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1.3.9.
멧골바람 모질게 불던 아침, 가랑잎 하나 내 신짝에 고이 들어왔다.
- 2011.2.28.
이제부터는 길이든 멧자락이든 가만히 허리를 숙이고 바라보면, 파릇파릇 돋는 풀잎을 만날 수 있다. 이 추운 날에도 풀싹은 돋는다.
- 2011.2.13.
아침에 뒷간에서 똥을 눌 때면 날마다 다르게 우체통으로 비치는 햇살이 곱다고 느낀다. 똥을 누고 난 다음 집으로 돌아가서 사진기를 갖고 나와 다시 옹크린 뒤 사진 한 장 찍곤 한다.
겨울이 물러서는 봄비를 맞는 멧골자락 겨울나무.
겨우내 잎사귀 몇 닢 떨어지지 않고 대롱대롱 있다가 봄까지 맞이하는구나.
- 2011.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