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와 빙산 한솔 마음씨앗 그림책 113
차오원쉬엔 지음, 완완 그림, 신순항 옮김 / 한솔수북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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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2.2.25.

그림책시렁 1187


《새와 빙산》

 차오원쉬엔 글

 완완 그림

 신순항 옮김

 한솔수북

 2022.6.20.



  오늘은 어버이란 몸으로 살아가지만, 제 몸을 낳은 어버이 곁에서 오래도록 아이로 자랐습니다. 아이로 자라며 참으로 듣기 힘든 말은 “해야 한다”였습니다. 왜 이렇게 둘레에서는 “해야 한다”는 말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해야 했을까요? “한다”가 아닌 “해야 한다”라는 말은 마음을 윽박지르면서 몸을 옥죌 뿐 아니라 사랑을 끊고 살림하고 등진 굴레라고 느낍니다. 아이들은 나이에 맞춰서 뭘 해야 하지 않습니다. 몸이 자라고 철이 드는 사람들은 그때그때 뭔가 해야 하지 않습니다. 그저 할 뿐이고, 가만히 할 뿐이며, 어느새 하다가 빙그레 웃음지을 뿐입니다. 《새와 빙산》은 ‘지구환경재난이라는 교훈’을 너무 억지로 “해야 한다”는 틀을 세워서 보여주려 한다고 느낍니다. 왜 그렇게 “해야 한다”를 밀어붙여야 할까요? 이쪽은 옳고 저쪽은 그르다고 가를 수 있는지 알쏭합니다. 가르침(교훈)을 너무 내세우기보다는 “조용히 짓는 사랑살림을 숲빛으로 보여주기”를 하면 될 뿐입니다. 얼음덩이에 발이 묶인 새란, 서울(도시·문명)에 사로잡힌 사람들 민낯일 뿐이고, 부스러기(지식·정보)에 갇힌 사람들 속낯입니다. 아이들한테 두려움이나 걱정을 심는 줄거리가 아닌, 작고 수수하게 짓는 오늘을 들려주어야 어른입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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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매일 그려요 - 꼬마 무지개와 구름 강아지 어떤 날에 그림책 1
이정덕.우지현 지음 / 어떤우주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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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2.2.25.

그림책시렁 1143


《나는 매일 그려요》

 이정덕·우지현

 어떤우주

 2022.7.16.



  누구나 날마다 그립니다. 그리지 않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붓을 쥐어야만 그림이지 않습니다. 마음에 담는 꿈이며 생각도 모두 그림입니다. 누구라도 늘 그려요. 기쁨도 그리고 슬픔도 그립니다. 노래도 그리고 걱정도 그립니다. 기쁘게 살아갈 나날을 그리니 기쁨씨앗을 마음에 심고, 근심걱정이 가득하니 근심걱정이란 씨앗을 마음에 심지요. 어느 씨앗을 심든 좋거나 나쁘지 않아요. 그저 모든 사람이 날마다 이녁 마음에 무언가 심을 뿐입니다. 《나는 매일 그려요》는 늘 그리는 나날을 보내는 하루를 조촐히 들려줍니다. 대단하거나 놀랍거나 어마어마한 길이 아닌, 동무하고 걸어가는 나날을 그립니다. 그런데 작거나 수수한 오늘을 그리는 길이라면, ‘작거나 수수한 우리말’로 그리기를 바라요. ‘남들이 살아가거나 쓰는 길’이 아닌 ‘우리가 작고 수수하게 살아가는 길’을 그리는 만큼, ‘남들이 우쭐거리거나 자랑하는 말’이 아닌 ‘숲말과 마을말과 살림말과 사랑말’로 그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입으로는 ‘작고 수수하게 살기’를 읊으면서 막상 ‘작고 수수한 살림을 담는 작고 수수한 말씨’를 안 쓰거나 등지거나 잊는다면, 그리고 쉬운 우리말을 스스로 새롭게 배우려 하지 않는다면 어떤 그림이 될는지 생각해 봐요.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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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토마토가 방울방울 한울림 그림책 컬렉션 13
이치카와 사토미 글.그림, 이경혜 옮김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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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숲노래 그림책 2022.2.25.

그림책시렁 1150


《빨간 토마토가 방울방울》

 이치카와 사토미

 이경혜 옮김

 한울림어린이

 2014.8.14.



  차리는 밥하고 차려 주는 밥이 있습니다. 먼 옛날부터 어느 살림집에서나 스스로 차리는 밥이었고, 아이들도 어버이 곁에서 거들거나 함께 밥을 차렸습니다. 그런데 예부터 밥을 안 차린 이들, 이른바 ‘차려 주는 밥’을 날름날름 받아먹은 이들이 있어요. 첫째, 임금입니다. 둘째, 벼슬아치·글바치·나리입니다. 셋째, 조선이란 나라가 세운 고약틀(남성가부장제)에 따라가던 사내입니다. 《빨간 토마토가 방울방울》은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아이는 어버이하고 서울(도시)에서 살지만 손수 심어서 돌보는 길을 찾고 싶습니다. 시골을 떠나 서울(도시)에서 사는 두 어버이는 아이가 유난을 떤다고 여깁니다. 가게에서 사다 먹으면 될 뿐, 굳이 심어서 먹을 마음이 없다지요. 아이는 할머니네에 나들이하는 날을 반깁니다. 할머니는 손수심기를 아이한테 보여주고 알려줄 뿐 아니라, ‘손수짓기’가 얼마나 즐거우며 사랑스러운가를 온몸으로 밝혀요. 집안일을 모두 스스로 하던 지난날 수수한 사람들은 ‘살림’을 지었습니다. 집안일을 남(종·노예)한테 시키고 벼슬을 거머쥐고 힘·이름·돈을 부린 임금·벼슬아치·글바치·나리는 살림을 안 짓고 고약틀(가부장권력)을 단단히 세웠습니다. 자, 오늘날하고 옛날은 얼마나 다를까요?


ㅅㄴㄹ


#いちかわさとみ #市川里美 #ハナちゃんのトマト #LaFeteDeLaTomate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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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의 소중함을 알게 된 임금님 분도그림우화 19
루이스 데 호르나 지음, 김영무 옮김 / 분도출판사 / 198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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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3.2.16.

그림책시렁 1105


《친구의 소중함을 알게 된 임금님》

 루이스 데 호르나

 김영무 옮김

 분도출판사

 1983.5.5.



  모르는 사람은 두 갈래 길에 섭니다. 첫째는 모자란 채 그대로 있으면서 삶을 못 보고 사랑을 못 느끼고 살림을 못 돌보는 모르쇠로 갑니다. 둘째는 모자란 줄 느끼고 알기에 이제부터 새롭게 배우려는 길을 가면서 넘어지기도 하고 부딪히기도 하고 지쳐 쓰러지기도 합니다. 아는 사람도 두 갈래 길에 섭니다. 첫째는 아는 만큼 멈추어 내려다거나 우쭐대거나 콧방귀를 끼거나 쳇바퀴를 돌아요. 둘째는 아는 길은 내려놓고서 아직 모를 새길을 헤아리면서 스스로 빛나는 얼로 거듭나려는 마음으로 틔웁니다. 《친구의 소중함을 알게 된 임금님》에는 두 사람이 나옵니다. 하나는, 삶·살림·사랑을 모르는 채 돈·이름·힘만 알고서 붙잡는 임금인 돌이입니다. 둘은, 삶·살림·사랑을 알기에 둘레에 넉넉히 나눌 줄 알 뿐 아니라, 돈·이름·힘이 덧없는 줄 알기까지 하기에, 이러한 숨빛을 잊어버린 ‘임금돌이’를 부드러이 타이르며 포근하게 달래 주는 새길을 가려는 숲아씨인 순이입니다. 임금돌이는 왜 동무를 사귈 줄 모를까요? 삶·살림·사랑을 등지면서 안 알려 하거든요. 숲아씨는 왜 동무를 사귈 줄 알까요? 삶·살림·사랑을 품으면서 돈·이름·힘을 굳이 내치기보다 가벼이 털어내어 씨앗을 심는 길을 몸소 보여주고 함께 하지요.


ㅅㄴㄹ


#TheKingWhoLearnedHowtoMakeFriends #LuisDeHorna


※ 글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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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꼬리 쥐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267
레오 리오니 지음, 김난령 옮김 / 시공주니어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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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3.2.16.

그림책시렁 1130


《초록꼬리》

 레오 리오니

 이명희 옮김

 마루벌

 2004.4.16.



  이제는 뾰족뾰족 높다랗게 올라선 잿집(아파트)투성이인 인천이지만, 지난날에는 높다란 집이 드물었습니다. 우리 집에서도 동무네 집에서도 새벽이며 저녁을 고스란히 느꼈습니다. 이제는 시골에서조차 ‘땅거미’를 느끼기 어렵지만, 나즈막한 골목집이 어깨동무하던 지난날 인천은 땅거미가 내려앉고 땅강아지가 아이들한테 쫓기면서 박쥐가 날고 제비가 널리 찾아들던 작은고장이었습니다. ‘푸른꼬리 쥐’가 삶길을 들려주는 《초록꼬리》를 곰곰이 되읽습니다. ‘잡초·야생초·약초’는 모두 우리말이 아닙니다. 우리말은 ‘풀’입니다. 늘 ‘풀’이지요. 푸르게 덮으면서 모든 앙금을 풀어내는 숨결이기에 ‘풀’이에요. 풀이 우리 곁에서 풀어주는 숨빛을 느끼니 ‘풀빛’입니다. 푸른 빛깔·빛살·빛결을 영어 ‘그린’이나 한자말 ‘초록·녹색’으로 옮기려 한다면, 풀이 왜 ‘풀’인 줄 잊다가 잃습니다. 오늘날처럼 지나치게 왁자한 서울이 아닌, 그저 여러 고을 가운데 하나이던 서울일 무렵에는, 서울도 곳곳에 논밭이 있고 새가 날고 풀벌레가 노래하던 터전이었습니다. 푸른빛을 잊는 이들은 바보스레 탈을 씁니다. 잿빛 탈을 쓰고서 으르렁거리거나 이름을 내세우거나 돈을 뿌리는 이들은 스스로 죽음길로 치닫는 줄 알까요?


ㅅㄴㄹ


#LeoLionni #TheGreenTailMouse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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