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삶말/사자성어] 현장조사·현지조사



 현장조사가 부족했다 → 둘레찾기가 엉성했다

 현장조사만의 장점이 있다 → 마을보기를 하면 낫다

 세심한 현지조사에서 불구하고 → 낱낱이 돌아보았는데도

 기본은 현지조사에 성패가 걸려 있다 → 마을부터 찾아야 판가름난다


현장조사 : x

현장(現場) : 1. 사물이 현재 있는 곳 ≒ 실지·현지 2. 일이 생긴 그 자리 3. 일을 실제 진행하거나 작업하는 그곳

현지(現地) : 1. 사물이 현재 있는 곳 = 현장 2. 일이 생긴 그 자리 3. 일을 실제 진행하거나 작업하는 그곳

조사하다(調査-) : 사물의 내용을 명확히 알기 위하여 자세히 살펴보거나 찾아보다 ≒ 취감하다



  어느 곳에 가서 차근차근 보는 일을 일본말씨로 ‘현장조사·현지조사’라 하는데, 우리말로는 ‘살피다·살펴보다’나 ‘알아보다·찾아보다’라 하면 됩니다. ‘돌아보다·둘러보다’나 ‘둘레보기·둘레찾기’라 할 만하고, ‘짚다·톺다·헤아리다’로 나타내지요. ‘살핌길·살핌꽃·알음길·알음꽃’처럼 새말을 여미어도 어울립니다. ‘마을보기·마을찾기’나 ‘고을보기·고을찾기·고장보기·고장찾기’처럼 새말을 지을 수 있어요. ㅅㄴㄹ



채집을 가거나 현장조사를 나가서 식물에 대한 설명을 들어도

→ 캐러 가거나 둘러보러 나가서 풀 이야기를 들어도

→ 담으러 가거나 짚으러 나가서 푸나무 얘기를 들어도

《특징으로 보는 한반도 제비꽃》(유기억·장수길, 지성사, 2013) 137쪽


계단을 2칸씩 올라가거나 내려가지 말자라는 주제로 현장조사를 하였다

→ 디딤돌을 2칸씩 올라가거나 내려가지 말자는 얘기로 살펴보았다

→ 디딤칸을 둘씩 올라가거나 내려가지 말자는 이야기로 돌아보았다

《솔직해서 안 좋을 거 없다》(시흥 어린이, 삶말, 2019) 66쪽


현지 조사의 또 다른 이유는

→ 마을을 살피는 다른 까닭은

→ 이곳을 왜 따로 살피느냐면

《전염병 전쟁》(이임하, 철수와영희, 2020) 228쪽


베트남으로 현지조사를 하기로 했다

→ 베트남으로 살펴보러 가기로 했다

→ 베트남으로 알아보러 가기로 했다

→ 베트남으로 살핌길을 나선다

→ 베트남으로 헤아리러 간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 커피》(김다영, 스토리닷, 2021) 21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우리말

[삶말/사자성어] 행정절차



 적법한 행정절차에 의거하여 → 알맞은 틀에 따라

 부당한 행정절차로 간주하여 → 뒤틀린 길로 여겨

 매각을 위한 행정절차에 돌입한다 → 팔려는 길을 밟는다

 복잡한 행정절차를 축소시킨다 → 어지러운 흐름을 줄인다


행정절차(行政節次) : 1. [행정] 행정 기관이 규칙의 제정, 쟁송의 재결, 결정 따위의 행정 행위를 할 경우에 따라야 할 절차 2. [행정] 행정 기관에 의한 심판



  나라에서 어떤 일을 하는 얼개나 틀이나 판이나 흐름이나 길을 나타낼 적에도 매한가지입니다. 우리 한 사람이 하건, 마을에서 하건, 나라에서 하건, 이 별을 통틀어서 하든 ‘얼개·얼거리’이고, ‘틀·틀거리’입니다. 일머리란 여러 가지로 잇게 마련이니 ‘사잇목·샛목’이나 ‘곬·길·길눈·길꽃’으로 나타낼 수 있고, ‘앞뒤·자리·판·흐름·밟다’나 ‘이음길·잇는길·줄·일머리’로 나타내어도 어울립니다. 때로는 ‘디딤돌·디딤길·디딤칸’이나 ‘징검다리·징검돌·징검길’로 나타낼 만할 테고요. ㅅㄴㄹ



신간 구입에 따르는 행정절차를 간소하게 하여

→ 새책을 사는 길을 간추려

→ 책을 새로 사는 틀을 줄여

《다 함께 행복한 공공도서관》(신남희, 한티재, 2022) 48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우리말

[일본말] 감시역かんしやく



감시역 : x

かんしやく(監視役) : 감시역


 누군가의 감시역을 하고서 → 누구를 숨어보고서

 감시역까지 있었다 → 몰래눈까지 있었다



  ‘감시역’이 일본말인 줄 모르는 분이 많습니다. 몰라서 그냥 쓰는 분이 있고, 알아도 못 고치는 분이 있습니다. 이미 ‘감시’하고 ‘역’이라는 말씨에 길든 탓입니다. ‘감시자’처럼 ‘-역’을 손보아도 우리말씨라 하기 어렵습니다. 이럴 적에는 통째로 ‘노려보다·넘겨보다·부라리다·쏘아보다·희번덕’이나 ‘몰래꾼·몰래눈·몰래보다·몰래찾다·몰래듣다’나 ‘숨은눈·숨어보다·숨어찾다’로 고쳐쓸 만합니다. ‘보다·들여다보다·돌아보다·속보다·엿보다·엿듣다’로 고쳐쓸 수 있고, ‘살펴보다·살피다·기웃거리다·두리번거리다·쳐다보다’나 ‘지켜보다·지켜서다·지키다·사냥개’로 고쳐써도 어울립니다. 때로는 ‘눈·눈길·눈매·눈초리·눈귀’로 수수하게 나타내고, ‘사잇놈·사잇꾼·사잇잡이·사잇보기’나 ‘샛놈·샛꾼·샛잡이·샛보기’로 나타낼 수 있어요. ‘틈새놈·틈새꾼·틈새잡이·틈새보기’로 나타내어도 됩니다. ㅅㄴㄹ



그래서 감시역을 하게 된 거라구

→ 그래서 지켜본다구

→ 그래서 살펴본다구

→ 그래서 들여다본다구

《Q.E.D. 12》(카토 모토히로/최윤정 옮김, 학산문화사, 2002) 58쪽


내 부하인 동시에 나에 대한 감시역도 겸하고 있는 거겠지

→ 밑사람이면서 나를 들여다보는 몫도 맡는 셈이겠지

→ 밑이면서 나를 지켜보는 노릇도 함께 하는 셈이겠지

→ 몸종이면서 나를 살피는 일도 함께 하겠지

《히스토리에 9》(이와아키 히토시/오경화 옮김, 서울문화사, 2015) 41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4.5.19.

오늘말. 풍기다


어릴 적에는 ‘이야기’가 무엇인지 잘 몰랐습니다. 우리말은 ‘얘기’이고, 한자말은 ‘대화’이겠거니 여겼습니다. 삶을 잇고 생각을 이어가는 사이에, 우리가 살림하는 이곳에서 스스로 이름을 붙인 모든 낱말에는 저마다 뜻이 새롭게 흐르는 줄 천천히 알아보았습니다. 혼자 터뜨리는 소리는 ‘말’이요, 마주하는 사이에서 주고받는 말일 적에 비로소 ‘이야기’이더군요. 마음을 말 한 마디로 자아올려서 나눕니다. 두런두런 섞는 말에는 스스로 지은 삶내음이 풍깁니다. 말소리는 귀로 듣는다지만, 살갗이며 코에 눈으로도 맡습니다. 냄새는 코로 느낀다지만, 눈과 손발과 머리카락으로도 알아차립니다. 혼자 버거울 적에는 모둠글로 돕습니다. 같이쓰기를 하면서 어깨가 가벼워요. 뜻이 만나면서 길을 트고, 꿈빛으로 모이면서 둥글게 어울립니다. 슥슥 이름을 적어 봅니다. 너는 이름꽃으로, 나는 이름빛으로 삭삭 담은 두레글을 폅니다. 대접에 냇물을 담아서 싱그럽게 마시고, 꽃무늬를 새긴 그릇에 수박 한 조각을 놓습니다. 모든 삶은 여기부터 이음길입니다. 어느 살림이건 손으로 지어요. 이웃을 사귀려고 두 다리로 천천히 마실합니다.


ㅅㄴㄹ


이야기·얘기·나누다·주고받다·섞다·잇다·이어가다·이음길·이음목·어울리다·사귀다·마주하다·만나다 ←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


무늬·그림무늬·글무늬·꽃무늬·날무늬·날짜무늬·덧무늬·넣다·담다·새기다·적다·찍다·이름·이름글·이름꽃·이름빛·이름넣기·이름씨·이름적기 ← 소인(消印), 스탬프(stamp)


내·내음·냄새·맡다·풍기다·자아내다·자아올리다·잣다·코 ← 후각(嗅覺)


대접글·대접글씨·둥근글·둥근글씨·모둠글·두레글·같이쓰기·함께쓰기 ← 사발통문(沙鉢通文)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4.5.19.

오늘말. 물거품


혼자 하면 호젓합니다. 함께 나아가면 함함합니다. 같이 거들며 가볍습니다. 나란히 나누면서 조금 더 수월하고 너나없이 배웁니다. 고루 맡아서 하는 동안 어떤 마음인지 가만히 들여다봅니다. 아직 여리기에 덧나무를 놓습니다. 받치는 힘을 누리면서 천천히 자리를 잡아요. 누구나 스스로 일어서게 마련이되, 나 한 사람 힘만으로 빛나지 않습니다. 언제나 해바람비가 숨결을 살리고, 풀꽃나무가 싱그러이 어루만져요. 우리가 쓰는 종이에 붓도 이웃이 지어 주었습니다. 두바퀴를 달리건, 신을 꿰어 걷건, 모두 이웃이 지은 살림을 고맙게 얻으면서 차곡차곡 일을 맺고 잇습니다. 처음에는 얼핏 앞이 캄캄해 보일 수 있어요. 이러다가 물거품이 될까 싶어 걱정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밑바닥으로 굴러도 되고, 빈털터리로 헤매도 됩니다. 아무것도 없기에 무엇이든 지을 수 있습니다. 들풀을 돌아보고 작은꽃을 살펴봐요. 아주 조그마한 씨앗은 스스럼없이 싹이 터서 고개를 내밉니다. 모든 풀씨는 맨바닥인 밑자리에서 뿌리를 내립니다. 처음 오르는 풀 한 포기가 있으니 이웃 풀씨가 깨어나고 나무가 자라요. 하얗게 빛나는 구름을 바라보면서 새로 기운을 냅니다.


ㅅㄴㄹ


덧대다·덧대·덧판·덧나무·받치다·받침·받쳐주다·받이·받침판·받침나무·받나무 ← 부목(副木)


같이·함께·다·다같이·다함께·나란히·너나없이·고루·두루·여느사람·여러사람·온사람·이웃·꽃·길꽃·길풀·들꽃·들풀·작은꽃·시골꽃·바닥꽃·풀·사람·사람들·아이어른·어른아이·수수하다·투박하다·흔하다 ← 남녀노소


흰종이·빈종이·종이·종이쪽·처음·깜깜하다·어둡다·캄캄하다·없다·없애다·거품·물거품·맨끝·맨뒤·맨밑·밑바닥·밑자리·바닥·바닥나다·비다·비우다·하얗다·파리하다·해쓱하다 ← 백지, 백지장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