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겹말 손질 2682 : 대충 얼버무렸다



대충 얼버무렸다

→ 얼버무렸다


대충(大總) : 대강을 추리는 정도로

얼버무리다 : 1. 말이나 행동을 불분명하게 대충 하다 2. 여러 가지를 대충 뒤섞다 3. 음식을 잘 씹지 아니하고 넘기다



  낱말책을 살피면 ‘얼버무리다’를 한자말 ‘대충’으로 풀이합니다. 이런 뜻풀이는 알맞지 않아요. 게다가 한자말 ‘대충’은 다른 한자말 ‘대강’으로 풀이하거든요. 국립국어원 낱말책 뜻풀이부터 엉성하기에 사람들이 글과 말을 얼버무리듯 엉성하게 쓸는지 모릅니다. 또는 우리부터 글과 말을 또렷하고 알맞으면서 어질게 쓴다면, 국립국어원 낱말책도 또렷하고 알맞고 어질게 바뀔는지 모릅니다. ㅅㄴㄹ



뜨끔했지만, 우선은 대충 얼버무렸다

→ 뜨끔했지만, 얼버무렸다

《좌파 고양이를 부탁해》(김봄, 걷는사람, 202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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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겹말 손질 2681 : 잡초를 뽑는 김매기



잡초를 뽑는 김매기가

→ 김매기가

→ 풀뽑기가


잡초(雜草) : 가꾸지 않아도 저절로 나서 자라는 여러 가지 풀. 농작물 따위의 다른 식물이 자라는 데 해가 되기도 한다 = 잡풀

김매기 : 논밭의 잡초를 뽑는 일



  우리말 ‘김매기’를 낱말책에서 살피면 “잡초를 뽑는 일”로 풀이합니다. 보기글처럼 “잡초를 뽑는 김매기”라 하면 겹말입니다. ‘김매기’라고만 하면 됩니다. ‘풀뽑기’로 적어도 어울립니다. ㅅㄴㄹ



무엇보다 잡초를 뽑는 김매기가 훨씬 수월해진다

→ 무엇보다 김매기가 훨씬 수월하다

→ 무엇보다 풀뽑기가 훨씬 수월하다

《이제부터 세금은 쌀로 내도록 하라》(손주현·이광희, 책과함께어린이, 2017) 7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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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겹말 손질 2680 : 감내 견디다



감내해야 하는 … 잘 견디게 해 주었다

→ 잘 견디는 힘이었다

→ 잘 견디는 바탕이었다


감내(堪耐) : 어려움을 참고 버티어 이겨 냄. ‘견딤’으로 순화

견디다 : 1. 사람이나 생물이 일정한 기간 동안 어려운 환경에 굴복하거나 죽지 않고 계속해서 버티면서 살아 나가는 상태가 되다 2. 물건이 열이나 압력 따위와 같은 외부의 작용을 받으면서도 일정 기간 동안 원래의 상태나 형태를 유지하다 3. 사람이나 생물이 어려운 환경에 굴복하거나 죽지 않고 계속해서 버티면서 살아 나가는 상태가 되다 4. 물건이 열이나 압력 따위와 같은 외부의 작용을 받으면서도 원래의 상태나 형태를 유지하다



  일본스런 한자말 ‘감내’는 ‘견디다’로 고쳐써야 한다지요. 이 보기글은 ‘감내·견디다’를 나란히 적었습니다. “어렵고 괴로워도”나 “어렵고 찢겨도”로 첫머리를 열고서 “견디는 힘”이나 “견디는 바탕”으로 맺을 수 있습니다. ㅅㄴㄹ



감내해야 하는 어려움과 비극을 더 잘 견디게 해 주었다

→ 어렵고 괴로워도 잘 견디는 힘이었다

→ 어렵고 찢겨도 잘 견디는 바탕이었다

《전쟁터로 간 책들》(몰리 굽틸 매닝/이종인 옮김, 책과함께, 2016) 7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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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겹말 손질 2679 : 자석처럼 붙어



자석처럼 붙어 지냈기 때문에

→ 붙어 지냈기 때문에


자석(磁石) 1. [광업] 자성(磁性)을 가진 천연의 광석. 자철석이 대표적이다 2. [물리] 쇠를 끌어당기는 자기를 띤 물체. 천연적으로는 자철석이 있고, 강철을 인공적으로 자기화하여 만들기도 한다. 외부 자기장이 없이도 자기를 띠고 있는 영구 자석과 외부 자기장에 의하여 자기를 띠게 되는 일시 자석이 있다. 이들의 특성은 잔류 자화와 보자력으로 나타낸다 ≒ 마그넷·자기체·지남석·지남철·현석



  붙는 쇠를 한자말로 ‘자석’이라고 합니다. 곰곰이 보면, 이런 쇠가 우리 살림살이로 스밀 적에 ‘붙는쇠’나 ‘붙음쇠’로 옮길 만했습니다. 처음부터 쉽게 우리말로 풀어내었다면, 이 보기글처럼 “자석처럼 붙어 지냈기”처럼 겹말을 쓰는 일이 아예 없었을 만합니다. 한자말 ‘자석’을 꼭 쓰고 싶다면, “자석처럼 지냈기”로 손봅니다. ㅅㄴㄹ



유키히코와 나는 자석처럼 붙어 지냈기 때문에

→ 유키히코와 나는 붙어 지냈기 때문에

《그림 속 나의 마을》(다시마 세이조/황진희 옮김, 책담, 2022) 3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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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4.5.11.

오늘말. 동고리


예전에 시골에서 나고자란 우리 어머니는 ‘동고리’도 알고 ‘버들고리’도 압니다. 어진 살림님인 어머니한테 풀이름을 여쭈면 척척 알려주었고, 풀벌레나 새가 어느 이름인지 짚어 주기도 했습니다. 어머니는 새벽마다 세 사람 몫 도시락을 손수 싸셨는데, 어릴 적에 어머니 곁에서 함께 밥고리를 싸려고 하면 “넌 하지 마!” 하면서 끊으셨어요. 가시내가 아니라서 집일을 안 시키려고 하셨다지만, 더 씩씩하게 집일을 함께 맡으면서 어머니 마음도 아버지 눈길도 다독일 수 있었을 텐데 싶더군요. 그래서 두 아이를 낳아 돌보는 길에 손수 나들밥을 싸서 다녔어요. 이 삶에서 스스로 임자로 서고, 아이들도 스스로 길밥을 챙기는 살림지기로 함께 살아가기를 바랍니다. 아스라이 먼 옛날에는 온집안 누구나 집일을 하고 집살림을 나누었을 테지요. 이러다가 웃머리는 집일에서 손떼면서 가시내한테 도맡기는 얼거리를 얄궂게 세우려 했어요. 서로 돕고 같이 거들면 모든 일은 한결 수월하면서 즐거울 텐데, 이제부터 하나씩 가꿀 수 있겠지요. 너도 나도 두레지기로 서기에 아름다워요. 모든 사람이 으뜸꽃에 살림꽃으로 노래하는 보금자리가 즐거워요.


ㅅㄴㄹ


싸움밥·쌈밥·도시락·동고리·밥고리·밥동고리·길거리밥·길밥·바깥밥·밖밥·나들밥·나들이밥·마실밥 ← 전투식량, 야전식량, 군량미


임자·지기·일지기·일터지기·일터님·끌다·끌고 가다·끌어가다·이끌다·돌보다·돌봐주다·보살피다·두레지기·모둠빛·모둠꽃·모둠지기·지킴이·지킴님·지킴꽃·지킴빛·지킴일꾼·우두머리·웃머리·꼭두머리·꼭두님·꼭두지기·꼭두빛·으뜸꽃·으뜸별·으뜸지기·으뜸빛·살림지기·살림이·살림님·어르신·어른·어른같다·어른답다·어른스럽다 ← 사장(社長)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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