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살림말


너 어린이 : 어린이한테 그냥, 함부로, 생각없이 ‘너’라고 부르는 마음이란? 사랑일까? 눈길일까? 기쁨일까? 노래일까? 사이좋게 사귀자는 뜻일까? 서로 따사로이 이야기를 꽃피우자는 뜻일까? 처음 보는 어른한테 그냥, 함부로, 생각없이 ‘너’라고 불러도 반갑거나 좋거나 기쁘신가? 2019.11.19.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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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 풀꽃으로 손수 얻은 가루가 아닌, 공장서 화학약품으로 찍어낸 화장품을 얼굴이나 살에 바르면, 얼굴하고 살은 그만 녹으면서 탱탱결이나 보들결이 사라진다. 이뿐인가? 둘레에 매캐하며 고약한 냄새를 퍼뜨리지. 화장품은 누구보다도 스스로 죽이고 이웃을 같이 죽이는 ‘죽음가루’이다. 1999.9.7.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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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으로 가는 이야기 : 이야기를 하다가 샛길로 빠지기도 한다. 이때에 흔히 “이야기가 산으로 가네요” 하고 말하는데, 샛길이든 멧길이든 바닷길이든 들길이든 꽃길이든 숲길이든 골목길이든 마을길이든, 어느 길이든 ‘길’을 가니까 그 길을 지켜보면 될 노릇이라고 느낀다. 다루려고 하는 줄거리를 찬찬히 다룬다면 찬찬히 다루는 길을 지켜본다. “이야기가 산으로 간다”면 모처럼 멧길을 둘러본다. 이야기가 숲으로 가면 숲바람을 마시는 길이네 하고 느끼고, 이야기가 샛길로 빠진다 싶으면 우리가 여기에 있는 사이에 무슨 일이 있는지, 또 너랑 나 사이에 어떤 숨결이 흐르는지를 돌아본다. 2010.9.24.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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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잘해야 할까 : 누가 나한테 “잘 좀 하지 그래? 잘해야 하지 않아?” 하고 묻는다면, “스스로 즐겁게 놀면서 꿈꾸고 사랑하며 어깨동무하는 하루가 참 아름답네 싶어서, 이런 뜻에서 잘하고 싶네요. 이렇게 누리는 삶이라면 얼마든지 잘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솜씨라든지 재주를 보여주려고 잘하고 싶은 마음은 하나도 없어요.” 하고 이야기하겠지. 2019.11.15.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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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위 시골은 아래 : 아이들을 이끌고 서울마실을 하노라면, 아이들은 언제나 ‘낯설고 어려운 말씨’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무슨 뜻이냐고 물어본다. 버스나 전철에서, 또 마을쉼터나 열린터소에서, 어른들이 붙이거나 쓰는 말씨를 ‘쉽고 바른 말씨’로 고쳐도 좋겠지만, 이보다는 ‘어린이가 바로 알아들을 만한 눈높이로 헤아리는 마음’이기를 바란다. ‘쉽게 쓰기’에 앞서 ‘어린이 눈높이로 어깨동무하는 마음’이 먼저라고 느낀다. 이런 마음이 될 적에 비로소 “서울로 올라간다”나 “시골로 내려간다” 같은 말씨를 걷어내겠지. 이런 말씨는 “인천에서 서울로 올라간다”나 “서울에서인천으로 내려간다”처럼도, “고흥 읍내에서 마을로 내려간다”나 “마을에서 고흥 읍내로 올라간다”처럼 터무니없이 퍼지기도 한다. 우리는 오르락내리락하지 않는다. 서로 갈 뿐이요 함께 만날 뿐이다. 2012.2.4.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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