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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도 춘천에 자리한 〈경춘서점〉은 한 곳에서 참으로 오래도록 뿌리를 박았습니다. 마흔 해 넘게 한 자리를 지켰습니다. 이러다가 2010년 여름날 새 자리로 옮깁니다. 새 자리로 옮긴 줄 아는 사람은 이 헌책방을 드나드는 사람뿐일 테지요. 춘천시장이든 문화체육관광부 공무원이든 간행물윤리위원회 일꾼이든 헌책방 한 곳이 옮기거나 말거나 알 턱이 없습니다. 예전 자리 사진이든 새 자리 사진이든 찍는 사람이란 따로 없습니다. 그런데 헌책방처럼 한 자리에 오래도록 뿌리박아 장사를 하면서 사람들이 잘 못 알아채는 가게는 참 드뭅니다. 있어도 없는 듯, 없어도 모르는 채 잘 살아갑니다. 책이란 있어도 되고 없어도 되기 때문일까요. 우리 삶이란 있어도 되고 없어도 되기 때문인가요. 책손 한 사람 고맙게 여기며 책 한 권 고마이 다루는 헌책방이 춘천에는 두 군데 있습니다. (4344.3.19.흙.ㅎㄲㅅㄱ)


- 2009.9.7. 강원도 춘천시 경춘서점

 

(옛자리 사진 - 최종규 .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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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헌책방은 모두들 비슷비슷하게 생겼습니다. 헌책방마다 갖춘 책은 어슷비슷하달 수 있습니다. 그런데, 모두들 비슷비슷하게 생기고 저마다 어슷비슷하달 책을 갖추었다고 합니다만, 어느 헌책방에 가든 똑같다는 느낌이 들지 않습니다. 똑같은 책을 갖추었다지만 다 다른 헌책방이고, 다 다른 사람이 일구는 헌책방이며, 다 다른 이야기가 서린 헌책방입니다. 다 다른 헌책방에서 똑같은 책을 장만하는 동안 다 다른 이야기를 한결같이 받아들입니다. (4344.3.19.흙.ㅎㄲㅅㄱ)


- 2010.10.14. 서울 강동헌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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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날에는 헌책방이 땅밑으로 내려가는 일이란 없었습니다. 아무리 조그마한 책방일지라도 언제나 땅위에서 해바라기를 했습니다. 이제 헌책방은 서울에서 자리를 잡을 때에는 땅밑이 아니고는 자리를 얻기 몹시 힘듭니다. 사람들이 책방과 책 모시는 손길이 이렇습니다. 그러나, 땅밑에 자리하는 헌책방이라 하더라도 햇볕 한 줄기 깃들어, 책방으로 내려가는 섬돌에 사뿐사뿐 내려앉습니다.

 - 2010.10.27. 서울 뿌리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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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헌책방에는 서울내음이 배어들고, 제주 헌책방에는 제주내음이 배어듭니다. 착하게 살아가는 사람은 착한내음을 나누고, 슬프게 살아가는 사람은 슬픈내음을 나눕니다. 책 하나에 사랑스러운 손길을 깃들인다면, 이 사랑내음을 언제까지나 고이고이 이을 수 있습니다.

 - 2010.11.15. 제주도 제주시 <책밭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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