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738 : 말들 말들


말들이 사는 나라에는 온갖 말들이 살아요

→ 말이 사는 나라에는 온갖 말이 있어요

→ 말나라에는 온갖 말이 살아요

《말들이 사는 나라》(윤여림·최미란, 위즈덤하우스, 2019) 6쪽


늘 쓰는 말이지만 정작 말을 잘 모르기 일쑤입니다. 둘레에서 쓰는 대로 그냥그냥 받아들이다가는 휩쓸리거든요. 지난날에는 말을 잘 모르던 사람이 없습니다. 예전에는 글이 아닌 말로 삶을 짓게 마련이라서, 말을 틀리거나 엉뚱하거나 잘못 쓸 일이 없어요. 오늘날에는 말에 앞서 글부터 들여다보는 탓에 말을 잊을 뿐 아니라, 말빛을 어지럽히기까지 합니다. 들을 달리는 짐승을 헤아릴 적에 ‘-들’을 함부로 안 붙입니다. “저기 말들이 달린다”라 하지 않아요. “저기 말이 달린다”라고만 합니다. 또는 “저기 말이 많이 달린다”나 “저기 말떼가 달린다”처럼 말합니다. 벌이 꽃에 앉을 적에도 “꽃들에 벌들이 앉는다”처럼 말하지 않아요. “꽃에 벌이 앉는다”라고만 합니다. 우리가 마음을 주고받으면서 내는 소리인 말도 ‘말들’이 아닌 ‘말’입니다. 흐르는 물이나 내리는 비를 ‘물들’이나 ‘비들’이라 안 합니다. 말을 말로 바라보며 차분히 가눌 적에 누구나 스스로 마음을 읽고 살피면서 삶을 북돋웁니다. ㅍㄹ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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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737 : 탈고 후 신경 흥분되어 있


탈고 후엔 신경이 흥분되어 있어서

→ 마감 뒤엔 들떠서

→ 마친 뒤엔 마음이 들썩여서

→ 끝낸 뒤엔 가슴이 뛰어서

《자전거집 타카하시 군 8》(마츠무시 아라레/오경화 옮김, 대원씨아이, 2026) 47쪽


보내야 할 글이나 그림을 마칠 적에는 ‘마감’이라 합니다. ‘마치다·마무리하다·맺다·끝내다’ 같은 낱말도 씁니다. 일본말씨로는 “신경이 흥분되어 있어서”처럼 쓸는지 모르나, 우리말로는 ‘들뜨다·들썩이다’나 “가슴이 뛰다·가슴이 콩닥거리다”라 하면 됩니다. ㅍㄹㄴ


탈고(脫稿) : 원고 쓰기를 마침

후(後) : 1. 뒤나 다음 2. = 추후

신경(神經) : 1. [의학] 신경 세포의 돌기가 모여 결합 조직으로 된 막에 싸여 끈처럼 된 구조 2. 어떤 일에 대한 느낌이나 생각

흥분(興奮) : 어떤 자극을 받아 감정이 북받쳐 일어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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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말씨 2736 : 아동기가 위기에 처해 있


아동기가 위기에 처해 있다

→ 어린이가 벼랑끝에 선다

→ 아이가 벼랑끝에 몰린다

→ 아이들이 죽으려 한다

→ 아이들이 죽을 판이다

《길들여지는 아이들》(크리스 메르코글리아노/오필선 옮김, 민들레, 2014) 13쪽


“아동기가 + 위기에 + 처해 있다”라는 보기글은 여러모로 아리송합니다. 우리는 사람이 아닌 때나 날이나 철이 벼랑끝이거나 아슬하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영어라면 이런 말씨를 쓸 테지만, 우리말로는 “어린이가 + 벼랑끝에 + 선다”라든지 “아이가 + 죽을 + 판이다”처럼 써야 어울립니다. ㅍㄹㄴ


아동기(兒童期) : [심리] 유년기와 청년기의 중간에 해당되는 6~13세의 시기. 후기에는 추상적인 사고가 가능해지는 따위의 지적 발달이 현저하며, 집단적인 행동을 함으로써 사회성도 증가된다

위기(危機) : 위험한 고비나 시기

처하다(處-) : 1. 어떤 형편이나 처지에 놓이다 2. 어떤 책벌이나 형벌에 놓이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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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2693 : 하얀 백로


대나무밭에 앉은 하얀 백로들

→ 대나무밭에 앉은 하얀새

→ 대나무밭에 앉은 흰왜가리

《핫―도그 팔아요》(장세정, 문학동네, 2017) 13쪽


  깃빛이 하얀 새를 한자말로 ‘백로’로 하기에, “하얀 백로”라 하면 겹말입니다. 수수하게 ‘하얀새’나 ‘흰새’라 하면 됩니다. 따로 ‘흰왜가리·하얀왜가리’라 해도 되고요. ㅍㄹㄴ


백로(白鷺) : [동물] 왜가릿과의 새 가운데 몸빛이 흰색인 새를 통틀어 이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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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2692 : 의견 생각


어떤 의견을 가질지 곰곰이 생각해 보면 좋겠어

→ 어떻게 볼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기를 바라

→ 어떻게 말할는지 곰곰이 생각해 봐

《선생님, 건강하게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해요?》(시민건강연구소 밑틀, 철수와영희, 2023) 25쪽


  무엇을 어떻게 보느냐 하고 가리킬 적에 ‘생각’이라는 낱말을 쓰기도 합니다. 한자말 ‘의견’은 바로 이때에 쓰는 우리말 ‘생각’을 뜻합니다. “의견을 가질지 생각해 보면”이라 하면 겹말이지요. 그런데 국립국어원 낱말책 뜻풀이부터 얄궂습니다. “어떤 대상에 대하여 가지는 생각” 같은 뜻풀이는 그저 일본옮김말씨이거든요. “의견 → 생각. 보다. 여기다. 뜻”처럼 고쳐쓰라고 알리면서, “생각 : 2. 어떤 사람·일을 마주하거나 겪으며 받는 느낌 3. 앞으로 일어날 일을 머릿속으로 짓는 일”처럼 찬찬히 짚을 노릇입니다. 말뜻을 제대로 익히지 못 하기에 겹말을 쓰거든요. ㅍㄹㄴ


의견(意見) : 어떤 대상에 대하여 가지는 생각

생각 6 : 어떤 일에 대한 의견이나 느낌을 가짐. 또는 그 의견이나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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