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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나는 말꽃이다 9 군국주의



  우리가 쓰는 말을 더럽히려는 이들이 있으나, 말이 더러워진 일은 없지 싶습니다. 말을 더럽히려는 몇몇 사람·무리는 있기에 그런 사람들 마음은 더러워졌겠지요. 이를테면 ‘동무’나 ‘가시내’ 같은 낱말을 낮춤말이나 나쁜말로 여기려는 사람·무리가 있었고, 오늘도 있어요. 왜 우리말은 낮거나 나쁘게 여기고, 한자말 ‘친구·여자·여성’이나 영어 ‘메이트·페미’는 낫거나 좋게 여겨야 할까요? 말밑을 살피면 ‘동무’는 ‘동글다·동그라미’에서 비롯합니다. 동그랗게 어울리는 사이라서, 모가 나지 않게 마주하는 사람이라서 동무예요. ‘가시내’는 ‘갓 + 시내(실내)’나 ‘갓 + 이 + 나이(내)’나 ‘갓 + 아이(아해)’로 풀 텐데, ‘갓’은 높음(메·산·모자·뾰족가시)을 나타냅니다. ‘시내(시냇물·물줄기)’나 ‘아이·아해(알·알맹이)’를 헤아리면 ‘가시내’는 무척 깊이 생각해서 지은 이름입니다. 이런 말씨는 일본 군국주의가 쳐들어오며 거의 무너졌어요. 그런데 어느 날 둘레에서 묻더군요. “‘군국주의’를 아이들이 못 알아듣는데 쉽게 풀 수 있나요?” 하고. 곰곰이 생각했어요. 지난날 일본뿐 아니라 오늘날도 총칼을 앞세워 싸움판으로 윽박지르는 무리가 있어요. 바로 ‘총칼나라·총칼질’에 ‘싸움나라’입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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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나는 말꽃이다 8 독고다이



  어제까지는 ‘독고다이’가 무슨 말이요 뜻인지 몰랐습니다. 오늘은 ‘독고다이’가 무슨 말이며 뜻인지 압니다. 마흔 몇 해를 모르고 살던 낱말이어도 이 말씨를 바라보고 헤아리고 찾아보고 돌아보노라면 오늘이 첫날이라 하더라도 마음으로 깊이 스며들면서 알아차리는 낱말이 되곤 합니다. ‘독고다이’가 알맞춤한지 글러먹었는지 올바른지 그릇된 말인지는 나중에 따지기로 합니다. 말꽃을 쓰려면 다 들어야 합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이야기를 들어 보고서, 어느 말이 나아갈 길을 어림하고 갈피를 잡아서 갈래를 지을 노릇입니다. 한글로만 적을 적에는 ‘독고다이’가 무엇인지 몰랐고, 얼핏 ‘독(獨)’ 같은 한자를 쓰려나 싶었는데, 알고 보니 이 낱말은 ‘특공대’라는 한자말을 일본사람이 읽은 소릿값이더군요. 일본 말꽃을 펴면 “홀로 목숨을 바치는 싸울아비”를 가리킨다고 풀이합니다. 이른바 ‘가미카제 특공대’라고 하는, 슬프면서 안쓰러운 싸울아비를 ‘독고다이’라 한다더군요. 우리는 이 낱말을 우리 말꽃에 실어야 할까요? 싣는다면 어떻게 실어야 할까요? ‘독고다이 (일본말) → 홀몸. 빈몸. 맨몸. 혼자’쯤으로 다루면 될까요? 이런 낱말은 말꽃에 안 싣고 씻어내자고 해야 될까요? 길은 두 가지입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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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말꽃이다 7 혼배움



  ‘보편성’이란 말을 곰곰이 생각해 보면 좋겠어요. “사람들한테 익숙한 일본 한자말”이란 썩 알맞지 않은 말이에요. ‘사람들’이 아닌 ‘몇몇 어른’이라 해야 할 테고, ‘책을 좀 읽은 어른’이나 ‘배움터를 오래 다닌 어른’이나 ‘벼슬자리나 일터를 다니는 어른’이라 해야겠지요. 시골에서 흙을 짓는 어른이라든지 어린이는 사뭇 다르거든요. 아무리 어른한테 익숙한 일본 한자말이어도 어린이나 시골사람한테는 매우 낯설어요. 게다가 이웃나라 사람한테도 낯설 뿐 아니라 어렵지요. ‘자작·자작자음’ 같은 한자말은 어린이도 이웃나라 사람도 참 까다롭습니다만, ‘혼술’, 곧 ‘혼 + 술’ 얼개로 지은 말은 어린이도 이웃나라 사람도 참 쉬워요. 게다가 말을 이렇게 지으면서 우리 나름대로 살아가는 모습을 우리 삶결대로 스스럼없이 나타내면 되는구나 하고 깨달을 만하지요. 붓꾼이 지어 주는 말이 아니라, 살림하고 살아가고 사랑하는 사람 누구나 스스로 즐겁게 지으며 이웃 누구나 서글서글 받아들일 만한 말을 지을 수 있다고 알려주는 말꽃입니다. ‘혼’을 붙여 ‘혼배움’이라면 ‘독학’이며 ‘가정교육·홈스쿨링’을 가리켜요. 집에서 혼자(스스로) 배우기에 ‘혼배움’이거든요. 삶을 지으면 말을 함께 지어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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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말꽃이다 6 보편성



  말꽃 가운데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다 보니 꽤 자주 “그런데 있잖아요, 그 말은 아직 사람들이 널리 안 쓰는, 이른바 보편성이 떨어져 보이는데, 그런 낱말을 말꽃에 실어도 돼요? 그냥 익숙한 일본 한자말을 쓰면 되지 않아요?” 하는 말을 듣습니다. 이때 저는 아주 홀가분하게 “네, 얼핏 보자면 어느 말은 아직 사람들이 덜 쓸는지 몰라요. 그래서 이제부터 쓰자는 뜻으로 말꽃에 실어요. 말꽃에 싣는 말이란 ‘사람들이 자주 쓰거나 흔히 쓰는 말’이 되기도 하지만, ‘사람들이 앞으로 즐겁거나 새롭게 쓸 말’이 되기도 해요. 늘 이 두 갈래를 갈마들면서 올림말을 다룬답니다.” 하고 이야기합니다. 그래요, 국립국어원 낱말책은 ‘혼밥·혼술’ 같은 낱말을 올림말로 다룰 생각이 없어 보입니다. ‘혼술’은 국립국어원 낱말책에 없으나 ‘자작(自酌)’은 있어요. 게다가 ‘자작자음(自酌自飮)’ 같은 한자말까지 싣더군요. 제가 쓰는 말꽃에는 ‘자작(자작자음) → 혼술’처럼 다룹니다. 이러면서 ‘혼술’을 즐겁게 올림말로 삼으면서 뜻풀이를 붙이지요. 제가 쓰는 말꽃은 ‘혼밥’뿐 아니라 ‘혼멋·혼살림·혼마실·혼배움·혼노래·혼넋’ 같은 낱말도 나란히 실으면서 우리 스스로 말길을 새롭게 여는 실마리를 보여줍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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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말꽃이다 5 알기에 배운다



  1994년에 ‘낱말책’이란 이름을 짓고서 2020년에 ‘말꽃’이란 이름을 붙여 보는데, 1994년에는 “낱말책 : 낱말을 모은 책”으로 바라보았다면, 2020년에 이르러 “말꽃 : 새롭게 살아가는 하루가 되도록 마음에 생각으로 심을 씨앗이 될 말을 차근차근 짚어서 차곡차곡 엮은 다음 알맞게 가다듬고 골라 서로 다른 자리에 저마다 다른 결하고 쓰임을 즐겁게 읽고 느껴서 아름답게 쓰도록 이끌어 넉넉히 피어나도록 징검다리가 되어 주는 책”으로 바라봅니다. 두 낱말 ‘낱말책·말꽃’을 섞어서 씁니다. 자리에 맞게 쓰고 싶기도 하지만, 어느 하나를 가리키는 낱말은 꼭 하나만 있지 않아도 된다고 느낍니다. 여러 낱말로 한 가지를 가리켜도 좋아요. 또, 한 낱말로 여러 가지를 가리켜도 재미나지요. 이를테면 ‘눈’이나 ‘배’란 한 가지로 여러 가지를 가리키거든요. 말꽃짓기란 ‘배우면서 새로 알아가는 기쁜 길’입니다. ‘배워서 알았기에 이다음으로 더 알아차려서 한결 깊고 넓게 나아갈 넋이 있으리라 여기는 새로운 길’이기도 합니다. 이 낱말을 오늘 이렇게 풀어냈기에 끝나지 않습니다. 자꾸자꾸 배울수록 뜻풀이를 새롭게 할 만하고, 살을 붙일 만하며, 다르게 바라볼 만해요. 알기에 안 끝내고, 알기에 더욱 신나게 배웁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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