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그림 읽기
2014.10.6. 큰아이―방바닥 그림놀이
사름벼리가 몰래 무엇인가 꾸민다 싶더니, 방바닥에 빛종이를 여러 장 붙인 뒤 화살표를 그렸다. 마지막에는 사름벼리 모습을 그렸네. 그러니까, 화살표와 빛종이를 따라서 오면 너를 만날 수 있다는 뜻이로구나. 흙으로 된 너른 마당이나 고샅이 있었으면 다른 곳에서 이런 놀이를 했겠지.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2014.9.27. 큰아이―마루 꾸미기
그림순이는 아무도 모르게 조용히 그림을 그려서 집안 곳곳을 꾸미곤 한다. 가위질이나 풀질이나 테이프질을 모두 혼자서 잘 할 수 있기에, 크고작은 그림을 그려서 곳곳에 붙이곤 한다. 마루벽에는 이 쪽그림을 언제쯤 붙였을까. 아마 두 달쯤 되었을까. 큰종이를 일부러 작게 오린 뒤 작은종이마다 작게 그림을 하나씩 다른 빛깔로 그려서 붙인다. 참으로 재미나면서 사랑스러운 그림순이이다. ㅎㄲㅅㄱ
2014.9.9.25. 큰아이―막내를 그리다
사름벼리가 그림을 석 장째 그린다. 석 장째에는 “음, 누구를 그릴까?” 하더니 “음성 할머니 음성 할아버지 일산 할머니 일산 할아버지 이모 삼촌 큰아버지 아버지 어머니 보라 나, 그리고 아기도 그려야겠네.” 하면서 하나씩 그린다. 먼저 동글동글 얼굴을 그린다. 그러고는 눈코귀입을 그려 놓고 머리카락을 붙인다. 몸을 그리고 팔다리를 그린다. 마지막에는 사람마다 이름을 하나씩 적어 넣는다. 나날이 우리 그림에 넣을 사랑스러운 사람들이 늘어나지? ㅎㄲㅅㄱ
2014.9.9.25. 두 아이―셋이 그리자
큰아이랑 아버지가 한참 그림을 그리니 작은아이가 심심하다면서 부른다. 그러나 큰아이는 그림을 그릴 때나 책을 읽을 적에는 동생하고 안 놀아 주고 싶다. 왜냐하면, 그림그리기가 매우 재미있고 즐겁기 때문이다. 이리하여, 작은아이가 누나와 아버지 사이로 파고든다. 같이 그리겠단다. ㅎㄲㅅㄱ
2014.9.9.25. 큰아이―그리는 손
그림순이가 하얀 종이에 석석 빛깔을 입히면서 이야기를 짓는 모습을 물끄러미 들여다본다. 여느 때에 아이가 뛰놀 적에는 그리 못 느끼는데, 그림을 그릴 때 보면, 살결이 제법 까무잡잡하게 잘 탔구나 하고 느낀다. 땡볕이건 뙤약볕이건 아랑곳하지 않고 뛰노는 아이들이니, 살결은 해님을 곱게 먹으면서 그림마다 따스한 숨결을 불어넣는구나 싶다. ㅎㄲㅅ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