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itten (Board Books)
잰 브렛 지음 / Putnam Pub Group / 199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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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3.1.15.

그림책시렁 1194


《The Mitten》

 Jan Brett

 G.P.Putnam's Son

 1989/1996.



  저는 한겨울에 태어난 아기였기에, 목을 가누고 손발을 놀리면서 바둥바둥하던 무렵 다섯손가락을 폭 덮는 천조각을 끼었지 싶습니다. 1살 때였겠지요. 어머니는 “아가야, 네 손을 이렇게 감싸야지. 감싸 주어야 안 추워.” 하고 말했을 테고요. 우리 어머니는 가게에서 사기보다는 집에서 손수 뜨개질로 ‘손싸개’를 마련해 주었습니다. ‘손뜨개 장갑’은 동무들이 으레 끼던 ‘가게 장갑’처럼 번들거리지 않습니다. 예나 이제나 ‘아크릴실’은 스칠 적에 불꽃(정전기)이 튀고 안 따뜻해요. 더구나 살갗이 아크릴실을 안 좋아해서 벌겋습니다. 털실은 값나가니 쓰기 어려웠을 텐데, 토끼털이나 염소털로 손싸개를 뜨면 폭신하고 포근합니다. 《The Mitten》은 잰 브렛 님이 새롭게 담아낸 ‘우크라이나 옛이야기’입니다. 우리나라도 한겨울에 눈밭이 되곤 하는데, 우크라이나도 한겨울에 눈밭이요, 눈처럼 하얗게 뒹굴며 뛰놀고 싶은 아이를 헤아리는 어버이나 할머니는 집에서 손수 뜨개질을 해서 아이 손을 감싸 줍니다. 손뜨개로 마련한 손싸개는 아이한테도, 숲이웃한테도 따사로운 숨결을 나누어 줍니다. 손길을 담아 손빛이 환하고, 모든 짐승이 어깨동무하며 오붓해요. 총칼로는 아무도 따뜻할 수도 포근할 수도 아늑할 수도 없습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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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장자장 들판에서 한림 아기사랑 0.1.2 15
아만 키미코 글, 호사카 아야코 그림, 엄기원 옮김 / 한림출판사 / 200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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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3.1.15.

그림책시렁 1112


《자장자장 들판에서》

 아만 키미코 글

 호사카 아야코 그림

 엄기원 옮김

 한림출판사

 2000.7.20.



  우리 아버지가 1991년에 ‘13평 작은집’을 버리고 ‘48평 큰집’을 꿈꾸면서 새집으로 옮기면서 동무도 이웃도 다 사라졌습니다. 그동안 지내던 마을하고 너무 먼 잿터(아파트 단지)로 가야 했거든요. 널따란 집이라지만 ‘잠만 자는 곳’ 같았고, 아무런 동무나 이웃이 없는 메마른 곳에 있기 싫어 사람 자취 없는 잿터 둘레를 오래오래 걷기 일쑤였습니다. 이러던 어느 날 이 메말라 사람 없는 데에서 말소리를 가다듬기로 합니다. 일부러 날마다 한나절씩 걸으며 노래를 불렀어요. 1995년에 어버이집을 나와서 새뜸나름이(신문배달부)로 일할 무렵에도 새벽에 자전거로 새뜸을 돌리면서 노래를 불렀습니다. 예전에는 몰랐지만 이무렵 조금이나마 목청을 가다듬었기에 2008년하고 2011년에 아이를 낳고서 자장자장 노래를 들려주고 하루 내내 놀이노래를 부르는 밑힘이 되었습니다. 《자장자장 들판에서》는 그저 수수하게 흐르는 줄거리를 부드러이 담아냅니다. 아이를 사랑으로 바라보는 어버이가 언제나 사랑 하나로 노래하고 살림을 가꾸는 길을 보여줍니다. 우리가 어버이라면, 아이는 큰집이 아닌 오붓한 보금자리를 바라는 줄 알 노릇입니다. 우리가 어른이라면, 돈에 눈멀어 철없는 짓을 그치고, 그저 사랑으로 하루를 지을 노릇입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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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체부 곰 비룡소 유아 그림책 5
피브 워딩턴.셀비 워딩턴 글 그림, 김세희 옮김 / 비룡소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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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숲노래 그림책 2023.1.12.

그림책시렁 1129


《우체부 곰》

 피브 워딩턴·셀비 워딩턴

 김세희 옮김

 비룡소

 2002.1.28.



  이제는 어릴 적만큼 말을 더듬지 않지만, 낯을 가리고 말더듬이로 어린날을 보내면서 “넌 커서 뭐가 되겠니?”라든지 “넌 앞으로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니?” 같은 소리를 으레 들었습니다. 말을 안 해도 되는 일이라든지, 굳이 사람들 얼굴을 마주하지 않아도 되는 일이 무엇일까 하고 돌아보다가 ‘우체부’가 보였어요. ‘등기’라면 사람을 마주해야 하지만, 글월집(편지함)에 차곡차곡 꽂고, 글월을 추스르면서 마을길이며 골목이며 고샅을 거니는 우체부라는 길이 말더듬이한테 어울릴 만하리라 여겼습니다. 《우체부 곰》은 글월나름이가 보내는 하루를 보여줍니다. 곰아이(곰인형) 모습인 글월나름이는 언제나 똑같이 하루를 열고 똑같이 거닐고 똑같이 이웃을 마주하고 똑같이 씻고서 똑같이 쉬며 잠자리에 듭니다. 그런데 늘 똑같은 일이라 하더라도 글월나름이가 손에 쥔 글월은 모두 다릅니다. 다 다른 사람들이 노상 새롭게 이야기를 갈무리하면서 주고받는 글월입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똑같이 일하지만, 한 해 내내 새롭게 마주하면서 길을 잇는 일인 글월나름이라고 여길 만합니다. 한 걸음을 디디고 두 발짝을 나아갑니다. 다시 한 걸음을 밟고 새로 두 발짝을 걸어갑니다.


ㅅㄴㄹ


#TeddyBearPostman #PhoebeWorthington #SelbyWorthington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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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괴물이 나타났어!
미레이유 달랑세 지음, 파비앙 옮김 / 북뱅크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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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3.1.11.

그림책시렁 1137


《화 괴물이 나타났어!》

 미레이유 달랑세

 파비앙 옮김

 북뱅크

 2022.8.5.



  아이들이 부아나는 까닭은 아주 쉬워요. 못 놀거든요. 어른들도 불날 수밖에 없어요. 일을 못 하니까요. 아이는 놀이를 하기에 즐겁고 아늑합니다. 어른은 일을 하기에 뿌듯하고 느긋합니다. 아이는 놀려고 태어났습니다. 어른으로 자라는 길에 스스로 맡으면서 보람으로 누릴 일을 찾아갑니다. 《화 괴물이 나타났어!》는 아주 뻔한 줄거리를 다룹니다. 아이는 제대로 놀지 못 했을 뿐 아니라, 제대로 못 논 하루를 말로 풀어낼 틈이 없습니다. 어른은 제대로 일하지 못 했을 뿐 아니라, 어른을 제대로 알아주는 말이 없어요. 아이도 어른도 다 부아나고 불납니다. 아이한테 밥을 차려 주는 일이 나쁘지는 않으나, 아이는 늘 손을 즐겁게 씻고서 밥살림을 곁에서 돕고 함께 소꿉놀이를 할 수 있어야 비로소 보금자리입니다. 어른이 다 차려 주는 일이 안 나쁘되, 아이가 함께 밥을 짓고 옷을 짓고 집을 짓도록 느긋이 판을 벌이고서 기다리면서 수다꽃을 피워야 바야흐로 살림살이입니다. 놀이터에 가야 놀이가 아니고, 돈벌이를 쥐어야 일이 아닙니다. 몸을 마음껏 쓰면서 뛰고 달리고 노래하고 춤추기에 놀이예요. 마음에 사랑으로 꿈을 그려서 하루를 노래랑 춤으로 살아내며 두런두런 이야기꽃을 피우기에 일입니다.


#MireilledAllance #GrosseColere


꽤 아쉬운 그림책.

자칫 잘못 읽으면 '위험'할 수 있는 그림책.

추천도서일 수는 없다.


둘(아이·어른)은 숨을 돌려야 불길을 잠재울 만하다. 그러나 불길만 잠재운들 불덩이는 안 사라진다. 그저 한때 불이 사그라들었을 뿐이다. 이 그림책은 줄거리가 안 나쁘지만, 겉(현상)만 다루다가 그친다. 겉을 잘 다루었으나 아름답지는 않다. 왜냐하면, 슬쩍 불을 잠재웠을 뿐, 사랑을 꽃피우는 이야기를 담지는 않았거든. 아이 곁에서 일을 할 어른을 그리지 않았고, 어른 곁에서 놀이를 하는 아이를 그리지 않았다. 아이 몫은 이렇고 어른 몫은 저렇다고 갈랐을 뿐인 그림책은, ‘오늘날 함께 생각해 볼 만한 좋은 그림감을 다룬 책’이기는 하되, 밑싹을 건드리지는 않은 터라, 똑같은 부아질하고 불질은 되풀이하고 말리라. ‘어른’은 어떤 사람이고 ‘아이’는 어떤 사람이며, ‘일’하고 ‘놀이’가 무엇인지 처음부터 다시 짚을 노릇이다. 어른은 이래야 하거나 아이는 저래야 한다는 틀이 아닌, 오직 ‘사랑’이 무엇인가를 바라보도록 이야기를 짜야 ‘그림책’으로 읽힐 만하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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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야의 썰매타기 웅진 세계그림책 76
니시무라 시게오 그림, 아만 키미코 글, 김난주 옮김 / 웅진주니어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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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3.1.11.

그림책시렁 1152


《호야의 썰매 타기》

 아만 키미코 글

 니시무라 시게오 그림

 김난주 옮김

 웅진주니어

 2003.11.15.



  놀면서 자라나는 아이입니다. 노는 아이 곁에서 일하기에 하루가 즐거운 어른입니다. 무엇이든 해보면서 놀이로 바꾸는 길이기에 신나는 아이입니다. 아이가 노는 둘레에서 살림을 짓고 집안일을 돌보기에 홀가분한 어른입니다. 우리가 낳은 아이는 우리가 지켜보고 돌아보고 품기에 사랑입니다. 우리가 낳은 아이를 우리가 지켜볼 수 없거나 돌아볼 수 없거나 품을 수 없는 데에 맡기고서 돈을 벌어야 하는 얼거리에는 아무런 사랑이 없습니다. 따로 배움터(학교·학원)란 이름이 붙는 곳은 재주를 쌓도록 이끌 뿐입니다. 배움터에는 처음부터 사랑이 없습니다. 더구나 오늘날 우리나라는 모든 아이를 똑같은 틀에 짜맞추어 배움수렁(입시지옥)으로 내몰면서 ‘놀이·생각·사랑·숲’을 잊고 등지라고 떠미는 얼개입니다. 우리가 어른이라면 함부로 아이를 배움터에 넣지 말아야지요. 《호야의 썰매 타기》는 호야가 혼자 서며 놀이를 찾고 동무를 사귀면서 하루를 신나게 누리면서 자라나는 길을 들려줍니다. 놀이터는 따로 없습니다. 들숲바다가 놀이터일 노릇입니다. 실컷 논 아이들이 이야기꽃을 피울 수 있도록 보금자리를 가꾸어야 비로소 어버이입니다.


ㅅㄴㄹ

#だんだんやまのそりすべり #あまんきみこ #西村繁男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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