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건 맛있어 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 64
김양미 지음, 김효은 그림 / 시공주니어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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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2.11.27.

그림책시렁 1096


《맛있는 건 맛있어》

 김효은

 시공주니어

 2019.11.30.



  서울살이(도시생활)에 익숙하게 젖어드는 길을 보여줄 적에, 아이들은 무엇을 느끼고 바라보다가 마음으로 품을까요? 스스로 어른이라 여긴다면 아이들한테 어떤 살림길을 펼쳐 보일 적에 어질까요? 《맛있는 건 맛있어》는 나쁜 그림책이 아니라고 느낍니다. 그저 아쉬운 그림책입니다. 아이들은 ‘맛’ 때문에 밥을 먹거나 가리지 않습니다. 아이들은 ‘맛’이 아닌 ‘사랑’을 보고 느낍니다. 사랑이 없이 맛난 낸 밥을 반기지 않는 아이예요. 사랑이 흐르면 어떤 밥이어도 기꺼이 맞아들이고서 활짝 웃는 아이입니다. 모든 밥살림은 숲에서 비롯합니다. 숲을 말하거나 다루지 않으면서 ‘서울 한복판 부엌’만 보여주려 한다면, 밥길하고 동떨어집니다. 맛에는 숲맛이 있습니다. 맛에는 살림맛이 있습니다. 맛에는 손맛도 있는데, 이 손맛이란 ‘짓는 맛·차리는 맛’뿐 아니라 ‘심는 맛·가꾸는 맛·돌보는 맛·거두는 맛·갈무리하는 말’이 있고, ‘해가 담는 맛·바람을 품은 맛·비를 머금은 맛·흙이 스민 맛’에다가, ‘풀벌레 노래가 깃든 맛·새노래를 얹은 맛·벌나비춤이 들어온 맛·별빛이 드리운 맛’이 있어요. 어떤 밥을 어디에서 누가 누구랑 어떻게 차리면서 언제 어떤 마음이요 눈빛으로 나누려는가요? 숲서껀 사랑을 봐요.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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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들은 어디로 갔을까? 노란상상 그림책 82
김지은 지음 / 노란상상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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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2.11.27.

그림책시렁 1064


《곰들은 어디로 갔을까?》

 김지은

 노란상상

 2021.6.14.



  곰은 어디로 갔을까 하고 묻기는 쉽습니다. 요새는 이렇게 묻는구나 싶은데, 사람 아닌 곰 자리에서 달리 물을 노릇입니다. “사람은 왜 곰을 죽일까?”나 “사람은 왜 곰을 짓밟을까?”나 “사람은 왜 곰을 미워할까?”나 “사람은 왜 곰을 괴롭힐까?”나 ”사람은 왜 곰을 마구 죽이면서 다른쪽에서는 귀여운 노리개처럼 꾸며 ‘곰인형’을 사고팔까?” 하고 물을 노릇이라고 봅니다. 《곰들은 어디로 갔을까?》를 읽으면서 답답했으나 답답하지는 않았습니다. 곰 아닌 사람, 더욱이 서울내기 눈으로 보려고 하니 이런 이름에 줄거리로구나 싶거든요. 곰을 곰으로 여기려면, 곰하고 같은 자리에 설 노릇입니다. 부릉부릉 서울 한복판이 아닌, 부릉거리며 달리는 쇳덩이에 들어앉아 손잡이를 잡는 곳이 아닌, 곰처럼 맨발에 맨몸으로 숲에 깃들어 해바람비를 맞아들이고 풀꽃나무를 보듬는 살림이지 않다면, “곰이 어디로 갔지?” 하고 뒤늦게 딴청을 하는 듯한 자리에서 맴돌겠구나 싶어요. 곰에 앞서 늑대랑 여우를 내쫓은 사람입니다. 늑대랑 여우에 앞서 범을 짓밟은 사람입니다. 제비하고 뜸북새를 내쫓고, 꾀꼬리하고 기러기도 죽이려는 사람이에요. 곰이 돌아오려면 서울을 치우고, 부릉이(자동차)·잿집(아파트)부터 몽땅 걷어야지요.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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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장을 허물다
공광규 지음, 김슬기 그림 / 바우솔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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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2.11.24.

그림책시렁 1098


《담장을 허물다》

 공광규 글

 김슬기 그림

 바우솔

 2022.5.20.



  시골집 담을 없애는 줄거리를 들려주는 《담장을 허물다》를 읽으며 생각합니다. 시골집 담은 뭘까요? 시골에 왜 담이나 울타리를 쌓을까요? 담이나 울타리는 답답하거나 갑갑할까요? 예부터 어떤 살림살이를 건사하려는 손길로 이룬 담이나 울타리일까요? ‘시골 아닌 서울’은 좁은 터에 사람이 너무 많이 몰립니다. 서울에서는 담이 없이는 보금자리를 조용하거나 아늑히 지키기 어렵습니다. 엿보지 못 하도록, 또 도둑이 못 들도록 쌓는 ‘서울 담벼락’입니다. 시골에서는 담보다는 울을 두었습니다. 바람이 드센 제주나 바닷가나 섬이라면 돌담을 제법 높게 쌓고, 여느 시골이라면 바자울을 놓거나 싸리울을 심거나 나무를 여러 그루 빙 두릅니다. 먼 옛날부터 이 땅에서 시골집 돌담은 바람이 그치지 않는 데에 세웠고, 시골집 울타리는 바람이 세지 않으나 숲짐승하고 사이를 긋는 노릇으로 여겼습니다. 싸리나무 울타리는 싸리비가 되고, 탱자나무나 찔레나무 울타리로 심은 나무는 보금자리를 살찌우고 새를 부르지요. ‘오늘날 담벼락’은 거의 ‘박정희 새마을바람’ 무렵 시멘트로 올렸습니다. 막힌 나라가 막힌 마을로 내몬 셈이니, 이런 담은 허물 만하지만, 그림책에서라면 시골집 살림길을 제대로 살펴야지 싶습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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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은 야생 동물 병원 눈높이 지식 School
다케타쓰 미노루 지음, 아카시 노부코 그림, 정숙경 옮김 / 대교북스주니어 / 2017년 9월
평점 :
절판


숲노래 그림책 2022.11.24.

그림책시렁 986


《우리 집은 야생 동물 병원》

 다케타쓰 미노루 글

 아카시 노부코 그림

 정숙경 옮김

 대교

 2017.9.20.



  얼굴을 마주하고서 이야기한 적은 없으나, 이웃나라 숲 한복판에서 들돌봄터(동물병원)을 꾸리는 분을 마음으로 이웃으로 여깁니다. 서로 쓰는 말이 다르고, 사는 곳이 다르지만, 또 만나거나 말을 섞은 적도 없지만, 숲빛을 품고서 숲짐승을 돌아볼 줄 아는 손길이기에 이웃이라고 느껴요. 이웃나라 이웃님은 숲짐승 이야기를 글로 쓰고 빛꽃(사진)으로 담아 책을 내놓는데, 이 책으로 버는 돈을 ‘숲짐승을 돌볼 적에 쓴다’지요. 숲짐승을 돌봐준들 숲짐승 가운데 어느 누구도 사람한테 돌봄삯(치료비)을 주지는 않거든요. 《우리 집은 야생 동물 병원》은 ‘일본 훗카이도 들돌봄터’ 하루가 어떻게 흐르고 어떤 숲짐승하고 어우러지며 살아가는가 하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사람하고 숲짐승이 굳이 ‘말’로만 마음을 나누지 않는 삶인 줄 보여줍니다. 사람으로 살아가는 길에 꼭 ‘돈’이 있어야만 살림을 꾸릴 만하지 않다고 알려줍니다. ‘동물권·동물복지·동물보호’ 같은 이름을 구태여 쓰지 않더라도 얼마든지 스스로 숲동무로 지내는 길이 있다고 속삭여요. 길게 글만 쓰거나 말만 해서는 바꿀 수 없습니다. 사랑이란 눈빛으로 아무 말이 없이 다가가는 손길이기에 바꿉니다. 목소리를 내기보다는 저마다 삶부터 바꾸기를 바라요.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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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 아틀리에 - 제31회 분카무라 뒤마고 문학상 수상작
호리카와 리마코 지음, 김숙 옮김 / 북뱅크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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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2.11.21.

그림책시렁 1102


《바닷가 아틀리에》

 호리카와 리마코

 김숙 옮김

 북뱅크

 2022.8.25.



  그림만 잘 그리는 사람보다는, 살림을 짓는 사람이 반갑습니다. 마음을 달래려는 그림보다는, 사랑으로 푸르게 어우러지는 그림이 즐겁습니다. 서울(도시)을 벗어나는 줄거리보다는, 그저 시골에서 숲을 품는 이야기가 사랑스럽습니다. 《바닷가 아틀리에》를 읽으며 ‘서울·시골’ 또는 ‘시골·서울’을 헤아립니다. 한자로 여미는 말은 으레 사내를 앞세웁니다. 이를테면 ‘남녀·부모’라 하지요. 오랜 우리말은 으레 가시내를 앞자락에 놓아요. ‘순이돌이·엄마아빠·어버이’라 합니다. 스스로 수수하게 살림을 짓는 사람들 눈썰미로 바라본다면, ‘시골·서울’처럼 시골을 앞머리에 놓을 적에 알맞으리라 봅니다. 그러니까 시골이라는 터전을 품고 살아가는 마을이 넉넉할 적에 온누리가 즐겁고 아름답습니다. 서울(도시)이 없더라도 시골이 무너질 일은 없으나, 시골이 없으면 서울은 죽음판입니다. 뚝딱터(공장)에서 뭘 뚝딱거리려고 해도 시골에서 거둔 살림이 있어야 합니다. 이웃나라에서 먹을거리를 사오더라도 ‘이웃나라 시골’이 있을 노릇이에요. ‘아틀리에’란 뭘까요? 이 나라 어린이한테 ‘그림집’도 ‘붓집’도 아닌 무엇을 보여줄 마음일까요? 숲빛을 잊고 잃다가 서울살이에 얽매인 붓길은 이제 멈출 때이지 싶어요.


#堀川理万子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시골을

놀러가는 곳으로만 여긴다면

이 그림책이 어느 대목에서 어떻게

아쉬운가를 못 느끼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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