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상상이나 할까요? 웅진 세계그림책 160
주디스 커 글.그림, 공경희 옮김 / 웅진주니어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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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3.4.25.

그림책시렁 1183


《누가 상상이나 할까요?》

 주디스 커

 공경희 옮김

 웅진주니어

 2017.5.20.



  하려는 일을 마음에 담기에 합니다. 이렇게 할까 저렇게 할까 오락가락하는 마음을 심으니 ‘오락가락’을 이룹니다. 가파르거나 고달프거나 어려우리라 여기더라도 그저 하겠노라는 마음을 심으니 ‘그저 하는’ 살림을 이룹니다. 그 길은 바라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을 테지만, 우리가 걸어가는 모든 길은 스스로 어느 날 문득 바란 꿈씨앗이 자라서 눈앞에 나타나게 마련입니다. 미끄럼도 날갯짓도 모두 스스로 그린 마음씨앗이에요. 《누가 상상이나 할까요?》는 “My Henry”를 우리말로 옮겼습니다. 나쁘게 옮기지는 않았습니다만, “누가 꿈이나 꿀까요?”나 “누가 생각이나 할까요?”처럼 옮기는 길이 어울립니다. 또는 “나는 꿈꿔요”나 “나는 즐겁게 생각해요”로 옮길 만합니다. 겉모습이나 나이로 바라볼 까닭이 없습니다. 둘레에서 ‘늙었다’고 바라보거나 말거나 대수롭지 않습니다. 스스로 어떤 마음인가 돌아볼 노릇이요, 스스로 오늘 하루 하고픈 일을 그리면 즐겁습니다. 스스로 마음을 안 바라보기에 마음이 굳어요. 스스로 오늘 하루를 그리지 않기에 쳇바퀴를 맴돌거나 헤매면서 삶길을 잊다가 잃어요. 미끄러지기도 하고 날기도 하면서 온누리를 실컷 누비는 하루는 새록새록 배우고 사랑하는 숨길입니다.


#JudithKerr #MyHenry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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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시
김휘훈 지음 / 필무렵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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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3.4.16.

그림책시렁 1224


《응시》

 김휘훈

 키위북스

 2023.4.16.



  사랑을 그리는 사람은 늘 사랑을 생각하고 마음에 놓기에, 하루를 사랑으로 그리면서 스스로 사랑을 짓는 길을 틔웁니다. 누구를 미워하는 사람은 늘 미움을 쳐다보고 마음에 담기에, 온하루가 미움에 사로잡혀 치고받거나 다투거나 겨루는 판을 스스로 끌어냅니다. 꽃을 바라보며 고요하고 푸르게 꽃빛에 젖어들기에 꽃마음을 일구며 서로 하늘빛으로 하나입니다. 엉터리 우두머리나 벼슬꾼(공무원)을 나무라거나 탓하는 데에 온힘을 쏟노라면 그만 우리 보금자리를 잊다가 어느새 잃고 말아, ‘나라도 마을도 집도’ 조각조각 바스라지더니 흩어집니다. 아니, 캄캄기운을 먹고사는 그들(우두머리·벼슬꾼)은 우리가 자꾸 누구를 미워하면서 마음에 사랑 아닌 불길로 활활 태우기를 바랄는지 몰라요. 《응시》를 물끄러미 보고 넘기고 덮고 다시 보고 새삼스레 넘기다가 덮고 문득 거듭 보고 생각하다가 아이들이랑 이야기하고, 곁님하고 얘기합니다. 우리말 ‘바라보다 = 바라다 + 보다’입니다. ‘바라다 = 바람이 되듯, 바람을 품듯, 바다가 되듯, 밭을 스스로 일구듯, 바탕에 꿈을 놓는 몸짓과 생각과 마음’을 나타냅니다. ‘보다(봄) = 눈으로 사랑빛을 실어 주고받으면서 새롭게 틔우는 살림(돌봄·보살핌)’을 그려요. 함께 별씨앗을 볼까요?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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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스름 나라에서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지음, 마리트 퇴른크비스트 그림, 김라합 옮김 / 창비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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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3.4.12.

그림책시렁 1214


《어스름 나라에서》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글

 마리트 퇴른크비스트 그림

 김라합 옮김

 창비

 2022.1.24.



  린드그렌 님이 남긴 글에 그림을 새롭게 얹어서 그림책이나 동화책을 낼 만합니다. 다만, 린드그렌은 이웃나라 사람인 만큼 이녁 책을 우리말로 낼 적에는 옮김말씨를 모조리 뜯어고치거나 알맞게 추스를 노릇입니다. 그런데 린드그렌 님 책을 우리말로 내는 곳 가운데 ‘우리말을 우리말답게 가다듬는 곳’은 좀처럼 못 봅니다. 우리말씨를 모르는 채 섣불리 자꾸 냅니다. 이미 다른 책에서 읽은 글이기는 하되, 그림책으로 새로 나왔기에 장만해서 되읽다가 얼른 접었습니다. 차마 보아줄 수조차 없는 이런 옮김말을 어떻게 어린이한테 읽히려 하는지 아리송합니다. 그저 린드그렌이기 때문에 훌륭하거나 아름답다고만 여길 수 없습니다. 이웃말을 우리말로 옮길 적에도, 우리말을 이웃말로 옮길 적에도, 모든 나라 어린이 눈높이를 헤아릴 노릇일 뿐 아니라, ‘말에 흐르는 삶’과 ‘살림살이랑 사랑을 그리는 말’이 얽히는 자리를 곧게 바라보면서 가꿀 줄 알아야지요. “내 아픈 다리가 엄마를 슬프게 해요”는 무늬만 한글입니다. “엄마는 아주 슬퍼 보일 때가 많아요”도 무늬만 한글입니다. 어린이는 ‘좋은 책’만 읽을 수 없습니다. 어린이는 ‘말’로 삶을 배웁니다. 말로 사랑을 물려주는 넋일 때라야 비로소 어른입니다.


엄마는 아주 슬퍼 보일 때가 많아요

→ 엄마는 자주 아주 슬퍼 보여요

→ 엄마는 슬퍼 보일 때가 잦아요


내 아픈 다리가 엄마를 슬프게 해요

→ 내 다리가 아파 엄마가 슬퍼해요

→ 내 다리가 아파서 엄마가 슬퍼요


그런 이야기는 차라리 안 듣는 게 좋았을 걸 그랬어요

→ 그런 이야기는 차라리 안 들어야 했어요

→ 그런 이야기는 차라리 안 들어야 나아요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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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세 번째 아기 돼지 지양어린이의 세계 명작 그림책 77
앙드레 풀랭 지음, 마르티나 토넬로 그림, 정경임 옮김 / 지양어린이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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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3.4.12.

그림책시렁 1217


《열세 번째 아기 돼지》

 앙드레 풀랭 글

 마르티나 토넬로 그림

 정경임 옮김

 지양어린이

 2022.8.25.



  아이들은 저마다 빛납니다. 아이들은 책을 읽어야 배울 수 있지 않고, 배움터(학교)라는 데를 오가야 마음을 갈고닦지 않습니다. 아이들은 저마다 삶을 바라보면서 살림길을 찾고 사랑빛을 깨닫습니다. 어버이는 언제나 아이들 곁에서 느긋이 기다리고 지켜보면서 품는 숨결이요, 어른은 늘 아이하고 하루를 일구는 손길을 다스리는 숨빛입니다. 《열세 번째 아기 돼지》는 열셋째 새끼 돼지로 태어나면서 어미 돼지 젖꼭지를 좀처럼 누리지 못 하는 막둥이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어미 돼지 젖꼭지가 열둘이라면 열셋째 새끼 돼지는 늘 밀리거나 채일밖에 없습니다. 어미 돼지는 열셋한테 젖을 어떻게 나누어 물릴 수 있을까요? 열셋은 엄마젖을 어떻게 나누어 받을 수 있을까요? 실타래를 쉽게 풀기 어려울 만하지만, 어려운 실타래이기에 더욱 마음을 기울일 만하고, 마음을 더 기울이면서 새길을 찾아내게 마련입니다. 주저앉아 멍하니 있다면 아무도 엄마젖을 내어주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열두 아이를 밀치거나 밟을 수 없는 노릇입니다. 내가 배고프듯 동무랑 이웃이랑 언니동생 모두 배고프겠지요. 사랑을 스스로 싹틔울 적에 고우면서 고르게 하루를 짓습니다.


ㅅㄴㄹ


#TheThirteenthPiglet #AndreePoulin #MartinaTonello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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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제일 넓은 집 열린어린이 그림책 16
소르카 닉 리오하스 글, 최순희 옮김, 논니 호그로기안 그림 / 열린어린이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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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시렁 1161


《세상에서 제일 넓은 집》

 소르카 닉 리오하스 글

 노니 호그로기안 그림

 최순희 옮김

 열린어린이

 2007.7.13.



  제가 어릴 적 살던 집은 그리 넓다고 하기 어렵습니다. ‘13평’이라지만 아마 ‘9∼11평’이었을 수 있는데, 설·한가위·비나리(제사)를 맞을 적마다 작은집 피붙이가 잔뜩 찾아와서 와글와글했어요. 이 조그마한 집에 어떻게 스물∼서른에 이르는 사람들이 며칠씩 머물며 잠들 수 있었을까요? 그런데 인천 신흥동3가나 숭의4동 기찻길이 지나는 곁에 붙은 ‘한칸집’ 동무는 더 작은 ‘3∼4평’짜리 집에 예닐곱이나 여덟아홉이 다닥다닥 살아가곤 했습니다. 《세상에서 제일 넓은 집》은 “Always Room for One More”를 우리말로 옮깁니다. “언제나 한 사람 더 깃들 자리”쯤 될 테지요. 처음 이 그림책을 큰아이를 무릎에 앉혀 읽던 즈음에는 “가장 넓은 집”이라는 책이름이 어쩐지 안 어울린다 싶었어요. 이제 와 되읽자니 “한 사람 더 깃들 자리”라는 영어가 새삼스럽고, 누구라도 기쁘게 맞이하면서 즐거이 도란도란 수다꽃에 살림꽃을 피우는 하루를 사랑으로 들려주려는 이야기였다고 깨닫습니다. 우리는 오늘 어떤 곳을 집으로 삼는가요? 한 사람 더 깃들어도 되나요? 새랑 풀벌레랑 개구리랑 뱀이랑 오소리랑 고라니랑 멧돼지랑 꿩이랑 들꽃이랑 나무가 살며시 깃들 수 있나요? 새봄에 제비를 맞이할 처마가 있는 집인가요?


ㅅㄴㄹ


#SorcheNicLeodhas #NonnyHogrogian #AlwaysRoomforOneMore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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