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나는…
미야니시 타츠야 글 그림, 장지현 옮김 / 예림당 / 2008년 4월
평점 :
절판


숲노래 그림책 2023.1.1.

그림책시렁 1062


《내일의 나는》

 미야니시 타츠야

 장지연 옮김

 예림당

 2008.4.20.



  어버이는 아이가 엇나가는 길을 마냥 지켜보기만 하지 않습니다. 아이가 스스로 제자리를 찾을 때까지 기다리기도 하되, 아이가 ‘제자리를 찾을 때까지 길을 헤매는 동안’ 곁에서 도란도란 말을 나누고 생각을 주고받으면서 ‘아이 스스로 새빛을 바라보도록’ 느긋이 헤아립니다. 우리가 서로 이웃이거나 동무일 적에도 매한가지입니다. 이웃이나 동무가 ‘아무래도 엇나간다’ 싶으면 ‘틀림없이 제자리를 찾기까지 뭔가 배우려고 헤매는 셈일 테지’ 하고 여기면서 기다립니다. 때로는 야멸지게 나무라거나 꾸중하면서 얼른 수렁에서 건져냅니다. 《내일의 나는》은 어제를 거쳐 오늘을 누리는 아이가 이다음(모레)에 어떻게 스스로 씩씩하게 나아가려는 마음이요 몸짓인가 하는 줄거리를 들려줍니다. 곰곰이 보면, 미야니시 타츠야 님이 선보이는 그림책은 하나같이 ‘어제 오늘 모레’를 한동아리로 엮으면서 잘못도 잘함도 따로 안 가르면서 스스로 허물벗이를 하며 나아가는 길을 담아내지 싶습니다. 겉모습으로 따지지 않는 길을 들려줍니다. 겉치레를 그만두자는 길을 보여줍니다. 마음밭에 생각씨를 스스로 심고서 나비처럼 훨훨 날아오르는 새길을 사부작사부작 밝힙니다. 좀 헤맬 수 있겠지요. 좀 헤매더라도 나쁠 일은 없습니다.


ㅅㄴㄹ


#みやにしたつや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밀림에서 가장 아름다운 표범 스콜라 창작 그림책 36
구도 나오코 지음, 와다 마코토 그림, 김보나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노래 그림책 2022.12.25.

그림책시렁 1078


《밀림에서 가장 아름다운 표범》

 구도 나오코 글

 와다 마코토 그림

 김보나 옮김

 위즈덤하우스

 2022.9.30



  요새는 ‘방위성금’을 닦달하지 않아요. 1990년 언저리까지 배움터(학교)뿐 아니라 마을에서까지 아이어른 안 가리고 ‘머리 하나마다 다달이’ 방위성금 따위를 내야 했어요. ‘전투기 성금’이나 ‘탱크 성금’뿐 아니라 ‘평화의댐 성금’도 끝없이 내야 했고요. 이뿐인가요. ‘불우이웃돕기 성금’까지 내지요. 뼈빠지게 벅찬 살림을 잇는 어머니랑 이웃 아주머니는 으레 “우리가 ‘불우이웃’인데 누구한테서 걷어서 누구한테 준다는 소리야?” 하면서 ‘불우이웃돕기 성금’을 낼 돈을 빌리려고 이 집 저 집 서로 돌곤 했습니다. 《밀림에서 가장 아름다운 표범》을 읽으면서 두 마음이 흐릅니다. 포근하면서 살가이 토닥이는 마음이 하나라면, ‘나눠줄 것이 없이 받는 쪽은 아름다울 일이 없을까?’ 싶은 마음이 하나입니다. 줄 수 있기에 아름답거나 자랑스럽다면, 받을 수 있기에 사랑스럽고 즐겁습니다. 줄 수 있기에 기쁘다면, 받을 수 있기에 반갑습니다. ‘아무리 적게 가졌어도 나눠줄 수 있기에 아름답다’는 줄거리는 틀림없이 훌륭합니다만, 이제는 ‘그저 받기만 하는 자리에 있는 사람들 누구나 그저 사랑스럽다’는 대목도 볼 수 있기를 바라요.


ㅅㄴㄹ

#密林一きれいなひょうの話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유에 녹아든 설탕처럼 웅진 세계그림책 225
스리티 움리가 지음, 코아 르 그림, 신동경 옮김 / 웅진주니어 / 202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노래 그림책 2022.12.25.

그림책시렁 1136


《우유에 녹아든 설탕처럼》

 스리티 움리가 글

 코아 르 그림

 신동경 옮김

 웅진주니어

 2022.8.23.



  이쪽도 저쪽도 아닌 곳에 어설피 있다면서 “물에 물 탄 듯 술에 술 탄 듯” 같은 옛말로 나무라는 분이 으레 있습니다. 어릴 적에 이 옛말을 나이든 분들이 읊으면서 나무랄 적에 늘 발끈했습니다. 이제 와 돌아보면 발끈할 까닭은 없습니다만, 그때에는 꿀밤이 날아올까 싶어 대꾸를 안 했습니다만, “하루 동안 부는 바람도 늘 다르고, 집집마다 물맛이 다 다른데, 물에 물을 탄대서 물이 그대로일 수 없다구요!” 하고 외치고 싶었어요. 《우유에 녹아든 설탕처럼》은 “Sugar in Milk”를 우리말로 옮깁니다. “우유 설탕”이나 “달콤젖”이라 할 만합니다. 높은자리에 앉아서 점잔을 빼는 우두머리는 살림빛을 모르게 마련입니다. 마을을 잃고 떠돌아야 하는 무리를 어질게 이끄는 어른은 ‘살림빛을 모르는 우두머리’ 곁에 앉아서 이이를 타박하기보다는 ‘달콤젖’을 사르르 풀어내어 가만히 건넵니다. 언뜻 보면 “미운 아이 떡 하나 더 준다”를 보여준 셈입니다. 그런데 이 옛말은 “미운놈한테 더 잘해 준다”는 뜻이 아닙니다. “미운짓 하는 아이는 사랑받는 기쁨을 모르거나 잊은” 터라, 한결 포근히 사랑손을 내밀어 토닥인다는 뜻이에요.


ㅅㄴㄹ


#SugarinMilk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렇게, 당신에게 가고 있어요
신혜진 지음 / 필무렵 / 202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노래 그림책 2022.12.25.

그림책시렁 1132


《이렇게, 당신에게 가고 있어요》

 신혜진

 필무렵

 2021.3.20.



  낮에 시골버스를 타고서 읍내로 가려는 길이었는데, 오른무릎을 쿵 찧었어요. 시골버스를 기다리며 하루글을 썼고, 버스에 타고서 마저 써야지 하고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딴생각에 잠기느라 ‘좁고 디딤턱 높은 시골버스’를 제대로 못 살폈구나 싶습니다. 시골버스가 어떤지 모르는 분이 많겠지요. 서울버스는 디딤턱이 아예 없거나 낮습니다. 드나드는 길도 한결 넓어요. 이와 달리 시골버스는 너무 높고 좁아요. 《이렇게, 당신에게 가고 있어요》는 천천히 달려가듯, 또는 가만히 걸어가듯, 때로는 바람에 몸을 맡기고 날아가듯 찾아가는 마음을 그림으로 옮깁니다. 그리운 마음을 듬뿍 싣고서 찾아갈 적에는 설레면서 반가운 기운이 흐릅니다. 그리운 곳에 다다르기까지 마주하는 둘레나 마을은 새록새록 빛나는 듯합니다. 그런데 슥슥 스치기만 하기보다는 문득 멈추거나 내려서 더 천천히 뚜벅뚜벅 들로 마을로 숲으로 걸어가 보면 한결 푸르게 눈부신 숨결을 온몸으로 마주할 만하리라 봅니다. 부릉부릉 칙칙폭폭 달리다가 스치는 모습하고, 따로 길이 없는 숲을 한 발짝씩 옮기며 누릴 모습은 그야말로 달라요. 바깥에서만, 먼발치에서만, 지나가는 길에서만 스치면서 보기보다는, 그리운 님하고 손을 잡고 말없이 나무 밑에 서기를 바라요.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건 내 조끼야 비룡소의 그림동화 24
나까에 요시오 글, 우에노 노리코 그림, 박상희 옮김 / 비룡소 / 2000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노래 그림책 2022.12.23.

그림책시렁 1208


《ねずみくんのチョッキ》

 なかえ よしを 글

 上野 紀子 그림

 ポプラ社

 1974.8.첫/1980.8.28벌



  우리 집 큰아이가 열다섯 살에서 열여섯 살로 접어들려는 즈음 “나는 어른이 되기가 싫어!” 하고 말하기에,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빙그레 웃으면서 얘기를 들려줍니다. “그렇구나. 그런데 우리 마음은 우리 넋이 무슨 생각을 담든지 좋거나 나쁜 줄을 느끼지 않고 그대로 받아들인단다. ‘싫다는 생각’을 마음에 담으면 마음은 ‘싫고 좋고’를 떠나서 ‘싫어하는 그 일을 이루기를 바란다’고 받아들여서, 우리가 ‘싫다고 여기는 일을 이루도록 움직이’지. 그러니까 ‘어른이 되기 싫어’하는 사람은 바로 ‘싫은 어른’이 되는 길이야. 그러면 어떡해야 하느냐 하면 ‘내가 앞으로 되려는 즐겁거나 아름답거나 사랑스러운 사람빛’을 꿈으로 그리면 돼. 스스로 이룰 아름다운 꿈만 사랑으로 생각해서 마음에 담으렴.” 《ねずみくんのチョッキ》는 1974년에 처음 나왔습니다. 1980년에 28벌을 찍었다 하고, ‘釜山日本人學校’ 책숲에 깃들어 널리 읽혔다가 부산 헌책집에 2001년 무렵 나왔어요. 우리말로는 《그건 내 조끼야》로 2000년에 나왔는데 그때에는 한글판이 있는 줄 몰랐어요. ‘쥐돌이’는 동무들이 자꾸 제 옷을 팔에 끼어 보려 할 적마다 말리고 싶지만, 어느새 쫙 늘어나 버렸다지요. 쥐돌이는 어떤 마음으로 빨강옷을 바라보았을까요?


ㅅㄴㄹ

#나카에요시오 #우에노노리코 #그건내조끼야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