼 이름을 붙이려 하는 사람도 없을 테지요. ‘버그신고’ 아닌 ‘벌레잡기’처럼 이름을 붙일 사람은 몇이나 될까요. 왜 우리는 우리 말 ‘벌레’는 전문 낱말로 못 쓰면서 영어 ‘버그’는 아무렇지 않게 쓸까요. 그래도 ‘새글보기’ 같은 이름은 영어로 어찌저찌 나타내지 않으니 몹시 반갑습니다. 어느 곳에서는 ‘신규게시물’이라고 적거든요. 아무쪼록 ‘새글보기’ 한 가지라도 잘 살아남아 사람들 마음과 입과 손에 이 이름이 깊디깊이 익기를 바랄 뿐입니다. (4344.3.14.달.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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