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아이 169. 2014.7.11.ㄴ 치과에서
치과에서 만화책을 본다. 집에서는 아버지가 안 사 주는 만화책이다. 이른바 학습만화 갈래인 만화인데, 더없이 어지럽고 어수선한 빛과 줄거리로 이루어진 작품이다. 그런데, 요즈음 아이들은 거의 다 이런 만화를 ‘만화’인 줄 알고 본다. 어른들도 이런 만화를 그린다. 예전에 나오던 ‘명랑만화’는 그림이라도 잘 그리고, 수수한 동네빛이 흐르기라도 했지만, 요즈음 학습만화 갈래는 그림도 판에 박힐 뿐 아니라, 말투(만화대사)도 엉망이고 줄거리조차 없다. 우리 집 아이한테도 옛날 명랑만화책과 요즈음 학습만화책을 나란히 놓으면 아마 둘 다 ‘그냥 만화’이니까 집어들 듯한데, 치과이든 병원이든 어디이든, 만화다운 만화를 놓으려고 하기란 아직 많이 어려울까. 어른 스스로 만화책을 함께 읽으면 아무 책이나 들여놓지 않을 텐데. 어른 스스로 삶을 가꾸거나 밝히면서 사랑할 수 있으면 아무 만화나 함부로 그리면서 돈벌이만 꾀하지 않을 텐데.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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